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화 귀국은 멀었다 (1)
뭐야, 왜 이렇게 아는 게 없어? 하산해, 면벽, 박산하까지 다 동일 인물이잖아. 이걸 아직 모른다고?
아니지, 다른 사람 얘기인가.
그녀는 혹시나 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 한국인 소설 제목이 뭐죠?”
그는 소설 제목을 말해 주었고, 엠마는 자신도 모르게 풉 하고 웃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진지하게 말하는 그의 태도가 웃겨서였다.
“아니, 왜 웃으세요? 딱히 유머를 하진 않았는데…….”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전 벌써 알고 계실 줄 알았어요.”
“네?”
“이 사람이 그 사람이거든요.”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녀의 발언에 피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잠시만요.”
엠마는 그의 의문 어린 시선을 받으며 들고 온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곧장 최아라의 영상 채널로 접속해서 피디에게 보여 주었다.
“여기 한번 보세요.”
그러자 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긴 어떻게 아세요?”
“어? 그래도 알고 계시네요?”
이곳 영상 채널 BJ와도 접촉하려 시도 중이었던 피디의 눈동자에 더 진한 의문이 서렸다.
“네. 오늘 오전에 발견했는데, 댓글도 그렇고, 자세한 내용을 알아먹을 수가 없어서 알아보던 중이었습니다.”
만남부터 뭔가 이야기가 살짝 꼬여 있었다는 걸 눈치챈 엠마가 입을 열었다.
“아, 그래요? 그러셨구나. 그럼 제가 말씀드릴게요.”
“설마, 에펠탑 이 사람에 관해 잘 알고 계신가요?”
“그럼요. 아주 잘 알죠.”
“대체 누굽니까?”
“한국의 하산해라고 아실지 모르겠네요.”
“하산해요?”
“네. 가수 겸, 미술인 겸, 헤어디자이너면서 요리사이기도 하고…….”
“?”
“아, 제가 너무 간단하게 소개했죠? 가수로서는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슬슬 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헤어는 독일 헤어 페스티벌 아시나요? 거기서 대중상 수상자이고, 다음으로는 미슐랭 요리사에다가, 아! 아까 말씀하셨던 프랑스 루브르에서 특별 초청받아서 미술 전시회를…….”
그녀의 이어지는 말에 눈이 점점 커지던 피디가 제동을 걸었다.
“자, 잠깐!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그 모두가 한 사람이라는 겁니까? 그 사람이 천재라도 돼요?”
“글쎄요. 제 생각에는 천재의 범주조차 뛰어넘는 것 같은데요? 아직 제대로 안 알려져서 그렇지.”
그녀의 확신 어린 표정에, 피디는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세상에…… 믿을 수가 없군요. 다 한 사람이라니.”
“믿기 힘드시겠지만, 한국 뉴스 기사에는 그분 소식으로 넘쳐나요. 우리 잡지에도 관련 소식이 제법 있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엠마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잡지를 불러와 기사 하나하나를 읽어 주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이야기를 한참이나 듣던 그는 엠마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제야 ‘이 사람이 그 사람이다’라는 말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
“놀랍군요. 엠마, 혹시 그 사람과 잘 아는 사이입니까?”
“그분이랑은 일 때문에 조금 알아요.”
“그렇군요. 덕분에 일이 쉬워졌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엠마는 자신이 인터뷰하러 와 놓고, 뭔가 상황이 역전된 것에 기분이 묘했다. 하나, 왠지 모를 뿌듯한 마음이 더 컸다.
* * *
곽기훈은 HO 엔터테인먼트를 벗어나 CG그룹을 이어받기 위해 한참 준비 중이었다.
그가 좋아하는 일은 김구 선생의 말씀을 교훈 삼아 문화강국을 만드는 거였지만, 현실은 그룹을 물려받아야 했다.
물론 그룹의 수장이 되어서도 그와 관련된 일에 투자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발로 뛰는 것만큼의 재미가 없을 건 불 보듯 뻔했다.
아 싫다…….
그나저나 우리 산하 언제 오냐.
그는 오늘도 된장찌개 생각이 나서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나 먹을 수는 없었다.
산하는 외국으로 나가 버렸고, 식당 문은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쉬워하다 못해 우울해하던 곽기훈은 무언가를 떠올렸다.
바로 은성에서 생산하는 간편식이었다.
그래, 아쉬운 대로 그거라도 사 먹자.
고급스러운 침대 위에서 상체를 벌떡 일으킨 그는, 잠시 후 옷을 갈아입고 외출했다.
근처 대형마트.
간편식 코너를 샅샅이 훑은 그는 은성의 ‘ㅇㅊㅎ 된장찌개’가 단 하나도 없는 것에 의아해했다.
그래서 점원을 찾아갔다.
“실례합니다.”
“네, 손님.”
“여기 ㅇㅊㅎ 된장찌개라고…….”
점원은 이젠 조금 지겹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 그거요? 그거 오전에 다 팔렸죠.”
“다 팔려요?”
“네. 그 누구냐, 아 그래. 하산해 씨죠? 그분이 식당 문 안 여는 날이면 벼락같이 매진이에요.”
그는 예전 홈쇼핑 사건 당시 간편식을 대량 구매한 적이 있었고, 그 후로는 은성의 제품을 사 본 적이 없었다.
산하가 끓여 주는 된장찌개와 비교하면 맛이 현저히 별로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많이 남아 있을 줄 알았건만, 예전과 달리 품절되었다는 것에 곽기훈이 실망한 얼굴로 물었다.
“오늘은 안 들어오나요?”
“네, 내일 오전에 소량만 들어올 것 같아요. 아마, 일찍 오셔야 할 거예요. 금방 다 팔리거든요.”
“아…… 네. 감사합니다.”
하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만 그렇고, 다른 곳에 하나라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차를 몰고 마트를 돌아다녀 봤다.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ㅇㅊㅎ 된장찌개는 남아 있지 않았다.
젠장…… 뭐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미리 사 놓을걸.
운전대에 머리를 박고 우울해하던 곽기훈이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래! 어쩌면…….”
그는 산하네 요리 전문점 직원인 봉만두에게 간편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곧장 전화부터 걸었다.
“여보세요? 어, 만두야.”
“어? 단골 형님, 웬일이세요?”
“아, 다른 게 아니고 혹시 집에 ㅇㅊㅎ 된장찌개 남은 거 있냐?”
“오, 형님 그건 왜요?”
“식당 문 닫은 지가 좀 됐잖아. 그거라도 먹고 싶어서.”
“죄송하지만 없는데요. 저도 된장찌개 고파서 다 먹어 버렸거든요.”
“그래? 하나도 없어?”
“네, 죄송해서 어떡하죠? 저도 드리고는 싶은…… 아! 맞다. 제가 여기저기 한번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아니야. 됐어.”
“아닙니다. 형님.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마음만 받을게. 아무튼 나중에 보자.”
그 후 통화를 종료한 곽기훈은 운전석 등받이에 기대어 승용차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 된장찌개 먹고 싶다.
오늘따라 더 먹고 싶다.
자주 먹었지만, 오늘은 더 많이 먹고 싶다.
산하야. 그만 입국하면 안 되냐?
자꾸 외국을 나가고…….
외국?
외국!?
상체를 바로 한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래, 그거야.
내가 프랑스로 가면 될 거 아니야?
아무리 바빠도 저녁은 먹을 테고, 거기에 슬쩍 껴서…….
음…… 너무 염치가 없을까?
아냐, 격려차 방문했다고 하면 되겠지?
슬쩍 둘러대 보고, 시간 없다고 하면 말고.
그래, 바로 이거야.
바보같이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지?
생각을 종료한 그는 곧바로 산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산하야. 프랑스 날씨는 어때?”
“흐리멍덩해요. 한국에 별일 없죠?”
“뭐 별일이 있을 리가 있나. 나도 유럽 쪽으로 출장 갈 일이 있는데, 시간 있으면 밥이나 같이 먹자고 전화했다. 시간 되냐?”
“언제요? 마침 내일모레 시간이 남긴 해요.”
“오, 그래? 그럼 그때 저녁에 한번 볼까?”
“좋죠. 프랑스에 어디 맛집 같이 가실래요? 상익이가 괜찮은 곳 찾아놨다던데.”
아니, 그런 거 말고 된장찌개.
된장찌개!
속으로 자신이 원하는 걸 부르짖던 곽기훈이 말했다.
“아냐, 그냥 숙소에서 간단하게 먹자. 거기 취사 시설은 있나? 간만에 된장찌개나 한 뚝배기 먹으면 딱이겠다.”
“된장찌개요? 여기 간단한 취사 시설은 있는데, 가져온 재료가 다 떨어졌어요.”
“그래? 그럼 내가 준비해서 가지 뭐.”
그의 대답에 산하가 의미심장한 말투로 묻는다.
“형,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유럽에 일 있어서 오시는 거 아니죠?”
“응? 무슨 소리야? 나 진짜 거기서 일 있어.”
“진짜요?”
“그래, 가는 김에 겸사겸사 그런 거지.”
“그래요? 알겠습니다. 된장은 봉만두한테 말하면 줄 거예요.”
“오케이, 알았어. 걱정 마. 알아서 준비해 갈게. 내가 단골 중의 단골 아니냐.”
통화를 종료한 산하는 하하 웃었다.
“형, 왜요?”
“된장찌개 중독 중증이신 분이 내일 오신단다.”
“그런 사람 많잖아요. 식당 블로그 보니까 난리 났던데요?”
“뭐라는데?”
“제발 내게 된장찌개 아니면 간편식이라도 달라. 어떤 놈이 다 사 갔냐? 너무한 거 아니냐? 뭐 이러던데요? 식당 문만 닫으면 간편식 불티나게 팔리잖아요. 그래서 전 늘 좋습니다.”
“뭐? 내 옆에 붙어서 된장찌개 먹어서?”
“바로 그겁니다.”
“너 혹시 매니저 계속하는 거, 이게 목적 아니냐?”
“들켰습니까?”
“어쭈…….”
무언가 말하려던 산하는 지인 몇 명과 식당 식구들이 생각났다.
이참에 프랑스로 다 불러서 연말 회식도 하고, 해외여행이나 시켜 줄까?
그거 괜찮겠는데?
다들 고생 많이 했는데.
그러려면 장소도 빌려야겠지?
“형, 왜 말을 하다 말아요?”
“상익아. 내일모레 스케줄 잡지 마.”
“네!? 왜요?”
“파티하게.”
“파티요? 영화에 나오는 그 파티요? 혹시 제가 모르는 고위층과의 약속이라도 있어요?”
“상익아, 꿈 깨라. 그런 건 아니고. 식당 식구들이랑 지인 몇 명 부르려고. 식당에서 파는 요리 몇 가지 만들어서 간만에 연말 회식이나 하자. 여긴 좁아서, 장소부터 마련해야겠다.”
과거의 경제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익은 비행기 표가 얼마인지 떠올렸다.
그러곤 깜짝 놀라서 말했다.
“회식이요? 프랑스에서요?”
“그래. 다들 유럽 여행도 좀 시켜 주고. 다들 고생 많이 했잖아. 돈 벌어서 뭐 하냐? 이런 데 팍팍 쓰는 거지.”
그의 발언에 상익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묻는다.
“형, 저 부탁이 있는데…….”
“뭐?”
“아버지랑 어머니 여기로 잠깐 모셔도 될까요? 얼마 전부터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오, 강상익, 이제 아버지랑 어머니가 입에 착착 붙는데. 얼른 오시라고 해.”
“감사합니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산하는 곧바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새봄 사원, 오늘도 잘 지내고 있나요?”
“그럼요. 누구누구가 외국 나가셔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아, 그러세요? 그럼 초대 안 해도 되겠다.”
“초대요? 뭔데요?”
“그냥 시간 있으면 프랑스에서 식당 식구들끼리 밥이나 한 끼 하자고 그러려고 했는데, 자유로우시다니…… 알겠습니다.”
“잠깐! 나 가요. 나나 갈 거예요.”
왠지 신난듯한 그녀의 목소리에, 산하는 속으로 큭큭 웃으면서 물었다.
“자유롭고 행복하시다던 윤새봄 사원은 어디로……?”
“흥흥, 자꾸 그러면 나 안 가는 수가 있어요?”
“알았어. 얼른 비행기 표부터 알아보세요.”
“그래야겠어요.”
그는 전화를 끊자마자 부모님에게도 연락했다. 하지만 바빠서 못 온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때, 문득 여동생 생각이 났다.
얘가 시간이 있으려나.
그는 곧장 전화를 걸었다.
“오, 박산하. 프랑스 물은 어떠신가? 배탈 나서 폭풍 설사에 시달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익숙한 그녀의 목소리에 산하가 인상을 찌푸렸다.
“……시작부터 더럽게.”
“더럽긴 뭐가 더러워. 왜왜? 왜 전화했어? 나 용돈 주게?”
“아니, 프랑스 와서 밥 먹으라고.”
“뭐? 미친, 그게 무슨 소리야? 프랑스가 택시 타고 가면 도착하는 동네야?”
“싫음 말고, 비행깃값도 내주려고 했는데, 끊는다.”
그의 말에 다급해진 윤정이 묻는다.
“야! 박산하. 언제?”
“내일모레”
“내일모레!? 나 못 간단 말이야. 며칠 있다가 가면 안 돼?”
“응, 안 돼.”
“치사하게, 야 이 나쁜 인간아. 나도 해외여행 하고 싶단 말이야.”
“그럼 며칠 뒤에 와.”
“진짜?”
“응, 난 바빠서 시간 못 내니까, 너 혼자 해외여행 하다가 가면 되겠네. 비행깃값은 셀프.”
“야! 박산하!”
“끊는다. 바바이.”
어느새 통화가 종료되었고, 윤정은 매대 위에 스마트폰을 탕 소리가 나게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박산하, 진짜 다 부숴 버릴 거야. 염장이나 지르고.”
화장실을 다녀온 약국장이 그걸 보며 물었다.
“박 약사, 무슨 일입니까?”
그가 말을 걸어오자, 손님 하나 없는 약국 내부를 가만히 둘러보던 윤정이 방긋 웃었다.
“약국장니임…….”
평소 말괄량이 저리가라였던 윤정이 아양을 떨었고, 약국장은 식겁한 표정으로 더듬거렸다.
“뭐……뭡니까?”
“저 내일모레부터 주말까지 휴가 쓰면 안 될까요?”
그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절대 안 될 말입니다. 미리 말하지 그랬어요? 뭔가 급한 일입니까?”
“아니에요. 아무것도. 그냥 해 본 말이에요.”
윤정은 원래 상태로 돌아왔고, 약국장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눈을 비볐다.
내가 조금 전에 뭘 본 거지?
분명…… 애교를…….
* * *
세바스띠엥은 바닥에 엎드린 아들 조엘을 바라보았다. 아들은 올해로 여덟 살, 얼마 안 있으면 아홉 살을 맞이하게 된다.
조엘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는지 크레파스를 두 동강 내서 마구 집어던졌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자신의 스케치북 한 장을 뜯어내 고사리손으로 마구 찢어 버렸다. 그런 아들의 입에서는 말이 아닌 괴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난폭한 행동에도, 세바스띠엥은 뭐라고 하지 못하고 그저 아들을 껴안고 달랬다.
“조엘, 나의 아들아. 진정하렴…….”
그는 아비로서 마음이 너무나 참혹하고 슬펐다.
단지 아들의 난폭한 행동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다.
조엘은 여덟 살이 되었지만, 예전과 달리 말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의 사고 이후부터였다.
그 후 세바스띠엥은 온갖 좋다는 병원에 다 찾아갔었지만, 아이는 계속 말을 못 했다. 그저 알아들을 수 없는, 찢어지는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낼 뿐이었다.
심지어 날이 갈수록 모든 것에 화를 내고 신경질적으로 변해 가는 중이었다.
그로 인해 조엘의 아버지는 답답하다 못해 미쳐 버릴 것 같았다. 그 어린 나이부터 천재로 유명해졌던 아들이 어쩌다 저리된 것일까.
일시적인 줄 알았던 아들의 언어장애는 도무지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아, 신이시여.
어찌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신이 존재하긴 하는 겁니까?
조엘의 아버지 세바스띠엥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아들의 치료를 위해 애써도 해결이 되지 않자 늘 무기력한 모습으로 살았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세바스띠엥은 그제야 조용해진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그는 현관으로 나아가 방문자를 맞이했고, 산하는 미술 전시회 측에서 붙여 준 안내인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피력했다.
바로 세바스띠엥이 소유한 자그마한 식당을 하루만 빌리고 싶다는 거였다.
“파티를 하신다고요?”
“네, 비용은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그때였다.
세바스띠엥의 뒤쪽 현관문이 빼꼼 열리더니, 남자아이 하나가 고개만 내밀어 산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미션 - 열흘간 조엘의 곁에 있어 주자.]
[제한시간 - 올해]
[보상 - 유미옥의 아이 돌보는 솜씨 영구적으로 1% 상승]
[추가 보상 - ???]
- 311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