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3D (2) (15/226)

15화 3D (2)2021.01.04.

권미애가 자리를 뜨자 강정휘는 싹 얼굴을 바꿨다. 그리고 황덕현을 매섭게 노려봤다.

1656024577867.jpg“황 대표, 이렇게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어떡해?”

먹은 음식물이 역류할 거 같은 긴장감이 솟아났다.

16560245778675.jpg“강 대표님, 그게 아니라…….”

온화하게 말하는 황덕현을 제치고 김도균이 끼어들었다.

16560245778681.jpg“상도덕이 없는 건 강 대표님이시죠. 엄연히 중고인 2차 시장의 중심은 경매입니다.”

경매 시장은 secondary market, 2차 시장이라고도 부른다. 1차 시장은 갤러리가 중심이지만 2차 시장, 그러니까 중고시장은 경매회사 중심이다. 강정휘가 기가 막히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1656024577867.jpg“돈이 되는 물건에 1차, 2차가 어딨어?”

16560245778681.jpg“그래요. 제 말이 잘못되었네요. 강 대표님은 지금 갤러리 대표로 온 게 아니라 개인으로 오신 거잖아요. 그죠?”

1656024577867.jpg“그게 뭐가 잘못됐어? 니들도 회사 이익 챙기려고 온 거잖아.”

뻔뻔한 강정휘의 태도에 김도균이 이를 악물고 한마디 하려는 때였다. 황덕현이 손을 들어 그만하라는 표시를 했다.

16560245778675.jpg“강 대표님, 김 총괄이 오늘 좀 흥분한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1656024577867.jpg“황 대표라도 정신이 제대로 박혀 있어서 다행이네.”

16560245778675.jpg“위탁이든 판매이든 소유자의 마음이니, 우리끼리 감정 상하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1656024577867.jpg“나도 당신들 기분 상하게 할 생각 없어. 누가 긁어대지만 않으면.”

강정휘가 김도균을 노려봤다. 김도균이 욱하는 것이 보였다. 그때 권미애가 자리로 돌아왔다. 그러자 모두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정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16560245778675.jpg“문어숙회 오랜만에 먹는데 정말 맛있네요.”

1656024577867.jpg“그러게요. 아주 부드러워요.”

16560245806436.png“입맛에 맞으신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손님 모시면서 맛없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권미애는 칭찬에 미소로 응대하면서도 나를 살폈다.

16560245806436.png“근데 지감 씨는 왜 안 먹고 있어요? 입에 안 맞아요?”

‘여기서 더 먹었다간 체할 거 같아서 못 먹었어요. 기 싸움이 웬만해야죠.’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간신히 꾹 눌러 담고 입꼬리를 올렸다.

16560245806443.jpg“아니요, 맛있어요. 과식한 것 같아서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16560245806436.png“정말이요? 오호호. 지감 씨에게서 그런 이야기 들으니 정말 기분 좋네요.”

권미애가 말하고서 또 나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시선이 피하기 위해 앞에 있는 애꿎은 갈비찜만 우적거렸다. 그러다 앞에 있는 김도균과 눈이 마주쳤다. 김도균은 더없이 한심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왜 저러지? 내가 뭘 잘못했나? 음식이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다가 끝내 화장실로 대피했다. 식탁을 벗어나니 메슥거리는 속을 겨우 안정시킬 수 있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뜻밖에도 앞에 김도균이 있었다. 내가 화장실에 너무 오래 있었나 싶어 괜히 찔렸다.

16560245806443.jpg“많이 기다리셨어요?

16560245778681.jpg“글쎄요.”

김도균이 쌩하니 나를 지나치더니 화장실로 들어가려 했다. 기분이 나빴지만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려 했다. 그래, 자기네들이 선점하려는 걸 빼앗길 판이니 기분 나쁘기도 하겠지. 그런데 그 순간, 돌아서는 내 뒤통수에 대고 김도균이 말했다.

16560245778681.jpg“감정사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뭔가 빈정대는 것 같은데 정확한 이유도 모르겠고, 탑 옥션이면 앞으로 갈 일도 많을 거 같아 난 최대한 웃는 낯으로 말했다.

16560245806443.jpg“감정도 하지만 골동상 일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16560245778681.jpg“골동상 일 참 잘할 거 같아요. 사모님들이 아.주. 좋아하겠어요.”

그러더니 싸하게 웃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제야 알았다. 김도균이 나를 얼굴(?)을 이용하는 야망남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이봐, 총괄 양반! 난 야망남이 아니라 팔려온 거라고! 억울해서 당장이라도 화장실에 들어가 설명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진 못했다. * 창밖 풍경들이 빠르게 스쳐갔다. 황덕현과 김도균은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김도균은 세상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황덕현이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6560245778675.jpg“쓸데없이 왜 감정 소모를 하고 그래? 저쪽도 냄새 맡고 달려든 거뿐이야.”

16560245778681.jpg“그걸 누가 몰라? 더티하게 구니까 그런 거잖아. 강 대표, 돈에 환장한 줄은 알았지만 저 정도일 줄은 몰랐네. 미술인으로서의 자존심은 예전에 진작에 팔았다 쳐. 아무리 그래도 저건 사람으로서의 자존감도 판 거 아닌가?”

김도균이 숨 한 번 쉬지 않고 쏘듯이 말했다.

16560245778681.jpg“따라온 걔도 그래. 돈 밝히는 건 저번에 알았지만, 물건에 눈이 멀어서 저게 뭐야. 저런 애들 때문에 미술계가 욕먹는 거잖아. 싸잡아서 고급 접대부가 된 것 같다고.”

16560245778675.jpg“접대부라니 무슨 소리야. 설마……. 도균아. 그거 아니야.”

16560245778681.jpg“아니긴 뭐가 아니야?”

16560245778675.jpg“강정휘가 꼼수를 쓴 건 맞지. 근데 sexual이 아니라 maternal이야.”

16560245778681.jpg“여기서 모성이 왜 나와? 잠깐만…….”

16560245778675.jpg“그래. 하나뿐인 아들이 죽었어, 5년 전에. 이혼도 그 때문이고. 살아 있었다면 한지감 나이 정도였을 거야.”

순간 김도균은 멍해졌다. 화장실 앞에서 한지감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16560245778681.jpg-골동상 일 참 잘할 거 같아요. 사모님들이 아.주. 좋아하겠어요.

  실수를 해도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이다. 김도균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16560245778681.jpg“형! 그걸 이제 말해주면 어떡해!”

16560245778675.jpg“조사 다 했다며? 그래서 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

16560245778681.jpg“아니, 알고는 있었는데, 권미애가 하도 그 남자애를 뚫어져라 보길래…….”

16560245778675.jpg“이렇게 상황 파악하는 눈이 떨어져서야……. 어째 내가 총괄을 잘 못 데려온 느낌이다?”

16560245778681.jpg“……내가 실수했어.”

김도균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실수를 순순히 인정하는 것이었다. 황덕현이 보기에도, 김도균의 오해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권미애에 대해 잘 몰랐다면 자신도 비슷한 오해를 했으리라.

16560245778675.jpg“이해해. 강정휘가 관련돼 있으니까 더 그렇게 보였겠지. 강정휘는 돈 벌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니까. 권미애가 어린애를 밝혔다면 강정휘는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인간이지.”

16560245778681.jpg“그런 식으로 이 업계에서 살아남았잖아.”

무심코 고개를 돌린 김도균의 눈에 황덕현의 묘한 미소가 들어왔다.

16560245778681.jpg“왜 웃어?”

16560245778675.jpg“아무래도 이번에는 강정휘가 자기 발목 스스로 잡은 거 같아서.”

16560245778681.jpg“무슨 소리야?”

16560245778675.jpg“내가 알아차린 걸 권미애가 몰랐을까?”

한지감과 아들이 겹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대도, 강정휘의 수는 권미애에게 읽혔을 것이다. 그건 고스란히 불쾌한 감정으로 쌓였을 터였다. *

1656024589087.jpg“형,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힘없이 몸을 일으켰다. 밤새 토악질을 해서였다. 그런 나를 경환이 안쓰럽게 봤다. 어제 권미애의 집에서 먹은 저녁이 이 사달을 냈다. 겨우 진정시켜 놓은 체기가 김도균 때문에 다시 올라와서 이 꼴이 되었다.

16560245806443.jpg“이 정도로 무슨 병원을 가. 약 먹었으니까 괜찮아질 거야.”

1656024589087.jpg“그럼 가게라도 쉬든가.”

16560245806443.jpg“됐어.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뭐. 너도 나갈 준비 해.”

1656024589087.jpg“알았어.”

경환이가 나가고 천천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어젯밤, 권미애의 집에서 나와 차에 오르려던 때가 떠올랐다.

16560245806436.png-지감 씨!

  돌아보니 권미애가 고용인과 함께 서 있었다.

16560245806443.jpg-네. 대표님

16560245806436.png-이거 갈비찜이에요. 좋아하는 거 같길래 쌌어요.

  고용인이 묵직한 종이 백을 내밀었다. 당황해서 그대로 서 있는데 옆에 있는 강정휘가 거들었다.

1656024577867.jpg-어서 받아요. 권 대표님 민망하시겠다.

  얼결에 갈비찜이 든 종이 백을 받았다.

16560245806443.jpg-잘 먹겠습니다.

16560245806436.png-잘 먹고 생각나면 또 찾아와요.

  권미애가 내 손을 꼭 잡았다. 눈가가 촉촉했다. 그때 알 수 있었다. 권미애는 날 본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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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강정휘가 말했다.

1656024577867.jpg-권 대표에게 자주 연락드리고 아들처럼 살갑게 굴어. 알았지?

  그 말을 듣자 느낌은 더 뚜렷해졌다. 나는 집에 와서 권미애에 대해 검색해봤다. 어렵지 않게 5년 전 죽은 아들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다. 날 보면서 아들을 떠올리고 있었던 사람을 그런 식으로 오해했다니 창피했고, 권미애대표가 안쓰럽기도 했다. 겨우 옷을 입고 집밖으로 나왔다. 터덜터덜 걸음을 걷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8시도 되지 않았는데 누가 전화를 건 걸까. 핸드폰 액정에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떠 있었다. 스팸 전화라기엔 시간이 너무 이른 거 같았고, 왠지 모르게 받아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16560245806443.jpg“여보세요?”

16560246030581.jpg[한지감 씨 맞습니까?]

16560245806443.jpg“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16560246030581.jpg[화이트 백화점 권미애 대표님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

  * 한 시간 후, 나는 가게가 아닌 화이트 백화점 대표실에 있었다. 권미애가 은은한 미소를 띠고 말했다.

16560245806436.png“갑자기 연락해서 놀랐죠?”

16560245806443.jpg“네. 좀 놀랐습니다.”

16560245806436.png“내가 급해서 불렀어요.”

16560245806443.jpg“말씀 하세요.”

16560245806436.png“어제 강 대표도 황 대표도 내가 소장한 미술품 때문에 왔다는 거 알고 있어요.”

기분 나쁠 만한 이야기인데도 권미애는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어제 아무것도 모른 척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사실 다 알고 있었다. 얼마나 불쾌했을지 생각하니 저절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16560245806443.jpg“죄송합니다. 무례했습니다.”

16560245806436.png“괜찮아요. 지감 씨가 의도했던 것도 아니잖아요. 어제 보니 여기 오는 줄도 모르는 거 같던데, 아니에요?”

언제 그런 파악을 다 한 건지, 역시 대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황덕현도 권미애도, 자신을 감추고 상대방의 정보를 파악하는 위장에 능했다.

16560245806443.jpg“맞습니다.”

16560245806436.png“오늘 지감 씨를 부른 건 먼저 이야기해 주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예요. 강 대표에게는 제 미술품은 하나도 넘기지 않을 작정이에요.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해요.”

16560245806443.jpg“네. 이해합니다.”

날 보면서 아들을 떠올리게 하려는 그 의도는 정확히 맞아떨어졌지만, 결론적으로 권미애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16560245806436.png“지감 씨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어요. 내 밑에서 일해 볼 생각 없어요?”

갑작스런 제안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16560245806443.jpg“좀 당황했습니다. 대표님이시라면 저보다 더 능력이 좋은 사람을 쓰실 수 있으실 텐데요.”

16560245806436.png“물론 한지감 씨보다 더 많은 경험과 경력을 가진 사람들, 충분히 구할 수 있죠. 하지만 내 목표는 지감 씨가 아니에요. 강 대표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내 아픈 부분을 이용한 대가가 뭔지 말이에요.”

권미애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잠잠한 척하고 있었지만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나라도 내 아픔을 이용하려 했다면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권미애가 나를 강렬한 눈빛으로 응시했다. 지금 당장 대답을 하라는 거였다. 확실히 이건 나쁜 제안이 아니었다. 권미애는 안경의 존재를 모른다. 그러니 지금 받아들인다면 훨씬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권미애에게 받은 제안을 얘기하자, 아버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16560246088782.jpg“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는데?”

16560245806443.jpg“안 하겠다고 했어요.”

16560246088782.jpg“대체 왜? 강정휘 아래 있는 것보다 안전할 텐데!”

16560245806443.jpg“저만 생각하면 그런데…… 너무 힘들어 보여서요.”

16560246088782.jpg“힘들어 보이다니?”

16560245806443.jpg“그 미술품 하나하나, 아들이랑 같이 모았대요.”

어제 권미애의 집에서 돌아올 때, 강정휘가 아들처럼 굴라고 하면서 덧붙인 말이었다. 그때 이해가 갔다. 권미애가 왜 이렇게 미술품을 보면서 눈을 반짝였는지. 그것들이 그녀에게는 아들 대신이었다.

16560245806443.jpg“이혼을 미룬 것도 그 미술품을 팔고 싶지 않아서였대요. 수장고에 더 뭔가를 들여놓고 싶지도, 처분하고 싶지도 않은 것 같았어요. 하나하나에 아들과의 추억이 있어서요. 그래서 감정사로 일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거절했어요.”

그제야 아버지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16560246088782.jpg“잘했다. 자식하고 추억이 있는 물건을 어떻게 팔겠냐. 그것도 자식을 가슴에 묻은 사람이……. 근데 이 분청사기는 왜 준 거야?”

내가 지금 솔로 쓰는 도자기가 바로 어제 봤던 그 분청사기였다.

16560245806443.jpg“권 대표님이 주셨어요. 괜찮다고 거절하는데도, 이걸 가져가야만 보내줄 거라고 하셔서 그냥 1억에 사왔어요.”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을, 이러면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설득하고 설득했다. 그렇게 1억을 수표로 드리고 분청사기를 가져왔다. 청자를 29억에 팔고 그 10%인 2억 9천을 커미션으로 받았기에, 그 정도 금액은 지불해도 괜찮았다. 1억을 ‘그 정도 금액’이라고 하니 굉장한 거물이 된 것 같지만, 도저히 그보다 적은 금액을 드릴 수는 없었다. 아버지가 흐뭇한 표정으로 분청사기를 물끄러미 보셨다.

16560246088782.jpg“그래. 적은 돈이라도 치르고 사오는 게 맞지.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엇이든 값을 치르기 마련이다. ……근데 정말 이 분청사기는 묘한 느낌이구나.”

아버지와 나는 그 후로 한참 동안이나 분청사기를 감상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벌컥 문을 열리고 50대 후반 남자가 들어왔다.

16560246030581.jpg“형님, 나 왔소!”

16560246088782.jpg“오랜만이네.”

친근하게 아버지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저 사람은 가이다시 일을 하는 정 씨 아저씨다. 가이다시는 행상을 뜻한다. 나까마가 고객과 골동상의 중간 역할을 한다면, 가이다시는 골동상, 거간꾼, 행상들을 주로 상대하면서 물건을 사고판다. 정 씨 아저씨가 나를 보고 반갑게 말했다.

16560246030581.jpg“아이고, 지감이도 있었네?”

16560245806443.jpg“안녕하세요, 아저씨.”

하지만 저 반가워하는 얼굴에 속으면 안 된다. 지금 이곳은 비즈니스의 현장이다. 이곳에 온 이유는 십중팔구 팔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일 것이다. 아버지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16560246088782.jpg“어쩐 일이야. 좋은 물건이라도 있어?”

16560246030581.jpg“그럼 있지. 내가 괜히 왔겠어?”

정 씨 아저씨가 신난 얼굴로 가방에서 액자를 꺼냈다. 가로 세로 20cm 정도 되는 정방형의 작은 액자였다. 수묵으로 산수화가 그려져 있었다. [ 3,000,000원 | 진 | 15,000,000원 | 현재 심사정/1750년대 ] 삼백만 원에 샀는데 최고가 천오백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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