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화 제 것입니다만 (2)
“흑백!?”
흑백 TV도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가 수십 년이건만, 웹툰이 흑백이라는 것에 당황하던 그는 자신이 뭘 잘못 봤나 싶어 다시 한번 화면을 살폈다.
진짜였다.
정말 흑백 만화가 그곳에 있었다.
산하의 작품을 처음 접했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피식 웃음을 흘린 최목찬은 성의 없이 스크롤을 휙휙 내렸다.
그러나 그는 곧장 드러난 배경과 캐릭터에 눈을 부릅떴다.
‘이, 이건…….’
한옥 처마의 곱던 선이 사내에게 가 닿으니 어찌 저리 거칠어지며, 흑백의 조화만으로도 모자람이 없구나.
이것이 어이하여 만화란 말인가.
예술이다. 이것은 예술이야.
반려묘가 다가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며 냥펀치를 날렸지만, 최목찬은 정신없이 흑백 웹툰을 구경하기 바빴다.
그가 정신을 차린 것은 네 편을 다 보고 난 다음이었다.
“와…… 이 작가 누구야?”
연신 감탄사를 흘린 그는 작가가 누구인지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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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봄?
처음 들어 보는데.
필명 특이하네.
그나저나, 이건 영상화해도 잘되지 않을까? 아니, 일단 그림체 자체는 장난 아닌데, 영상화하면 이걸 실어내지 못할 거란 말이지.
그럼 스토리만 그대로 옮겨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건데…….
잘 될까?
웹툰 하나로는 흠잡기 힘들었지만, 달랑 한 요소만 빼 온다면 어떻게 될지 자신이 없었던 최목찬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회사에 출근해서도 그 웹툰 사이트를 기웃거렸다.
“최 대리. 아까부터 뭘 그렇게 봐?”
“아, 이거요. 여기 신생 플랫폼인데, 웹툰 연재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곳은 뭐 하러 봐? 대형 플랫폼에 하루에도 쏟아지는 작품이 몇 개인데. 그중에 검증된 거만 잘 고르면 되는 거야.”
“그건 그런데…… 혹시 대박작 놓친 게 있을까 봐요.”
“놓치기는, 작가들도 한쪽으로 다 쏠리는데 그럴 리가 있나. 그냥 대형 플랫폼 위주로 보는 게 정답이야. 그래야 뭐라도 하나 잡아채지. 안 그래도 모회사 대표님이 실적 저조하다고 벼르고 있다는 소리 못 들었어?”
독립운동가 집안이면서 재벌가 후손인 곽기훈을 떠올린 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도 들었죠. 우리도 뭐 실적 안 내고 싶나요. 될 만하다 싶으면 경쟁 업체에서 낚아채 간 지 오래고, 또 괜찮다 싶어서 계약하면 시장 반응은 별로고. 참, 이쪽도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야 그렇지. 그래도 올해는 제대로 한 건 해야 할 텐데 말이야. 자자, 힘내 보자고!”
“네.”
신세 한탄하듯 직장 상사와의 대화를 끝낸 최목찬은 브리즈 툰 웹사이트를 한참이나 더 훑어보다가 인터넷 창을 닫았다.
아직 네 편밖에 없어서 천천히 생각해 보기 위해서였다.
보통 이런 곳은 경쟁 업체에서도 눈여겨보지 않기에 긴장이 없다고 해야 하나.
같은 시각.
산하의 웹툰이 삭제된 후로 소수의 독자들은 난리가 나 있었다. 그중에서도 그의 웹툰을 가장 처음 접했던 허상섭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대체 어디 간 건데?
아, 간만에 멋진 거 나왔나 싶더니…….
봄봄봄이라는 작가의 웹툰을 보고 눈이 너무 높아져 버린 탓인지 즐겨보던 웹툰마저 시시하게 느껴짅 그는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다.
* * *
새봄의 오빠 윤호준은 주시완과 늘 만나던 장소가 아니라 조용한 카페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간 여동생이 법조계 집안으로 가서 라일락푸드를 일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왔지만, 며칠 전 아버지와 천상주를 마시며 대화한 후로 그의 심경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가 갑자기 변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내가 너를 잘못 키운 것 같다던 아버지의 말…….
그 당시에는 별것 아닌 것 같았으나, 그 후 며칠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그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고민해 오던 윤호준은 인생의 궤도를 급격히 수정 중이었다.
돈과 권력에 미쳐 버린 삶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관해 고찰하면서.
그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더는 여동생에게 사람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윤호준은 주시완을 불러낸 참이었다.
‘뭐라고 해야 하지…….’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약속 시각 오 분 전, 카페로 들어서던 주시완은 윤호준을 발견하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형님, 죄송합니다. 제가 많이 늦었죠?”
“아니야 아니야. 아직 약속 시간 전인데 뭘. 나도 이제 막 왔어. 얼른 앉아.”
“네.”
윤호준의 맞은편에 앉은 주시완은 뭔가 이상하다는 듯 카페를 한번 슥 둘러보고 그에게 말했다.
“그런데, 왜 여기서 보자고…….”
두 사람은 보통 단골 바 아니면 고급 식당 등지에서 만남을 갖곤 했었다. 그 사실을 떠올려보던 윤호준이 말했다.
“뭐, 매번 그런 곳에서 볼 필요는 없잖아. 가끔 이런 곳도 좋지.”
“하긴, 그렇습니다. 새봄 씨는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
“여전해.”
“그렇군요. 그나마 형님이 밀어주셔서 든든합니다.”
주시완은 하하 웃었고.
웃는 사람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그를 손절하러 이 자리에 나왔던 윤호준은 조금 어색하게 따라 웃었다.
“그런가?”
“그럼요, 형님.”
형님이라는 호칭마저 불편하게 느끼던 윤호준이 막 무슨 말을 꺼내려던 찰나였다. 오늘따라 그에게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고 있던 주시완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참 형님, 이건 자랑인 것 같아서 말씀 안 드리려고 했는데.”
“자랑?”
“네, 잠깐 귀 좀.”
뭘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싶었던 윤호준이 귀를 들이대자, 주시완이 속삭이듯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다음 유력 대선주자와 연이 있으시거든요. 그분이 대통령 당선만 된다면 대법원장이 되실지도 모른답니다.”
이제 막 어떤 식으로 그에게 여동생을 포기하라 말할까 궁리 중이던 윤호준의 눈이 부릅떠졌다.
“대법원장?”
“네, 형님도 놀라셨죠? 저도 그분이 아버지랑 아시는 줄은 몰랐는데,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인연 줄이 무섭긴 무섭습니다. 그냥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신 것뿐인데, 아버지 지인분이 야당 대선 후보자로 나서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건 극비니까 형님만 알고 계세요.”
“……그런 일이 있었구나, 축하해.”
“뭘요. 아직 되신 것도 아닌데요. 형님,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한잔하시죠?”
머릿속이 잔뜩 복잡해진 윤호준은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대답했다.
“아니야. 내가 얼마 전부터 몸이 영 불편해서. 차나 마시다가 돌아가자.”
“저런, 전 그런 줄도 모르고. 죄송합니다.”
“아냐아냐.”
손을 내저은 윤호준은 예전부터 아버지가 말해 준, 다시 말해 여태 별 신경도 안 쓰고 있던 충고를 떠올렸다.
“아들, 결단을 내렸으면 우직하게 밀고 가야지. 자꾸 그렇게 이득이 날까 안 날까 간 보면서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는 거 몰라?”
거기에 더해 여동생 가지고 장사할 생각 하지 말라던 윤주상의 최근 경고를 떠올리며 속으로 끙끙 앓던 윤호준은 한참 만에 결단을 내렸다.
“……형님, 많이 안 좋으세요?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이시는데. 제가 모셔다 드릴까요?”
“시완아.”
“네?”
“미안한데, 너도 이제 그만 하는 게 좋겠다.”
“네? 그게 무슨?”
“사람 마음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
“형님!?”
“난 여기까지만 할게. 미안하다. 먼저 간다.”
뒤통수 맞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주시완을 뒤로한 채 카페를 빠져나오던 윤호준이 피식 웃었다.
며칠 전만 해도 여동생에게 시완이 한번 만나 보라고 강요했는데, 자신조차도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명확히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마음이 후련하다고 해야 하나.
‘에이 몰라…… 잘한 거야.’
사업에나 집중하자고 생각하던 윤호준은 멈춰 있던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 * *
브레이크 타임을 맞아 나 홀로 플랫폼인 <브리즈 툰> 방문자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던 산하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앤더슨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천상주 생산과 관련해서 격려 및 점검 차원에서 전화를 건 청와대 비서실장 병지훈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안부를 물었다.
“우리 산하 씨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어떻게, 전통주 생산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고요? 불편한 거 있으시면 바로 말씀하세요.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릴게요.”
“아닙니다. 덕분에 생산은 순조롭습니다.”
“그거 다행이네요. 이제 제가 모시는 분 임기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간 산하 씨 덕분에 매끄러운 외교가 가능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실장님 건강은 괜찮으시죠?”
“어휴, 말도 마세요. 진 대통령님이 일을 얼마나 시키시는지 죽어납니다. 죽어나.”
“지금 직장 상사 욕하시는 거 같은데요?”
“그런가요? 뭐 저라고 윗사람 욕 안 하겠습니까?”
“입 꾹 다물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아주 고맙죠. 그나저나 이번 천상주90, 진짜 독특하고 훌륭합니다. 수출해 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생각은 해 봤는데, 아시다시피 도제식으로 교육한다고 해도 제대로 된 술맛을 내기는 힘들어 보여서요. 여전히 소량 생산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럴 수밖에요. 저도 이해는 합니다. 그 정도 술을 아무나 만든다면 천상주라는 이름이 붙었겠어요? 그저 외국에 수출하면 우리 전통주도 널리 알리고 할 텐데, 안타까워서 말해 본 것뿐이에요. 저로서는 잘된 일이지만.”
“잘된 일이요?”
“네, 수출까지 하면 내수 물량이 줄어들 거 아니에요? 천상주 자주 마시려면 경쟁자 좀 줄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너무 하기는요. 천상주가 너무 한 겁니다. 정말 이런 술은 처음이에요.”
“칭찬 감사합니다.”
“암, 이건 칭찬 맞아요.”
“…….”
허허 웃으며 말하는 병지훈이 꼭 이웃집 아저씨 같다고 생각하던 산하는 그가 앞서 말한 바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대선이 1년도 안 남았네요. 마무리하느라 바쁘시겠어요?”
“그래요. 대선이 코앞이기도 하고 바쁘기도 해요. 아무튼 산하 씨, 남은 기간도 천상주 납품 잘 부탁드립니다.”
“네, 실장님.”
산하는 그와 인사치레 후 통화를 종료했고 그의 마지막 말을 듣게 된 린다가 물었다.
“실장님이 누구예요?”
“아, 천상주 거래처에서 일하시는 분이야.”
“아…….”
설마 그 실장님이 청와대 비서실장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한 린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날 오후.
영업을 끝내고 웹툰 다음 편을 어떤 식으로 연출해 볼까 구상하며 서성거리던 산하는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는 광상익을 보며 물었다.
“너 아까 연락도 안 되더니, 어디 다녀왔냐? 얼굴 좋아 보인다?”
상익이 촌스럽게 흐흐 웃으며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티 나요? 사우나 다녀왔는데.”
“……사우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건 그렇고. 땄냐?”
품속에 손을 집어넣은 광상익이 운전면허를 꺼내서 자랑하듯 흔들었다.
“땄습니다.”
“오! 상익아 축하한다.”
광상익이 환하게 웃는다.
“감사합니다. 이게 다 형 덕분이에요.”
“내 덕분은 무슨, 네가 노력한 덕분이지. 자자, 앉아. 안 그래도 네 자취방 문제로 얘기할 게 있었어.”
“자취방이요?”
“그래, 나 사는 건물에 원룸 하나가 비었거든. 혼자 살기도 괜찮아. 월세 저렴하고 병원도 가깝고, 뭐 사 먹기도 좋고. 교통편도 괜찮고. 어때?”
“와, 그거 좋죠.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탁은 무슨, 네 돈으로 월세 내고 살 건데. 아무튼 한다고 했…… 어? 뭐야?”
“네? 뭐가요?”
상익은 산하가 시선을 주고 있는 바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중년의 사내가 산하의 트럭 바퀴를 걷어차고 있었다.
황당해하던 상익이 산하에게 물었다.
“저거 형 트럭이잖아요?”
“와…… 또 내 차에다 저러고 있네. 대체 몇 번째야.”
“경찰 부를까요?”
“소용없어. 저번에도 경찰 불렀는데 오늘 또 저러고 있잖냐, 맞다! 상익아 이리 와 봐.”
산하가 자신을 향해 손짓하자, 상익은 어리둥절한 기색으로 다가왔다.
“네? 왜요?”
“나랑 연극 한번 하자.”
“네!?”
“자자, 상익아. 인상 쓰면서 미간에 주름 좀 만들어 봐.”
형이 갑자기 왜 이러나 싶었지만, 전적으로 그를 믿고 있는 상익이 시키는 대로 했다.
“이……이렇게요?”
“그래, 그거야. 그리고 눈에도 힘줘. 아냐아냐. 그거 말고. 엘리자베스를 누가 괴롭힌다고 생각하고 노려보는 거야. 레이저 나가는 것처럼, 오, 그래! 바로 그거야.”
조금 전만 해도 어딘가 순둥순둥해 보이던 광상익의 얼굴은 작은 변화만으로 거의 야차 수준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형, 이걸 왜……?”
“딱 보면 모르겠냐? 저 사람 퇴치해야지. 그럼 다시는 안 올지도 모르잖아.”
“에이, 이런다고 저렇게 취한 사람이 도망가요? 조금 취했으면 몰라도. 효과 없을걸요?”
“아냐, 내 생각엔 효과 있을 것 같아. 일단 해 보자. 아 참, 너 지금 후드티는 너무 순해 보이니까 그거 벗고 가자.”
“형, 추운데…….”
“옛날에는 길바닥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있었으면서, 추워서 어떻게 살았냐?”
“……그러게요.”
잠시 후 통나무처럼 굵은 팔뚝을 드러낸 상익을 데리고 자신의 트럭 앞으로 다가간 산하가 외쳤다.
“아저씨,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주정뱅이는 그 말을 전혀 못 들은 듯 이제 욕설까지 내뱉으며 사이드미러를 주먹으로 때리는 중이었다.
그걸 보며 혀를 차던 산하가 상익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상익아 알지? 아까 그 표정, 말투는 옛날처럼 해 봐.”
“……안 될 것 같은데.”
“된다니까, 안 되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
“……네, 그럼 한번 해 볼게요.”
마치 킹콩 한 마리가 다가가는 듯 위압적인 걸음걸이로 주정뱅이에게 다가간 상익이 산하가 가르쳐 준 대로 인상을 쓰며 노숙자 시절에 사용하던 거친 말투를 툭 내뱉었다.
“이런 쉬벌, 어이 형씨.”
그러자 비틀거리며 바지춤을 내리고 차량에 소변을 보려던 주정뱅이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상익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끄윽, 어떤 새끼…….”
하지만 광상익의 덩치와 표정을 마주한 주정뱅이의 동공은 크게 확장되었고, 이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심지어 붉게 달아올라 있던 주정뱅이의 얼굴은 순식간에 탈색이라도 되듯 하얗게 질려 버렸고, 눈은 상익의 시선을 피하느라 어쩔 줄을 몰랐다.
“미, 미안,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정뱅이는 두 발과 두 손을 사용해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며 저편으로 멀어져 갔다.
그걸 바라보고 있던 산하가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와, 상익아. 봤냐?”
“……이상하다.”
“이상하기는. 진짜 고맙다. 저 사람 요즘 들어 꽤 골치 아팠거든.”
자신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나름 평범한 생활을 하게 해 준 산하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던 상익이었기에, 그 말에 뒤통수를 긁적이며 촌스럽게 웃었다.
“형이 좋아하니까, 뭐 좋은 거겠죠?”
“그래, 이 순둥아. 들어가자.”
“네, 형.”
산하를 따라 식당으로 향하던 상익은 뒤쪽을 슬쩍 돌아보았다. 내 인상이 그렇게 무섭나 생각하면서.
* * *
<술만 만드는데 왕실에서도 부름>
강선희와 상의한 끝에 5편 스토리를 최종적으로 확정 지은 산하가 이제 막 한 컷을 그리려던 참이었다.
[연계 미션 - 난 빠른 게 좋아.]
[일주일 안에 두 편을 업로드하자.]
[보상 - 웹툰을 그릴 때마다 작업 속도에 가변성이 주어진다.]
- 206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