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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재능이 쏟아져-233화 (233/445)

233화 주사위는 던져졌다 (2)

잠시 후.

“할머니, 저희 왔어요.”

“잘 지내셨어요?”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양옥희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눈앞에는 그녀가 평소 마음에 쏙 들어 하는 남녀가 서 있었다.

“아이구, 우리 산하랑 봄이 왔어? 바쁜 사람들이 여기는 웬일이야?”

“할머니 죄송해요. 요즘 자주 못 와서.”

“무슨 말이야, 젊은 사람은 바빠야 하는 법이지. 어디? 우리 봄이는 날이 갈수록 더 이뻐지누나.”

“할머니 저는요?”

“으응? 우리 산하는 날이 갈수록…….”

“갈수록? 그다음은요?”

빙그레 미소 지은 양옥희가 말했다.

“몰라, 생각이 안 나.”

“할머니, 너무해요.”

“너무하긴, 이런 참한 처자가 흔한 줄 알아? 도망치기 전에 꽉 잡아.”

“그쵸그쵸 할머니?”

“그러엄.”

새봄의 손을 마주 잡고 주름진 미소를 지어 보이던 양옥희가 가게에 딸린 방을 가리켰다.

“저기 들어가 있어. 곧 따라 들어갈게.”

“가게는요?”

“알면서 뭘 물어? 손님도 없는데.”

“그래도요.”

“됐으니까, 어여 들어가. 이 할미가 맛난 거 줄게.”

“와, 할머니 진짜요?”

어느새 손자, 손녀처럼 찾아와 말동무도 되어 주고 위로도 해 주는 두 사람을 정답게 바라보던 옥희가 입을 열었다.

“맛없어도 책임은 못 지는 게야. 암.”

호호 웃던 새봄이 그녀에게 말했다.

“할머니 유머 감각 최고.”

“최고는…… 어여 들어들 가.”

“우리가 도와드리면 안 돼요?”

“안 돼. 어여 들어가.”

두 사람을 억지로 들여보낸 옥희는 가게에 자그마하게 딸린 주방 냉장고에서 딸기를 꺼내 씻어 내주었다.

그러자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양옥희의 남편 임광수는 딸기 철만 되면 딸기를 자주 사 오곤 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무슨 돈으로 이런 걸 사 왔냐며 남편을 구박하는 척했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양옥희는 딸기를 무척이나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늘 당신만 먹으라며 건네준 딸기를 아이들과 나눠 먹곤 했던 그녀는 주름진 미소를 지었다.

‘이보시오. 임광수 씨. 그때 생각나시오?’

가끔 하늘나라에 있는 남편에게 말을 걸곤 하던 그녀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딸기를 접시에 담아 방안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새봄이 벌떡 일어나 접시를 받아들었다.

“우와! 딸기다.”

“맛나게 먹어. 그래야 우리 봄이 더 이뻐지지.”

그녀의 말에 산하가 펄쩍 뛰었다.

“안 돼요. 할머니. 봄이 더 이뻐지면 큰일 나요.”

눈을 동그랗게 뜬 새봄이 묻는다.

“왜요?”

“왜긴, 다른 남자들이 우리 봄이한테 고백하려고 막 달려들 거 아냐.”

“치…… 말도 안 돼.”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이 보기 좋았던 양옥희가 흐뭇하게 웃으며 접시를 가리켰다.

“그만하고 어여들 먹어.”

“할머니도 드세요.”

“난 아까 많이 먹었으니까 걱정 말고 먹어.”

“그래도요. 하나라도 드셔 주시면 그 다음에 먹을게요.”

“으이그…… 알았어.”

그 후 딸기를 맛있게 먹던 세 사람 중에서 산하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 그런데 웬 딸기예요?”

“웬 딸기는. 나 먹고 싶어서 사다 놨지.”

“딸기 좋아하시는구나.”

“암, 옛날에는 없어서 못 먹었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하던 산하는 임광수의 옛 사진이 놓인 곳을 슬쩍 바라보았다.

그 사진 앞에 여러 가지 악기가 놓여 있었다.

설마 편지에 나온 그 악기가 대금인 거 몰라서 저렇게 해 놓으신 건가?

그곳에는 꽹과리, 북, 기타, 단소, 대금, 장구 등등이 놓여 있었다.

“할머니, 그런데 저거 뭐예요?”

옥희는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미처 치우지 못한 악기들을 바라보았다.

이를 어째.

거짓말하기도 그렇고.

대충 둘러대야겠어.

산하에게는 아직도 그 편지가 자신에게 온 편지이며 보석함은 남편의 유품임을 말하지 않았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 저거. 우리 남편이 생전에 저런 걸 참 좋아했어. 그래서 가져다 놓은 게지. 그나저나 우리 임광수 씨 연주나 한번 들어 봤으면 좋겠네…….”

이 순간 산하의 뇌리에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여기서 옥희 할머니에게 대금 연주를 들려드리면 과거와의 작은 연결고리가 완성되지 않을까.

왠지 그럴듯한 생각이라고 여긴 산하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조심스레 말했다.

“아, 그런 거였어요?”

산하가 짐작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 옥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겨, 온 김에 저 중에 아무거나 연주 한번 해 줄텨?”

안 그래도 어떻게 말씀드려 볼까 생각하던 산하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까요?”

이윽고 대금을 집어 든 산하는 새봄과 옥희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금을 매만지며 속으로 말했다.

맞죠?

임광수 선생님, 할머니한테 이렇게 바로 앞에서 연주 들려드리고 싶으셨던 거죠?

그가 왠지 그렇다고 말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은 산하는 이내 자세를 잡고 취구에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 언젠가 임광수의 과거에서 보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 마음이라도 전해진 걸까.

대금에서 부드러운 울음이 흘러나와 양옥희의 주변을 휘돌았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97%에 도달한 임광수의 대금 솜씨는 옛일을 추억하며 가만히 앉아 있던 옥희의 마음마저 흔들어 놓았다.

이토록 깊고 아름다운 소리가 다 있을꼬.

옛날 옛적 어린 시절, 자신의 부모가 소리를 배우겠답시고 가정은 나 몰라라 했던 기억을 떠올린 그녀는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저 나의 상처 때문에 남편을 나도 모르게 억압했던 건 아니었을까.

악기의 소리라는 것이 이처럼 아름다울진대.

왜 그간 모른척하며, 싫어하며 살았을꼬.

이보시오 임광수 씨, 이런 소리에 반했던 거요?

그래요. 거기에서라도 마음껏 해보세요. 이 양옥희가 응원하리다.

내면을 파고 들어가 웅웅 울어대는 듯한 대금의 소리는 끝내 그녀의 눈가에 눈물 자국을 만들었다.

그 순간 산하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임광수의 택견 옷 - 과거와의 작은 연결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일곱 번째 과거와의 작은 연결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재능 수용 한계치가 확장됩니다.]

[미션 수행 시 임광수의 미완성 대금 연주 솜씨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미션 - 윤새봄만을 위해 대금을 연주하고, 답으로 그녀의 노래를 들어 보자.]

[미션 - ‘윤새봄만을 위해 대금을 연주하고, 답으로 그녀의 노래를 들어 보자’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번 미션, 임광수 선생님이 옥희 할머니에게 해 보고 싶으셨던 거 아냐?

미션 참 특이하다니까.

짧은 생각을 이어가던 산하는 다시금 연주에 몰입했고, 새봄과 옥희는 그의 훌륭한 연주에 감동했다.

이날 밤, 영업이 끝난 시각.

산하는 새봄을 데리고 식당 2층 전시실로 향했다.

“여긴 왜요? 오늘 뭐 그려요?”

“아니, 잠깐만 거기 앉아 있어 봐.”

이 남자가 지금 뭘 하려고 이러는 건지 알 수 없었던 새봄은 반짝이는 눈을 깜빡거리기만 했다.

그때, 산하가 대금을 가져왔다.

“우와, 연주해 줄 거예요?”

“정답!”

그런 거라면 대환영이었던 새봄이 손뼉을 치자 산하가 검지 하나를 들어 좌우로 까딱거렸다.

“윤새봄 사원, 아직 좋아할 때가 아니에요.”

“왜요? 난 좋은데.”

“내가 연주하고 나면 윤새봄 사원은 노래해 주세요.”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든 새봄이 항의하듯 말했다.

“네? 왜요? 어째서요?”

“우리 봄이 노래가 듣고 싶어서.”

“뭐야, 뜬금없어요.”

갑자기 그의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상상을 하자 민망했던 그녀는 계속해서 거부했다.

그러자 산하가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듯 말했다.

“딱 한 번만, 한 번만 소원 들어주면 안 될까?”

“그러니까 대체 왜요?”

“아까 말했잖아. 사랑하는 우리 봄이 노래 듣고 싶다고.”

한참이나 생각해 보던 새봄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어? 지금 한다고 한 거지? 맞지?”

“바보, 이상한 거나 시키고…….”

“이상한 거라니, 우리 봄이 노래 정도는 들어줘야지. 자 그럼 대금 연주 들어갑니다.”

이상한 걸 시키긴 했지만, 또 한 번 듣게 된 대금 연주는 훌륭하다 못해 멋지다고 생각하던 새봄이 그의 연주가 끝나자 손뼉을 쳤다.

“자자, 윤새봄 사원 손뼉 그만치고 노래해 주세요.”

“어…… 반주가 없어서 안 되겠어요. 우리 이만 가요. 다음에요.”

“그럴 줄 알고 준비했지.”

클래식 기타를 청소도구함에서 꺼내온 산하가 그걸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그게 왜 거기서 나와요?”

“잠깐 넣어 놨었어. 자, 오늘 부르실 노래는요?”

“……아이참, 산하 씨도 짓궂어.”

“그래서 짓궂은 사람에게 불러주실 노래는요?”

골똘히 생각하던 그녀가 말했다.

“변상아의 <가끔은 그래요> 부를게요.”

미리 가져다 두었던 테이블 위 노트북을 열어 악보를 찾아낸 산하가 클래식 기타 덮개를 열고 자리에 앉았다.

“윤새봄 사원, 잠시 악보 좀 볼게요.”

그녀가 오늘 부르겠다는 노래는 연인이 가끔은 다투기도 하고, 가끔은 슬프기도 하고, 가끔은 권태롭기도 하겠지만 우리 정말 사랑했던 그 날을 기억해 보며 이겨나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 노래를 위해 기타를 몇 번 튕겨본 산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됐습니다. 스타트!”

유비원의 클래식 기타 솜씨를 사용해 현을 튕기는 산하의 손놀림은 실로 능숙함 그 자체였다.

게다가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선율을 실어냄으로써 새봄이 눈을 반짝이게 했다.

그 바람에 산하는 계속 반주만 하고 있었고, 잠깐 뒤에는 기타 연주를 멈추고 그녀에게 말했다.

“윤새봄 사원, 이런 식으로 나오면 국물도 없습니다.”

입을 삐죽 내민 새봄이 대답했다.

“알았어요. 해요. 해.”

그 후 산하는 다시 기타 반주를 했고, 어느새 일어선 새봄이 부끄러운 듯 두 손을 맞잡고 꼬물거리다가 첫 소절을 불렀다.

“가끔은 그래요. 그대는 어제 화를 냈죠…….”

그 순간 산하는 연주를 멈출 뻔했다.

지난번 새봄이 콧노래를 흥얼거릴 때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꾀꼬리라는 표현은 바로 여기에 붙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노래 실력이 놀라워서였다.

억지로 쥐어 짜낸 목소리가 아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그녀의 음성은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심장마저 두근거림을 느낀 산하는 그녀의 노래를 계속 듣기 위해 연주에 조금 더 신경 썼다.

“가끔은 그래요. 오늘은 서로 말이 없었죠.”

사랑했던 연인이 다툼 끝에 옛일을 추억하며 서로의 감정을 되찾아간다는 가사가 클라이맥스로 치달을수록 그녀의 목소리는 음 이탈 하나 없이 맑게 흘러나왔다.

그렇게 그녀의 노래가 끝나자 산하는 클래식 기타를 내려놓고 팬의 심정으로 신나게 손뼉을 쳤다.

“부라보! 윤새봄, 앵콜!”

“치, 이상해요.”

“무슨 소리야, 얼마나 좋았는데. 맞다. 봄아. 나랑 듀엣으로 녹음 한번 할래?”

“듀……엣이요?”

“그래, 우리 같이 음반 내자.”

“진심이에요?”

“당연하지. 우리 봄이가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줄 누가 알았겠어. 와, 가수 뺨치겠네. 자, 때려 봐.”

어느새 다가와 장난스럽게 얼굴을 들이대는 남친을 바라보던 새봄이 풉 하고 웃었다.

“장난꾸러기.”

“어? 나 진심이라니까. 듀엣! 음반! 찐심!”

“진짜요?”

“그렇다니까. 윤새봄 사원, 다음 음반은 당신에게 달려있어요. 힘을 내요 윤새봄 사원.”

그 순간 산하의 눈앞에 미션 완료 메시지가 떠올랐다.

[임광수의 미완성 대금 연주 솜씨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재능 포인트 1점이 적립되었습니다.]

[문화와 관련된 행위입니다.]

[동준호의 야구 솜씨가, 현재 가진 솜씨 대비 17% 상향됩니다.]

[남은 시간 20분]

* * *

“자, 김상수 해설위원.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네, 오늘 엘리펀츠와 맞붙게 될 팀, DIO 웨일즈 막강한 전력을 보강했죠? 아무래도 엘리펀츠, 작년만큼의 성과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하지만 모든 건 까 봐야 아는 거겠죠? 그런데, 오늘 특별한 시구가 예정돼 있다면서요?”

“네, 아주 특별합니다.”

“설마 가수 하산해 씨가 나오기 때문인가요?”

“그것도 특별하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제가 이렇게 침을 튀기면서 말하는 걸까요?”

“그만 튀기고 말씀해 주시죠?”

“그럴까요? 오늘 하산해 씨 시구가 예정된 가운데, 깜짝 시타자를 예고했었죠? 바로 전직 야구선수 석동원 선수가 나옵니다. 심지어 오늘은 실제 경기처럼 공도 맞히기로 합의가 됐다는군요?”

“아! 정말인가요? 석동원 선수. 은퇴한 지 얼마 안 됐는데요. 전적이 화려하죠?”

“그렇습니다. 타석에 섰다 하면 홈런 빵빵 날리기로 유명했죠? 안타깝게도 은퇴하셨지만, 오늘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고 말씀 전해 오셨습니다.”

“이거 정말 기대되는군요. 창과 방패의 대결.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아, 말씀드리는 순간 석동원 선수 걸어 나옵니다. 아직도 팬들이 참 많죠?”

“그럼요. 너무 일찍 은퇴했다며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가수 하산해 씨 오늘 시구를 하러 입장하시네요. 오늘 하산해 씨 구속은 얼마로 예상하십니까?”

“글쎄요. 과거 개막전 당시 159km/h라는 까무러칠만한 구속을 보여 주셨었는데요. 현직 야구선수가 나온 줄 알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 구속을 언제나 던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하산해 씨 요즘 무척이나 바쁘셨었어요. 야구의 야자도 연습할 시간이 없으셨으니만큼, 155km/h 예상해 봅니다.”

“그럼 저는 145km/h 정도 예상해 보겠습니다. 자 시구자, 시타자 각자 위치로 향합니다.”

산하가 손 흔드는 장면이 화면에 나올 무렵, 네티즌은 서로 내가 옳니. 네가 옳니 다투고 있었다.

- 제 말이 맞다니까요. 구속 140대 예상합니다. 그거보다 더 느릴 수도 있고요.

- 아니라니까요. 한 번 클래스는 영원하다. 이말 모르세요? 150대 예상합니다.

- 맞습니다. 하산해 씨도 인터뷰에 150은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잖아요.

- 그거 다 뻥카죠. 오늘 과거의 영광 무너집니다. 시구는 그거로 끝냈어야 해요.

- 무슨 소리예요. 일반인이 120만 던져도 대단하다고 하는 판에, 다들 착각하시는 모양인데, 저분 가수예요.

- 아이고 의미 없다. 그만들 좀 싸워요.

- 와, 석동원. 오늘 홈런 날리는 거 아닙니까?

- 그러게요.

그 순간 등판한 산하가 마치 프로야구 선수처럼 로진백을 툭툭 던져 올리며 송홧가루를 손에 묻히더니 공을 매만졌다.

문화의 힘은 안 나왔어도, 오늘 컨디션은 되게 좋네.

얼마나 나오려나.

동준호 선수가 161km/h까지 던졌었으니까, 88%면…….

아무리 봐도 150은 조금 어렵겠는데?

인터뷰 때는 개막전 당시 구속보다 살짝 줄여서 말했던 산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괜히 150이라고 했나? 더 줄일걸.

그나저나 이런 거에 아까운 재능 포인트를 쓰기도 그렇고, 이런 날 문화의 힘이라도 나와 주면 얼마나 좋아.

조금 아쉽게 나오겠지만, 그냥 던져야겠다.

하지만 그의 계산과 생각은 부질없게 돼 버렸다.

- 234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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