소설리스트

과거에서 재능이 쏟아져-131화 (131/445)

131화 내 곡을 받아 줘 (4)

약 두 시간 전.

장도산은 이제나저제나 하산해에게 전화가 걸려올까 싶어서 스마트폰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기를 한참.

드디어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자, 평소라면 본체만체했을 그가 얼른 전화부터 받았다.

“네, 장도산입니다!”

우렁찬 목소리를 내뱉자마자 상대방에게서 움찔하는 느낌을 받은 그는, 남은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두어 번 때린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제 목소리가 너무 컸죠?”

“아, 아닙니다.”

“그래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누구신지……?”

목소리에 기대가 잔뜩 들어간 가운데, 아이스크림 만큼이나 부드러운 장도산의 목소리는 상대방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다들 까칠하다고 하던데, 그건 다 거짓말이었다고 생각하던 사내는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장 선생님. 저는…….”

자신을 한 엔터테인먼트에서 근무 중인 매니저라고 소개한 남성의 말에 장도산은 잠시 말이 없었다.

하산해가 전화한 줄 알았더니, 에이 정말.

어느새 무심해진 그가 말투마저 조금 까칠해진 채로 물었다.

“아, 엔터요?”

뭔가 말투가 달라진 장도산의 질문에 사내는 살짝 당황하다가 일단 대답부터 했다.

“네.”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습니까?”

“아, 다름이 아니라. 장 선생님의 옛곡이 이번에 제대로 조명받고 있지 않겠습니까?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이번에, 인기 가수 지서윤 씨 아시죠? 지서윤 씨가…….”

한참 설명을 이어 가는 지서윤의 매니저 말에 장도산은 생각했다.

지서윤?

아, 그 지서윤?

기교는 잘 부리는데 노래에 혼이 없는 가수라고 평가해 오던 장도산은 갑자기 허무해졌다.

예전엔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들 <진군하라>를 씹기 바쁘더니, 곡 달라고 전화한 거지?

안 줘! 꺼져!

이대로 말을 받아 주다가는 시간만 낭비하겠다고 생각하던 장도산이 갑자기 소리쳤다.

“응? 뭐라고? 알았어! 금방 갈게.”

“장 선생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죄송합니다. 일이 생겼네요. 급해서 먼저 끊겠습니다.”

“자, 장 선생님? 선생님?”

변명과 동시에 통화 종료를 거칠게 터치해 버린 장도산이 얼굴을 찌푸렸다.

‘에이…… 쓸데없이.’

예전이라면 몰라도.

마운틴R의 노래를 들은 후로는 아무리 곡이 남아돌아도 지서윤 같은 가수에게 주기 싫었다. 왜냐. 줘 봐야 곡을 완성하지 못할 테니까.

그리고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자 또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는!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손가락을 살짝 벌려 발신인이 누구인지를 확인한 장도산은 허탈해졌다.

가끔 보던 국제 전화 번호, 즉 스팸이었다.

종일 기다린 보람도 없이 쓸데없는 전화만 오는 것에 짜증을 내던 장도산은 거칠게 통화 종료를 터치하고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집어 던지다시피 내려놓았다.

건너 건너서 말을 전했더니 답답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확실히 전달됐냐고 또 물어보기도 그렇고.

머리칼을 거칠게 헝클어뜨리던 장도산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옷을 훌렁훌렁 벗었다.

따끈한 물에 샤워라도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 순간에 전화가 걸려오는 게 아닌가.

종일 전화라는 전화는 다 받았다가 실망해 버린 그는 팬티 차림으로 거칠게 전화를 잡아챘다.

“네!”

어딘가 거친 그의 목소리에 흠칫한 산하가 질문부터 했다.

“장도산 작곡가님 맞으세요?”

“맞습니다만, 누구세요?”

“저는 박산하라고 합니다.”

“박산하가 누…….”

까칠하게 말하다 말고 화들짝 놀란 장도산이 휴대폰을 소중하게 고쳐잡으며 상냥하게 말했다.

“하산해 씨!?”

“네, 제 예명이 하산해 맞습니다. 저랑 만나 보고 싶어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신지?”

“아, 다름이 아니라, 혹시 곡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곡이요?”

“네. 제가 이번에 산하 씨 판소리를 감명깊게 듣고 작곡한 곡이 하나 있는데요, 이건 딱 산하 씨가 불러야 한다. 뭐 이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뭐라고? 판소리?

곽기훈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마운틴R 채널에서 뭔가 힌트를 얻어 연락한 게 아닌가 생각하던 산하는 잠시 멍청해졌다.

“그러니까, 저한테 곡을 주시겠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제대로 알아들으셨습니다.”

장도산이 과거에 크게 한 방 먹어서 그렇지, 누군가에게 자신의 곡을 받아 달라고 애원할 위치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떠올리던 산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저한테 원하시는 게 있습니까? 갑자기 곡을 주신다고 하시니…….”

상대는 눈앞에 있지도 않건만 한 손을 다급히 내저은 장도산이 그에 대한 답을 내놨다.

“아니요. 아니요. 전혀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이번에 작곡한 곡을 산하 씨가 불러주셨으면 한다는 게 전부입니다.”

“……어, 저야 감사하긴 한데.”

“제가 더 감사하죠. 생각해 보세요. 산하 씨가 제 곡을 제대로 불러주시면, 제 이름도 더 알려지고, 몸값도 더 올라가고, 저한테 더 이득인 상황입니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마시고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건 숫제 ‘내 곡을 그냥 주겠다, 노래만 불러 달라’였고, 산하는 어색한 표정으로 그의 말에 수긍하는 척했다.

“얘기가 그렇게 되나요?”

“그럼요. 그렇게 되는 겁니다.”

“그럼 일단 만나뵙고 얘기나눌까요?”

“그래요. 그게 좋겠습니다. 저는 요즘 한가하니, 언제든지 시간 나실 때 연락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꼭 연락 주세요.”

꼭이라는 부분에 악센트를 강하게 준 장도산 자신은 몰랐지만, 그 속에는 간절함이 배어 있었다.

이를 눈치챈 산하는 다시 한번 알겠다고 정중하게 말한 후 통화를 종료했다.

‘별 일이 다 있네…….’

잠시 당황스러워하던 산하였지만 한편으론 좋아했다.

안 그래도 어떤 곡을 삽입해서 앨범을 만들고 미션을 완료해야 하나 고민해 오던 산하에게는 뜻밖의 선물이었다.

그때, 유리문이 빼꼼히 열렸다.

“봄이 너.”

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배시시 웃던 새봄이 얼른 내부로 들어섰다.

“우왕, 꽃샘추위가 장난 아니에요.”

“전화만 하고 같이 가자니까.”

“괜찮아요. 택시 타고 슝 다녀왔어요.”

“고집은, 그럼 또 맛있게 만들어 먹어야지. 보자, 뭐 사 왔어?”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던 새봄이 비닐봉지를 펼쳤다.

“짜잔!”

“또 된장찌개?”

“네!”

산하는 그녀가 장을 봐 온 비닐봉지를 받아들고 저녁 만들 준비를 했다.

“저도 도와드릴게요.”

“재료 사 오느라 고생했잖아. 봄봄봄은 거기서 쉬세요.”

“그러는 사장님은 요리하셔야 하잖아요.”

“어차피 나도 해먹어야 할 저녁인데 뭐. 쉬고 있어.”

“네…….”

이내 육수를 불 위에 올리고 야채를 탕탕 썰던 산하가 잠시 고개를 돌렸다.

“봄아, 그런데 정말 독립한다고?”

“네!”

“부모님은 허락하셨어?”

“어…… 아마 하지 않으실까요?”

“뭐야. 아직 허락 안 받았네.”

“그래도 독립할 거예요.”

“그래, 너도 어른이니까.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만. 그냥 갑자기 독립한다니까,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항상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가운데 걱정도 해 주는 산하를 바라보며 새봄이 기분 좋게 웃었다.

“아무 일 없어요.”

“그래, 그러면 다행이고…… 어!?”

산하의 갑작스러운 감탄사에 그녀가 놀란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요? 사장님 왜요? 어디 다치셨어요? 잠깐만요.”

재빨리 자신의 핸드백을 뒤져 반창고를 찾는 그녀에게 산하가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는 눈앞의 뜬 것을 바라보았다.

[문화와 관련된 행위입니다.]

[오춘희의 된장찌개 솜씨가 현재 가진 솜씨 대비, 일시적으로 7% 상향됩니다.]

[남은 시간 20분]

된장찌개에서는 거의 뜨지 않던 문화의 힘이 발휘된 것에 놀라던 산하는 숫자를 보며 그간의 짐작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능력이 100%에 가까울수록 상승 수치가 작을 확률이 높았다.

어쨌거나 새봄에게 더 좋은 맛을 보여 주게 되었다고 생각하던 산하는 씩 웃었다.

“오늘 엄청 맛있게 만들어진 것 같아서 그랬지.”

그가 다친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새봄이 볼을 부풀렸다.

“치, 또 뻥이죠? 거기서 어떻게 더 맛있어져요?”

“진짠데…….”

“그럼 제가 맛보고, 아니면…….”

“아니면?”

“내일도 저녁 만들어 주시는 거예요?”

“콜!”

신나는 표정으로 변한 새봄이 ‘조금 더 맛있어도 그 전과 똑같다고 말해야겠다’ 생각하던 사이 산하의 요리는 계속 진행되었다.

늘 만들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는 된장찌개가 얼마나 대단해졌을까 궁금해하던 산하는 잠시 후에 완성된 된장찌개를 맛보았다.

“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던 산하는.

욕 나올 정도로 맛있어진, 오춘희의 솜씨 100%를 초과해 버린 된장찌개를 새봄이 기다리고 있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자, 봄봄봄. 맛 평가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입으로 북소리를 내는 산하의 모습에 풉 하고 웃던 그녀가 숟가락을 들었다.

“잠깐, 봄봄봄. 공정하게, 알지?

“그럼요. 전 언제나 공정해요.”

조금 전 결심을 떠올리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던 새봄이 된장찌개를 입안에 집어넣었다.

팍!

폭죽이 터지듯 퍼져 나간 된장찌개가 그녀의 입속을 마구 휘저었다.

멸치가 감칠맛을 이곳저곳에 흩뿌리며 헤엄치고, 다시마가 바다의 싱그러움을 표출하며 하늘거리더니, 이내 된장찌개의 구수함과 결합했다.

또 그 야채로부터 녹아든 채수의 맛은 어떠한가.

그 모든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그녀의 혀를 간지럽혔다.

그전에도 놀라운 맛이었지만, 이번에는 생생함마저 살아 있는, 그야말로 황당할 정도로 대단한 맛에 새봄은 입만 뻐끔거렸다.

“왜? 별로야?”

“말도 안 돼……. 사장님.”

“응?”

“저…… 사장님 옆집으로 이사 갈래요. 그럼 더 자주 먹을 수 있겠죠?”

“뭐!?”

“그만큼 맛있다고요. 너무 맛있어요. 맛있어.”

“그렇지?”

“네, 진짜 최고예요. 이건 상상도 못했는데.”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다시 된장찌개를 떠서 맛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또 왜?”

“사장님, 이건 만들면 절대 팔지 마세요.”

“왜?”

“사람들 난리날지도 몰라요.”

“어차피 이 정도 맛은 자주 나오지도 않아. 만약 이런 거 만들면 봄봄봄 줘야지.”

“진짜요?”

“당연하지. 우리 봄이 아니면 누가 먹어.”

“녹음할 테니까, 다시 한번 말씀해 보세요.”

“……됐어. 무슨 녹음을 해.”

“증거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그랬는데.”

“누가?”

“아빠가요. 아무튼 저 똑똑히 기억했어요.”

“아, 이거 봄봄봄 무서워서 말도 제대로 못 하겠네.”

“치…….”

입을 삐죽거리던 새봄은 다시금 자신을 유혹하는 된장찌개로 눈을 돌렸고, 이내 그와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 * *

듣고 있노라면 몸과 마음이 나른해질 정도의 재즈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는 한 카페.

약속 상대가 벌써 와 있나 살피던 산하는 썰렁한 내부를 둘러보다가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카페 유리 벽 밖으로는 차량이 분주히 오가고, 인도에는 뒤늦게 출근하는 사람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중이었다.

홀로 느긋하게 카페에 앉아 있자니 뭔가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에 산하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문득 옥희 할머니가 떠올랐다.

‘잘 계시려나…….’

건물 매매 후에도 몇 번 찾아뵙긴 했지만, 그녀는 늘 자식 때문에 걱정이 많아 보였었다.

요즘 식사는 잘하시는지 어떤지 궁금한데, 오늘 한번 들러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그 순간.

“산하 씨?”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산하는 이내 배 나온 아저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장도산 작곡가님?”

“아유, 네. 저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죠?”

“그럴리가요. 아직 약속 시간도 많이 남았는걸요. 그냥 제가 일찍 왔어요. 뭐 드시겠어요?”

“아닙니다. 제가 늦게 왔는데요. 주문하고 올게요.”

서로 다녀오겠다며 옥신각신하던 두 사람은 카페 알바생이 묘한 표정을 지은 채 바라보자 머쓱한 표정이 되었다.

그에 산하가 얼른 나섰다.

“앉아 계세요. 제가 얼른 다녀올게요.”

“……어, 그럼 전 아무거나 부탁드릴게요. 커피 종류는 잘 몰라서요.”

“네, 그럼 제가 맛있는 거로 주문할게요. 잠시만요.”

잠시 후 음료를 앞에 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

음료를 한 모금 마신 장도산이 손때 묻은 가죽가방을 열어젖혔다.

“일단 이거 한번 보세요.”

그가 내민 오선지 노트를 받아든 산하는, 본인이 아니라면 알아먹기 힘들 정도로 거칠게 그려진 음표를 바라보았다.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곡입니다.”

겨우 음표를 해석하며 멜로디를 흥얼거려 보던 산하는 눈 오던 날 찍은 새봄의 사진을 떠올렸다.

멜로디가 앨범 커버와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하던 그는 칭찬부터 퍼부었다.

“와, 멜로디 진짜 좋네요. 실례지만…… 생각해 놓으신 가사랑 제목이 있으신가요? 지금 한번 보고 싶어서요.”

“아니요. 그건 잘 안 떠오르네요. 산하 씨가 부르던 판소리 노래 중에 <진주난봉가>를 듣고 만들었는데, 뭔가 간절한 느낌을 듬뿍 담으려고 노력했거든요. 아직은 무슨 가사를 입혀야 할지, 제목은 뭐로 할지 손도 못 대는 중입니다. 아마 이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혹시 이것 사본 좀 받아 볼 수 있을까요?”

“아차차, 복사해 온다는 걸 깜빡했네요. 그러고 보니 보기 힘드시죠? 제가 집에서 깔끔하게 작업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부끄러운 듯 뒤통수를 긁적이며 웃는 그를 바라보던 산하는, 그가 어떤 면에서는 아직도 순수한 어린아이 같다고 여겼다.

“보기 힘들지는 않았어요. 아무튼 곡을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뭘요. 노래 실력 대단하신 분이 불러주실 거라 생각하니, 제가 다 감사하죠.”

그 후로도 한참이나 담소를 나누던 두 사람은 오전 중에 헤어졌다.

이날 점심 무렵.

양옥희의 슈퍼에 들른 산하는 낡은 알루미늄 미닫이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섰다.

“할머니, 저 왔어요.”

그녀의 눈동자에는 반가움이 넘쳐났다.

“으이그, 또 왔어? 바쁜 사람이 여긴 왜 이렇게 자주 와?”

“그냥요. 잘 계시나 해서요.”

“나야 잘 있지. 점심은?”

“짜잔, 할머니랑 먹으려고 가져왔죠. 진지 잡수신 건 아니죠?”

“나도 안 먹었지. 미안해서 어째?”

“미안하기는요. 별말씀을 다 하신다.”

이내 가게 구석의 작은 테이블에 밑반찬 몇 개와 된장찌개를 내려놓은 산하가 그녀와 식사를 시작했다.

“잘 먹을게.”

“맛있게 드세요.”

그때, 가게에 딸린 방 안쪽에서 벨 소리가 들려왔다.

“먹고 있어. 전화 좀 받고 올게.”

“네, 할머니.”

이내 양옥희는 방문을 열었고, 산하는 무심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다가 눈을 번쩍 떴다.

방문 사이로 빛나는 물건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 예전에 봤던 그 반짝임이, 햇살이 비쳐서 그랬던 게 아니었나?

‘그런데, 저게 뭐지?’

- 132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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