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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진경산수화 (44/226)

44화 진경산수화2021.03.13.

[ 300,000,000원 | 진 | 400,000,000 | 1710년대 / 겸재 | 소장자 판매 결정 ] [ 250,000,000원 | 진 | 400,000,000 | 1710년대 / 겸재 | 소장자 판매 결정 ] [ 360,000,000원 | 진 | 550,000,000 | 1710년대 / 겸재 | 소장자 판매 결정 ] [ 430,000,000원 | 진 | 530,000,000 | 1710년대 / 겸재 | 소장자 판매 결정 ] 맞다. 겸재의 젊은 시절 작품이! 하지만 이 그림들이 옥션에 출품될 수 있을까? 이 그림들이 겸재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감정 위원은 나뿐인 듯한데

16560254854243.jpg“전부 진작입니다.”

정연주가 화들짝 놀라 말했다.

16560254854249.png“진…… 진작이요?”

16560254854243.jpg“네. 아마 다른 분들은 저와 의견을 달리하셨겠죠?”

정연주의 동공이 갈 곳을 잃고 흔들렸다.

16560254854249.png“규…… 규정상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작이라고 보시는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16560254854243.jpg“위작으로 본 분들은 인장이 그림에 물려서 찍힌 부분과 겸재 이름에 비해 인장이 너무 큰 부분, 과감하지 않은 필선 등을 들었을 겁니다.”

정연주는 내 말에 그렇다 아니다란 대답을 하진 않았지만 꿀꺽 침을 삼켰다. 내가 말한 대로 다른 감정위원들이 평가한 것이다.

16560254854249.png“그런데요?”

16560254854243.jpg“인장 부분이 관습적인 부분과 다르기에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죠. 또한 과감한 필선의 경우 겸재의 초기 작품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후기 작품에서 보이는 과감성에 비해 세심하고 조심스럽죠.”

16560254854249.png“그렇군요…….”

정연주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그림을 응시했다.

16560254854243.jpg“협회를 통해서 보증을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16560254854249.png“안 그래도 생각…….”

자신도 모르게 대답하던 정연주가 질끈 눈을 감았다. 감정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진품을 내릴 경우만 출품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출품될 때가 있다. 작품의 희소성이 높을 경우 감정협회를 통해 보증을 추진하고 출품하는 방법이다.

16560254854249.png“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참고하겠습니다.”

정연주가 당황한 표정을 지우고 애써 미소 지었다. 그러고 보니 괜히 남 좋은 일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옥션에 출품이 안 되면 팔 수 있는 기회가 나한테 올 수도 있지 않은가.

16560254854243.jpg“혹시 출품 안 하게 되면 소장자 연락처 좀…….”

16560254854249.png“해외에 계세요.”

정연주가 정색하는 바람에 말을 끝낼 수가 없었다. 1년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가뜩이나 수장고라 추운데 더 서늘해지는 기분이 든다. 나는 껄껄 웃으면서 웃음으로 무마했다.

16560254854243.jpg“농담이었어요. 다음은 뭔가요?”

감정이 다 끝나고 나서야 정연주는 표정을 풀었다. 수장고를 나서면서 나는 힐끗 정연주를 보았다. 왜 말을 안 할까? 감정위원 기간이 1년이라 곧 계약이 끝난다. 당연히 연장 이야기를 먼저 꺼낼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감감무소식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미끼를 던져 보기로 했다.

16560254854243.jpg“제가 탑 옥션에서 감정위원을 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네요.”

16560254854249.png“벌써 그렇게 되었네요.”

감정위원 기간을 모를 리 없건만, 정연주는 웃으며 대답할 뿐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다. 답답해하고 있는 사이 엘레베이터는 로비에 도착했고 나는 소득 없이 탑 옥션에서 나왔다. 배고프다. 밥이나 먹으러 가야지. *

16560254883532.jpg“순대국밥 오랜만이다아.”

다영이 코를 박을 듯 그릇에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풋 웃었다.

16560254854243.jpg“나도 오랜만이네. 순대국밥. 예전엔 자주 먹었는데.”

16560254883532.jpg“오랜만에 순대국밥이 땡겼구나?”

16560254854243.jpg“땡! 하나도 안 땡겨.”

다영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봤다.

16560254883532.jpg“그럼 순대국밥 왜 먹자고 했는데요?”

16560254854243.jpg“누가 나한테 초심을 잃었다고 하길래.”

뜨근한 국물을 먹으면서 나는 이수지와 나누었던 대화를 대략적으로 말했다. 다영이 고추를 한입 크게 베어 물더니 흥분해서 말했다.

16560254883532.jpg“초심 자체가 없는 사람이 한 말에 무슨 신경을 다 쓰고 그래요.”

16560254854243.jpg“초심 자체가 없어?”

웃음이 터져 깔깔거리며 웃었다.

16560254854243.jpg“정다영 너, 은근히 골 때리는 것 알아?”

16560254883532.jpg“전 어디까지나 팩트를 말한 거예요. 이 관장의 초심이라 봤자, 부유한 경제력과 도도한 성격밖에 더 있겠어요?”

16560254854243.jpg“뭐 틀린 말은 아니네.”

16560254883532.jpg“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라구요.”

16560254854243.jpg“괜히 정곡을 찔린 거 같아서 기분이 좀 그래. 탑 옥션에서 연장 이야기를 안 꺼내는 것도 그렇고.”

솔직하게 ‘특이사항’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두를 위해 그 말은 삼키기로 했다. 다영이 팔짱을 끼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6560254883532.jpg“보면 오빠도 참 욕심 많아요.”

16560254854243.jpg“내가?”

16560254883532.jpg“네. 한지감 본인 말하는 것 맞아요.”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16560254854243.jpg“내가 무슨 욕심이 많아?”

16560254883532.jpg“솔직히 감정위원 자리, 이제 오빠한테 큰 의미 없잖아요. 1년 동안 감정위원하면서 이미 신용도 올라가서 재벌가에서 오빠 이름 모르는 사람 없어요. 감정위원 자체가 돈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16560254854243.jpg“그거야 그렇지.”

16560254883532.jpg“또 오빠 돈 많잖아요.”

내가 으쓱 어깨를 올렸다.

16560254854243.jpg“또래에 비하면 많은 편이지.”

16560254883532.jpg“어깨 으쓱거리지 말아요. 프롤레타리아 화나려고 하니까.”

16560254854243.jpg“네가 무슨 프롤레타리아냐? 갤러리에서 실장보다 인센티브 많이 받잖아.”

16560254883532.jpg“오빠에 비하면 그렇다는 거죠. 아무튼 내 말은 오빠가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구요.”

다영이 나를 살피며 눈을 깔았다. 내가 별일 아닌 것처럼 넘겼으면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이 어쩐지 뭉클했지만 겉으로는 장난스레 말했다.

16560254854243.jpg“알았어. 별일 아닌 것처럼 넘겨 볼게에. 너처럼.”

16560254883532.jpg“쳇.”

그렇게 말하면서도 다영은 싫지 않은 듯 웃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말을 이어갔다.

16560254883532.jpg“이 관장이랑 이제 더 이상 일 안 하는 거예요?”

16560254854243.jpg“응?”

16560254883532.jpg“관장 자리 오를 때까지만 집중적으로 도와주는 것 아니었……어요?”

16560254854243.jpg“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그러던데?”

16560254883532.jpg“그렇구나…….”

대답하는 다영의 목소리가 어쩐지 힘이 없었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놀려댔다.

16560254854243.jpg“너, 갤러리에 갈 돈 나에게 올까 봐서 그러는구나.”

16560254883532.jpg“네! 맞아요. 저에게 기회가 좀 더 올 줄 알았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갤러리에서 1년 버텼다고 이제 제법 대꾸를 한다. 정말 내가 돈을 가져갈까 봐 그러진 않았을 텐데, 왜 힘이 없었을까? * 다음 날. 나는 아침 일찍 출근해서 그림과 도자기에 있는 먼지를 털어냈다. 온전히 유물과 나만 있는 이 시간이 위로가 되어 주었다. 단, 하나의 조건이 추가되어야 했다. 특이사항이 없는 유물일 것.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유물들이 지낸 몇백 년 이상의 시간처럼 그렇게 시간이 훅 가 있겠지. 1시간쯤 후에 아버지가 왔다.

16560254968113.jpg“언제 출근한 거냐?”

16560254854243.jpg“한 시간쯤 전에요.”

16560254968113.jpg“왜 또 일찍 나왔어. 좀 쉬지.”

16560254854243.jpg“그냥 눈이 일찍 떠졌어요.”

아버지가 걱정하시는 것 같아 재잘거리듯 어제 취임식과 옥션에서의 일을 공유하곤 다시 그림에 집중했다. 먼지를 털어내고 가게를 찾은 손님을 응대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16560254854243.jpg“아버지 드시고 싶은 것 있으세요?”

16560254968113.jpg“오늘은 좀 멀리 나가자.”

16560254854243.jpg“멀리요?”

가게를 나선 아버지가 차 앞에 섰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손님과 약속이 있지 않은 한, 아버지가 점심시간에 긴 거리를 이동하는 일이 없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 혹시라도 손님이 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16560254854243.jpg“손님 오면 어떻게 해요. 그냥 근처에서 먹어요.”

16560254968113.jpg“어서 타라.”

아버지가 운전석에 타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보조석에 올랐다. 우리는 비싼 한정식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무슨 날이냐고 물었지만, 아버지는 가끔은 이런 음식도 먹어야 한다면서 말을 돌리셨다. 내가 많이 걱정되어 비싼 밥을 사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를 탔다. 당연히 가게로 돌아갈 거란 예상과 달리 아버지는 전망대로 갔다. 맑은 날씨 덕분에 탁 트여서 서울이 다 내려다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16560254854243.jpg“멋지네요. 이거 보여주려고 여기 오자고 하신 거예요?”

16560254968113.jpg“그래. 어제 진경산수화 봤다고 했지?”

16560254854243.jpg“네. 아주 멋졌어요.”

16560254968113.jpg“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말 그대로 우리 산천을 그린 산수화지. 18세기에 시작되었고 그 시작에는 겸재가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16560254854243.jpg“고려시대부터 우리 산천을 그린 그림들이 있지만 주류는 아니었죠. 주류는 중국풍의 관념 산수화였으니까요.”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사대주의에 빠진 모습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었을지도 모른다. 패션의 도시를 떠올리면 파리나 밀라노, 뉴욕 등이 떠오르지 않는가.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거기서 열린 패션쇼를 보고 그 트렌드를 이어간다.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도 그곳에서 유행한 옷을 구입하고 입는다. 조선시대의 이념은 주자학이었고 당시 그 구심점은 중국에 있었다. 그러기에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문화는 좋은 것으로 인식되었고, 화폭에 우리의 모습이 아닌 중국의 모습이 담겼다. 한마디로 중국은 조선의 최신 트렌드이자 이상이었다. 산천뿐만 아니라 사람, 집 심지어 소까지도 중국의 것을 그렸다. 아버지가 탁 트인 경치를 보며 말했다.

16560254968113.jpg“18세기가 조선에게 어떤 시기였는지 아니? 두 번의 전란을 겪어낸 이후야.”

16560254854243.jpg“정서적으로 혼란스러운 시대였죠.”

16560254968113.jpg“그때 진경산수화가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풍속화까지 그려지지. 혼란스럽기 때문에 정체성을 고민했고, 그래서 가장 우리다운 것을 그리기 시작했던 거야.”

16560254854243.jpg“아버지…….”

그제야 나는 아버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곳에 온 건지 알아차렸다. 뜨거운 느낌이 울컥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16560254968113.jpg“남들은 일찍 성공했다고 너를 부러워하겠지만, 지금 네가 힘들다는 거 안다. 더 힘내라는 말이 아니야. 그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시기를 버텨내는 것이 언젠가 너에게 결실이 되고 유산이 될 거다. 진경산수화와 풍속화처럼.”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덩달아 눈시울도 붉어졌다. 목소리가 많이 떨릴까 봐 일부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16560254854243.jpg“잊지 않을게요.”

16560255036657.jpg

  * 다음 날. 나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황덕현 대표에게 온 전화였다.

16560255066098.jpg[오늘 봤으면 하는데, 가능해요?]

대표가 직접 감정위원의 계약을 진행할 리는 없으니 아무래도 연장이 안 된 것에 대해 다독거릴 모양이다. 황덕현 덕분에 탑 옥션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아마 그도 마음이 걸리겠지. 정말 내가 왜 연장이 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다른 감정 위원들이 잡아내지 못했던 위조품을 잡아낸 적도 여러 번인데 왜 이렇게 된 걸까. 여러 생각을 하는 사이 황덕현의 집에 도착했다. 서재에서 나는 따듯한 녹차를 대접 받았다.

16560254854243.jpg“대표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16560255066098.jpg“어제 취임식에서 보지 않았나요?”

16560254854243.jpg“멀리서 뵙기만 하고 인사 못 드렸습니다. 많은 분들과 인사 나누시느라 워낙 바쁘신 것 같아서요.”

황덕현이 차를 마시며 말했다.

16560255066098.jpg“바쁜 건 지감 씨인 것 같은데……. 취임식 끝나고 바로 사라지지 않았어요?”

16560254854243.jpg“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16560255066098.jpg“잘 지냈어요?”

16560254854243.jpg“그럭저럭 지냈습니다.”

가느다랗게 눈을 뜬 황덕현이 가볍게 말을 이어갔다.

16560255066098.jpg“소문과 많이 다르네요. 재벌가 돈을 아주 끌어모은다는 소문이 있던데.”

16560254854243.jpg“헛소문입니다.”

장난스레 받아쳤지만 사실 아주 헛소문은 아니었다. 통장에 백억이 넘는 돈이 있었다. 그중 80% 정도는 재벌가를 통해서 벌어들인 돈이었다.

16560255066098.jpg“돈은 아무리 많이 벌어도 채워지지 않는다는데, 지감 씨도 그래요?”

가벼운 말투로 포장하고 있었지만 황덕현의 태도에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 날카로움이 느껴졌다. 설마 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도는 건가? 돈에 눈이 뒤집혔다든가 하는? 그런 소문 때문에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건가? 어떤 소문이 돌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억울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돈이었던 것은 맞지만, 돈에 집착하진 않았다. 안경 덕분에 돈은 자연스럽게 벌렸기에 오히려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통장에 있는 숫자에 충분히 만족했다.

16560254854243.jpg“글쎄요. 전 아닌 것 같은데요. 지금 제 상황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16560255066098.jpg“솔직하게 말해 보세요.”

16560254854243.jpg“이거 감정위원 테스트입니까? 테스트 통과하면 감정위원 계속 시켜 주시는 건가요?”

가볍게 말했지만 뼈가 있었다. 간접적으로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내비친 것이다. 황덕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여유롭게 말했다.

16560255066098.jpg“이거 저희가 소중한 감정위원님을 서운하게 한 모양이네요.”

16560254854243.jpg“네. 조금 서운합니다. 대표님과 인연도 있고 탑 옥션과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제가 원해도 탑 옥션에서 절 원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16560255066098.jpg“원하지 않다뇨. 강렬하게 원하고 있어요.”

16560254854243.jpg“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16560255066098.jpg“감정위원이 아닌 다른 형태는 어떠십니까?”

16560254854243.jpg“다른 형태요?

16560255066098.jpg“탑 옥션에서 곧 공개채용을 합니다. 인턴으로 6명 정도를 3개월간 채용할 계획입니다. 그중 3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구요. 전 지감 씨가 거기에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탑 옥션의 직원이 되었으면 좋겠단 말을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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