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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화 최후의 선택 (3) (226/226)


226화 최후의 선택 (3)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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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일으키며 난리를 치는 강정휘를 보호사 두 명이 간신히 힘으로 누르고 안정제를 먹였다.

안정제를 먹였는데도 약 기운이 빨리 돌지 않아, 보호사들은 힘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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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는 놈들이야! 너네 한지감이 보냈지!”

악을 쓰던 그녀의 몸이 일순간 힘이 빠졌고, 그제야 보호사들은 한숨을 돌렸다.

젊은 보호사가 진저리를 치듯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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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할머니가 이렇게 힘이 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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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이다. 정말 지친다,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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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감 기사 보고 저러는 거 맞죠?”

중년 보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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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앙숙 관계였나 봐. 그와 관련있는 뭔가가 있으면 경기를 일으키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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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하고 앙숙이 될 급이나 되는 사람이면, 여기 오겠어요? 여기 오기 전에 노숙 보호소를 전전했다면서요. 망상장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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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그런데 망상 치고는 나름 디테일하더라고. 무슨 안경 빼앗겼다는 이야기도 하고.”

젊은 보호사가 실소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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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이 된다는 안경이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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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한데, 미술에 대한 지식은 있는 거 같아서 말이야. 찾아오는 가족도 없이 이러는 게 안쓰럽게도 하고…….”

안되었다는 듯 중년 보호사는 강정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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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은 참 마음도 넓으세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젊은 보호사가 나갔고, 중년의 보호사도 곧 그 뒤를 따랐다.

안경이 이 회장에게 넘어간 이후, 강정휘는 어떻게서든 다시 빼앗아오려 머리를 굴렸지만 불가능했다.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그녀는 집착에 집착을 거듭했고,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직원들은 전부 떠나갔고, 강정휘는 그런 직원들을 배은망덕하다 욕을 하면서 다시 시작하려 했다.

안타깝게도 그녀가 다른 시작을 꿈꾸었던 투자는 사기였고, 그녀는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갈 집도 없어진 그녀는 노숙자 신세가 되어 보호소를 전전했지만 그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망상 속에서 그녀는 예전처럼 갤러리의 대표였다.

또한 더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을 조작했다.

이 회장에게 안경이 넘어간 후로 미련을 잘라내고 자신의 일을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터였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에, 그때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갤러리에 들어서면서 나는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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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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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

나를 보고 인사를 하려던 직원들이 내 얼굴을 보고 차마 인사를 마치지 못했다.

일주일 동안 제대로 자지 못해서 퀭한 내 눈 때문이었다.

직원들이 묻기 전 나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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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 괜찮아요. 정말 괜찮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산더미 같은 서류철이 나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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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1년 전 런던의 갤러리를 인수했다.

뉴욕 갤러리는 무서울 정도로 규모가 빨리 늘어갔다.

일이 잘 되니 좋았지만 규모가 커진 만큼 내가 처리할 일도 더 많아졌다.

결정적으로 2년 전 청혼할 때 한 신혼여행 약속을 지키느라 무리했다.

다영과 베니스 비엔날레에 가느라 10일 동안 갤러리를 비운 결과, 살인적인 일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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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리겠네…….”

그보다 더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일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뺨을 치면서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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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그래도 미룰 수 있는 일만 생긴 게 어디야.”

최고 결정자가 나이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긍정적인 부분을 바라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데 자꾸만 눈이 감겼다.

*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아무래도 깜빡 잠이 든 모양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이, 머리 상태가 훨씬 맑아져 있었다.

얼굴 상태를 확인하고 머리를 정리한 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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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세요.”

신재범이 들어와 나를 걱정스럽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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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리하셨어요. 오늘 하루 쉬시는 게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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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잠깐 졸았더니 훨씬 낫네요. 미술 놀이터 때문에 오셨죠?”

임미래 작가가 가인 갤러리 한쪽에서 시작한 미술 놀이터는 SNS을 타면서 입소문을 탔고, 인증 장소로 등극하면서 열광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 덕분인지 갤러리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는 시선도 많이 없어진 것 같았다.

문턱이 1cm 정도는 더 낮아진 느낌이랄까?

미술 놀이터를 시작한 지 6개월도 안 되어서 임미래 작가는 감 갤러리의 식구가 되었다.

그 후 가인 갤러리 옆에 크게 미술 놀이터를 만들었고, 거기에는 임미래 작가를 중심으로 여러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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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할 작가 후보군입니다.”

그가 내민 서류철을 나는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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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요. 내일 회의 진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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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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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갤러리 반응은 어떤가요?”

1년간 준비 끝에 3개월 전부터 온라인에서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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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유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람 인원 중 중 5%는 작품을 삽니다. 미술관과 달라서 작품이 업데이트되는 것이 좀 까다롭지만 담당자가 잘 처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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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다행입니다.”

VR 갤러리는 단순히 작품을 인터넷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갤러리에서 보는 것 같은 현장감이 핵심이었다.

또한 미술관과 달리 작품의 변동이 잦아 번거로움 때문에 다른 갤러리에서 시도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시도했다.

단순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갤러리를 좀 더 친숙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업계를 선도하는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신재범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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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갤러리를 도입한 이후, ‘감 갤러리’를 직접 보기 위해 많은 외국분들이 찾아주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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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일이죠. 브로슈어가 많이 도움이 돼서 다른 갤러리까지 가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감 갤러리’를 방문한 외국 관람객을 대상으로 가인 갤리러, 미술 놀이터, 남정숙 갤러리, 진성 박물관까지 영문 브로슈어를 만들어 배포했다.

외국에서 한국 갤러리를 찾았다는 것 자체가 미술에 관심이 많다는 말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다른 갤러리와 박물관으로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갤러리 작품을 구입했고,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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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관광 코스하고 다를 바 없게 되었습니다. 요새는 아시아에 미술도시를 떠올리면 홍콩보다 서울을 떠올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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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럽긴 하지만 기분은 좋네요.”

웃음이 잦아들 때쯤 신재범이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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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리셉션인데 긴장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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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긴장되죠. 오랜 꿈이잖아요.”

이번 주 토요일에 ‘감 골동품’이 오픈한다.

그동안 갤러리를 인수하면서도 골동품 가게 오픈은 쉽게 할 수가 없었다.

늦어지더라도 완벽한 모습으로 오픈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재범이 나가고 다시 일 처리를 시작하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이수지에게서 온 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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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장님. 아니 이제 이 사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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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곧 또 호칭 바꿔야 할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말이야.]

그녀는 얼마 전 현성 투자 증권의 사장으로 부임했다.

호칭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그녀가 그룹 회장을 노리기 때문이었다.

언니와 오빠가 있어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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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분간은 이 관장님으로 부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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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한번 봐야지. 이번 주 토요일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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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음 주까지는 바쁠 것 같아서요. 다다음 주 어떠세요?”

수화기 너머 기분 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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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 후순위로 밀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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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일이 너무 밀려서요. 어려우시면 그냥 보지 않는 방법도…….”

그녀가 보지 말자고 말해주길 바랐지만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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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음 주에 보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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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럼 그때 연락드릴게요.”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나는 A호텔 레스토랑에서 이수지와 마주했다.

그녀는 한 병에 7억이 되는 1945년산 로마네 꽁띠로 입을 헹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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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인 아버지가 참 좋아하셨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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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형인 이유는 이 회장이 죽었기 때문이다.

안경을 차지하고 승승장구하던 그는 8개월 만에 괴한에게 찔려 죽음을 맞이했다.

이수지는 붉은 와인을 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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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 안경은 어디로 간 걸까? 그 안경을 노리고 아버지를 죽인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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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 모르죠.”

범인은 잡히기 전 목숨을 끊었고, 이수지가 사람들을 보내 샅샅이 뒤졌지만 안경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녀는 배후에 안경의 존재를 아는 누군가가 꾸민 일이라고 확신했지만 모두 알리바이가 있었다.

고위험군인 김승재와 강정휘마저도 그 시각 시설에 있었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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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궁금해. 안경이 어디 있는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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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를 꺼내시려고 저를 여기로 부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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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식사부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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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식사하면 체할 것 같아서요.”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이수지는 식사를 중단하고 입을 닦았다.

이제 나의 사회적 위치는 그녀가 무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자존심이 상하는지 투덜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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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 급하긴. 부탁하는 입장이라서 들어주는 줄이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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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부탁하시려고 그러세요? 설마, 비자금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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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자금도 거절한 사람에게 무슨 비자금 부탁을 해. 현성 미술관은 괜히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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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그렇게 잡으시니까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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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한테 한번 말한 적 있었지? 유명 작품을 사서 일반인들에게 소액 투자를 받고, 수익금을 나누는 펀드를 만들고 싶다고.”

일반인들에게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어서 한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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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건 갑자기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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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나랑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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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된다고 접으라고 하셨잖아요.”

나는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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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야 안 되지만 사람들 이목 끌기 좋잖아. 한 대표가 원하는 목적도 달성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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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습니다. 하죠. 첫 작품은 앤디 워홀의 작품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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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모르는 사람도 앤디 워홀은 알지. 좋아.”

도도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던 이수지가 문자를 확인하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아무래도 시훈이 보낸 문자인 모양이다.

2년 전쯤 아이돌 그룹 ER이 해체되면서 시훈은 현재 배우의 길을 걷고 있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안경은 얻지 못했지만 결론적으로 그녀가 복수하고 싶었던 김승재는 무너졌고, 사랑도 되찾았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이수지가 동그란 눈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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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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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피곤해서요. 집에 가서 자야겠어요. 요새 계속 무리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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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있다고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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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언젠데요. 지금은 머리만 대도 잡니다.”

안경을 이 회장에게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수면 장애는 말끔하게 고쳐졌다.

아마 그때 내 선택에 대한 믿음이 생겼던 것 같다.

안경이 없이도 잘했고, 앞으로 잘 해낼 거란 믿음이 말이다.

*

감 골동품 오프닝 리셉션의 날이 밝았다.

대형 갤러리의 모습을 한 골동품 가게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나는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권미애, 강 회장, 이수지 등 골동상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고객들과 황덕현, 김도균을 비롯한 탑 옥션의 동료들과 고객들, 뉴욕에서 생활할 때 알게 된 인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줬기 때문이다.

경환과 채령이 온 것은 물론이고, 조선웅을 비롯한 국내 작가들과 제리 왕, 크리스 우드까지 와주었다.

미술계에 발을 들이고 나와 함께했던 좋은 인연들이 이곳에 모두 있었다.

아버지와 다영까지도 말이다.

사회자를 자처한 신재범이 ‘감 골동품’ 리셉션이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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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골동품 오프닝 리셉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뜨거운 박수로 한지감 대표님을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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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

환호성을 받으면서 나는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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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감 골동품 리셉션에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갤러리스트가 웬 골동품 가게냐며 많은 분들이 말렸습니다.”

장난스런 말투에 사람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웃음이 사그라들자 나는 사뭇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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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도 마음이 복잡할 때 아버지의 골동품 가게를 가서 도자기의 먼지를 텁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정리가 됐습니다. 그토록 도망치고 싶어 했지만, 이제 골동품은 제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울컥하자 다영은 티슈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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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모두가 말리는데도 이곳을 열겠다는 다짐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의 작품들도 어느 순간은 고미술이 될 것이기에, 이것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난 기억들이 스쳤다.

사고처럼 안경을 끼고 골동상이 되었고, 골동상으로 유명해진 후 탑 옥션으로 들어갔다.

탑 옥션에서 스페셜리스트와 경매사의 명성을 쌓은 후에는 뉴욕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와서 갤러리스트가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골동품 가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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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오랜 고객인 한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탑 옥션에 들어갈 때 말리고 싶으셨다구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 탑 옥션에서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뿌리를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 합니다.”

나를 지켜준 사람들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나는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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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집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스페셜리스트 한지감, 경매사 한지감, 갤러리스트 한지감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도록 벗어나고 싶었던 멍에가 나중에는 중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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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습은 골동품과 닮아 있습니다. 어떤 골동품도 긴 세월을 버텨내지 않으면 골동품이란 말로 불릴 수조차 없습니다. 세월을 견뎌낸 후에만 발할 수 있는 강인한 아름다움을 전시된 유물들을 통해 마주하셨으면 합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나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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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집 아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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