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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도강 그룹 강 회장 (1) (25/226)

25화 도강 그룹 강 회장 (1)2021.01.27.

16560249445117.jpg“그렇군요.”

씨익, 나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반격의 시작이었다.

16560249445117.jpg“그럼, 지금 이 대화가 녹음된 파일을 유튜브에 올려도 상관없겠네요?”

16560249445126.jpg“뭐……?”

박명국의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벌떡 일어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내 핸드폰을 가져갔다.

16560249445126.jpg“이 새끼들이!!”

나는 그를 가만히 내버려뒀다. 핸드폰 화면을 확인한 그의 표정이 혼란이 가득했다.

16560249445126.jpg“이게 뭐야?”

녹음이 아니라 통화 중이었기 때문이다.

16560249445117.jpg“이렇게 나오실 것 같아서 제가 녹음 안 했어요. 통화를 녹음하면 교수님이 지우려고 하셔도 못 지우지 않습니까.”

박명국이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고 뻔뻔하게 말했다.

16560249445126.jpg“아까 말했지? 그게 공개돼도 나 이 자리 안 뺏겨. 제대로 된 증거 있어? 자꾸 이상한 쪽으로 몰아가니까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내뱉은 말이라고 하면 그만이야. 사람들이 저런 애 말을 믿을 것 같아? 나는 교수야. 정교수!!”

1656024944515.png“그러니까 지금 필요한 것이 제대로 된 증명인 거죠? 얼마 전에 논문 안 바친다고 이세영 조교 자르셨죠.”

16560249445126.jpg“그까짓 게 나한테 타격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준비한 패가 겨우 그거냐는 듯 그가 코웃음을 쳤다. 높은 사람들이 자주 망각하는 부분이 있다. 고용된 인력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1656024944515.png“전 충분한 타격이 될 것 같은데요. ‘단구(丹邱)’ 인장 파도록 그분에게 시키셨잖아요. 잊어버리셨나 봐요.”

16560249445126.jpg“즈…… 증거 있어?”

1656024944515.png“네. 조교님이 녹음을 하셨더라구요. 거기에다 인장이 강의용이고 위조와는 상관없다는 헛소리할까 봐, 받아온 인장을 A4 용지 가득 찍어 놓으셨던데요? 요새 기술이 좋아서, 그 정도면 그림에 찍힌 인장하고 같은지 다른지 금방 알잖아요.”

박명국은 움찔했지만 이내 고개를 들고 강짜를 부렸다.

16560249445126.jpg“그래, 까발려! 다 같이 죽자고!! 근데 나만 죽을까? 안채령, 너는 매장이야! 내가 너 미술계에 얼씬도 못하게 만들 거야!!”

안채령의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이 느껴져 다독여 주었다. 용기를 얻은 안채령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1656024944515.png“가만히 있어도 매장이고 폭로해도 매장이라면, 제 입장에서는 폭로가 답이에요. 교수님 말대로, 혼자 죽을 수는 없잖아요.”

그제야 박명국은 자신이 절대적 열세임을 자각하고 멍해졌다. 그는 안채령 앞에 가서 무릎을 꿇었다.

16560249445126.jpg“채령아. 그림 더 이상 안 그려도 돼. 내가 잘못했다. 난 그냥 한순간 선택을 잘못했을 뿐이야. 이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잖니. 나 좋은 사람이야.”

제자를 위조범으로 만들고, 거부하니까 때리고, 사실을 밝히겠다는 말에 협박을 일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구나. 박명국에게는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인 모양이다. 안채령이 나를 봤다. 이제 협상의 카드를 내밀 때가 되었다.

16560249445117.jpg“교수님, 안채령 씨도 교수님도 죽지 않을 길이 있습니다.”

16560249445126.jpg“그…… 그게 뭡니까?”

갑자기 존댓말? 정말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악질적 인간의 전형이다. 조소가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말했다.

16560249445117.jpg“화첩을 판 사람에게 돈을 되돌려주고 화첩을 가져오세요. 그리고 안채령 씨에게 화첩을 돌려주세요. 그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16560249445126.jpg“하지만…… 화첩 가격이…….”

나는 박명국의 입을 막아 버렸다.

16560249445117.jpg“그 정도는 교수님께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은 3일 드리겠습니다.”

16560249445126.jpg“……알겠습니다.”

박명국의 넋이 반쯤 나가 있었다. 그런 그를 뒤로하고 나와 안채령은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 소고기를 입이 터져라 집어넣었다. 입안에서 팡팡 터지는 육즙의 향연으로 즐거운 이때 나의 눈을 거슬리게 하는 존재가 있었으니, 앞에 있는 커플 경환과 채령이었다.

16560249503143.jpg“우리 채령 씨, 며칠 동안 속 많이 앓았죠오.”

1656024944515.png“아니에요. 경환 씨가 더 힘들었죠오.”

박명국에게 경고를 날리고 이틀이 지난 오늘, 채령이 그린 풍속화첩이 돌아왔고 판 사람에게 돈을 돌려준 통장 내역도 확인했다. 경환과 채령이 그 답례로 한우를 사 주겠다고 나를 데리고 와서 저러고 있었다.

16560249445117.jpg“저기, 계속 그러고 싶으면 손잡고 둘 다 나가 줄래? 나 맘 편하게 고기 좀 먹자.”

16560249503143.jpg“에이. 왜 그래 혀엉.”

1656024944515.png“죄송해요. 오빠.”

경고를 날린 그날 이후 채령은 날 오빠라고 불렀고 나도 채령에게 말을 놓았다. 경환이 소주병을 들면서 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16560249503143.jpg“형. 술 한 잔 받아아.”

가득 채워진 잔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16560249445117.jpg“캬아아. 술맛 좋네.”

그런 나를 채령이 촉촉한 눈으로 보았다.

1656024944515.png“정말 감사드려요. 오빠가 아니었으면 저는 아직도 위작이나 계속 그리고 있었을 거예요. 제 인생을 구해주신 거예요.”

16560249445117.jpg“무슨 인생까지야…….”

휘휘 젓는 내 손을 경환이 덥석 잡았다.

16560249503143.jpg“진짜 고마워. 이 은혜는 내가 평생 안 잊을게!”

16560249445117.jpg“두고 보겠다, 김경환. 채령아.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1656024944515.png“학교 그만두려구요. 다닌다면 계속 박 교수를 봐야 하는데, 솔직히 견딜 자신이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할지는 치열하게 고민해 보려고 해요. 작가가 될지 아니면 갤러리스트나 큐레이터가 될지, 그도 아니면 다른 일을 할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는 막막함, 그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심각해진 내 얼굴을 보며 픽 채령이 웃었다.

1656024944515.png“걱정마세요. 어렵게 잡은 두 번째 기회여서 신중하고 싶은 것뿐이에요. 그리고 제 곁에는 우리 경환 씨가 있잖아요오.”

16560249503143.jpg“맞아요오.”

둘이 눈을 맞추고 알콩달콩 깨가 쏟아진다. 이제는 화도 나지 않는다.

16560249445117.jpg“화첩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1656024944515.png“태워야 하지 않을까요……? 단원의 인장이 찍힌 위작이잖아요.”

경환이 시무룩하게 말했다.

16560249503143.jpg“우리 채령 씨가 얼마나 힘들게 그린 그림인데……. 너무 아깝다. 그냥 갖고 있으면 안 돼요?”

1656024944515.png“저에게는 하나하나 정말 소중한 그림이지만, 제 잘못된 선택 때문에 볼 때마다 너무 부끄러워질 것 같아요.”

16560249445117.jpg“그럼 내가 사는 건 어때?”

경환이 의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16560249503143.jpg“형. 설마 남한테 팔 생각은 아니지?”

16560249445117.jpg“사람을 뭘로 보고! 인장 부분만 잘라내고 내가 소장하려고 한다, 왜!”

채령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다.

1656024944515.png“저 때문에 그러실 필요 없어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해 주셨는데…….”

16560249445117.jpg“날 위해서지 채령이 때문 아니야. 나는 순수한 소장자로서 네 그림이 탐나서 그래.”

1656024944515.png“제 그림이 탐난다구요……?”

내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16560249445117.jpg“응. 정말 탐이 나. 그리고 궁금해져. 다음에는 어떤 작품이 나올지.”

1656024944515.png“단원의 화풍을 베낀 것뿐인데요…….”

16560249445117.jpg“위작은 나쁘지만 모방은 나쁘지 않아. 그림 배울 때 임모부터 하는 것, 나보다 더 잘 알잖아. 그러니까 나한테 팔아. 혹시 알아, 나중에 엄청난 작가가 돼서 엄청 비싼 그림으로 팔릴지?”

1656024944515.png“그림은 안 팔 거예요. 그냥 드릴게요.”

어느새 채령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 가게에 출근하자마자 나는 백자 필통을 솔로 털었다. 보면 볼수록 단아한 자태가 사람을 홀린다. 그러다 강렬한 무언가가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아버지가 뒤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16560249445117.jpg“거기서 뭐하세요?”

16560249587681.jpg“뭐하긴 아들의 애타는 사랑을 지켜보고 있었지.”

16560249445117.jpg“사랑이요? 저 지금 백자 필통 터는 중이에요.”

16560249587681.jpg“골동품과의 사랑 말이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하지.”

뒷짐을 진 아버지가 새침하게 계산대로 돌아갔다. 나는 흥분해서 아버지를 뒤쫓았다.

16560249445117.jpg“제가 무슨 사랑에 빠져요. 그냥 늘 하듯이 먼지 털어 주는 거잖아요.”

16560249587681.jpg“아, 그러세요? 그래서 늘 출근하면 가장 먼저 그 필통을 찾고, 가게에 있는 시간 반 이상은 그 필통을 보면서 보내면서? 요새 말로 그 뭐냐, 그래, 덕통사고를 당한 거지.”

16560249445117.jpg“아니라니까요. 아버지!”

16560249587681.jpg“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랬다. 그리고 골동상이 골동품 좋아하는 것이 무슨 흠이라고 그렇게 부정을 해.”

16560249445117.jpg“그게 아니라…….”

그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할 말은 많았지만 일단 전화를 받기로 했다.

16560249445117.jpg“명품 골동상 한지감입니다.”

16560249587723.jpg[안녕하세요. 도강그룹 회장 비서실입니다.]

재계 서열 2위의 도강그룹, 그것도 회장 비서실에서 나에게 무슨 이유로 전화를 걸었을까?

16560249587723.jpg[부산에서 백자 필통을 구입하셨죠?]

16560249445117.jpg“네.”

내가 백자 필통을 샀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다른 사람에게 한 번도 자랑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다영에게도 이야기 안 했다.

16560249587723.jpg[회장님께서 그 백자 필통을 보고 싶어 하십니다. 오늘 가능하십니까?]

도강그룹, 그것도 회장님과 연을 만들 만한 기회가 어디 흔하겠는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앞으로 큰 손님을 확보할 수도 있었다. 당연히 그러겠다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16560249587723.jpg[어려우십니까?]

비서의 채근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답했다.

16560249445117.jpg“……가능합니다.”

16560249587723.jpg[한 시간 후에 차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백자 필통과 함께 오시면 됩니다.]

통화가 끝나고 나는 멍해졌다. 분명 좋은 일인데 왜 이렇게 찜찜하고 내 것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까?

16560249587681.jpg“누가 백자 필통 보자고 하냐?”

16560249445117.jpg“네. 도강그룹 회장님이 보고 싶으시다네요. 한 시간 후에 차를 보낸대요.”

16560249587681.jpg“첫사랑을 떠나보내려니 속이 쓰라리지?”

16560249445117.jpg“첫사랑을 무슨! 아버지, 아까부터 왜 자꾸 이상한 소리 하세요?”

16560249587681.jpg“첫사랑도 아닌데 왜 네 얼굴은 죽을상일까?”

아버지는 내가 괴로운 것이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관리대장을 보았다. 나는 열이 받았지만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백자 필통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이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 차는 도강그룹 본사 앞에 섰다. 백자 필통이 든 오통나무상자를 조심스럽게 들고 차에서 내렸다. 최소 30층은 넘을 것 같은 높은 빌딩이 햇살을 받아 반짝거렸다.

16560249587723.jpg“안녕하세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딱딱해 보이는 인상의 50대 남자가 희미한 미소를 띠고 서있었다.

16560249587723.jpg“회장실에서 나왔습니다. 급하게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16560249445117.jpg“아닙니다.”

16560249587723.jpg“이쪽으로 오시죠.”

남자를 따라 로비로 들어섰다. 길을 지나던 많은 사람들이 각본이라도 짠 듯 걸음을 멈추고 남자에게 인사를 했다. 남자는 하나하나 다 그 인사를 받아 주었다. 인사를 마친 사람들은 그냥 가지 않고 남자와 함께 있는 나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봤다. 시선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척 천장 쪽을 바라보고 걸었다. 게이트를 지나 여러 개의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남자는 가장 앞쪽에 있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아무도 우리가 선 엘리베이터 앞에는 오지 않았다. 회장 전용 엘리베이터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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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는 한 번에 가장 높은 층인 35층에 다다랐다. 비서 전용 데스크를 지나 커다란 나무문 앞에 섰다. 똑똑 문을 두드리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16560249635449.jpg“들어오세요.”

경상도 억양이 강하게 느껴졌다. 안으로 들어서자 TV에서나 봤던 도강그룹 강석병 회장이 인자한 미소를 띠고 앉아 있었다.

16560249635449.jpg“어서 오세요. 갑자기 불러서 미안해요.”

16560249445117.jpg“아닙니다.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명품 골동상 한지감입니다.”

16560249635449.jpg“강석병이에요.”

나이가 나보다 한참 많은, 그것도 경상도분이 존댓말을 쓰는 것이 낯설었다. 정작 강석병은 그것이 일상이라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테이블에 오동나무 상자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

16560249635449.jpg“내가 좀 성격이 급해서, 먼저 물건부터 볼 수 있겠어요?”

16560249445117.jpg“네.”

나는 오동나무 상자를 묶고 있던 끈을 풀고 뚜껑을 열었다. 백자 필통은 솜 포대기에 꽁꽁 싸여 있었고, 상자와 필통 사이의 틈에는 솜 포대기가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완충 작용을 위해서였다. 틈에 있는 솜 포대기를 빼고 백자 필통을 조심스레 들어 올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백자 필통을 중심으로 둘러 있는 솜 포대기를 하나하나 벗겨냈다. 그러자 중성지가 나왔다. 중성지마저 떼어내자 백자 필통의 단아한 자태가 마침내 드러났다.

16560249635449.jpg“아이고. 예뻐라. 고고한 선비 같네.”

강석병의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한눈에 반한 듯했다. 장사꾼이면 이 상황을 좋아해야 하는데 어째서인지 나는 불편했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준 기분이었다. 나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16560249445117.jpg“감사합니다.”

16560249635449.jpg“내가 어떻게 이 물건을 알았는지 궁금하죠?”

16560249445117.jpg“네. 궁금합니다.”

16560249635449.jpg“유동진 사장 아버지가 학교 후배예요. 어제 부산에 내려갔다가 저녁을 같이 먹었어요.”

세상 참 좁구나. 8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지만, 이렇게 연결이 될 줄은 몰랐다.

16560249635449.jpg“한지감 씨가 ‘퇴우이선생진적첩’을 현성미술관에 장기 대여하도록 했다면서요. 거기에다 식당에서 수저통으로 쓰이고 있는 물건까지 제값 치르고 갔다고요. 서울로 올라오는데 너어무 궁금해서 비서실장 좀 괴롭혔어요.”

16560249445117.jpg“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석병이 씨익 웃으며 옆에 서 있는 남자를 봤다. 비서실장이셨구나. 강석병은 신이 난 표정으로 말을 이어 갔다.

16560249635449.jpg“예전에 어떤 수장가가 진품인 필통을 냉면 집에서 샀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근데 한지감 씨는 공장 식당에서 찾아냈잖아요. 대단한 이야기 아니에요?”

16560249445117.jpg“과찬이십니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16560249635449.jpg“거두절미하고 나는 이 필통을 사고 싶어요. 내가 얼마에 사면 되겠어요?”

드디어 피하고 싶었던 순간이 도래했다. 골동상으로서는 당연히 팔아야 하지만 내 마음은 팔고 싶지 않다. 나는 고민하다 겨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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