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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신비한 안경 (2) (2/226)

2화 신비한 안경 (2)2020.12.05.

안경에 이상한 장치라도 설치되어 있는 건가? 평범한 안경이 아니라 VR기기였나? 안경을 벗으려고 손을 가져가 댔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16560242217077.jpg“으응……?”

손으로 연신 눈 주변을 더듬어보았지만 안경 비스무리한 것도 잡히지 않았다.

16560242217077.jpg“내…… 내가 너무 당황해서 그래……. 침…… 침착하자. 한지감.”

나는 불을 켜고 가게 안에 있는 작은 거울 앞에 섰다. 매일 보는 익숙한 내 얼굴이 나타났다. 하지만 낯선 안경의 존재는 얼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16560242217077.jpg“어떻게…… 된 거지?”

아까 몸에서 전류가 흐를 때 안경이 떨어진 건가?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깨진 도자기 파편과 그림만 보였다. 안경과 안경함은 어디에도 없었다.

16560242217077.jpg“귀…… 귀신에 홀린 건가?”

몸에 한기가 찾아들었다. 어렸을 때 본 ‘전설의 고향’이나 ‘토요 미스터리’ 같은 방송에서는, 꼭 오래된 물건에는 엄청난 사연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곳은 골동상, 오래된 물건들의 집합소다. 갑자기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거 같았다. 더 미치겠는 건, 눈에 보이는 골동품마다 여전히 숫자가 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건 [700,000원], 어떤 건 [10,000,000원], 어떤 건 [5,000,000원]. 수많은 숫자들이 내 시선을 따라 허공에 떠다니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만으로도 머리가 하얘지는데, 거기에 망가진 유물까지 보자 나는 몸이 굳어버렸다. 7살 아이가 가게 안에서 과자를 먹었다고 불같이 화를 냈던 아버지다. 이 사실을 아버지가 아시게 되면 나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암담한 그때,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쳤다.

16560242217077.jpg“구매 가격이라고 했지? 아까 분명히…….”

나는 암담한 상황들을 잠시 밀어두고, 본능적인 끌림에 따라 계산대 안에 있는 물건관리대장을 집어들었다. 아버지가 정리하신 물건관리대장에는 유물의 사진과 명칭, 구매일과 판매일, 구매가격과 판매가격 등이 적혀 있었다. 나는 물건관리대장에 있는 사진과 물건을 번갈아가며 보기 시작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낮은 장 위에 놓여있는 목이 긴 청화백자당초문병이었다. 크기는 18cm 정도 되고 청색으로 당초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선명하게 숫자가 떠올라 있었다. [ 15,000,000원 ] 나는 몇 번이나 0을 세고 나서 액수를 중얼거렸다.

16560242217077.jpg“천오백만 원.”

그런 뒤 관리대장을 넘겨, 해당 물건의 구매가격을 찾아보았다. 떡하니 천오백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16560242217077.jpg“허억……! 맞아.”

놀라움을 뒤로 하고 벽에 걸린 산수도에 눈을 돌렸다. [ 4,500,000원 ] 자릿수가 일곱 개니까 사백오십만 원이다. 관리대장의 구매가격을 보니 똑같이 사백오십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16560242217077.jpg“와아……!”

이번에도 맞았다. 나한테 어떤 능력이 생긴 게 맞다. 꿀꺽 침을 삼킨 뒤 고개를 돌려 탁자에 놓인 다른 물건을 들여다보았다. 이번엔 각진 구연부에 긴 목을 한 청자 광구병이었다. 떠올라 있는 숫자는 [5,000,000원]이었다.

16560242217077.jpg“오백만 원!”

관리대장에도 오백만 원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나는 숫자 귀신에 씐 것이 아니다. 물건의 가격을 보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능력이 생겼다는 사실은 나를 묘하게 흥분시켰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것이 안 풀리는 내 인생의 어떤 돌파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아까 경환에게 말했던 것과 같이, 돈 없는 자에게 심미안은 저주가 된다. 하지만 이건 아름다움이 아니라 돈을 읽는 눈이다. 돈을 읽는 눈은 돈을 불러들인다. 희망을 달콤함이 코끝을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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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곧 깨진 도자기와 망가진 그림이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했다. 관리대장을 내려놓은 뒤 그림에 다가갔다. 그림의 크기는 가로 30cm 세로 130cm 정도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키 높이와 비슷한 꽤나 큰 그림이었다. 그림의 정중앙이 찢어져 있었다.

16560242217077.jpg“망했다……!”

그것도 하필이면 아버지가 아끼시는 심전의 괴석도였다. 괴석도는 말 그대로 기이한 바위를 그린 그림이다. 바위는 십장생 중 하나로 영원하다는 의미와 의연한 자태 때문에 자주 소재로 쓰이곤 했다.

16560242217077.jpg“하필 심전의 그림이라니…….”

심전은 조선 말기부터 근대까지 활동한 화가이다. 당대에 조석진과 함께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았고 이상범, 노수현 등 수많은 대가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정말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였지만, 스승 오원에 가려져서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취향과 멀어서인지 많은 활동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심전의 그림을 좋아하셨다. 심전은 다수의 해외 경험을 통해 접한 일본과 중국의 화풍을 조선에 맞게 변형하여 넣었다. 그는 변화의 바람을 밀어내지 않고 수용했다. 하지만 중심을 잃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괴석도에서 곧게 서 있는 그의 중심이 느껴진다 하셨다.

16560242217077.jpg“근데…… 그런 그림을 내가 망쳐버렸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고민하던 나의 눈에 물건관리대장이 들어왔다. 그 순간,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방안이 떠올랐다. *

16560242247342.jpg“……그래서, 못 찾았단 말이야?”

여자가 신경질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강정휘 갤러리의 대표인 강정휘였다. 화장으로 깊은 주름을 가려 보려 했지만 가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64세라는 나이를 보여주는 깊은 주름과 달리, 그녀의 눈빛은 청년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 앞에 있는 우직하게 생긴 남자가 고개를 조아렸다. 다부진 체격에 각진 얼굴의 소유자였다. 그는 방금 전 명품 골동상을 찾은 도둑이었다.

1656024224735.jpg“죄송합니다. 갑자기 들어오는 바람에…….”

남자의 태도에도 날선 태도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16560242247342.jpg“김 비서, 일 제대로 못해?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이번에 꼭 찾아야 한다고!”

1656024224735.jpg“죄송합니다. 대표님……. 근데 정말 거기에 있는 게 맞습니까? 아무리 봐도 그런 물건을 가지고 있을 가게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정휘가 미간을 확 구겼다.

16560242247342.jpg“언제부터 김 비서가 그런 판단을 했지?”

김 비서가 움찔했다. 자신이 내린 판단을 아랫사람이 왈가왈부하는 것, 강정휘 대표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이었다. 김 비서는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1656024224735.jpg“잘못했습니다. 대표님. 다시는 이런 행동하지 않겠습니다.”

16560242247342.jpg“그래, 하지 마. 판단은 내가 해. 김 비서는 내가 판단한 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거야.”

1656024224735.jpg“네.”

16560242247342.jpg“이제 그만 일어나.”

김 비서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정휘가 책상에 걸터앉아 담배에 불을 붙인 뒤, 깊게 연기를 들이마시곤 내쉬었다.

16560242247342.jpg“재벌들 뒤치다꺼리하면서 검은 돈 세탁해주는 거, 이제 정말 지긋지긋해. 그렇다고 그 인간들이 내 공로를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검찰에서 쑤셔대는 것만 이번이 벌써 몇 번째야!”

재벌이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은 강정휘 대표에게 전화를 거는 것. 그런 말이 돌 정도로, 강정휘는 그림보다 비자금에 더 공을 들였다. 그 덕에 커미션 명목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그만큼 검찰에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당연히 미술계 평판은 바닥쳤다. 이제 이름 있는 작가들은 강정휘 갤러리에서 그림을 전시하려고 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벌가 발걸음도 뜸해졌다. 이제는 재벌 사모나 딸들이 직접 갤러리나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손수 세탁하기 때문이다. 모두 앞에서는 웃고 있어도 뒤로는 수군거린다는 걸 강정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럴 때면 과거의 영광을 떠올렸다. 한때는 강정휘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하는 것이 성공한 작가가 되는 지름길이었다. 강정휘 갤러리와 계약했다는 것은 강정휘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고, 그건 미술계의 인정을 뜻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칭찬을 하면 작가가 높게 평가받았고, 비판을 하면 한없이 추락했다. 그녀의 한마디에 작가가 죽고 살았다. 그야말로 신적인 존재였다. 지금은 더 이상 아니지만 말이다. 이제 강정휘는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물건이 필요했다.

16560242247342.jpg“그 물건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될 거야.”

씨익,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사악한 미소였다. * 다음날, 나는 일찍 일어나 아버지가 입원하신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어제 발생한 일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16560242217077.jpg“그래서 도자기류 세 점과 그림 한 점이 심각하게 망가졌어요. 그림 한 점은…… 아버지가 아끼시던 심전의 괴석도이구요.”

나는 눈치를 보면서 아버지를 봤다. 흥분하실 거란 생각과 달리 아버지는 차분했다. 아니 차분한 척하시는 걸지도 모른다. 6인실이라 사람들이 시선을 신경 쓰는 걸지도……. 분청사기, 괴석도, 복숭아형 백자연적, 필통.

16560242271477.jpg“가격은 확인했어?”

16560242217077.jpg“분청사기 천만 원, 복숭아형 백자연적 육백만 원, 필통 사백만 원. 괴석도 오백만 원. 도합 이천오백만 원이에요.”

16560242271477.jpg“이렇게 이실직고하는 걸 보면 무슨 생각이 있는 거겠지? 말해봐.”

16560242217077.jpg“아버지도 아시겠지만 저한테는 그만한 돈이 없습니다.”

16560242271477.jpg“그래서?”

16560242217077.jpg“일 년 동안 가게에서 일하면서 빚 갚겠습니다.”

16560242271477.jpg“…….”

아버지가 말없이 내 얼굴을 뚫어져라 봤다. 무언가 다른 생각이 있는 건지 읽어내려 하는 것 같았다.

16560242217077.jpg“다른 생각 없어요. 억울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제가 그렇게 만든 건 맞으니까 책임지겠다는 거예요.”

16560242271477.jpg“가게에서 일하는 거 싫어했잖아. 내가 이걸 핑계로 계속 널 가게에 묶어두면 어떻게 할 거냐?”

16560242217077.jpg“지금도 좋진 않아요. 그렇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일 년 동안 제대로 배워보기나 하려는 거예요.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으니까요.”

아버지가 팔짱을 끼고 날카롭게 말했다.

16560242271477.jpg“어물쩍거리면서 슬렁슬렁할 생각이라면 접는 게 좋아.”

조금이라도 꾸물거렸다가는 등짝 스매싱이 날아올 기세였다. 아버지의 형형한 눈빛은 호랑이의 그것을 닮아있었다. 골동상보다는 형사에 더 어울리는 눈빛이었다. 나는 쪼그라들었지만 이미 결심한 것이기에 아버지의 눈을 보고 말했다.

16560242217077.jpg“알아요. 아버지 다른 건 몰라도 골동품에 대해서만은 깐깐하신 거. 그리고 전 아버지 아들이죠. 그러니까 창고 정리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절 시키신 거잖아요. 믿을 수 있으니까.”

그제야 아버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16560242271477.jpg“알겠다. 생활비는 필요할 테니 최저시급으로 쳐줄게.”

다행이다! 지금도 그 정도 돈으로 버티고 있으니 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터였다.

16560242271477.jpg“최대한 빨리 정리해서 집으로 돌아와.”

16560242217077.jpg“네?”

16560242271477.jpg“가게에서 집이 5분 거리인데 뭣하러 밖에 있어.”

이건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 흐름이다. 어제 계속 아버지한테 어떻게 설명할지만 생각하느라고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멍청이……! 나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16560242217077.jpg“그…… 그건 싫어요.”

아버지가 눈을 부릅떴다.

16560242271477.jpg“왜?”

16560242217077.jpg“저 서른이예요. 저만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해요.”

16560242271477.jpg“니가 쓰던 방 그대로 있어. 독립된 공간! 월세 돈도 굳고 얼마나 좋아!”

아버지가 핏대를 올리며 열변을 토하셨다. 하지만 이것만은 나도 양보할 수 없었다. 아버지랑 살게 되면 식사는 물론 가사 노동까지 모두 내 차지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그것이 싫어 노량진에서 나와 굳이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간 것이다. 눈물로 호소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울려고 해도 눈물이 나오지 않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16560242217077.jpg“아버지……. 가게를 지키려는 좋은 의도였는데 이천오백만 원의 빚이 생기고, 가게에서 일까지 하게 됐잖아요. 집 정도는 이해해주시면 안돼요? 그 집에도, 같이 사는 경환이한테도 정이 많이 들었어요…….”

물론 정말 정이 많이 들긴 했다. 당장 내일이라도 더 좋은 집이 생긴다면 바로 나갈 용의가 있었지만 말이다. 비련의 주인공 흉내를 내는 건 도무지 성미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슬쩍 아버지의 표정을 보니 많이 누그러졌다.

16560242271477.jpg“……그럼 그냥 있든가.”

휴우……. 안도의 한숨이 하마터면 입술 밖을 뚫고 나올 뻔했다.

16560242271477.jpg“언제부터 일할 수 있는 거야?”

16560242217077.jpg“그건 사장님께 말씀드려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16560242271477.jpg“한 달 이상은 안 돼. 알겠냐?”

16560242217077.jpg“알겠어요.

  * 이 주 후. 나는 부드러운 솔로 도자기를 쓸다가 잠시 손을 멈췄다. 계산대에 있는 아버지의 시선이 느껴지지 않아서였다. 딱 10초만 쉬자……. 그렇게 한숨을 겨우 돌릴 때였다.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이닥쳤다.

16560242271477.jpg“부지런히 하라고 했다.”

흠칫 놀라 다시 손을 놀렸다. 정말 울고 싶었다. 가게에서 일한 지 이제 일주일을 넘겼다. 생각보다 후임자를 빨리 구해 예정보다 이른 시기에 편의점에서 나올 수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는 아버지도 퇴원하신 이후였기에, 나는 아버지가 스파르타식으로 나를 훈련시키실 줄 알았다. 아들에게 무공 훈련을 시키는 무협영화에 나오는 아버지처럼! 하지만 나의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첫날 아버지는 창고 앞에 책상을 마련해주셨다. 헝겊과 부드러운 솔을 내밀더니 딱 한마디 하셨더랬다.

16560242271477.jpg-쓸어.

16560242217077.jpg-네?

16560242271477.jpg-도자기 쓸라고.

  왜 쓸라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계속 쓸었다. 이 도자기 저 도자기 가리지 않고 쓸어댔다. 그렇게 일주일째 계속 도자기만 쓸고 있다. 왜 해야 하냐고 몇 번이고 물어봤지만 아버지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16560242271477.jpg-쓸어.

  계속 쓸고 있자니, 내가 도자기인지 도자기가 나인지조차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장자의 호접몽을 여기서 느끼게 될 줄이야. 그래서인지 몰라도, 한 시간 전부터 쓸고 있는 달 같은 도자기가 유독 마음에 폭 든다. 백자달항아리. 달처럼 환하고 동그란 백자였다. 높이 45cm에 몸통 지름도 44cm 정도 되었다. 성인남자도 한 번에 안을 수 없을 정도로 그 크기가 컸다. 물아일체의 경지를 느끼면서도 내 손길은 조심스러웠다. 도자기의 가격 때문이었다. 이 도자기에 뜬 숫자는 자그마치 10자리인 22억이었다. 자본주의의 노예인 나는 10자리 숫자 앞에서 자연스레 겸손해졌다. 그렇게 한참을 닦고 있는데, 숫자 말고 다른 글자가 떠올랐다. [미션 : 24시간 내에 강정휘에게 이 달항아리를 35억에 판매하면 2단계 정보가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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