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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예술가의 초상 (2) (118/226)

118화 예술가의 초상 (2)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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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80404142.jpg“혹시 판매할…….”

16560280404148.jpg“여기 계셨네요.”

갑자기 끼어든 목소리에 나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거의 다 왔는데…… 도대체 누구야! 내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목소리의 주인이 말했다.

16560280404148.jpg“안녕하세요. 스카이 옥션 신대한 총괄입니다.”

고개를 돌리니 키는 작지만 다부진 체격을 가진 남자, 신대한이 서 있었다. 그는 스카이 옥션 수석 경매사이기도 했기에 얼굴을 알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여길 온 걸까? 터너는 엉겁결에 그가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16560280404148.jpg“안녕하세요. 아론 터너입니다.”

16560280404148.jpg“이렇게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한국에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16560280404148.jpg“일본에 갔다가 잠시 들렀습니다.”

16560280404148.jpg“그랬군요. 저 터너 씨의 SNS를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16560280404148.jpg“아! 그랬어요?”

16560280404148.jpg“그래서 여기 이렇게 올 수 있었죠.”

16560280404148.jpg“그렇게 된 거군요.”

신대한은 원래 터너와 아는 사이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끼어든 사람이 그가 아니라 나 같다. 뛰어난 경매사여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서정선이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다면, 그는 영업의 고수 같았다. 본능적으로 그도 ‘예술가의 초상’ 때문에 이곳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 아예 자리를 뺏겨버릴 것 같아 나는 과감하게 끼어들었다.

16560280404142.jpg“안녕하세요. 신대한 총괄님, 탑 옥션의 한지감입니다.”

16560280404148.jpg“아. 한지감 씨.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골동상을 했다구요.”

16560280404142.jpg“네. 맞습니다.”

16560280404148.jpg“터너 씨와 할 이야기가 있으니 나중에 이야기하죠.”

신대한은 다시 영어로 말하면서 분위기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왔다.

16560280404148.jpg“런던 갤러리들을 주름잡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16560280404148.jpg“하하하. 그냥 하는 말들이죠.”

런던에서 유명작가의 그림을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런던, 뉴욕의 갤러리들은 그림의 소장 이력을 관리한다. 그래서 돈이 있어도 사회적 지위가 없으면 그림을 사기가 어렵다. 갤러리에서 거부당한 신흥 부자들은 옥션으로 가서 그림을 구매한다. 이렇게 분위기에 끌려갈 수만은 없어 나는 다시 끼어들었다.

16560280404142.jpg“터너 씨의 손을 걸친 작품들은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것 같습니다.”

16560280404148.jpg“그렇지도 않아요.”

신대한은 분위기를 몰아가려 장소를 옮기려했다.

16560280404148.jpg“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하죠.”

이대로 장소를 옮기면 주도권이 신대한에게 넘어갈 것 같다. 하지만 터너가 응하면 내가 거절할 명분은 없다. 이 불안감이 적중하기라도 한 듯 터너는 씨익 웃었다. 망.했.다.

16560280404148.jpg“좋지만 다음에 이야기하죠.”

응? 표정은 긍정인데 말은 부정이라, 나뿐만 아니라 신대한마저 당황한 것 같았다.

16560280404148.jpg“혹시 다른 일정이 있으십니까?”

16560280404148.jpg“한지감 씨와 개인적으로 나눌 이야기가 있어요. 미안합니다.”

이런 게 바로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 아닐까. 아주 꼬시다. 꼬셔! 칼같은 거절에 신대한은 애써 미소 지었다.

16560280404148.jpg“그렇군요. 혹시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가의 초상’을 판매하실 생각이라면 저희 옥션을 한번 고려해 주십시오.”

16560280404148.jpg“네. 그러죠.”

16560280404148.jpg“그만 가 보겠습니다.”

신대한이 나를 보고 말했다.

16560280404148.jpg“가 볼게요. 다음에 봐요.”

16560280404142.jpg“네. 조심해서 가세요.”

그는 쿨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돌아섰다. 하지만 아마도 돌아서자마자 시무룩해졌을 것이다.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터너가 말했다.

16560280404148.jpg“이제 카페로 가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요?”

16560280404142.jpg“좋죠.”

이거 어째 터너가 내 의도대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내가 터너의 의도대로 움직인 모양이다. 그러면 어떠랴. 말을 꺼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니 그걸로 됐다. * 카페에 앉은 터너는 천천히 커피를 즐겼다.

16560280404148.jpg“커피가 좋네요.”

16560280404142.jpg“입에 맞으시다니 다행입니다.”

그는 싱긋 웃고 말을 이어갔다.

16560280404148.jpg“아까 일본에 왜 갔는지 물어보셨죠?”

16560280404142.jpg“네.”

16560280404148.jpg“온천을 즐기려고 간 것도 맞지만, 목적은 구매 희망자를 만나러 간 거였어요.”

16560280404142.jpg“아……. 그렇군요.”

그는 이미 ‘예술가의 초상’을 판매할 마음의 준비를 마친 모양이다. 그런데 왜 급하게 한국에 온 것일까.

16560280404148.jpg“구매 희망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도균이 떠올랐어요. 말한 적은 없지만 ‘예술가의 초상’을 위탁받고 싶은 눈치였죠.”

16560280404142.jpg“그래서 없던 일정을 만들어 한국에 오셨군요.”

그런데 김도균은 안 나오고 내가 왔으니 황당했을 것이다. 내 표정을 본 그가 웃음을 터트렸다.

16560280404148.jpg“하하하. 그런 표정 지을 것 없어요. 도균은 못 만났지만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말이에요.”

16560280404142.jpg“다행입니다.”

계획과 달라졌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좋아 미소가 절로 났다. 그러다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예술가의 초상’ 같은 멋진 작품을 왜 팔려는 것일까? 그 정도면 죽음이 왔을 때 같이 가져가고 싶은 작품 아닐까. 혹시 돈이 급한 걸까?

16560280404142.jpg“괜찮으시다면 작품을 파시려는 이유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말씀하기 어려우시면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나를 보면서 빙그레 웃으며 그는 말했다.

16560280404148.jpg“마음이 식었어요. 처음 그 작품을 볼 때는 형용할 수 없는 흥분을 느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감정은 차차 식어 가더군요.”

16560280404142.jpg“그럴 수 있죠.”

16560280404148.jpg“계속 두면 그 작품은 저의 트로피가 되어 주겠죠. 하지만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그 작품을 예전의 나처럼 아껴 줄 사람에게 보내고 싶었어요.”

누군가는 변해버린 그의 마음을 욕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가 순수하다고 느꼈다. 작품을 자신의 명예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좋아해 줄 사람에게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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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80404142.jpg“어려운 결정을 하셨네요. 마음이 식었다고 해도 쉽지 않은 결정일 텐데.”

16560280404148.jpg“그냥 나다운 결정이었다고 해 두죠.”

16560280404142.jpg“구매 희망자는 그림을 아껴 줄 것으로 보이던가요?”

16560280404148.jpg“호크니를 많이 좋아하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찾은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 터였다. 나는 가만히 그에게 귀기울였고, 거기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그가 술술 털어놨다.

16560280404148.jpg“그런데도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찜찜함이 남았고, 도균이 생각났어요.”

16560280404142.jpg“왜 처음부터 그렇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16560280404148.jpg“말을 꺼내지 못했던 이유가 있어요. 나는 옥션에서 구매하는 건 좋아하지만, 한 번도 위탁을 한 적은 없어요.”

왜 김도균이 진작 위탁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는지 이해가 간다.

16560280404142.jpg“이유가 있으신가요?”

16560280404148.jpg“높은 가격에 따라 소장자가 결정되는 것이 싫었어요.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것이 반드시 그 작품을 더 신경 쓴다는 이야기는 아니잖아요. 꼭 나와 함께했던 작품들을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다. 이 부분은 옥션이 약한데,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까.

16560280404142.jpg“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제가 소장한 작품들이 아껴 줄 사람에게 가기를 바라니까요. 하지만 판매를 결정하는 순간, 그건 제 손을 떠나는 것 같아요.”

16560280404148.jpg“손을 떠난다구요?”

16560280404142.jpg“아껴 줄 사람 같아서 팔았다고 해도, 그 사람의 마음이 식어버리는 것까진 어떻게 하지 못하잖아요. 또 돈이 급해서 갑작스럽게 팔게 될 수도 있구요.”

16560280404148.jpg“그렇긴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까지는 해 주고 싶어요.”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16560280404142.jpg“옥션의 시스템상, 어떤 사람이 그걸 가져갈지 확언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약속해 드릴 수 있습니다.”

16560280404148.jpg“그게 뭐죠?”

16560280404142.jpg“작품을 살 만한 경제력을 가진 고객님께, 소장자가 이 작품을 얼마나 아꼈는지 전해 드리는 일 말입니다.”

물끄러미 나를 보던 터너가 입을 열었다.

16560280404148.jpg“지감 씨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군요.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인데도, 지감 씨가 말하니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균과 닮았어요.”

16560280404142.jpg“감사합니다.”

김도균과 닮았다는 말이 기분이 좋아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16560280404148.jpg“어떻게 할지 조금 더 고민해서 결정할게요.”

16560280404142.jpg“네. 그 고민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나는 그를 인천공항까지 다시 데려다 주었고, 그는 나의 배웅을 받으며 들어갔다. 그제야 김도균이 떠올라 전화를 걸었다.

1656028057048.jpg[지감 씨……. 미안해요. 정신이 없어서 연락도 못 했어요.]

16560280404142.jpg“괜찮습니다. 화가님은 괜찮으세요?”

1656028057048.jpg[네. 수술이 잘 끝나서 경과 보고 있어요. 의사가 괜찮을 것 같다고 하네요.]

16560280404142.jpg“다행입니다.”

목소리가 오전 통화한 것보다 많이 안정되어 있어 마음이 놓였다.

1656028057048.jpg[터너와 지금 같이 있어요?]

16560280404142.jpg“아니요. 방금 전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1656028057048.jpg[그랬군요.]

16560280404142.jpg“일본에 있는 구매 희망자에 미팅을 했는데, 총괄님이 생각나서 온 모양입니다.”

1656028057048.jpg[역시 눈치채고 있었군요.]

나는 조심스럽게 터너가 옥션에 대해 걸려 하는 것들을 말했다.

16560280404142.jpg“작품을 아껴 줄 사람을 찾기에 옥션이란 시스템이 걸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최대한 설득을 했지만,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1656028057048.jpg[수고했어요. 이야기 꺼내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정도면 훌륭해요.]

16560280404142.jpg“아닙니다.”

1656028057048.jpg[오늘 갑작스럽게 불러서 미안해요. 잘해 줘서 고맙구요. 내일 보죠.]

16560280404142.jpg“네!”

통화를 마친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 집 주차장으로 들어가 차에서 내리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고개를 돌리니 이수지의 수행원이 보였다.

16560280404142.jpg“여긴 어쩐 일이세요?”

16560280626062.jpg“한지감 씨 보러 왔어요.”

16560280404142.jpg“저를요?”

16560280626062.jpg“네. 여기서 이야기하긴 그러니, 근처 카페로 가죠.”

훽 등을 돌린 수행원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나는 이수지가 무슨 최후의 통첩 같은 것을 보낸 것은 아닌지 불안해졌다. 음료가 나오고 카페의 한 자리에 앉았다. 수행원은 태연하게 차를 마실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의 불안감은 극대화되었다.

16560280626062.jpg“관장님이 보내서 온 거 아니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16560280404142.jpg“그럼 왜……?”

16560280626062.jpg“입을 맞춰야 할 부분이 있어서요.”

내가 이수지의 수행원과 입을 맞출 부분이 있다고? 의아한 나를 보며 수행원은 막힘없이 말했다.

16560280626062.jpg“관장님은 한지감 씨의 성적 취향이 남다르다고 생각하고 계세요.”

16560280404142.jpg“제…… 성적 취향이요?”

왜 갑자기 성적 취향이 튀어나오는 걸까. 갸우뚱거리던 나는 곧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알아차렸다.

16560280404142.jpg“제가…… 동성애자라고 생각한다는 그런 말씀이신가요?”

16560280626062.jpg“네. 그렇지 않으면 관장님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시거든요. 성격, 아시잖아요.”

기가 막히다. 편견은 없지만, 그렇다고 성적 취향을 오해받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이건 성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좋고 싫고의 문제였다.

16560280626062.jpg“기분이 썩 좋진 않겠지만, 앞으로 계속 장단을 맞춰줬으면 해요.”

16560280404142.jpg“네에?”

경악하는 나를 보면서도 수행원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16560280626062.jpg“그럼. 사실을 알리는 것이 나을까요? 사실을 아시는 순간 탑 옥션이 뒤집어지고, 지감 씨도 많이 힘들어질 텐데?”

기분 상하게 한 것으로도 난리를 치는 이수지였다. 그런데 자신의 자존심이 짓밟혔다고 여긴다면 어떻게 나올지 상상도 할 수 없다. 탑 옥션에 나를 자르라고 위협하면서 갖가지 행동들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16560280404142.jpg“……어떤 말씀인지 알아들었습니다.”

16560280626062.jpg“어떤 행위를 하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쪽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만 해주세요.”

16560280404142.jpg“네. 그러죠.”

16560280626062.jpg“그럼 부탁드릴게요.”

일어선 수행원이 부탁의 마음을 담아 깍듯이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나는 몸에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았다.

16560280404142.jpg“그래……. 난리치는 것보다 이게 백배 낫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찝찝함을 떨쳐내기가 힘들었다. * 다음 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마쳤지만 식탁에서 밍기적거렸다. 회사에서 다영을 보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 그냥 아프다고 하고 회사 쨀까? 경환이 그런 나를 의아하게 봤다.

16560280647656.jpg“오늘 늦게 출근해도 되는 날이야?”

16560280404142.jpg“아니.”

16560280647656.jpg“그럼 왜 그렇게 밍기적거려?”

16560280404142.jpg“출근하기 싫어서.”

16560280647656.jpg“왜 갑자기 출근하기 싫은 건데?”

나는 힘없이 경환을 보며 말했다.

16560280404142.jpg“내가 잘못한 것도, 상대방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어색한 상황이 생겼거든.”

16560280647656.jpg“당장 오늘 피해 간다고 해도 내일은 어쩔 건데. 내일도 출근 안 할 거야?”

16560280404142.jpg“그렇지? 출근해야겠지?”

16560280647656.jpg“출근해서 괜히 자연스러운 척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 어색하다고. 그럼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16560280404142.jpg“그래. 그래야지.”

나는 푹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핸드폰을 보니 8시였다. 터너가 런던에 내렸을 시간이었다.

16560280404142.jpg“지금쯤 도착했겠지?”

그러고 보니 3시간 후면 곧 미션이 끝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때까지 터너의 답을 얻어내지 못하면 5단계는 실패였다. 일어서면서 뚫어져라 핸드폰을 보는데, 응답이라도 하듯 울렸다. 터너에게서 온 전화였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영어로 전화를 받았다.

16560280404142.jpg“터너 씨, 잘 도착하셨나요?”

16560280404148.jpg[네. 덕분에 잘 도착했어요. 내리자마자 지감 씨가 생각나서 전화했어요.]

16560280404142.jpg“기분이 좋네요.”

16560280404148.jpg[위탁에 대한 답도 해 주어야 할 것 같구요.]

나는 꿀꺽 마른 침을 삼키고 말했다.

16560280404142.jpg“말씀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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