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3화 김승재 (3) (143/226)

143화 김승재 (3)20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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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90873858.jpg“거기 어디야?”

16560290873863.jpg[A호텔 VIP 라운지요. 오게요? 여기 초대장 없으면 못 들어오는데?]

호텔이라는 단어가 나의 불안감을 더 자극시켰다.

16560290873858.jpg“당장 거기서 나와!”

16560290873863.jpg[왜 여기서 나가요. 지금부터 영업 시작인데!]

16560290873858.jpg“됐으니까 빨리…….”

그때 이 모든 일의 화근인 김승재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16560290873882.jpg[다영 씨. 정선케미컬 상무 소개시켜 줄까 하는데, 괜찮아요?]

16560290873863.jpg[저야 좋죠! 잠시만요. 오빠, 저 가 봐야 해요. 이따 통화해요.]

16560290873858.jpg“다영아!”

전화가 끊기는 소리가 들렸고,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다영은 받지 않았다.

16560290873858.jpg“잠깐, 정선케미컬 상무라고 했지?”

아마 이름이 박선호일 것이다. 그놈, 약 타서 여자 재우고 노출사진 찍는다는 안 좋은 소문이 돈 놈이다. 정선그룹에서 손을 써서 그냥저냥 넘어갔지만 말이다. 막연한 불안감이 실체가 되어 나타났다.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 나는 당장 집에서 나가 차에 올라타 A호텔을 향해 밟았다. 하지만 그냥 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VIP라운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초대장이 필요하다. 한시가 바쁜 상황에서 지금 당장 초대장을 구할 수는 없다.

16560290873858.jpg“그렇다면 초대장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할 수밖에…….”

나는 이수지에게 전화를 걸어, 다영에 대한 설명 없이 A호텔 VIP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이수지가 말했다.

16560290901121.jpg[다짜고짜 전화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16560290873858.jpg“그 안에 제가 위탁받고 싶은 그림의 소장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16560290901121.jpg[그럼 나한테 뭐 해줄 건데?]

이수지가 흥미를 느낄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그래. 이수지가 원하는 동시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16560290873858.jpg“관장님이 원하시는 미술품이 있을 때 제가 구해드리겠습니다. 단, 탑 옥션에 위탁된 물건은 제외하구요. 제가 골동상이었을 때 관장님이 원하시는 물건 항상 가져다 드렸던 것 기억하시죠?”

16560290901121.jpg[그럼, 기억하지. 알았어. 한 시간 정도 기다리면…….]

16560290873858.jpg“아니요. 지금 당장 오셔야 합니다. 소장자분이 오래 머무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요.”

16560290901121.jpg[도대체 누군데 그래? 내가 아예 직접 자리를 만들게.]

아이씨! 나는 지금 거길 들어가야 하거든! 이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것을 간신히 참고 말했다.

16560290873858.jpg“그런 인위적 만남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관장님.”

16560290901121.jpg[알았어. 한지감이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가줘야지. 지금 갈게.]

16560290873858.jpg“네. 최대한 빨리 부탁드려요.”

전화를 마친 나는 A호텔을 향해 미친 듯이 밟았다. * 그 시각, 김승재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정선케미컬 상무 박선호를 소개했다.

16560290873882.jpg“여긴 정선케미컬 상무 박선호예요. 저랑 친한 친구죠.”

16560290873863.jpg“안녕하세요. 탑 옥션 정다영입니다.”

정다영이 준비해온 명함을 건네자 박선호가 미소지으며 받았다. 안경을 쓴 박선호는 반듯한 모범생 느낌이 났다.

16560290930588.jpg“정선케미컬 박선호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는 쑥쓰러워하면서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고, 정다영도 자신의 명함을 주었다.

16560290930588.jpg“탑 옥션에서 스페셜리스트로 일하신다고 들었습니다.”

16560290873863.jpg“네. 고미술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6560290930588.jpg“그쪽을 전공하셨나요?”

16560290873863.jpg“현대미술을 전공했어요.”

현대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고미술팀에서 일하는 것이 신기한지, 박선호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16560290930588.jpg“그럴 수도 있군요.”

16560290873863.jpg“그럼요. 반대 경우도 있어요.”

16560290930588.jpg“어떤 경우인데요?”

16560290873863.jpg“골동상으로 일하다가 근현대미술팀에서 일하는 경우요.”

대화가 물 흐르듯이 흘러가자 김승재는 슬며시 자리를 옮겼다. 모든 것이 그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아까 한지감과 통화를 한 것 같아 그 부분이 걸리긴 하지만, 어차피 초대장 없이는 이곳에 들어오지 못한다. 음흉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떠올랐다. * 이수지와 함께 VIP라운지에 가자 보안직원이 막았다.

16560290930588.jpg“초대장 보여주세요.”

16560290901121.jpg“안 가져왔어.”

너무나 당당한 이수지의 태도에 보안직원은 잠시 당황했다. 나는 그 직원이 당황한 김에 빨리 나를 안으로 들여보내주길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빠르게 페이스를 찾았다.

16560290930588.jpg“그럼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16560290901121.jpg“이 파티 주최자가 내 남편이야. 몰라?”

16560290930588.jpg“알지만 규정상 안 됩니다. 전화를 하셔서 부르시면…….”

16560290901121.jpg“전화를 했는데 안 받는다고!”

이수지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소리를 지르자 직원들은 굳어버렸다. 상사로 보이는 직원이 다가왔다.

16560290930588.jpg“죄송합니다. 저희 직원이 교육을 잘못 받았습니다. 관장님께서는 들어가셔도 되는데, 이분은…….”

16560290901121.jpg“내 비서야. 내가 비서 없이 들어가야겠어?”

또 다시 이수지가 목소리를 높이자 직원은 알아서 기었다.

16560290930588.jpg“아닙니다. 어서 들어가시죠.”

16560290901121.jpg“진작 그럴 것이지.”

결국 이수지와 나는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16560290873858.jpg“많이 소리를 지르셨나 봐요. 직원들이 벌벌 떠네요.”

16560290901121.jpg“소리만 질렀으면 벌벌 안 떨지. 돈도 그만큼 썼거든.”

16560290873858.jpg“어쨌든 감사합니다.”

16560290901121.jpg“약속한 것 잊지 마.”

16560290873858.jpg“그럼요. 안 잊습니다.”

나는 안을 둘러보며 다영을 찾았지만, 사람이 많아서 잘 보이지 않았다.

16560290873858.jpg“이미 나간 거 아니야?”

오면서도 다영에게 전화를 몇 번 했지만 전원이 꺼져있었다. 불안한 마음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나는 방법을 바꿔 박선호를 찾아보기로 했다.

16560290873858.jpg“안경 끼고 모범생 이미지…….”

온몸의 촉각을 세운 결과 멀리 있는 박선호를 찾아냈다. 다가가면서 보니 사람들에 가려져 있었던 다영도 보였다. 다영의 키가 작아서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빨리 다가가 그 옆에 서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다가가기가 힘들었다. 거기에다 다영은 어지러운 듯 머리를 잡고, 박선호가 잡아주는 것이 아닌가. 다영을 부축하며 박선호가 움직이지 시작했다. 이미 약을 먹여 정신을 잃은 것 같다. 더 늦는다면 다영이 위험하다. 나는 사람들을 밀쳐내면서 돌진했다.

16560290930588.jpg“뭐야?”

16560290930588.jpg“왜 사람을 밀쳐?”

짜증 섞인 목소리들이 날아왔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라운지를 나가려는 박선호를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린 박선호가 의아한 눈으로 나를 봤다.

16560290930588.jpg“누구세요?”

내가 누구인지 알아서 뭐할 건데. 다영을 박선호에게서 떼어내려는데, 그녀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관자놀이를 눌렀다.

16560290873863.jpg“어? 오빠. 어떻게 들어왔어요?”

눈이 반쯤 감겨 있었지만 피곤해 보일 뿐 약을 먹은 느낌은 아니었다. 으응? 이게 뭐야? 나는 일단 한걸음 물러서기로 했다.

16560290873858.jpg“아. 근처에서 이수지 관장님 만나서 같이 들어왔어.”

16560290873863.jpg“그랬구나. 역시 수완이 좋아. 나는 이사님 빽으로 겨우 들어왔는데.”

박선호가 동그란 눈으로 물었다.

16560290930588.jpg“누구세요?”

16560290873863.jpg“아. 같은 회사 동료예요.”

그 말이 맞는데 왜 기분이 묘하게 나쁠까. 그 감정을 뒤로하고 나는 웃으며 말했다.

16560290873858.jpg“탑 옥션 한지감 책임입니다.”

16560290930588.jpg“정선케미컬 박선호입니다.”

소개만 했을 뿐인데도 다영을 사이에 두고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영이 계속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

16560290873863.jpg“저는 여기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요. 먼저 가볼게요.”

16560290930588.jpg“아니에요. 같이 나가요. 다영 씨.”

박선호가 부축하려는 것을 내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16560290873858.jpg“제가 하겠습니다.”

16560290930588.jpg“아. 네…….”

여자한테 약이나 먹이는 몰카범의 손이 다영에게 닿게 하고 싶진 않았다. VIP 라운지를 빠져나오자 한결 맑아진 공기에 다영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16560290873863.jpg“아. 살 것 같아.”

16560290930588.jpg“이제 좀 괜찮아요? 머리 아픈 거 사라졌어요?”

16560290873863.jpg“네. 어제 긴장해서 잠을 못 자서 그런가 봐요.”

16560290930588.jpg“공기가 탁해서 숨 쉬기도 힘들었죠?”

16560290873863.jpg“네. 죄송해요.”

이거 내가 안중에 없는 느낌이라 영 불쾌하지만, 내가 예상했던 상황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지켜보기로 했다. 싱긋 웃은 다영이 박선호에게 말했다.

16560290873863.jpg“저 때문에 괜히 나오셨네요. 얼른 들어가 보세요.”

16560290930588.jpg“아니에요. 저도 몸이 안 좋아서 가려던 참이었어요. 바래다줄게요. 같이 가요.”

정말 아쉬운 듯 다영이 말했다.

16560290873863.jpg“저도 같이 가고 싶은데, 약속이 있어서요. 몸이 안 좋아서 취소하려 했는데,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16560290930588.jpg“그럼 약속 장소까지만이라도…….”

16560290873863.jpg“근처라 걸어서 가면 될 것 같아요.”

16560290930588.jpg“아……. 그렇군요. 연락 드려도 되죠?”

16560290873863.jpg“그럼요.”

그 말에 박선호는 해맑은 미소를 짓고 라운지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상황을 지켜보던 내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16560290873858.jpg“뭐냐? 이 소개팅 같은 상황은?”

16560290873863.jpg“그렇게 보지 말아요. 나도 이런 상황인 줄 몰랐으니까. 배고프다. 밥이나 먹으러 가요.”

16560290873858.jpg“머리 아프다며?”

16560290873863.jpg“그게 진짜겠어요? 빠져 나오고 싶어서 그런 거지.”

그러면서 다영은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보고 말했다.

16560290873863.jpg“빨리 와요. 진짜 배고프단 말이에요.”

16560290873858.jpg“간다. 가!”

  * 국밥집으로 향한 다영은 수육까지 대자로 시키고, 정신없이 먹어대기 시작했다. 국밥과 수육을 거의 거덜내고 나서야 의자에 깊게 기대 말했다.

16560290873863.jpg“아……. 배불러.”

16560290873858.jpg“그렇게 먹었으니 배가 안 부를 수가 없지. 이제 말해봐. 어떻게 된 거야?”

16560290873863.jpg“어떻게 되긴요. 나는 손님 소개 받으러 갔는데 상대는 소개팅하러 나온 상황이라, 당황해서 튄 거죠.”

욕이 나오는 건 간신히 참고 말했다.

16560290873858.jpg“그게 어떻게 소개팅이야. 넌 성범죄에 이용당할 뻔했거든?”

16560290873863.jpg“아. 그거 소문 진짜 아니에요.”

16560290873858.jpg“무슨 소리야. 박선호 몰카 찍어서 돌린다는 소리가 파다했는데. 그것도 자기 회사 직원을 상대로!”

물을 마신 다영이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16560290873863.jpg“제 중학교 동창이 정선케미컬 다니거든요. 그런데 사건의 피해자라고 불렸던 그분, 원래 관심있는 남자한테 노출 사진을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16560290873858.jpg“자기가 찍지 않았어도 유포시킨 건 박선호 맞잖아.”

16560290873863.jpg“아니에요. 그 전에 그분이 썸 탔던 돌싱 부장이 있었는데, 자기를 버리고 박선호로 갈아탔다는 데 빡쳐서 박선호 핸드폰을 훔쳐서 사진을 유포했대요. 겉에서 보기엔 박선호가 한 것처럼 보였던 거죠. 경찰에서 조사를 하면서 다 밝혀지긴 했지만요.”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16560290873858.jpg“그건 박선호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 아니야?”

16560290873863.jpg“뭐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꽤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회사에서 그런 일을 벌였으면 피해자가 한 명만 있을 리가 없거든요. 피해자가 더 나왔어야 하는데, 그런데 그 여자분을 제외하곤 없었어요.”

16560290873858.jpg“가면을 잘 쓴 것일 수도 있지.”

16560290873863.jpg“그럴 수도 있죠. 그래서 찜찜해서 도망 나왔잖아요.”

문득 이런 정보를 언제 다 알았는지 궁금해졌다.

16560290873858.jpg“박선호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16560290873863.jpg“파티 가기 전해 조사 좀 했죠. 박선호뿐만 아니라 김승재 주변인물들에 대해서 다 조사했어요. 이야기가 이어지려면 관심사도 알아야 하고, 그리고 정말 문제 될 만한 상황이 생기면 빠져나와야 하니까.”

프로다운 다영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게 보였다.

16560290873858.jpg“완전 프로네.”

16560290873863.jpg“그럼요. 저도 3년차거든요? 갤러리까지 더하면 4년차고. 이 정도는 기본이죠. 오늘 와준 건 고마운데, 또 이러진 말아요. 오빠의 성장이 너무 눈부셔서 그렇지, 이제 제 앞가림 정도는 제가 한답니다.”

16560290873858.jpg“알았다. 관심 끌게.”

16560290873863.jpg“네. 그래 주세요.”

단호하게 답하는 다영의 모습이 조금은 서운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아까 연락하겠다는 박선호의 말이 떠올랐다.

16560290873858.jpg“박선호한테 연락 오면 어떻게 할 거야?”

16560290873863.jpg“비지니스면 받아주고, 아니면 거리를 둬야죠.”

16560290873858.jpg“왜, 몰카범 아니라서 괜찮다며. 거기에다 재벌가잖아.”

16560290873863.jpg“괜찮다고는 안 했거든요. 그럴 확률이 높다는 거지. 그리고 재벌가는 관심 없어요.”

나는 의아한 듯 고개를 저었다.

16560290873858.jpg“신데렐라 되는 거잖아. 모든 여자들의 꿈 아닌가?”

16560290873863.jpg“무슨 조선시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결혼할 남자가 부자이기보단 자기가 부자였음 좋겠다고 대다수의 여자들이 생각할걸요. 로또 당첨 외엔 이루어질 확률이 적어서 문제지만.”

무언가 떠올린 다영이 풋 웃었다.

16560290873858.jpg“왜 웃어?”

16560290873863.jpg“아는 언니가 전에 해준 얘기가 떠올라서요. 그 언니가 남자를 고르는 딱 하나의 조건이 뭔 줄 알아요?”

16560290873858.jpg“……돈?”

16560290873863.jpg“아니에요. 얼굴이에요. 적어도 손은 잡고 입술은 부빌 수 있어야 하지 않냐고!”

깔깔깔 웃는 다영을 보니 시대가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6560290873858.jpg“그래도 경제적으로 풍족한 거 무시 못 하잖아.”

16560290873863.jpg“무시 못 하죠. 저도 상대방이 저보다 조금 더 잘 살면 좋겠단 생각은 해요. 제가 밥 사먹을 돈이 있다면, 상대방은 밥 사먹고 디저트 먹을 돈까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 이상은 별로예요. 살아온 세상이 다르면 같이 가기 힘들더라구요.”

16560290873858.jpg“나랑 비슷하네.”

내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다영은 핸드폰 화면만 봤다. 괜히 열이 받아 다시 말했다.

16560290873858.jpg“비슷하다는 말 들었어?”

16560290873863.jpg“네네. 들었습니다. 들었어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기는 태도가 어쩐지 섭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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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대에 누운 시계를 보니 12시 조금 전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16560290873858.jpg“어젠 다영이 때문에 식겁하고, 오늘은 경매사 연습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피곤해서인지 스르륵 잠이 들었다. 다시 눈을 뜬 건 시끄러운 핸드폰 벨소리 때문이었다. 벌써 아침인가 했지만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 핸드폰을 급하게 보니 가인 갤러리 이수현 작가에게서 전화가 오고 있었다. 나는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16560290873858.jpg“작가님.”

16560290930588.jpg[한 책임님……. 살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쿵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16560290873858.jpg“이수현 작가님! 이수현 작가님!”

애타게 불렀지만 그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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