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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재능이 쏟아져-308화 (308/445)

308화 이 사람이 그 사람인데요 (1)

여기서 연주하라고?

그러고 보니 용판석 선생님이 세계 일주 공연 앞두고 쓰러지셨었지.

그래서 이런 미션이 떴나?

메시지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던 산하가 연주를 부탁한 여성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반짝거리는 눈빛과 다르게 별 기대감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해금 연주요?”

“네.”

“어렵지 않죠.”

산하의 긍정적인 대답에, 오히려 강상익이 당황했다. 산하가 제대로 연주하면 미치는 파장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형? 여기서요? 큰일 나요.”

“누가 날 잡아간대?”

“그게 아니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괜찮아. 적당히 연주하고 빠지면 돼.”

“그래도…….”

강상익이 걱정하던 사이, 최아라는 강상익보다 더 당황했다.

진짜야? 이걸 수락한다고?

그녀는 그 내심을 짧게 표현했다.

“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해금 연주해 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네, 그렇긴 한데…… 정말요? 진짜 해 주시는 거예요?”

“네, 그거 빌려주시면요.”

자신의 해금을 흘깃 바라본 최아라가 활짝 웃었다.

“당연히 빌려드려야죠. 감사합니다.”

그사이, 모여들었던 외국인들이 서서히 흩어지고 있었다. 해 달라는 연주는 더 안 해 주고 동양인끼리 모여, 반가운지 이야기만 나누고 있어서였다.

그중에는 미국 출신의 더스틴이라는 남자도 있었다.

그는 원래 미국에서 나고 자랐으나, 어느 날 프랑스 여성과 펜팔을 하게 되었고, 사랑에 빠져 무작정 이곳으로 건너온 사람이었다.

그 후 몇 년간 프랑스에서 그녀와 기쁘고 즐거운 나날을 보냈으나, 이별은 순식간에 찾아왔다.

그 장소가 바로 이 에펠탑 광장이었다.

바로 며칠 전의 슬프고도 좌절 섞인 기억을 떠올린 더스틴은 해금 연주에 이끌려 무심코 여기까지 온 참이었다.

징징거리는 슬픈 음이 자신의 심경과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하나, 더는 연주가 이어지지 않아 뒤돌아섰다. 그리고 문자를 보냈다.

[내가 잘할게. 다시 생각해 봐.]

하나 그녀에게선 답장조차 없었다.

더스틴은 팔을 늘어뜨린 채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었다. 정해 놓은 목적지도 없었고,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오로지 괴로운 심정을 잊기 위해 걷고 있을 뿐이었다.

그 사이, 산하는 해금을 파지하고 활대를 움직여 음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평소 자신이 쓰던 악기가 아니다 보니 그 차이를 확인하고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그 작업을 끝낸 산하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슬픈 감정을 집어넣기로 했다.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났고, 명주실과 말총이 마찰하며 연주가 시작되려던 순간이었다.

근처에서 버스킹 준비를 마친 바이올린 연주자가 연주를 시작했다.

날카로우면서도 빠르고 세련된 그 음이 주변을 압도하며 뻗어 나갔고, 그나마 남아 있던 관객마저 그쪽으로 이동해 버렸다.

갑자기 옆자리에서 터져 나온 연주에 타이밍을 놓친 산하는 너무 가까운 곳에서 연주하는 그를 바라보았다.

일부러 저러는 건가?

산하는 개념 없이 구는 연주자를 응징하고 싶었다. 한데, 바이올린 연주 음을 뚫고 나가려면 조금 더 강한 것이 필요했다.

바로 문화의 힘.

하지만 아깝게 포인트를 쓰긴 싫었다.

한 번도 제대로 된 적은 없었지만, 꼼수를 한번 써 보기로 한 산하는 음을 조율하는 척하며, 연주를 여러 번 시도했다.

한마디로 문화의 힘이 뜰 때까지 연주를 시도만 하는 거였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열아홉 번째 만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문화와 관련된 행위입니다.]

[박산하의 해금 연주 솜씨가, 현재 가진 솜씨 대비 일시적으로 19% 상향됩니다.]

[남은 시간 20분]

오, 이게 진짜 되다니.

재수 좋네.

그는 속으로 무척이나 기뻐했지만, 최아라는 하산해의 행동을 보고 오해했다. 근처에서 날카롭게 빠른 박자로 들려오는 바이올린 연주에 걱정스러운 표정까지 지을 정도였다.

저 사람들 진짜 뭐야.

무개념이네.

하산해 씨도 고민 중인가.

저쪽이면 괜찮지 않을까?

사방을 둘러보던 최아라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저쪽으로 옮기는 게 어떨까요?”

그녀의 제안에 산하가 고개를 들었다.

“글쎄요. 그러고 보니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저요? 어 저는 최아라라고 해요.”

“그래요. 아라 씨가 여기 먼저 자리 잡고 있었던 거 아닌가요?”

“그렇긴 한데…….”

“그럼 여기서 계속해야죠. 꼭 도망치는 것 같잖아요. 자. 슬슬 시작합니다.”

그의 자신감 있는 표정에도, 최아라는 걱정스럽기만 했다. 하산해의 대단한 연주가 저쪽의 시끄러운 연주소리에 파묻혀 그 진가를 드러내지 못할 것만 같달까.

심지어 저쪽은 앰프까지 동원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대단한 연주자가 있다 자랑하고 싶기도 했던 그녀는 왠지 모르게 안타까웠다.

그 심정을 더 부채질하려는 듯, 근처 바이올린 연주자 곁으로 관객이 빠르게 모여들었다.

“오, 신난다.”

“완전 예술이야.”

마치 묘기라도 하는 듯 더 빨라진 바이올린 연주와 연주자의 현란한 손놀림은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중이었다.

어때?

내 바이올린 연주 죽이지?

저기 옆에 이상하고 지루한 연주는 이제 잊으라고.

이거보다 더 빠르게 할 테니까, 다들 기대해.

그때였다.

산하가 활대를 잡아 거세게 움직였다.

그 손길 흐름에는 신묘한 문화의 힘이 담겨 있었고, 말총과 명주실이 마찰을 일으키며 가슴을 후벼파다 못해 저미게 만드는 음을 만들어 냈다.

느릿하게만 느껴지는 그 음률은 사람의 고막이 아니라 심장과 마음에 직접적으로 파고들었다.

시끄럽고 어쩌고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문화의 힘으로 100%를 초과한 솜씨이기에, 그 어떤 인간도 흉내 내기 힘든 초월적인 연주 실력이라고나 할까.

그 연주는 징징대며 멀리멀리 퍼져 나갔고, 바이올린 연주를 듣던 관객의 눈에서 눈물이 나게 만들었다.

사방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과, 느릿하게 진행되는 해금 연주.

이미 바이올린 연주자마저도 턱을 떨궜고, 연주를 멈춘 그는 산하의 해금 연주를 멍하니 듣고 있었다.

대체 뭐지?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지?

아까랑은 완전 다르잖아.

나 왜 눈물이 나?

그리고 또 한 사람.

실연으로 말미암아 아무렇게나 걸어가던 더스틴에게도 이 소리가 와닿았다. 이미 좌절할 정도로 슬펐던 더스틴은 곧장 눈물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너무 슬펐다.

징징대는 희미한 음이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울어.

마음껏 울어.

그렇게 비워 내고 다시 일어나.

희망을 가져.

슬프지만 희망으로 향하며 끝내 치유하는 그의 해금 연주는 더스틴의 마음을 온통 파고들었다.

도대체 이 소리는 뭐지?

어째서 이렇게 눈물이 나?

흠뻑 젖은 눈가를 훔치며 뒤돌아선 더스틴은 그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홀린 듯 걸어갔고, 조금 전 동양의 어떤 여성들이 연주하던 악기를 한 남자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실로 가슴을 절절하게 만드는 슬픈 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음을 울리면서도 희망을 주는 신비한 연주였다. 조금 전 여성들이 연주하던 것과는 그 차원이 달랐다.

더스틴은 붙박이처럼 멍하니 선 채로 그 연주를 계속해서 들었다. 점점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한 남자의 심경에 희망이라는 걸 불어넣어 준 해금 연주는 더 멀리멀리 퍼져 나갔다.

대화를 나누던 관광객도, 셀카를 찍던 현지인도, 잔디밭에 드러누워 있던 사람들도 모두가 일어나 한곳을 바라보았다.

정도는 달랐지만, 그들 모두의 눈가에 습기가 차올랐다.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는 그들의 발걸음을 산하에게로 향하게 만들었고, 그는 연주에 더욱 몰입하여 눈을 감고 활대를 움직였다.

그렇게 그의 첫 곡이 끝나갈 무렵, 산하의 주변으로는 관람객이 벌떼처럼 모여들어 연주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원래 사람이 모여들면 호기심에 다른 이들도 몰려들지 않던가?

그 바람에 저 멀리 연주가 들리지 않는 곳에 있던 사람들마저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침내 연주가 끝나자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동시에 모든 관객들은 하나같이 외쳤다.

“앵콜!”

이 장면은 최아라의 개인 영상 채널을 통해 한국의 시청자들이 보게 되었고, 모두는 얼빠진 표정으로 채팅을 쏟아냈다.

- 아니, 저기 사람들 오버가 너무 심한데요? 저렇게 울 정도인가?

- 프랑스 사람 엄청 감성적인가 보네.

- 뭘 모르시는 모양인데, 하산해 노래랑 연주는 현장에서 들으면 달라요.

- 아직도 하산해 콘서트 안 가 본 사람이 있나.

- 에이, 다들 뻥치지 마요. 저도 하산해 음반 들어봤어요. 달라 봐야 얼마나 다르다고.

- 당신 바보죠? 지금 사람들 반응 딱 보면 몰라요? 하산해 콘서트 직접 가 보세요. 가 본 사람은 알아요.

- 아니 버스킹해도 열댓 명 모여드는 게 전부였는데, 하산해는 에펠탑 주변 사람 다 모일 기세.

- 미쳤다, 진짜. 현장에서 들으면 다르긴 다른가 봐요.

- 클라스 다른 거 좀 보게.

- 진짜 새카맣게 모였다. 와, 하산해 콘서트 구미 당기네. 다음 콘서트 언제 하죠?

- 기약 없어요.

- 안 돼! 왜 프랑스 가서 연주하고 그러세요. 나도 듣고 싶단 말이에요!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될 만큼 많은 관광객과 프랑스 시민이 모여들었고, 심지어 경찰까지 넋 놓고 그의 연주를 듣던 그때였다.

자료화면을 담기 위해 에펠탑을 찾아왔던 국영방송사 관계자들은, 멀리서 이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죠?”

“그러게요. 다들 왜 저렇게 모여 있어요?”

“일단 찍어요.”

국영방송채널 카메라까지 돌아가던 그 시각, 산하는 열렬한 앵콜 요청에 또 한 번의 연주를 시작했다.

연주만 하는 게 아니라 노래도 함께 불렀다.

바로 그의 자작곡이자 신곡 중 하나인 <붉은 계절>이라는 노래였다.

조금 전 그 슬픔은 어디로 갔는지, 징징대는 음과 노래는 왠지 모르게 사람의 마음을 들썩거리고 신나게 만들었다.

가사 그대로, 가랑잎이 굴러가 꺄르르 웃는 느낌이랄까.

하나 이 노래의 끝은 눈물이 왈칵 터져 나올 만큼의 슬픔이었고, 인파에 막혀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방송국 관계자들 마저 눈물을 줄줄 흘리게 만들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슬픔과 아픔을 겪기에, 그 크기는 달랐지만, 다들 가슴속에 응어리가 맺혀 있었고, 그 응어리가 승화하여 눈물로 빠져나온 탓이었다.

그렇게 약 이십여 분 간의 연주가 끝났을 무렵이었다.

황홀한 표정으로 해금을 건네받은 최아라는 감동으로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말았다.

바로 앞에서 들으니까 진짜 미쳤어.

내 화장 어떡해, 다 지워졌겠네.

그래도 정말 최고야.

최고!

그 후, 최아라의 카메라에 얼굴을 살짝 비춘 산하는 시청자들에게 인사도 해 주었다.

[에펠탑 광장에서 해금을 연주하고, 최아라의 영상 채널에 출연하자, 완료되었습니다.]

[용판석의 해금 연주 솜씨가 98%로 상향되었습니다.]

보상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산하가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던졌다.

“아라 씨, 프랑스에서 좋은 시간 보내세요. 전 먼저 가 볼게요.”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저 그런데, 이 영상 써도 될까요?”

“네, 그럼요.”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린 산하는 재빠르게 현장에서 사라졌고, 국영방송 관계자들은 인파 속에서 이 엄청난 상황을 만들어낸 연주자를 찾아다녔다.

“실례합니다. 혹시 조금 전 악기 연주하셨다는 분 어떤 분인지 아시나요?”

“아까 연주 끝내고 사라졌어요.”

“아…… 이런. 혹시 연주자가 어떤 분인지 아시는 분?”

하나 그들은 그 연주자가 누구인지 곧바로 알아낼 수 없었다.

산하를 잘 알지만 인터뷰와 카메라가 두려웠던 한국인 관광객은 일찌감치 도망쳤고, 최아라와 그의 친구도 산하가 사라지자마자 주변이 어수선해서 자리를 뜬 상황이었다.

이날 밤.

프랑스 국영방송 뉴스에 에펠탑 근처에서 벌어졌던 상황이 고스란히 흘러나왔다. 어떤 남자가 나타나 신비한 연주를 했고, 이렇게나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뉴스를 보고 있던 산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 자유는 지켰네. 다행이다.”

강상익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그러게 그 부탁은 왜 수락하셨어요?”

미션 때문이라고 할 수 없었던 산하가 변명을 늘어놓았다.

“나도 한번 해 보고 싶었거든. 역시 인기와 자유는 함께할 수 없는 건가 싶다.”

그리고 다른 장소, 비슷한 시각.

더스틴은 오늘 해금 연주를 듣고 나서 희망을 품었고, 끝없이 헤어진 그녀에게 연락하던 끝에 문자 답장을 받았다.

[내일 만나서 얘기해. 그렇다고 아직 용서한 건 아니야.]

그는 너무 기뻐서 마구 소리 질렀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그 해금 연주자가 행운을 가져다준 거라며 고마워했다.

* * *

<하산해, 프랑스 에펠탑에서 감동의 연주>

<하산해 프랑스 버스킹, 수천의 관광객과 현지인이 몰려들었다>

- 미쳤네, 프랑스 박살 내러 갔나?

- 미술 전시회 뭐 한다고 간 거 아니었어요?

- 관광 갔다가, 한국 BJ가 부탁해서 해금 연주한 거예요. 최아라 영상 채널로 검색해 보세요.

- 저 인원이 연주 20분 만에 모여든 거래요.

- 대박이다. 알고 보니 하산해는 해금 연주 킹?

- 요리가 제일 킹이거든요?

- 노노 소설이 제일 킹인 것 같음. 다들 이번 단편소설 안 보셨죠?

-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프랑스에서 전시회 특별초청 받아서 간 거 안 보여요?

- 노래가 짱이거든요?

한국에서 여러 뉴스가 뜨고, 네티즌들이 서로 자기 의견이 맞다며 다투고 있을 무렵이었다.

산하는 전시회 관계자와 만나 악수를 나누었다.

원래 풍류에서 산하를 전담하는 부서 직원들도 이곳에 와야 했으나, 산하가 번거롭다며 상익만 데리고 온 참이었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준비는 되셨습니까?”

직접 마중 나온 파블로 교수의 질문에 산하가 답했다.

“네, 간단하게 보여 드리면 되는 거죠?”

“물론입니다. 일종의 에피타이저라고 보시면 될 것 같군요. 불편하시면 실내에서 하셔도 괜찮습니다.”

“아니요. 여기도 좋은데요?”

“다행이네요.”

파블로 교수는 산하에게 전시회장 내부 벽에 내걸린 수묵화만큼의 퀄리티를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 정도 작품이 나오려면 엄청난 영감과 장소,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산하는, 루브르 광장 중앙의 테이블 위에 펼쳐진 화선지 앞에서 심호흡했다.

현재 쇠똥이의 수묵화 솜씨는 95%에 달하고 있었기에, 이 모든 솜씨를 끌어내서 화폭에 담기로 했다.

과거 쇠똥이가 그림을 그릴 때 단 하나의 그림도 허투루 그리지 않았다는 걸 떠올리면서.

이 모습을 발견한 관광객들이 우르르 모여들었고, 산하는 먹을 듬뿍 찍어 예정했던 대로 남녀가 뒤돌아 서 있는 모습을 그리려 했다.

단편소설 <단풍을 닮았더라>를 수묵화로 재현하려고 구상해 둔 것이었다.

하나 그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산하의 뇌리에는 불현듯 영감이 차올랐고, 새로운 형태의 그림이 머릿속에 연속적으로 떠올랐다.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쇠똥이의 수묵화 솜씨가 영구적으로 3% 상승합니다.]

[1시간 동안 쇠똥이의 천재적인 솜씨를 100% 발휘할 수 있습니다.]

- 309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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