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화 다시 나에게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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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화 다시 나에게로 (2)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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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헝겊을 펼치던 나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헝겊 안에는 안경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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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왜 안경이 여기 있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판단이 서지 않는다.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도무지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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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왔어. 원래 네 거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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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 어떻게가 중요한 게 아니지. 도대체 왜 이런 거야? 분명히 말했잖아. 더 이상 안경 필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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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 없어?”
그가 지그시 나를 바라보는데 대답을 망설이게 됐다.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안경이 있었으면 더 안정적으로 확실하게 해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흔들었다.
그런 나를 보면서 김태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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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봐. 지금도 망설이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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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그랬잖아. 안경 없이도 나는 잘했을 거라고, 내가 이뤄낸 것들은 내 실력으로 만든 거라고……! 근데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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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네가 이렇게 불안해할 줄은 몰랐으니까. 그래서 수면장애까지 생긴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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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버럭 그가 소리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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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 있어? ‘안경이 있었다면’ 하는 그 수많은 문장들 때문에 잠들지 못했던 거 아니야?”
너무 정곡을 찔러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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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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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만은 아니야. 이 안경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는 안경이잖아. 강정휘 같은 사람들에게 있으면 안 되는 물건이라고! 정말 필요 없는 건지, 한 번만 다시 생각해. 그리고 정말 아니라는 답이 나오면 그때 처리해도 늦지 않아.”
말을 마친 김태하는 돌아서 사무실에서 나갔고, 나는 안경을 한참을 들여다봤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강정휘가 씩씩거리면서 갤러리로 들어서자 직원들이 줄줄이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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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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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그 모든 인사를 씹어버리고 그녀는 이 부장 앞에 섰다.
깊게 파인 그녀의 주름이 화가 났다는 것을 말해주었기에, 강정휘가 입술도 떼지 않았건만 이 부장은 벌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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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잘못됐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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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가 안 와서 내가 택시 타고 갤러리에 나와야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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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비서가 안 나왔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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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딴 것도 모르고 있었어? 부장이라는 작자가 손 놓고 있는 게 말이나 돼!”
이 부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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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연락 취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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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돈 먹는 돈벌레들밖에는 없지!”
거친 호흡을 내쉬며 강정휘가 대표실로 들어갔다.
의자에 앉아 분을 식히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대표실 한쪽을 차지한 금고로 가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그곳에 있어야 할 안경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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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없지? 이 비밀번호는 나만 알고 있는데…….”
그러다 어제 문이 살짝 열린 상태에서 비밀번호를 눌렀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 문틈 사이로 비밀번호를 봤을 사람은 비서가 유력했고, 안경이 없어진 상태에서 비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의미하는 건 하나다.
비서가 안경을 가져갔다.
강정휘의 눈이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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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친!”
어떻게 해서든 잡아서 안경을 가져와야한다.
벌컥 문을 여니 이 부장이 화들짝 놀라 그녀를 봤다.
잡아먹을 듯 매섭게 그녀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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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가서 비서 잡아와! 당장!”
어떻게든 김승재가 이 일을 알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
시계를 봤다.
갤러리가 마감할 때까지는 2시간이 더 남아있었지만,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안경을 정말 써야 하는 건지, 안 쓰겠다고 결정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그 모든 게 너무 복잡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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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겠다. 오늘은 이만 가자.”
일은 많았지만 다행스럽게 미룰 수 있는 일들이었다.
나는 일어나서 사무실 밖으로 나갔고, 윤 비서와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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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비서님. 저 오늘은 그만 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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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색이 안 좋아 보이세요. 어디 안 좋으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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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잠을 못 자서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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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들어가셔서 푹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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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애써 미소로 답하고 나는 차를 타기 위해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에 타려고 하는데 날카로운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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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감 대표.”
고개를 돌리니 이수지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느낌을 보니 그냥 온 것은 아니고 무언가 목적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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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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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퇴근 시간은 아닌데, 벌써 퇴근하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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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몸이 안 좋아서요.”
몸이 안 좋다는 말에 이수지가 물러서 주길 나는 은근히 바랐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인정머리가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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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이야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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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찾아뵈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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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가 지금 여기 있지도 않겠지.”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다.
평소라면 그녀의 말대로 따라 주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정신도 체력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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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오늘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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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비서에게 안경 받았지?”
움찔하는 나를 보면서 그녀는 사악하게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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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럴 줄 알았어. 역시 김 비서는 충직해.”
은근히 김태하를 내리까는 느낌이 내 기분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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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비서로 불리지 않은지 오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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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에 부하직원이라고 감싸주고 싶나 봐? 뭐 마음대로 해. 그 안경만 나한테 넘기면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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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 관장님께 물건을 넘길 거라고 생각하시죠?”
나는 싸한 미소를 지었고, 성미가 뒤틀린 그녀는 매섭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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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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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님, 안경이 정확히 어떤 물건인지도 모르시잖아요.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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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데도 이수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안경은 내 손에 있기에, 우위에 있는 건 그녀가 아니라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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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드린다면, 제가 원할 때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드릴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고압적인 자세는 안 보고 싶네요.”
그녀가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데도 나는 태연하게 차에 올라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
한숨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결국 침대에서 일어났다.
새벽 5시 34분, 세상을 뒤덮었던 검은색이 서서히 물러가고 푸르스름한 빛이 아침을 준비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깊은 밤처럼 깜깜했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눈을 반쯤 뜬 다영이 내 옆에 다가와 있었다.
분명 뒤척이는 나 때문에 밤새 제대로 자지 못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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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나 때문에 제대로 자지도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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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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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어났어? 지금이라도 눈 좀 붙여. 아직 출근하려면 시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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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이러고 있는데 어떻게 그래요!”
귀엽게 인상을 쓴 다영의 얼굴이 위안이 되어주었다.
조심스레 그녀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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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지는 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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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못 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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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안경 다시 쓰려는 건 아니죠?”
힘없이 나는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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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안경을 쓰지는 않을 거야. 언제까지나 의존할 수는 없어.”
안경을 쓴다면 더 안전한 성공을 이루겠지만, 의존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안경으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위험하게 만들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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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경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제는 이수지만 찾아왔지만, 또 누군가 알게 되고 안경을 달라고 하겠지. 그게 너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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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수지에게 줘요. 어차피 강정휘는 신고할 수도 없어요.”
안경을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한다면, 내 쪽에서도 납치를 당했다는 일을 말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안경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사람들이 알게 될 수밖에 없다.
안경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탐내는 사람은 더더욱 많아질 것이다.
그런 위험을 강정휘가 감수할 리는 없다.
그러니 공권력의 힘이 없이 개인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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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야 못 하겠지만, 김승재가 한 것처럼 사람을 사서 위협할 수는 있지.”
마른 침을 삼킨 다영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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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안경을 없애는 방법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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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제 불에 태워봤어.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근데 처음에는 타는 것 같더니, 금방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오더라.”
안경이 만들어진 시기는 조선시대 중기로 추정된다.
300년이 훌쩍 넘는 시기 동안 이 안경이 티끌의 훼손도 없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건 훼손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없앨 수조차 없는 물건이라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다영은 몸을 잘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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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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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모르겠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와서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해야 하는 걸까?
날개인 줄 알았던 안경은 어느새 짐이 되어 있었다.
안경이란 날개로 날았던 자가 마땅히 치러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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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휘랑 김승재는 아직 모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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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직 몰라. 알았으면 찾아와서 내놓으라고 난리를 쳤겠지.”
그때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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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아. 나 어떻게 할지 결정했어.”
아무것도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어쩌면 이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
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해 준비를 하는데 신재범에게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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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신 디렉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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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오늘 결근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몸이 편찮으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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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일이 생겨서요.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급하게 윤 비서님한테 연락했어요. 정신이 없어서 신 디렉터님한테 따로 연락도 못 드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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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오늘 갤러리에서 내가 꼭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있는 건 아닌지 다시 되짚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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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비서님은 저 오늘 꼭 소화해야 할 일정 없다고 했는데, 맞죠? 혹시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건가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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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십니다. 마음 편하게 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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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신 디렉터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든든하네요. 제가 연락 안 될 수도 있어요. 급하게 결정해야 할 부분이 생기면 신 디렉터님 결정을 따라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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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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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실 거라 믿습니다.”
기껏 하루지만 국내 갤러리 세 곳과 박물관 하나, 해외 갤러리가 세 곳이다.
그렇기에 급하게 결정할 상황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신재범과 통화를 마치고 한숨을 돌리려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이수지가 인상을 팍 쓰면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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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로 부르면 될걸, 왜 호텔 룸으로 부르고 난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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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골동상일 때 관장님이 불러서 호텔 룸에 자주 갔어요. 잊으셨어요?”
찔리는 지 이수지가 움찔했지만 이내 도도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집인 듯 소파에 앉은 그녀가 애써 초조함을 숨기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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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넘기려고 부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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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연장선상에 있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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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지,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건 또 뭐야?”
이수지가 투덜거리는데 또 초인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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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네요.”
싱긋 웃는 나를 보면서 그녀는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는지 파악하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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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구를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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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아세요.”
문을 여니 김승재와 강정휘가 엄마와 아들처럼 세트로 씩씩거리고 있었다.
김승재가 나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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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의 자식!”
나는 힘으로 그를 제압했고, 그는 신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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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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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긴 네가 먼저 훔쳤잖아. 김승재.”
김승재를 바닥에 밀치면서 고개를 들었다가,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강정휘 뒤에 서 있는 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
이수지가 내 표정을 보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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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보고 그렇게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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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이수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고,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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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여길 어떻게……?”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현성 그룹의 이 회장이었다.
그는 태연하게 강정휘를 밀치고 소파로 가서 앉았다.
이수지가 눈을 부라리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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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네가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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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님은 제가 안 불렀습니다. 현성 정보력의 결과겠죠.”
현성 그룹의 정보력이 국정원보다 좋다더니, 그게 정말인가 보다.
모두가 그의 출현에 놀랐지만 그는 초대받은 사람처럼 편안하게 나를 보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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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시작하지 않고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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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소파에 앉아주세요.”
강정휘와 이수지가 소파에 앉고, 바닥에 쓰러져있던 김승재까지 합류했다.
나는 그 앞에 서서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맞추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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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여러분은 모두 ‘안경’ 때문에 오셨습니다. 안경은 돈을 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죠.”
이 회장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지루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소파에 앉은 잠재 고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훑어보면서 경매사의 어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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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자리에서 그 안경을 경매에 붙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