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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첩자 소탕전 (17/102)

17. 첩자 소탕전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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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라는 킬리안을 향해 나는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16567315554996.jpg“이 붉은색 드레스……. 황자궁에서 일하는 어떤 시녀 둘이 가져온 물건이야. 이걸 만찬회 때 입으라고 내게 강요했었어.”

달콤한 도넛 덕분에 풀어졌던 킬리안의 표정이 단숨에 다시 굳어 버렸다. 붉은 드레스가 에드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그도 당연히 알고 있을 터였다. 누가 뭐래도 그는 에드의 최측근이었으니까. 그러니 나도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16567315554996.jpg“내가 소문을 들어서 알기론 에드 전하께서 붉은색 드레스를 별로 안 좋아하시거든. 황후 때문에. 그런데도 이걸 내게 권한 건…… 조금 그 의도가 궁금해지더라고.”

16567315555008.jpg“그 시녀들의 인상착의를 알려 주십시오. 제가 지금 당장 그것들을 색출해 내서…….”

16567315554996.jpg“아니, 잠깐만.”

나는 성급하게 소란을 피우려는 듯 보이는 그를 급히 막아섰다.

16567315554996.jpg“더 신중하게, 더 은밀하게 움직여야 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일은 고작 시녀들끼리 독단적으로 생각하고 저지른 일이 아닌 것 같으니까.”

16567315555008.jpg“……?! 그들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다는 말씀이십니까?”

16567315554996.jpg“그렇지.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누군가가 시녀들을 시켜서 내게 이런 깜찍한 선물을 한 거라고 보고 있어.”

그가 고민하는 듯 제 턱을 쓰다듬었다. 성력이나 요리 등등으로 능력을 보여 준 보람이 있던 걸까? 내 말을 꽤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16567315555008.jpg“생각해 보니 그렇군요. 뒷배가 없는 일개 시녀들이 이런 과감한 짓을 저지르긴 어려웠겠지요. 다른 배후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6567315554996.jpg“그래, 그래서 조용히 조사하자는 거야. 소란 피웠다가는 이 일을 꾸민 진짜 범인이 눈치 빠르게 도망칠 수 있으니까.”

그는 이번에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이번엔 그의 입술 새로 긴 한숨도 함께 흘러나왔다.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함을 알고 골치 아파하는 듯해서, 내 생각을 먼저 말해 보았다.

16567315554996.jpg“어쩌면 아멜리가 시킨 일일까? 시녀들은 전부 시녀장이 통솔하니까, 그 수상한 시녀들을 뜻대로 움직이는 것도 쉬웠을 것 같은데.”

16567315555008.jpg“글쎄요……. 하지만 제가 본 바로, 그녀는 그런 음침한 짓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고지식하긴 해도 그만큼 올바른 사람이거든요. 그보단 차라리…….”

그의 뒷말은 더 이어지지 않았지만, 나는 그가 누굴 생각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마침 내 머릿속에도 한 명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는 끝내 그자의 이름을 말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16567315555008.jpg“제가 한번 조용히 알아보겠습니다. 그 시녀들의 인상착의를 알려 주신다면.”

16567315554996.jpg“응, 부탁할게. 배후가 누군진 몰라도, 내빼기 전에 우리가 더 빨리 알아내야 해. 그다음은 천천히 생각해 보자.”

16567315555008.jpg“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 뒤, 나는 그날 본 시녀들의 인상착의를 최대한 상세히 알려 주었다. 듣자마자 그는 누군지 알 것 같다면서 그녀들을 찾으러 나섰다. 붉은 드레스를 내 방에 배달하라고 시킨 진범도 금세 알아 올 듯했다.

16567315554996.jpg‘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될 거야. 킬리안의 일 처리는 믿을 만하니까.’

그가 만약 범인을 찾아냈고, 그 범인이 이시스라면…… 그때야말로 내가 나설 때였다. 그리고, 그 순간에 실수 없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것은 한 가지뿐이었다.

16567315554996.jpg“…….”

나는 간만에 조용히 명상하며, 성력을 다루는 감각을 날카로이 가다듬었다. * * * 킬리안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범인을 알아 왔다. 그리고 그 범인은 역시나…….

16567315555008.jpg“이시스였습니다, 붉은 드레스를 가져다주라고 시킨 범인.”

16567315554996.jpg“……그랬구나.”

16567315555008.jpg“처음엔 아멜리일지도 모른다고 조금은 의심했었습니다. 아가씨 말씀대로 그녀가 시녀장이니까요. 그런데 그 시녀들을 가둬놓고 직접 혹독하게 추궁해 보니…….”

16567315554996.jpg“이시스가 배후였다는 거지?”

16567315555008.jpg“예. 아멜리가 아가씨께 새 드레스를 드리라고 시킨 건 맞지만, 그 디자인을 결정한 건 이시스더군요.”

나는 두통을 달래고자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었다.

16567315554996.jpg‘생각보다 이시스가 더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

시녀들에게까지 그의 뿌리가 닿아 있다면 다른 사용인들도 전부 의심해 봐야만 했다. 그래도 나름 귀족 신분인 시녀들에 비해, 하녀나 하인 등은 대부분이 평민이라 돈으로 더 쉽게 매수될 테니까. 즉, 이시스에게 매수당한 자들이 황자궁 구석구석까지 퍼져 있을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그에 걸맞게 나는 표정을 최대한 심각하게 굳히고서 킬리안에게 말했다.

16567315554996.jpg“날 왜 미워하는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시스가 언제든 이런 짓을 반복할 수 있다는 거야. 어쩌면 다음번엔 드레스가 아니라…… 내 음식에 장난을 칠지도 모르지.”

16567315555008.jpg“……?!”

16567315554996.jpg“처음 본 내게 이런 음침한 짓거릴 한 사람인데, 더한 짓이라고 못 할 이유가 어딨겠어.”

독살. 그 섬뜩한 단어를 떠올린 듯 킬리안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16567315555008.jpg“그, 그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가 어떻게든…….”

16567315554996.jpg“알아. 킬리안이라면 틀림없이 이시스를 잘 막아 주리란 거. 하지만 내 생각엔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 같아.”

16567315555008.jpg“근본적인 해결책이요?”

나는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내가 줄곧 생각해 왔던 것을 비로소 입 밖으로 꺼내 놓았다.

16567315554996.jpg“에드 전하를 따라간 이시스가 돌아오기 전에, 그자를 따르는 사용인들을 색출해 내자.”

16567315555008.jpg“……!!”

16567315554996.jpg“킬리안은 이 저택의 많은 부분을 관리하고 있잖아. 사용인 몇 명 해고하는 것쯤은 전하의 허락 없이도 가능할 거야. 그렇지?”

좋은 생각이라고 여겼는지 그의 표정이 한순간 밝아졌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으리란 것 또한 곧이어 떠올린 것 같았다.

16567315555008.jpg“예, 그렇긴 합니다만…… 어떻게 색출해 낼지가 문제입니다. 그 시녀 두 명은 멍청할 정도로 대놓고 나선 덕에 쉽게 발견했다지만 다른 이들은…….”

16567315554996.jpg“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

이 순간을 기다렸던 나는 자신만만하게 씩, 미소 지었다.

16567315554996.jpg“일단, 위생 검사를 명목으로 황자궁의 모든 사용인을 모아 줘. 그 뒤부턴 내가 다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청소는 미루면 미룰수록 귀찮아질 뿐. 집 안 곳곳에 숨어 있을 먼지와 벌레들을 솎아내기 위해, 나는 힘껏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물론 의욕이 넘치는 나와 달리 킬리안은 조금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내가 그저 ‘좋은 방법이 있다’……라고, 두루뭉술하게만 말한 까닭일 터였다. 하지만 성력을 다룰 줄 안다는 내 말을 안 믿었다가 깜짝 놀랐던 경험 덕분인지, 이번엔 나를 향한 의심이 오래가지 않았다.

16567315555008.jpg“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그레이트홀에 모든 사용인을 소집하겠습니다.”

16567315554996.jpg“좋아.”

킬리안은 나를 믿기로 한 즉시 사용인 전원을 홀에 모아 주었다. 소집 명목은 내가 말했던 대로 ‘위생 검사’였다. 이시스의 수족을 잡아내겠다는 솔직한 명목으로 소집할 순 없었다. 그랬다간 분명 그 약삭빠른 것들이 몰래 내빼거나, 제게 숨겨진 ‘그 표식’을 미리 감출 테니 거짓말로 방심시킬 필요가 있었다. 물론 보통의 사용인들에겐 위생 검사도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라, 홀에 나가 보니 다들 초조한 기색으로 쑥덕거리고 있었다.

16567315598814.jpg“갑자기 위생 검사라고?”

16567315598814.jpg“윽, 아침에 손톱 잘랐어야 했는데…….”

16567315598814.jpg“검사에 불합격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슬슬 시작하고자 킬리안에게 눈짓을 하자, 그가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16567315555008.jpg“다들 조용! 지금부터 위생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니, 한 줄로 서서 손을 내밀도록!”

그의 명령을 들은 사용인들이 한 줄로 늘어섰다. 그다음 소매를 걷고서 손을 내밀었다. 나는 다소 긴장한 채로 그들의 앞에 섰다.

16567315554996.jpg‘드디어 내가 나서야 할 차례……. 부디 실패하지 말아야 할 텐데.’

우선은 맨 오른쪽에 서 있던 주방장부터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 방법은 간단했다. 제일 먼저, 주방장의 손목을 붙잡는다. 그다음, 손목 안쪽에 손가락을 대고서 미약하게 성력을 불어넣는다. 마지막으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만 확인하면 검사는 끝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주방장을 검사해 본 결과-

16567315554996.jpg“음……. 통과. 이제 가 봐도 좋아.”

주방장에게선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이시스의 수하가 아닌 셈이었다. 내가 성력을 썼다는 걸 모르는 주방장은 검사가 너무 빨리 끝나서 놀란 눈치였다.

16567315598814.jpg“예? 이걸로 끝입니까?”

16567315554996.jpg“응. 그냥 손 상태만 좀 확인해 보려는 거야. 별거 없어.”

그리 말하고서 환히 웃어 주자 비로소 그의 표정도 풀어졌다.

16567315598814.jpg“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주방장이 떠난 뒤, 부주방장과 다른 보조들도 차례로 확인했다.

16567315554996.jpg“통과.”

16567315598814.jpg“감사합니다.”

16567315554996.jpg“통과.”

16567315598814.jpg“휴… 감사해요.”

16567315554996.jpg“……통과.”

16567315598814.jpg“감사합니다, 아가씨.”

그렇게 총합 다섯 명이나 검사했는데도 전원 통과였다.

16567315554996.jpg‘한 명도 안 걸리네? 아무한테도 반응이 안 나타나잖아? 혹시 이 방법으로는 이시스의 「인」을 찾아낼 수 없는 건가?’

단순히 내가 검사한 이들 중에 이시스의 수하가 없었던 거라면 다행이겠지만……. 어쩌면, 내 검사법이 잘못된 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했다. 그 뒤로 말단 요리사들까지 전부 검사해 봤으나 걸려든 사람은 역시나 없었다. 마지막으로 요리사는 아니지만 주방을 청소하는 하인 하나가 남아서, 그를 검사하고자 손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지직.  

16567315554996.jpg“……!!”

내가 생각했던 반응이 일어났다. 혹시 모르니 한 번 더 성력을 불어넣어 보았다. 이번에도 그의 손목에서 ‘지지직’거리며 스파크가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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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7315554996.jpg‘찾았다!! 이시스의 인을 지닌, 이시스의 수하!!’

방금 일어난 스파크를 본 킬리안이 다가와서 물었다.

16567315555008.jpg“방금 그건……?”

16567315554996.jpg“이시스 말인데, 마법을 쓸 줄 알지?”

16567315555008.jpg“……!? 네, 맞습니다.”

그는 잠시 당황한 눈치였으나, 이내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마 흑마법을 쓰냐고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면 아니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마족의 힘이 그 원천인 사악한 흑마법은 제국에서 불법으로 치고 있었으니까. 내가 그리 곤란한 질문을 던지지는 않았기에 킬리안은 곧장 답했지만, 대신 덧붙여 물었다.

16567315555008.jpg“그런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궁에서도 소수만이 아는 사실입니다만…….”

16567315554996.jpg“그냥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낌이 들었어. 내가 음…… 감이 예민한 편이라서.”

이 세계를 책으로 미리 접해봐서 안다고 할 순 없으니 적당히 그렇게 둘러댔다. 다행히 더 거짓말을 지어낼 필요는 없었다. 이미 나를 믿고 있는 킬리안은 그 적당히 둘러댄 말도 곧장 찰떡같이 받아들였다.

16567315555008.jpg“그러고 보니 감이 예민하셨지요. 알렉시스 경과 마주했을 때도 두근거린다고 말씀하셨고.”

16567315554996.jpg“그…… 맞아. 아마 내가 지닌 성력 때문인가 봐. 어쨌든, 이번에도 그 성력을 써서 알아낸 거야. 보니까 이시스가 자기 수하들 손목에 마력으로 「인」을 심어 놨더라고.”

16567315555008.jpg“인…이요?”

16567315554996.jpg“잘 봐.”

나는 그에게 보여주고자 하인의 손목에다가 재차 성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아까처럼 스파크가 튀며, 한순간 제 꼬리를 물고 있는 보라색 뱀 형상의 문양이 하인의 피부 위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 ‘인’이었다. 이시스는 마족과 계약한 흑마법사답게 인간 불신이 대단했는데, 그래서 일단 누군가를 포섭하면 그자의 손목에 바로 이것, 인을 제일 먼저 심어 두었다. 나는 놀란 상태인 킬리안에게 차근히 설명했다.

16567315554996.jpg“간단하게 말하면, 일종의 노예 표식 같은 거야. 이게 심긴 자는 언제든 이시스가 멋대로 추적하거나 죽일 수 있는 거지. 그리고 이 표식을 이루는 건 당연히 이시스의 마력이고…… 나는 성력을 밀어내는 마력의 속성을 이용해서 이걸 찾아낸 거야.”

16567315555008.jpg“그 말씀은, 그자가 제 편의를 위해서 심어 둔 그 인이라는 걸 역으로 이용하셨다는 말씀입니까?”

16567315554996.jpg“응, 그런 거지.”

16567315555008.jpg“대체…… 대체 그런 건 어디서 배우셨고, 또 그런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16567315554996.jpg“자세한 건 나중에 말해줄게. 일단은 이 사람을 붙잡아 두자.”

그러기가 무섭게 하인이 즉시 반발해왔다.

16567315598814.jpg“하, 하지만 저는 그분과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제 손목에 왜 이런 게 있는지도 저도 전혀 모르겠……!!”

하인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킬리안이 하인의 어깨를 꽉 움켜쥐고서 뒤로 밀어낸 탓이었다.

16567315555008.jpg“아가씨 말씀에 토 달지 마라. 전하께서 안 계신 지금은 아가씨의 말씀이 곧 전하의 말씀이다.”

16567315598814.jpg“윽…….”

킬리안이 압박하고, 거기에 더불어 에드가 남겨 두고 간 병사들까지도 사납게 노려보니 결국 하인도 순순히 물러났다. 나는 그들의 도움 속에서 순조롭게 검사를 계속할 수 있었다. * * * 검사를 끝마친 뒤. 나는 오늘 내내 힘들게 솎아낸 이시스의 수족들을 쭉 훑어보았다.

16567315554996.jpg‘대략 20명 정도인가? 많기도 하네…….’

이곳 황자궁에 이시스의 첩자가 이렇게나 많이 숨어 있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았으면 이시스가 이들을 통하여 곳곳에서 나를 괴롭혔으리란 생각에 오싹 소름이 돋았다.

16567315554996.jpg‘그래도 다행이야. 전부 말단들이라서 킬리안이 자체적으로 해고할 수 있겠어.’

아멜리라든가 주방장이라든가, 이런 이들이 이시스의 수하였다면 해고 과정이 꽤나 까탈스러웠을지도 몰랐다. 다행히 그들에게선 인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여기 남은 말단 사용인들만 처리하면 되었다. 그래서 그리 명령하려 했는데 마침 킬리안이 먼저 다가와 물었다.

16567315555008.jpg“끝입니까?”

16567315554996.jpg“응, 인이 심겨 있던 이들은 다 골라냈어.”

16567315555008.jpg“알겠습니다. 이자들은 제가 곧장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16567315554996.jpg“그래, 부탁할게.”

그 말을 끝으로 뒤는 킬리안에게 맡기고서 침실로 가려고 했다. 성력을 너무 써서 살짝 피로해지던 참이었으니까. 그러나 계단을 반 정도 올라갔을 즘, 킬리안의 목소리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16567315555008.jpg“아가씨.”

별생각 없이 킬리안 쪽을 돌아보았다가 나는 놀라고 말았다. 넓은 홀 한가운데서, 킬리안을 비롯한 궁의 기사들 전원이 나를 보고 있었다. 그것도 조금의 흐트러짐조차 없이 완벽하게 줄 맞춰 선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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