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3화 교토에서 (2) (153/226)

153화 교토에서 (2)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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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94238324.jpg“5점만 위탁하셔도 됩니다. 아니 위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교토 골동상’의 권리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왜 30점이 5점이 되었는지 그 이유는 알아야겠습니다.”

망설이던 사카모토 사장이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16560294238331.jpg“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16560294238324.jpg“두서없어도 좋습니다. 솔직하게만 말씀해 주세요.”

16560294238331.jpg“아들은 일반 사람들하고 조금 다릅니다……. 이성보다는 동성에게 끌리죠.”

16560294238324.jpg“그렇군요.”

동성애자라는 것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사카모토 사장은 힘들어했다.

16560294238331.jpg“그것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힘들어했습니다. 도쿄에 있는 가게에서도 그 때문에 따돌림을 당한 모양이더군요.”

16560294238324.jpg“…….”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탑 옥션 경매팀에서 일하는 사람 중 지방대 학력은 나뿐이다. 이제는 괜찮아졌지만 예전에는 그 사실이 나를 움츠러들게 했다. 학력만으로도 이런데, 성 정체성의 문제라면 얼마나 더 힘들겠는가. 어려운 문제라는 것은 충분히 알겠지만 그것이 왜 현재 상황과 연관이 되는지 의아했다.

16560294238324.jpg“많이 힘드셨겠습니다.”

16560294238331.jpg“저는 괜찮았습니다. 아들이 힘들었죠. 아들이 일하는 골동품 가게는 우리 가게보다 더 한국과의 교류가 활발한 곳입니다.”

마른 침을 삼키며 그는 말을 이어갔다.

16560294238331.jpg“1년 전쯤 우연히 서울에서 온 돈 많은 손님을 모시게 됐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한국어를 잘해서 담당하게 된 거죠. 그 손님은 현성 그룹의 막내 따님이었습니다. 이름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감이 왔다.

16560294238324.jpg“이수지입니다.”

16560294238331.jpg“네. 맞아요. 일이 끝나고 술에 취해 한지감 씨에 대한 이야기를 한 모양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동성애자여서 자기가 현재의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죠.”

이름도 특이하고, 같은 업계에서 자신과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들었다.

16560294238324.jpg“저에 대해 막연한 동질감을 느꼈군요.”

16560294238331.jpg“네. 하지만 오늘 리무진에서, 또 가게에서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16560294238324.jpg“……이제 확실히 알겠습니다.”

그는 어렵지 않게 내가 다영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막연한 동질감은 배신감으로 변했을 것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힘들게 지키고 있는 그의 정체성을 욕보인 꼴이 되었고, 그래서 소스케는 말을 바꿔 5점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

16560294238331.jpg“말도 안 되는 이유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 책임님이 오시기 전에 아들이 왔습니다. 공과 사도 구분하지 못하는 거냐고 다그치자 펑펑 눈물을 흘리더군요. 아들 또한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는 말을 이어 갔다.

16560294238331.jpg“당연히 원래 약속했던 대로 30점을 위탁드려야 하지만…… 아비인지라 그런 모자란 아들을 모른 척할 수 없습니다…….”

16560294238324.jpg“…….”

소스케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또한 사카모토 사장이 왜 아들의 말을 거절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갔다. 사적인 일을 공적인 일에 끌어들이면 안 된다고 하지만, 소스케에게는 성 정체성을 부정하게 이용한 사람으로 보였을 터였다. 의도치 않게 나는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조용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16560294238324.jpg“다시 한번 소스케 씨를 만나고 싶습니다. 위탁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한 사과는 드리고 싶습니다. 자리를 마련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내가 연락을 한다면 십중팔구 거절하겠지만, 아버지인 사카모토 사장이 말한다면 다를지도 모른다. 고민하던 사카모토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16560294238331.jpg“네. 만들어 보겠습니다.”

  * 놀란 다영의 눈이 동그래졌다.

16560294294459.jpg“오빠. 동성애자라고 이수지한테 거짓말했던 거예요?”

16560294238324.jpg“동성애자라고 확실하게 말은 하지 않았어. 다만 부정하지 않았지. 수행원이 그렇게 부탁하기도 했고…….”

16560294294459.jpg“그편이 쉽게 넘어가는 방법이니까요. 쉽게 쉽게 가려다가 훅 가셨네요.”

16560294238324.jpg“야……!”

눈을 부릅뜬 나를 보며 다영이 애교스런 표정을 지었다.

16560294294459.jpg“안타까워서 그래요. 안타까워서!”

전혀 안타까워 보이지 않는데도 애교에 불쾌한 감정이 사르르 날아간다. 이런 내가 정말 바보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가 없다.

16560294238324.jpg“그래. 내가 등신이다. 그것도 상등신!”

자작하려는 나를 말리며 다영이 술을 따라 주었다.

16560294294459.jpg“이렇게 제가 있는데 왜 청승맞게 자작은 하구 그래요.”

16560294238324.jpg“기분 좋아 보인다?”

16560294294459.jpg“시무룩한 사람 앞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20점 위탁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16560294238324.jpg“다행이다. 고미술품만으로 옥션을 하진 못해도, 적어도 몇 점은 보여줄 수 있는 거잖아.”

어깨를 늘어트린 나를 보면서 다영이 미간을 좁혔다.

16560294294459.jpg“설마 벌써 포기한 건 아니죠?”

16560294238324.jpg“포기는 안 했는데, 현실적으로 힘들잖아. 천 회장도, 사카모토 사장도 날아갔으니까.”

16560294294459.jpg“총괄님이 홍콩에 소장자 소개시켜 주기로 했다면서요.”

16560294238324.jpg“50점 위탁받고, 네가 받은 것까지 합해도 70점이야. 30점을 어디서 채워……. 내가 약속받은 시간은 일주일이고, 이제 5일밖에 안 남았다.”

나를 위로하려 다영은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16560294294459.jpg“5일이나 남았죠.”

16560294238324.jpg“홍콩에 이틀 뒤에 가기로 했으니까, 현실적으로 남는 건 5일도 아닌 3일이야.”

16560294294459.jpg“3일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구요. 오빠는 한지감이에요. 뛰어난 감정사이자 스페셜리스트, 강남 건물주라구요. 여태까지 이것보다 더한 일들도 잘 넘겼잖아요. 그런데 왜 약한 소리를 해요?”

16560294238324.jpg“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가, 좀 지쳤나 봐.”

16560294294459.jpg“아닌 것 같은데.”

눈을 가느다랗게 뜬 다영이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를 보냈다.

16560294238324.jpg“아니면 뭔데?”

16560294294459.jpg“저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은 거 아니에요? 오늘 호텔에서 확 껴안을 때부터 수상했어.”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고 목소리가 올라갔다.

16560294238324.jpg“내가 무슨 어리광을 부려? 나이는 네가 어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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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덕분에 가게 안의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봤고, 나는 일일이 고개를 숙여 미안함을 전했다. 화근을 제공한 사람이 되레 나를 나무라듯 봤다.

16560294294459.jpg“창피해.”

16560294238324.jpg“야……! 네가 이상한 말 하니까 이 사단이 난 거잖아! 어리광을 피우긴 누가 피워.”

나는 흥분해서 말을 하면서도 주변을 의식해 목소리를 낮췄다.

16560294294459.jpg“농담이었어요. 왜 그렇게 흥분을 해요? 누가 보면 진짜 어리광 피운 줄 알겠네.”

16560294238324.jpg“말도 안 되는 말을 하니까 그렇지.”

16560294294459.jpg“그리고 어리광이 꼭 어린 사람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잖아요. 의지가 되는 상대라면 어리광 피고 싶지 않나. 나는 오빠한테 그런데, 오빠는 안 그래요?”

16560294238324.jpg“난 안 그래.”

너무하다는 듯이 다영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16560294294459.jpg“쳇. 내가 어지간히 의지가 안 되나 보네.”

16560294238324.jpg“그래. 의지가 안 된다!”

16560294294459.jpg“다음부터 뭐 할 때 도와주나 봐라.”

많이 서운한지 얼굴이 부루퉁해졌다. 대화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6560294238324.jpg“홍도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아?”

내가 던진 미끼를 다영은 단번에 물었다.

16560294294459.jpg“어떻게 됐어요?”

16560294238324.jpg“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중국 골동품 주로 거래하는 골동상 말로는 진품 같대.”

부루퉁한 적이 없던 사람처럼 다영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16560294294459.jpg“만약 진품이라면 가격이 어느 정도 된대요?”

16560294238324.jpg“진품이라면 못해도 100억은 된대.”

16560294294459.jpg“100억? 완전 로또네. 그 홍도관 내가 살걸…….”

16560294238324.jpg“아직 확실한 거 아니야.”

16560294294459.jpg“확실하지 않더라도, 꿈이라도 꾸는 것이 어디에요.”

나는 힘없이 말했다.

16560294238324.jpg“오늘 기운이 없어서인지 그렇게 좋게 생각이 안 든다.”

16560294294459.jpg“만약 정말 100억이면 어떻게 할 거예요?”

16560294238324.jpg“건물 하나 더 사고, 얼마는 기부하려구.”

16560294294459.jpg“그 기부 저한테 하는 건 어때요?”

픽 웃음이 났다.

16560294238324.jpg“뭐하고 싶은데?”

16560294294459.jpg“집 사고 싶어서요.”

16560294238324.jpg“알았어. 작은 집이라도 사줄게.”

다영이 어이없다는 눈으로 나를 봤다.

16560294294459.jpg“공수표라고 너무 남발하는 거 아니에요?”

16560294238324.jpg“공수표 남발하는 것 내 스타일 아니야. 너는 나를 그렇게 모르냐?”

16560294294459.jpg“알았어요. 두고 볼게요.”

16560294238324.jpg“그래. 두고 봐라.”

다영은 내가 집을 사 줄 거라고는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슬쩍 내 눈치를 본 다영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16560294294459.jpg“내일 소스케하고 만나기로 했다면서요. 어떻게 할 거예요?”

16560294238324.jpg“나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바람이 있다면, 나 때문에 다쳤던 마음이 괜찮아졌으면 좋겠어.”

  * 다음 날 오전부터 호텔 카페에서 소스케를 만났다. 나를 만나는 것이 불편한지 그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애써 웃으면서 한국어로 말했다.

16560294238324.jpg“나와 줘서 고마워요.”

16560294238331.jpg“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지만, 30점 위탁할 마음은…….”

나는 그의 말을 잘랐다.

16560294238324.jpg“위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나온 것 아니에요.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줘서 사과하러 나온 거예요.”

16560294238331.jpg“동성애자라고 거짓말을 하는 분이 그런 순수한 목적으로 나왔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의 차가운 반응에도 나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16560294238324.jpg“순수한 목적으로 나왔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아도 돼요. 그저 제 말을 들어주세요. 이수지 관장에게 고백받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거절했어요.”

16560294238331.jpg“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동성애자란 거짓말을 한 건가요?”

16560294238324.jpg“믿지 않겠지만, 내가 그런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에요. 이 관장이 자기애가 강한 편이라 멋대로 그렇게 생각했고, 그런 이 관장을 두려워했던 수행원에게서 부정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받았어요. 저도 이 관장의 폭주가 두려워서 해명하지 않았구요.”

굳었던 표정이 조금 풀리더니 감정이 격해졌다.

16560294238331.jpg“그래요. 당신 입장에서는 내가 유별을 떤다고 생각하겠죠. 모두 좋게 넘어가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었을 뿐인데, 그걸 문제삼는다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16560294238324.jpg“당신에게 상처를 주려고 했던 행동은 아니지만, 나도 당신의 입장이라면 상처 받았을 거예요.”

16560294238331.jpg“…….”

그는 내 말이 진심이라 여기지 않는 듯했다.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지 않은 순간 나는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힌 것 같다. 억울한 마음을 뒤로하고 차분하게 말했다.

16560294238324.jpg“대학생 때 친구를 보러 여대에 간 적이 있어요.”

16560294238331.jpg“그런데요?”

16560294238324.jpg“지나가는 사람마다 다 나를 쳐다보더라구요. 조금 있으니까 그런 시선들은 줄어들었어요. 하지만 나는 여자가 아니니까 움츠러들더라구요. 거기 있는 사람들이 나를 공격한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다수에 속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 짧은 시간에 뼈저리게 경험했다. 딱히 사람들이 뭐라고 하지 않아도 움츠러든다.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말을 이어갔다.

16560294238324.jpg“다수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움츠러드는데, 누군가 그걸 이용한 거잖아요.”

16560294238331.jpg“…….”

소스케의 눈동자가 흔들리면서 동요가 일었다. 나를 용서하고 싶은 마음과 용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싸우는 듯했다.

16560294238324.jpg“날 용서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난 소스케 씨의 상처가 아물길 바라요.”

눈시울이 붉어진 그가 벌떡 일어났다.

16560294238331.jpg“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빠른 걸음으로 카페를 나선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돌아왔다.

16560294238331.jpg“……한지감 씨가 정말 미안해한다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사과 받을게요.”

16560294238324.jpg“고마워요.”

16560294238331.jpg“전화로 아버지께, 예정대로 30점을 위탁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16560294238324.jpg“정말 그러실 필요…….”

이번에는 소스케가 내 말을 잘랐다.

16560294238331.jpg“사과를 받았으니 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이유는 없어요. ‘명품 골동상’과 ‘교토 골동품’의 20년의 관계 면에서도 그렇구요.”

16560294238324.jpg“감사합니다.”

다시 벌떡 일어난 소스케가 90도로 머리를 숙여 나는 당황했다.

16560294238331.jpg“공과 사를 분별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16560294238324.jpg“괜찮아요. 그만 고개를 드세요.”

그제야 소스케는 고개를 들었고, 서로 사과했기에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서로를 봤다. 카페에서 나오면서 그가 물었다.

16560294238331.jpg“아직 고백은 하지 않은 상태죠?”

16560294238324.jpg“네…….”

16560294238331.jpg“빨리 고백하세요. 이러다 놓치겠어요.”

16560294238324.jpg“저도 그러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요.”

그런 나를 보면서 소스케가 픽 웃었다.

16560294238331.jpg“사랑에 여의치 않은 사정은 없어요. 타이밍을 놓치면 영영 기회는 사라져버릴지도 몰라요.”

16560294238324.jpg“조언 고마워요.”

16560294238331.jpg“다음엔 골동상 주인과 스페셜리스트로 보죠.”

16560294238324.jpg“네. 기대할게요.”

그는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기회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그의 말이 귓가에서 맴돌았다. 핸드폰이 울려 액정을 보니 아버지에게 온 전화였다.

16560294238324.jpg“아버지.”

16560294514193.jpg[그 홍도관, 진짜다. 상나라 마지막 황제 주왕이 전쟁 직전 점괘를 새긴 옹기라는구나.]

상나라, 주왕, 전쟁 세 키워드가 합쳐지면서 머릿속에는 한 가지 단어가 떠올랐다.

16560294238324.jpg“설마. 목야전투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16560294514193.jpg[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목야전투는 상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과 주나라의 무왕이 벌인 결전으로, 기원전 11세기경에 일어났다. 지금으로부터 3,000년도 더 된 오래전의 일이다. 여기서 나오는 상나라 주왕은 그 유명한 경국지색 달기를 애첩으로 들인 바로 그 왕이다.

16560294238324.jpg“정말요?”

16560294514193.jpg[그래. 시가가 1500억은 되는 물건이야!]

150억도 아니고 1500억?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은 숫자라 멍해졌다. 그때 머릿속에 천 회장을 설득할 묘안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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