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화 완벽해! (1)
하지만 산하는 반갑다기보다 어이없어하는 표정이었다.
어제도 오늘도 종일 돌아다녔지만 스토리 재능은커녕 빛이 어린 물건 하나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밥을 차리고 보니, 떡 하니 무언가가 보였다.
이게 말이 돼?
잠깐만, 저거 그때 봤던 그 헌책 아니야?
“산하 씨, 밥 안 먹어요?”
“응? 아 먹어. 그런데 저기 책은 다 뭐야?”
뒤를 돌아본 그녀가 말했다.
“아, 저거 내 방에 있던 책 가져다가 꽂아 놨어요. 이제 분위기가 좀 사는 것 같죠?”
언제 어이없어했느냐는 듯 산하는 기분 좋게 웃었다.
“응, 분위기가 확 사는 것 같아.”
그 후 산하는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밥을 먹었고, 새봄이 차를 준비하러 간 틈을 타 책장으로 다가갔다.
그 책은 역시나 그녀가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구입했던 <노인과 바다>라는 헤밍웨이의 책이었다.
처음 발견했을 때는 아기 새의 심장처럼 명멸하던 빛이 지금은 조금 느릿해진 느낌이었는데, 마치 아이가 성장하는 것처럼 느껴져 신기했던 산하는 책을 살짝 만져 보았다.
[갓 태어난 연결고리입니다.]
[연결고리 생성일이 단축되었습니다.]
[과거와의 연결고리 생성까지 123일 남았습니다.]
단축됐다고?
여전히 어떤 능력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없는 그 책을 책꽂이에서 빼내 이리저리 살펴보던 산하는 또 한 번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미션 - 연결고리 생성 일을 단축하자.]
[목표치 - 1일]
[힌트 - 갓 태어난 연결고리는 의외의 상황과 마주하며 생성이 빨라졌습니다.]
[보상 – 식품 생산 당일 공장 방문 후 30분 이상 식품 생산 진두지휘, 5분으로 감소.]
산하는 미션도 미션이지만 보상에 집중했다. 안 그래도 그는 식품 생산 시마다 공장에 들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아낄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던 찰나였다.
그런데 5분으로 감소한다면 무려 25분이라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물론 아예 안 들러도 되게 해 주었다면 무척이나 고마웠을 테지만, 이게 어디냐고 생각하던 산하는 기뻐하다가 힌트를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힌트지만 힌트 같지 않은 힌트네.
연결고리 생성이 왜 빨라진 걸까?
의외의 상황?
그 답은 차를 준비하러 간 새봄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던 산하는 일단 책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잠시 후.
새봄이 차를 가져오고, 쪼르륵 소리와 함께 따라진 호박색 액체를 바라보던 그가 질문을 던졌다.
“봄아, 이거 무슨 차야?”
사실 저 책을 가지고 있을 때 방에서 뭘 했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괜히 이상한 놈이 되기 십상이기에 그는 차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 질문이 마음에 들었는지, 새봄은 내부로 퍼져 나가는 차 향을 음미하며 서두를 열었다.
“이거 중국 운남성 쪽에서 생산되는 차예요. 이름이…… 뭐더라. 아! 전홍금아(滇红金芽)라고 해요. 한자 뜻 그대로 운남성에서 생산되는 황금새싹이란 뜻이에요.”
전홍금아를 중국어로 말하는 새봄의 발음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웠고, 산하는 감탄사를 흘렸다.
“이야, 우리 봄이 너무 유식한 거 아냐?”
“그쵸그쵸? 예전에 아빠가 가르쳐 주신 건데, 이렇게 써먹기도 하네요.”
“그걸 다 기억하는 우리 봄이 기억력은 대체…….”
“저 어지러워요. 비행기 그만 태워요.”
“그럴까? 사실은 사실인데 뭐. 그런데 이 차는 어디서 났어?”
“집에 굴러다니길래 가져왔어요. 산하 씨랑 마시려고요. 얼른 마셔 봐요. 맛도 좋아요.”
그녀의 재촉에 차를 마신 산하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어때요?”
“우리 윤새봄 사원 말대로 향도 좋고, 맛도 좋은데요?”
그녀가 활짝 웃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다음에는 더 맛있는 차 가져올게요.”
그런데 봄아, 이거 집에 굴러다니는 게 아니라 장인어른이 마시는 거 슬쩍 가져온 건 아니지? 뭐 최상품, 명품 수십, 수백만 원짜리 차라거나?
에이, 아닐 거야.
그럼…….
우리 봄이가 그럴 리가.
괜히 한번 물어보고 싶은 걸 참아낸 산하는 차를 음미하며 헤밍웨이의 책과 관련된 질문을 어떤 식으로 던져 봐야 할까 고민했다.
뭐가 좋을까…….
뭐가…….
왜 생각이 안 나는 거야.
그냥 돌리지 말고 대놓고 물어봐야겠다.
“그런데 봄아, 넌 방에 혼자 있으면 주로 뭐 해?”
이런 질문은 처음이었던 새봄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배시시 웃었다.
“왜요? 그게 궁금해요?”
“당연하지.”
“어…… 책 보는 건 알죠? 책도 보고, 라디오도 듣고, 가끔 낙서도 해요.”
“아…….”
“산하 씨는요?”
“나? 난 웹서핑도 하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라디오도 들어. 우리 봄이처럼 낙서도 하고.”
“와, 그렇구나.”
원래 그녀가 알던 내용도 있었지만 모르던 것도 있었다.
남자친구에 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 새봄이 차를 마시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산하는 다른 질문을 하기 위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어? 그런데 봄아, 저기 저 책은 부산 헌책방에서 샀던 거 아니야?”
새봄은 산하의 질문에 무척이나 기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산하 씨, 그걸 다 기억하고 있었어요? 맞아요. 우리 단둘이 여행 가서 산 책!”
그녀는 단둘이라는 대목에 악센트를 주었고, 산하는 그녀의 진지한 표정에 웃음을 흘렸다.
“왜요? 왜 웃어요?”
“그게 아니라, 우리 봄이 너무 귀여워서.”
“치…… 맨날 귀엽대. 맞다! 깜빡했다.”
운이 좋아서 단번에 힌트와 관련된 게 튀어나오는 건 아닐까 기대하던 산하가 질문을 던졌다.
“깜빡? 뭘?”
“오늘 조금 일찍 들어가기로 했는데…… 산하 씨, 미안해요. 나 지금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럼 그렇지. 바로 튀어나올 리가.
그런데 무슨 일인데 일찍 들어간다는 거야. 여태 말 안 한 거 보면, 집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데려다주면서 살짝 물어봐야겠다.
“정말? 알았어. 내가 데려다줄게.”
“괜찮아요. 택시 타면 돼요.”
“아냐, 내가 불안해서 그렇게는 못 하지.”
“고집쟁이. 알았어요.”
“이게 다 윤새봄이 이쁜 탓이지 뭐.”
“바보, 어디 가서는 그러지 말아요. 팔불출 소리 들어요.”
“괜찮아. 그런 소리 들으면 어때. 가자, 봄아.”
그 후 새봄을 태우고 차량을 운전하던 산하가 물었다.
“그런데, 집에 무슨 일 있어?”
“아니요. 별일 아니에요. 내일 친척 결혼식이라서 준비 좀 할 겸 일찍 가요.”
“아…… 난 또. 진작 말해 주지. 집에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어.”
“그랬어요? 미안해요. 별일 아니라서 산하 씨한테 말하는 것도 깜빡했어요.”
그렇게 한참 후,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그녀의 집 근처에 도착한 산하가 말했다.
“얼른 들어가. 내일 끝나고 봐.”
“알았어요. 운전 조심해요.”
“알았어. 봄아 안녕.”
그녀가 손을 흔들고 뒤돌아 걸어가는 모습을 한참이나 지켜보던 산하는 턱을 쓰다듬었다.
뭐지, 대체 뭘 해야 연결고리 생성이 빨라지는 거야?
너무 경우의 수가 많잖아.
봄이가 평소 방안에서 뭘 한다고 했더라?
책, 라디오, 낙서는 분명한데, 아마 콧노래도 부를 테고. 가끔 물건한테 말 걸어 본 적도 있다고 했지?
먼저 말을 한번 걸어 볼까?
그길로 다시 한옥으로 돌아간 산하는 책꽂이에서 그 책을 빼내서 탁자 위에 두고 말을 걸었다.
“안녕? 난 박산하라고 한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어때. 보는 사람도 없는데. 그래서 말인데, 대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야?”
그런 식으로 온갖 말을 다 주워섬기며 책에게 말을 걸었던 산하는 연결고리 생성 일자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아닌가.
그럼 대체 뭐야?
그 후 산하는 그녀가 말해 준 일상생활 외에도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다.
악기 연주라도 해 볼까? 아냐, 우리 봄이가 방에서 악기 연주를 할 것 같지는 않은데.
아! 최근에 노래 잘한다고 칭찬해서 콧노래 말고 정식으로 노래라도 부른 건가.
어디…….
곧바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산하는 두 곡이 끝나도록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에 시무룩해졌다.
범위가 너무 넓어.
대체 뭘 해야 하지.
일단 우리 여친님한테 잘 자라고 인사부터 하자. 통화하면 길어지니까 간단하게 톡으로.
[윤새봄님, 이제 누우셨나요?]
[아니요. 오랜만에 일기 써요.]
이 순간 산하는 별생각 없이, ‘아, 일기. 이것도 한번 해 볼까’ 생각하다가 답장을 날렸다.
[일기도 써? 그런 이야기 처음 듣는데?]
[그랬어요? 요샌 그렇게 많이는 안 쓰고 가끔 써요.]
[그렇구나. 나중에 보여 줘.]
[절대 안 돼요.]
[대체 뭘 써 놓은 거야?]
[비! 밀!!]
[알았어. 나중에 언젠가 몰래 봐야지.]
[흥흥, 못 볼걸요? 꽁꽁 숨겨 둘 거예요.]
종이를 박박 찢는 곰돌이 이모티콘을 바라보던 산하는 풉 하고 웃었다. 그녀가 뭘 해도 귀여워서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여태 몰랐던 것도 있었기에, 그녀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그렇게 잠깐 톡을 하던 산하는 헌책을 가만히 쓰다듬어 보며 그녀가 말한 일기에 관해 떠올렸다.
일기라고는 학교 다닐 때 숙제로 써 본 게 전부인데.
이게 정답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에이, 모르겠다.
일단 너무 늦었으니까 내일 해 봐야겠다. 집에 가자.
* * *
- 솔직히 빛 좋은 개살구 맞잖아요.
- 맞음, 아직 10화 되기도 전에 이러면 20화에는 폭망.
- 난 재밌던데. 왜 연중?
- 저도 재밌어요.
- 재밌긴 뭐가 재밌어요. 취향 참 독특하시네. 차라리 이런 그림 실력이면 더 좋은 분야가 있는데.
- 징조가 있었어, 징조가. 불성실한 연재 주기 보게. 한 달 만에 한 개가 뭐임?
- 솔직히 그림은 끝내줌. 그럼 뭐 해? 재미없는데. 그림 감상할 거면 미술관이나 가야지.
대형 웹툰 플랫폼에서 산하의 웹툰을 발견하고 나중에는 브리즈 툰 플랫폼까지 찾아온 열혈독자 허상섭은 씩씩거렸다.
“이 자식들이! 우리 작가님을 무시해?”
자신은 그림체도 이야기도 다 재미있는데, 괜히 와서 시비라고 생각하던 그는 댓글을 달았다.
- 재밌기만 한데, 당신들 때문에 봄봄봄 작가님 연재 중단하신 거 몰라요?
그런데 마침 어떤 한 명이 이 댓글을 봤는지 몇 초 만에 답글이 달렸다.
- 뭐가 우리 때문이야. 현실을 직시하세요. 시간 낭비 없애 준 거임. 봄봄봄 작가는 내게 상을 내려라.
- 이런 미친, 대체 왜 그래요?
괜히 짜증마저 났던 애독자 허상섭은 자신을 무시하는지 이젠 달리지도 않는 댓글난을 보면서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봄봄봄 작가님, 꼭 돌아오세요.
돌아와서, 이놈들 코 좀 납작하게 해 주세요.
나쁜 놈들, 잘 보고 있었는데. 그림체 훌륭하지, 스토리도 그만하면 재밌지.
대체 뭐가 문제야?
이러다 상처받아서 안 돌아오시는 거 아니야?
플랫폼에 문의라도 넣어 볼까?
아냐. 공지에 잘 준비되면 다시 돌아오신다고 했잖아. 꼭 오세요. 꼭.
마음속으로 봄봄봄 작가를 응원하던 허상섭은 아직도 분이 안 풀려서 컴퓨터를 거칠게 꺼 버렸다.
* * *
한옥 대청에 앉아 연습장 하나를 펴 놓은 산하는 바로 옆에 놓인 문제의 책을 쓰다듬었다.
“이거 맞지? 맞다고 해 줘.”
그러나 책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산하는 펜을 들었다.
뭘 쓰지. 안 써 본 지가 너무 오래돼서. 내 하루 이야기 쓰려니까 너무 어색하네.
철수는 영희와 놀았다. 비슷하게 쓰면 되려나?
그냥 지인들 이야기나 써 볼까?
일단 막 써보자. 이게 정답인지 아닌지도 모르니까.
<00년 00월 00일 토요일. 날씨 맑음.
봉만두는 오전부터 어딘가로 사라졌다. 이 자식 이거 대체 어딜 가는 걸까? 설마 사행성류의 안 좋은 것에 빠진 건 아닐까 생각해 보다가 나중에 미행해 보기로 했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동생인데 잘 챙겨 줘야겠다.
물론 한 번씩 찾아와 밉상 짓을 할 때면 왜 그렇게 괴롭히고 싶은지 모르겠다. 특히 이른 오전부터 찾아와 형님 거리면서 된장찌개 달라고 할 때는 머리를 쥐어박고 싶…….>
웹툰 콘티 쓰던 습관이 남아 있던 산하는 일기가 아닌 봉만두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쓰기를 멈춘 그는 볼을 긁적거렸다.
이거 일기가 아닌 것 같은데.
그래서 아무것도 안 뜨는 건가.
아니면 아직 완성을 안 해서?
그나저나 이걸 누가 보면 나보고 나쁜 놈이라고 할 거 아냐.
다시 써야지.
막 써 내려가던 이야기를 북 찢고 구겨서 쓰레기통에 집어 던진 산하는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인에 관한 감상문인지 콘티인지 일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새봄에 관한 이야기였다.
<오늘 우리 봄이는 친척 결혼식장에 간다고 하더니 소식이 없다. 하객 복장으로 신부 기죽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워낙 이쁘다 보니 요즘은 길 가다가 입 벌리고 쳐다보는 놈들도 많다.
게다가 현명하고 착하기까지 하다.
옥희 할머니 말대로 이만한 여자가 없는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결혼은 언제 해야 하는 걸까. 지금 결혼해도 되는 걸까? 프러포즈하면 받아 주긴 하겠지?
의외로 거부하면 어쩌지…….>
윤새봄에 관한 생각을 써 내려가던 산하는 그 일기를 완성하지도 않고 다시 북 찢어 버렸다. 왠지 쓰다 보니 민망해서였다.
그 후로도 다른 지인에 관한 이야기를 쓰다가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리기를 반복하던 산하는 생각했다.
좋아, 제일 만만한 인간을 떠올려 보자.
만만한 인간…….
만만한 인간이라.
상익이는 순둥이니까 빼고, 기훈 형은 아까 쓰다가 버렸고, 정열 아저씨는 크게 쓸 게 없으니까 빼고, 황 피디님은 쓸 게 너무 많아서 빼고, 심 피디님은 쓰면 내일 찾아오는 저주가 내릴지도 모르니까 빼고, 동식이는 쓰기 싫고…….
잠시 머리를 굴리던 산하가 손가락을 튕겼다.
역시 만만한 건 우리 박윤땡이지.
자, 윤땡아. 우리 일기를 한번 써 보자.
<윤땡윤땡, 박윤땡은 페이약사로 취직해 열심히 출퇴근한다. 내가 돈을 잘 버는데도 손 안 벌리고 열심히 일하는 걸 보니 뿌듯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고차를 사서 장롱 면허 신세도 면했다.
하지만 운전한 지 얼마나 됐다고 접촉사고만 세 번에 후방 추돌까지 했다. 독일에서 마중 왔던 그날 살아서 돌아간 건 기적에 가까운 거 아닐까?
일단 조상님과 모든 신에게 감사드리며 오늘 오전 윤땡이 저질렀던 만행을 기록해 본다.
윤땡은 광상익이 애지중지하던 고양이를 날름하더니 엘리자베스라는 어이없는 이름을 붙이고 아예 끼고 살면서 말도 건다.
그런데 오늘 엘리자베스를 껴안고 있더니 오랜만에 방문한 내게 말을 걸었다. 박산하 서열은 엘리자베스보다 높을까 낮을까 라는 질문이었다.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모르겠기에 윤땡에게 헤드록을 걸었다. 그러자 그녀는 늘 하던 대로 어머니에게 SOS를 쳤고, 현명하신 장순희 여사께서는 합의하라고 하셨다.
누군가는 우리 남매를 보며 시트콤 찍는다고 하지만, 단언컨대 이건 시트콤이 아니라…….>
자신의 여동생에 관한 이야기를 정말 길게도 써 내려가던 산하는 마침표를 찍은 후,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오늘의 일기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자알 썼다! 일기 이 맛에 쓰는구나.”
그 순간 메시지가 떠올랐다.
[의외의 효과가 강하게 발휘되며 연결고리 생성일이 단축되었습니다.]
[과거와의 연결고리 생성까지 119일 남았습니다.]
- 236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