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7화 기회 (2) (177/226)

177화 기회 (2)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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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302723825.jpg“네. 저는 한지감 씨를 스카웃하기 위해 왔습니다.”

16560302723829.jpg“절 스카웃하기 위해 오셨다구요?”

16560302723825.jpg“네.”

뉴욕에서 이곳까지 나를 스카웃하기 위해 왔다니, 너무 갑작스러웠다. 상식적으로 나를 스카웃하려면 약속을 잡고 오는 것이 맞지 않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루카스가 말했다.

16560302723825.jpg“전화를 하고 오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요. 꼭 뵙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런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16560302723829.jpg“무례라고 할 거까진 없지만, 저를 스카웃하고 싶은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가 입을 열었다.

16560302723825.jpg“홍콩 지점에 있는 동료가 한지감 씨의 경매를 인상적으로 봤다고 하더군요.”

16560302723829.jpg“아…… 보셨군요.”

16560302723825.jpg“홍콩 옥션에 있는 사람들은 아마 다 보러 갔을 겁니다. 보지 않아도 그 소문을 익히 들었을 거구요.”

16560302723829.jpg“몰랐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군요.”

아트21 이외에도 업계 사람들이 많이도 온 모양이었다. 하긴, 궁금했겠지. 당일에 경매사가 도망간 이 미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 경매할 때 구경꾼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막연하게 경매사가 도망간 게 소문난 모양이라고 넘겼지만, 그 구경꾼들 중에서 업계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유명세에 어색한 미소가 나왔다. 그런 나를 보면서 루카스가 말했다.

16560302723825.jpg“있는 그대로 좋아해도 됩니다. 그럴 만한 일이었으니까요.”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16560302723829.jpg“그렇다고 해도 저를 스카웃하러 온 건 의외인데요.”

16560302723825.jpg“아니요. 홍도관을 손에 넣을 정도로 미술품 보는 눈이 있고, ‘예술가의 초상’을 위탁받을 정도로 신뢰 받고, 2시간 전에 펑크난 경매를 낙찰률 100%로 이끄는 사람은 누구나 데려오고 싶어 하죠. 제가 연락하기 전에도 다른 곳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어요?”

16560302723829.jpg“아니요. 안 왔습니다.”

16560302723825.jpg“곧 올 겁니다.”

정작 본인인 나는 얼떨떨한데 비해, 로버트는 앞으로의 상황을 확신하고 있었다. 기대 받는 것이 좋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럽다.

16560302723829.jpg“경매사로 선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홍콩지점 낙찰률 100%는 동료분들이 한마음으로 도와주셔서 이룰 수 있었던 겁니다.”

16560302723825.jpg“겸손함까지. 한지감 씨는 정말 다 가지고 있군요!”

그가 흐뭇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고 말을 이어갔다.

16560302723825.jpg“점점 볼수록 탐이 납니다. 함께 뉴욕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6560302723829.jpg“모든 미술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죠.”

16560302723825.jpg“지감 씨가 지금 받는 연봉이 3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집은 회사에서 따로 마련해 드릴 겁니다.”

집까지 마련해 준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건 그만큼 나를 탐내고 있다는 뜻도 됐기에 기분이 좋았다.

16560302723829.jpg“좋은 제안 감사드립니다. 바로 답해드리고 싶지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16560302723825.jpg“기꺼이 기다리죠.”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외국 번호가 액정에 떴다. 받지 않을까 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16560302723829.jpg“여보세요?”

16560302723825.jpg[런던 소더비에서 근무하는 제니입니다.]

16560302723829.jpg“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16560302723825.jpg[네. 덕분에 잘 지냈어요. 잠깐 전화 가능하실까요?]

16560302723829.jpg“네. 말씀하세요.”

이게 무슨 일이지? 방금 전에 크리스티 직원을 만났는데 바로 소더비의 전화를 받다니.

16560302723825.jpg[한지감 씨를 스카웃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로버트의 말이 맞는 것 같다. *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다영이 동그란 눈을 떴다.

16560302780071.jpg“크리스티랑 소더비에서 연락을 받았다구요?”

16560302723829.jpg“응. 아트21에서도 연락 왔어. 자기들이랑 해볼 생각 없냐고. 린 사장이 뉴욕에도 진출할 생각이 있더라구…….”

16560302780071.jpg“와…….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연락을 받은 나도 이 상황이 잘 믿기지 않았다.

16560302723829.jpg“그러니까 말이야. 신기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뭔가 짜기라도 한 것처럼 연락이 오더라구.”

얼떨떨해하는 나를 다영은 물끄러미 바라보다 물었다.

16560302780071.jpg“어디로 가고 싶어요?”

16560302723829.jpg“다 매력적이긴 하지. ……매력적이긴 한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 외국에서 생활해본 적도 없고……. 너는 어때?”

16560302780071.jpg“복잡해요. 오빠 미래를 생각하면 가는 게 좋은데, 롱디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다영이 시무룩해 보여 나는 일부러 놀렸다.

16560302723829.jpg“부러운 건 왜 쏙 빼?”

16560302780071.jpg“그건 말 안 해도 오빠가 이미 알고 있잖아요!”

욱한 다영이 나를 흘겨봤다.

16560302723829.jpg“그래! 차라리 이렇게 흘겨봐.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시무룩하지 말고. 갈지 안 갈지, 아직 정하지도 않았으니까.”

16560302780071.jpg“계속 한국에 남고 싶은 생각도 있는 거예요?”

16560302723829.jpg“응. 이제 막 경매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어. 지금 외국으로 가는 건 너무 급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 무엇보다…….”

다영은 내가 무슨 뜻으로 말하는지 쉽게 알아들었다.

16560302780071.jpg“쫓기듯이 가고 싶진 않은 거죠?”

16560302723829.jpg“응. 김승재가 나를 이렇게 엿먹였는데, 지금 가면 도망치는 꼴이잖아. 그런데 한편으로는 회사에 불이익이 갈까 봐 불안하기도 하고.”

16560302780071.jpg“김승재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16560302723829.jpg“생각 중이야.”

육참골단(肉斬骨斷), 나의 살을 내어줬으니, 김승재의 뼈를 취할 것이다. *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이 비서에게 전화를 받았다. 진 회장에 대한 일일 거라 생각하면서 나는 전화를 받았다.

16560302723829.jpg“네. 이 비서님.”

16560302835058.jpg[대표님께서 지금 뵙기를 원하시는데, 시간 괜찮으십니까?]

그제야 내가 예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크리스티, 크리스티 등에서 나에게 스카웃 제의를 한 것을 들은 모양이다.

16560302723829.jpg“네.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나는 바로 대표실로 올라가 황덕현과 마주했다. 그는 언제나처럼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로 나를 맞아 주었다.

16560302835071.jpg“어서 와요, 한 책임. 바쁜데 부른 거 아니죠?”

16560302723829.jpg“아닙니다.”

16560302835071.jpg“차 한잔 해요.”

테이블에 세팅된 녹차를 마시면서 나는 그가 말을 꺼내길 기다렸다.

16560302835071.jpg“이번 홍콩 경매,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16560302723829.jpg“감사합니다.”

처음부터 스카웃 제안 이야기를 꺼내기는 껄그러웠나 보다.

16560302835071.jpg“많이 당황스러웠을 텐데, 잘해 줘서 고마워요.”

16560302723829.jpg“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가능했습니다.”

16560302835071.jpg“나는 한 책임 그런 점이 좋아요. 잘났지만 자기만 알지 않는 것. 그래서 한 책임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는 물 흐르듯 자연스레 말을 이어갔다.

16560302835071.jpg“소더비와 크리스티에서 제안을 받았다면서요?”

16560302723829.jpg“네. 들으셨군요.”

16560302835071.jpg“기분 나빠하지 말아요. 일부러 알아본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알게 됐어요. 이 자리에 있으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들어오거든요.”

16560302723829.jpg“압니다.”

그 정도 정보를 알지 못하면서 대표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싱긋 웃으면서 황덕현이 말을 이어갔다.

16560302835071.jpg“크리스티와 소더비에 더 끌리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한 책임 같은 인재를 그냥 보내고 싶진 않아서 불렀어요. 팀장이 되는 건 어때요?”

3년 차에 책임을 단 것도 빠른데, 팀장까지 다는 건 보기 안 좋을 것 같다.

16560302723829.jpg“보기에 안 좋지 않을까요?”

16560302835071.jpg“다른 사람이라면 납득 못하겠지만 한 책임이라면 납득할 거예요. 2시간 전에 도망간 경매사 대신 서서 100%의 낙찰률을 낸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니까.”

16560302723829.jpg“제가 받아들인다면, 제 팀은 뭘 맡습니까?”

근현대미술은 서 팀장이 맡고 있었고, 고미술은 지 팀장이, 온라인 경매는 이 팀장이 맡고 있었다.

16560302835071.jpg“신인 작가 후원경매 전담팀을 만들고, 직원 2명을 새로 뽑을 생각입니다.”

직원을 새로 뽑는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지금의 말대로라면 신인 작가 후원 경매를 키울 생각이 확실한 것이다.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가 말을 이어 갔다.

16560302835071.jpg“안 그래도 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 뽑아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던 중이었어요. 서 팀장이 아프니까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로운 팀장을 뽑는다면 그 자리에 한 책임이 가장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요. 전담팀이 생긴다면 현재 규모에서 늘려야 할 거예요.”

16560302723829.jpg“당연하죠.”

인건비가 더 들어가는 만큼 그만큼의 이익을 더 창출해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나는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16560302723829.jpg“좋은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민할 시간은 조금만 주십시오.”

16560302835071.jpg“그러죠.”

대표실에서 나오자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신인 작가 후원 경매는 처음부터 내가 기획했고 애정이 있었다. 또한 팀장이 되어 팀을 꾸려 가는 것도 내가 해보지 못한 경험이다. 해외로 가면 경매사로 활동해도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입지는 크지 않을 터였다. 또한 인종적인 문제를 제대로 뛰어넘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유명 옥션 회사에서 동양인이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경우는 있어도, 경매사로 이름을 날린 경우는 없다.

16560302723829.jpg“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선택지 때문에 나는 쉬이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문득 김승재에게 어떻게 갚아 줘야 할지가 떠올랐다. 선택은 잠시 미루어 놓는다 해도, 김승재에게 약속대로 갚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어떤 방향이든 찜찜함이 없이 결정할 수 있다. 김태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16560302723829.jpg“형.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어요.”

  * 삼원그룹 회장실로 들어서는 김승재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수지와의 이혼으로 인해 아버지인 김 회장의 심기가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홍콩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이후에는 평소와 달리 재단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김 회장은 의자에 푹 기대어 창밖을 보고 있었기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애써 긴장감을 지운 김승재가 밝게 말했다.

16560302918375.jpg“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16560302723825.jpg“…….”

그때 비서가 김 회장에게 다가가 속삭였고, 김 회장이 나지막이 말했다.

16560302723825.jpg“……들어오라고 해.”

16560302723825.jpg“네.”

16560302918375.jpg“누구 부르셨어요?”

김 회장도, 비서도 김승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비서가 고개를 떨군 채 문을 열었고, 김승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들어섰다. 한지감이었다. 한지감을 보고 흥분한 김승재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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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302918375.jpg“여긴 너 같은 놈들이 감히 들어올 수 있는 데가 아니야!”

16560302723825.jpg“내가 불렀다. 말해보지. 여기 자네가 왜 왔는지.”

차분하게 김승재를 보면서 한지감은 말했다.

16560302723829.jpg“삼원재단 이사인 김승재 이사님이 사람을 고용해 탑 옥션에서 고의적으로 낙찰 철회하는 일을 벌이고, 얼마 전에는 홍콩 지점의 경매사를 경매 직전에 빼돌리셨습니다.”

16560302918375.jpg“지금 아버지 앞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헛소리하지 말고 당장 꺼져!”

16560302723829.jpg“헛소리가 아니란 건 본인이 더 잘 아실 텐데요. 어제 니콜라스와 연락이 닿아서 모든 내용을 다 들었습니다. 뉴욕에서 일을 그만뒀을 때 이사님에게서 연락이 왔다구요.”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고 김승재가 한지감의 멱살을 잡았다

16560302918375.jpg“헛소리하지 말랬지?”

한지감은 힘으로 김승재의 손을 떼어내며 귓가에 속삭였다.

16560302723829.jpg“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죠. 또 한번 이런 일 있으면 그땐 가만히 안 있는다구요. 약속을 어긴 건 이사님이에요. 제가 아니라.”

매서운 눈빛에 겁을 먹은 김승재가 뒷걸음쳤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한지감은 김 회장을 보며 말했다.

16560302723829.jpg“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로 뵙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16560302723825.jpg“…….”

김 회장이 턱짓하자 비서가 한지감은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렇게 회장실에는 김 회장과 김승재 둘만이 남았다. 김승재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16560302918375.jpg“모함이에요! 제가 왜 그런 일을 하겠어요. 저 말도 안 되는 말, 믿으시는 거 아니죠?”

김 회장이 일어서 김승재가 앉은 소파로 저벅저벅 걸어가 서류뭉치를 테이블에 뿌렸다. 테이블에는 김승재가 흥신소 직원과 니콜라스를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돈을 보낸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김승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16560302918375.jpg“아……아버지…….”

16560302723825.jpg“엉뚱한 짓을 하고 다녔더구나. 이래서 비서를 데리고 다니지 않겠다고 했던 거냐?”

16560302918375.jpg“다 오해예요. 흥신소 직원에게 보낸 돈은 여자들 때문에…….”

16560302723825.jpg“내가 말했지. 여자를 바꾸는 건 상관없다고! 계집애를 관리 못하고 이혼이나 당해서!”

삼원그룹에서 여자는 늘상 바꿀 수 있는 그런 존재였고, 그걸 보고 자란 김승재도 마찬가지의 의식을 갖고 있었다. 다만, 여자는 계속 바뀌어도 안주인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 김승재의 어머니는 여기에 순응했고, 김 회장 곁에 수많은 여자들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도 남편에게 헌신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자란 김승재는 이수지를 자신의 어머니처럼 길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자존심을 다친 김승재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16560302918375.jpg“…….”

16560302723825.jpg“앞으로 삼원그룹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도록 조용히 살아!”

테이블에 뿌린 서류 뭉치를 손에 잡히는 대로 쥔 김 회장이 김승재의 얼굴에 뿌렸다. 종이에 날카로운 부분에 김승재의 얼굴이 베였다. 그걸 보고서도 김 회장은 화가 풀리지 않는다는 듯 씩씩거렸다. 뒤늦게 들어온 비서가 상황을 보고 수행원들에게 턱짓을 했고, 김승재는 끌려나오다시피 회장실에서 나왔다. 이를 악문 김승재가 사납게 말했다.

16560302918375.jpg“놔. 내 발로 갈 테니까.”

수행원들이 물러서자 김승재를 이를 갈며 걸어갔다. 반드시 한지감의 비밀을 알아내서 몰락시키겠다며 그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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