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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재능이 쏟아져-299화 (299/445)

299화 바빠서요 (5)

쉬는 시간이 되자 상익이 그에게로 다가와 생수를 건넸다.

“형, 전날까지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완벽한데.”

“짜식, 이게 바로 프로의 본질이다. 연락 온 건?”

“아, 드라마 술왕부 제작진 쪽에서 연락 왔어요.”

“뭐래?”

“이제 마지막 편 촬영이잖아요. 혹시 첫날 콘서트 끝나고 잠깐 시간 내주실 수 있냐고 했어요.”

“그래? 그건 생각 좀 해 보고. 또?”

“윤정 누님이 전화하셨어요.”

“그냥 대충 누나라고 해. 누님은 무슨.”

뒤통수를 긁으며 흐흐 웃던 상익이 입을 열었다.

“그게…… 누님이라고 안 하면 어색해서요.”

“그거 윤정이가 시켰냐?”

당황한 상익이 말을 못 하자, 산하가 한숨을 내쉬었다.

“박윤땡, 참 가지가지 한다. 걔가 뭐래?”

“어…… 그게.”

“뭔데?”

“……부숴 버릴 거야, 라고.”

“그럼 그렇지. 그리고 또?”

“다른 건 뭐 특별하게 없었어요.”

“오케이.”

산하는 자작곡을 만들다 보니 추후 콘서트 일정을 맞추느라 시간에 쫓겼고, 오늘까지도 연습 중이었다.

물론 그는 많은 재능이 100%에 가깝게 상향되면서, 별다른 연습 없이도 일정 수준의 콘서트가 가능했다.

하나 그건 산하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았다. 거저 주어진 재능에 안주하지 않고, 어떻게든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그가 삶을 대하는 자세였다.

그런 이유로 콘서트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연락을 강상익에게 맡긴 참이었다.

주변인들 대부분이 그가 하산해라는 걸 알고, 또 매니저 강상익의 존재도 알고 있기에 크게 어려울 건 없었다.

단지 그 가운데 어정쩡하게 잊힌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큰바위 출판사. 산하는 큰바위 출판사라는 존재조차 잊어먹었고, 상익에게 알려 주지도 않았다.

덕분에 그곳 직원들은 면벽 작가를 아주 이상한 방향으로 착각 중이었다.

* * *

장경복 대리는 스마트폰 화면의 시간을 확인했고, 연신 검지로 테이블 표면을 톡톡 두들겼다.

오늘은 작가 면벽의 작품을 출판한 큰바위 출판사와 미팅이 있는 날이었다.

오늘 잘해야 돼.

장경복, 할 수 있어! 화이팅!

자신을 응원하던 장경복 대리는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자 얼른 누구인지 확인했다. 큰바위 출판사였다.

“네, 안녕하세요?”

그는 말을 하면서 카페 내부를 훑었다. 한 여성이 전화기를 든 채 자신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임보은 대리님?”

그녀가 그에게로 다가왔다.

“일찍 오셨네요? 늦게 와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아직 약속 시각 많이 남았는데요. 어떤 거로 드시겠어요?”

“아니에요. 제가 늦게 왔는걸요. 주문하고 올게요. 뭐 드시겠어요?”

그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전……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출판사 내에서도 똑 부러지기로 소문난 임보은 대리가 명랑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할게요.”

그녀는 선 채로 돌아서더니 곧바로 주문하러 가 버렸다. 그제야 정신 차린 장경복은 자신을 원망했다.

경복아.

이놈의 경복아.

그래도 내가 하겠다고 주문했어야지. 아, 이런 바보 같은.

그때, 주문하고 돌아온 임보은 대리가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아직 낮에는 날이 많이 덥죠?”

“그러게요. 많이 덥습니다.”

어쩌다 보니 기선제압을 빼앗겼지만, 장경복 대리는 기필코 풍류에 유리한 대화를 이끌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이 소소한 이야기를 이어 가던 찰나였다.

“하산해 전국 투어 6만 넘었다면서요? 진짜 대단해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워낙 잘하시는 게 많아서 팬층이 다양하시거든요. 팬카페만 크고 작은 곳으로 열 개도 넘어요.”

“와, 한 개도 아니고 열 개나요?”

장경복은 괜히 자신이 뿌듯하여 하산해에 관해 자랑했다. 그렇게 분위기를 풀고 난 후 업무용 이야기로 들어갔다.

“여기 임시 제안서입니다. 한번 보시고 말씀해 주세요.”

임보은 대리는 그가 내민 서류를 받아들고 꼼꼼히 읽어 보았다. 그곳에는 작품을 영상화하는 계약 조건이 담겨 있었는데, 꽤 괜찮다고 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걸 알아챈 임보은 대리는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소문대로 괜찮은 회사 같아.

그래도 오늘은 간만 보러 나온 거니까.

이윽고 고개를 든 그녀는, 누군가에게 핑계로 들릴 수도 있는 진실을 이야기했다.

“잘 읽었습니다.”

그는 기대감을 담아 임보은을 바라보았다.

“어떠십니까?”

“음…… 괜찮은 편이긴 합니다만. 저희가 당장 결정을 내릴 수가 없어요.”

“네? 이유, 알 수 있을까요?”

“현재 작가님이 차기작 준비에 집중하시느라 잠시 연락이 안 되고 있거든요. 그리고 다른 회사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고요. 그래서 시간을 두고 다각도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럼, 언제쯤 결정 가능할까요?”

그녀는 면벽 작가와의 계약 내용을 떠올렸다. 그의 실물 사인 없이는 2차 저작물이건 뭐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 박산하라고 여겼기에 내려진, 작가에게 상당히 유리한 출간 계약 내용 중 하나였다.

“글쎄요. 작가님 마음이 중요한 거라서요. 면벽 작가님이랑 연락 닿는 대로 바로 검토해서 연락드릴게요.”

그게 핑계거나, 아니면 돌려서 거절이라고 생각한 장경복이 힘없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 후 왠지 어색한 분위기에서 그녀와 헤어진 장경복은 회사로 돌아왔다. 복도를 터덜터덜 걸어가는 그에게 하산해 지원부서의 입사 동기가 다가와 어깨를 툭 쳤다.

“장 대리, 왜 그래? 어디 아파?”

“어? 아무것도 아니야. 안 바빠?”

“바쁘지. 그래도 기운 빠진 동기보고 어떻게 지나치냐? 왜? 뭐가 잘 안 돼?”

장경복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아냐, 그럭저럭 잘 돼.”

“에이…… 표정은 아닌데? 왜? 뭔데? 나한테만 말해 봐.”

“아니라니까. 그러고 보니까 술왕부 마지막 씬 촬영 들어간다며?”

장경복이 화제를 돌리자, 그는 넘어가 주기로 했다.

“그래, 진짜 섭섭한 거 있지? 대표님 2부 쓰실 생각 없으신가.”

그의 발언에 장경복 대리가 눈을 번쩍 떴다.

“2부?”

“그래, 2부.”

“와, 그거 되면 좋겠다.”

그는 회사로 들어오는 길에, 큰바위 출판사의 거절이 확정적이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2부에 기대감을 가졌다.

만약 풍류 대표의 2부 창작이 현실화한다면, 콘텐츠 탐색팀도 무언의 압박에서 아주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 성싶었다.

하나 그전에 팀장에게 오늘 미팅 결과를 보고하려니 죽을 맛이었다.

“야, 힘 좀 내. 커피 한잔할까?”

“아냐 보고하러 가야 해서. 다음에.”

“그래, 그럼.”

이윽고 장경복 대리는 콘텐츠 탐색팀의 리더 김무진을 찾아갔다.

“팀장님, 죄송합니다.”

그 모습에, 김무진 팀장이 어딘가 착잡한 표정으로 물었다.

“……잘 안 됐습니까?”

“그게, 면벽 작가님이랑 연락이 잘 안 된다고 하시면서 나중에 연락 주신다는데…… 제가 보기엔 타 회사들 조건도 받아 보면서 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거절의 의미 같기도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조건인데, 알겠습니다. 일 보세요.”

“팀장님, 화 안 내십니까?”

“화를 왜 내요. 결정 권한은 그쪽에서 가지고 있는데. 장 대리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가서 업무 봐요.”

“죄송합니다. 팀장님. 제가 잘 해야 했는데.”

“장 대리.”

“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이런 일 한두 번도 아닌데. 누가 알아요? 그쪽에서 우리 회사로 결정할지.”

“……네, 팀장님.”

“힘내고, 이만 가 봐요.”

“네, 그럼…….”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장경복 대리는, 책상 위에 놓아둔 자그마한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중년 여성이 밝게 웃고 있었다.

엄마, 왜 이렇게 일이 안 풀릴까요?

잘 될 것 같았는데…….

대표님이 2부라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 우리 팀장님 숨통 좀 트이게.

비슷한 시각.

베스트셀러 작가 박산하는 해외에 머무르면서 꽉 막혀 있던 차기작 마무리 부분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 후 일사천리로 써 내려간 작품은 완결에 이르렀다.

한동안 작품을 완성하지 못해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던 그는 속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긴 참이었다. 그는 궁금해하고 있을, 몇 년째 함께하고 있는 출판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작가님!”

“잘 지내시죠?”

“그럼요. 저야 잘 지내죠. 작가님은 어떠세요?”

“저도 잘 지냅니다. 그리고 차기작 완성했습니다. 메일로 보내 드릴게요.”

“정말이세요? 세상에. 또 난리 나겠네요.”

“그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럴 리가요. 작가님 작품이 난리 안 나면 누가 난리 나겠…… 아, 지금 한 작품 난리 나긴 했어요.”

여태 작품에 매진하느라 다른 걸 볼 새가 없었던 그가 묻는다.

“그래요? 뭐 좋은 작품 하나 나왔나 보네요?”

“네. 제 친구가 다니는 출판사인데, 면벽 작가라고, 처음 보는 필명이에요. 아마 기성 작가 같은데, 지금 인기가 좋거든요. 작가님도 나중에 한번 보세요. 어떤 작가인지 눈치채시면 저도 좀 알려 주시고요.”

“그래요? 한번 봐야겠네요. 알겠습니다. 귀국해서 봅시다.”

통화를 종료한 박산하 작가는 출판사로 원고를 보내자마자 ‘면벽’이라는 이름을 되뇌었다.

한번 봐 볼까?

노트북을 이용해 한 온라인 서점 사이트로 이동한 그는 작가 면벽의 작품을 찾아냈다. 아니 찾을 필요도 없었다.

베스트 1위에 머무른 작품이 바로 면벽 작가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단풍을 닮았더라>?

반응이 어떻길래?

어디…….

그는 독자 감상평부터 확인했다.

- 얼마 전 여자친구랑 헤어졌는데,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됐거든요. 왠지 모르게 많은 위안이 됐어요. 면벽 작가님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 로맨스를 빙자한, 삶의 철학이 담긴 책, 꼭 한번 읽어 보세요.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 처음 보는 작가님이라 색안경 끼고 쓱 훑어봤는데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일 줄 몰랐거든요.

- 요즘 나이 들면서 허무함이 계속 찾아왔는데요. 이 책 보고 치료됐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할게요.

독자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고, 잔뜩 궁금해진 그는 전자책을 구매해서 책의 첫 장을 읽어 내려갔다.

호기심에 몇 장만 읽어 보려 했던 그는 어느새 활자에 중독된 인간처럼 단편소설 속에 푹 빠져 버렸다.

시간에 따른 인물의 감정선과 그 변화, 작품의 이면에 담긴 깊이는 베스트셀러 작가 박산하의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자신이 조금 전에 출판사로 송고한 원고가 초라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대체 이 사람 누구지?

처음 보는 문체인데…….

* * *

하산해 전국 투어 콘서트 당일.

사람이 1만 명만 모여도 구름 떼 같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무려 6만 이상의 관객이 잠실 주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들 대다수는 하산해와 관련된 팬카페 회원이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산하가 심호흡을 했다. 예전 합동 공연 당시 5만 관객을 겪어 봤기에, 오늘 동원된 6만 이상의 관객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잘 알아서였다.

예전 5만 관객이 함성이라도 한번 내지르면, 잠실 주 경기장이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처럼 대단했다.

한데, 오늘은 그보다 수는 더 많고, 심지어 단독 공연이었다.

“와, 형도 긴장을 다 해요?”

상익이 놀랐다는 표정을 짓자, 산하가 피식 웃는다.

“오늘 인마, 관객이 6만이 넘잖아.”

“하긴, 전 엄두도 못 낼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형 지금 너무 태연한 거 아니에요? 고작 심호흡이 전부예요?”

“그럼 뭐? 나 못하겠다고 벌렁 드러누워서 고함이라도 지를까?”

“아니, 그게 아니라…….”

“됐고, 화이팅하자.”

“화이팅!”

강상익은 주먹을 쥐어 보이며 산하를 응원했고, 그 응원을 받은 그는 자작곡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했다.

여태 대중에게 신곡에 관한 이야기를 숨겨 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콘서트장에서 깜짝 발표될 자작곡이 괜찮은 반응을 몰고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미션도 완료할 수 있었다.

한참 후.

무대 전체를 두른 조명이 서서히 명멸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관객들은 저 멀리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데 산하는 다른 곳에 있었다. 콘서트 공연 촬영기사로 변신한 그는, 조금 높은 구조물 위에서 얼굴을 가린 채로 카메라를 움직이는 중이었다.

그로 인해 관객들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 무대 위를 보며 웅성거렸다.

“뭐야?”

“글쎄…….”

“이제 시작해야 할 텐데? 하산해 안 온 거 아냐?”

“무슨 일 생겼나?”

그 현장 반응을 온몸으로 느끼던 산하는 바닥에 놔두었던 클래식 기타를 들어 올렸고, 이내 현을 뜯었다.

처음에는 웅성거림 때문에 듣지 못하던 관객들은, 어디선가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 저기다!”

그곳에는 후드티를 뒤집어쓴 한 남자가 높은 구조물 위에서 기타를 치고 있었다.

그는 바로 하산해였다.

산하가 콘서트에 처음으로 배정한 노래는 배일상, 장도산이 공동 작사, 작곡한 노래 <사과할게>.

산하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짧은 노래는 한 남자가 방황 끝에 제자리로 돌아와, 자신을 기다려 준 모두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산하가 오랜 기간 콘서트를 하지 못한 것을 사과하는 의미가 담겨 있달까.

그 노래 첫 소절이 울려 퍼지자마자 나머지 관객의 고개마저 휙 돌아갔다. 그와 동시에 밝은 조명 하나가 산하에게로 내리꽂혔다.

“이제 와서 미안해, 사과할게…….”

그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첫 노래를 시작했고, 관객은 들뜬 표정으로 하산해의 노래를 들었다.

그렇게 한 곡이 끝나자 산하가 멘트를 날렸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올해 첫 콘서트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그 순간 산하는 후드티를 훌렁 벗어 버린 후, 와이어를 타고 무대 위로 직행했다.

그와 함께 폭죽이 터져나가고 화려한 조명이 주변부를 장식했다.

“와, 연출 대박!”

“멋지다!”

“사과 받아 줄게요!”

그 후 산하는 리허설에서 했던 대로, 신곡과 기존 곡을 섞어 노래를 시작했다.

한참 후.

그가 부른 노래 중에는 가을과 관련된 노래가 많았지만, 생각보다 미션 달성률이 올라가지 않고 있었다.

[미션 – 전국 투어 콘서트 첫날, 가을을 추억하게 만드는 자작곡으로 관객을 감동시키자.]

[달성률 23%/100%]

[보상 - 유비원의 클래식 기타 솜씨 92%로 상향]

분명 미션 조건은 콘서트 첫날이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산하는 자작곡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100%를 달성한 노래 솜씨에 문화의 힘을 발동하면 뭔가 될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더 흐르고, 고작 미션 47%를 달성한 산하는 결국 문화의 힘을 발동했다.

[1포인트를 사용하여 문화의 힘을 발동시켰습니다.]

[마운틴 R의 노래 솜씨가, 현재 가진 솜씨 대비 일시적으로 6% 상향됩니다.]

무려 106%에 달하는 노래 솜씨를 확인한 산하는 클래식 기타를 들어 올렸다. 한데, 문화의 힘이 한 번 더 발동했다.

[문화와 관련된 행위입니다.]

[유비원의 클래식 기타 연주 솜씨가, 현재 가진 솜씨 대비 일시적으로 27% 상향됩니다.]

[남은 시간 20분]

이런 일은 난생처음이었기에, 산하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그 어색한 표정을 관객 모두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었다.

“어? 우리 하산해님 왜 저러시지?”

“그러게.”

“설마 노래 가사 잊어먹으신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그 순간 신색을 회복한 산하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에 부를 노래는, 제가 이번 가을을 기념하며 직접 만든 노래 <붉은 계절>과 <가을 인터뷰>입니다. 연이어 두 곡으로 들려드리겠습니다.”

그의 발언에 관객들 사이에 술렁거림이 일었다.

“와, 오늘 무슨 신곡 발표날인가. 대체 신곡이 몇 개지?”

“그러게. 오늘 완전 재수네.”

“에이, 물음표가 이거였어? 난 또 뭐 있는 줄 알고 기대했네.”

앞서 신곡은 팸플릿을 통해 밝힌 바 있었으나, 마지막 곡은 그저 물음표로 돼 있었다.

그 물음표가 뭔지 알게 된 관객들은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대체 저게 뭘까 호기심이 잔뜩 차올랐었지만, 그저 자작곡일 뿐이어서였다.

그때, 산하의 눈앞에는 또 메시지가 떠올라 있었다.

[문화와 관련된 행위입니다.]

[임태순의 연기 솜씨가, 현재 가진 솜씨 대비 일시적으로 21% 상향됩니다.]

[남은 시간 20분]

- 300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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