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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3단계 미션 (1) (63/226)

63화 3단계 미션 (1)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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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61394684.png“총괄님…….”

고개를 돌리니, 언제 왔는지 파리한 얼굴의 정연주가 서 있었다.

16560261394684.png“저는 지감 씨가 말한 이 방법, 해 봤으면 좋겠어요. 김 이사장님이 마음에 들어 하실 것 같아요.”

16560261394694.jpg“…….”

김 이사장의 담당 직원인 정연주가 말하니 김도균은 고민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입을 열었다.

16560261394694.jpg“……한번 말씀드려 보죠.”

16560261394706.jpg“감사합니다.”

16560261394694.jpg“한지감 씨에게 감사하다는 말 들으려고 한 것 아니에요.”

김도균이 싸하게 말하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제발, 이 방법이 먹히기를! * 나는 도록을 읽으면서 비워져 있는 김도균의 자리를 힐끗거렸다. 이 자리에서 도록을 읽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지만 도록에 집중이 되진 않았다. 과연 내 제안을 김 이사장이 받아들일지, 그게 아니더라도 상황이 잘 정리되었는지 궁금하고 초조했기 때문이다. 나만 이런 것은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사람 모두 결과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초조함을 드러내는 사람은 서정선이었다. 그녀가 지 팀장에게 다가가 물었다.

16560261394715.jpg“아직도 연락 없어요?”

16560261394718.jpg“네. 아직 없어요. 끝나는 대로 연락 주시겠다고 했는데…….”

핸드폰을 본 지 팀장의 낯빛이 더 어두워졌다.

16560261394715.jpg“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16560261394718.jpg“네…….”

김도균과 정연주는 점심을 먹고 바로 김 이사장을 만나러 가서,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 서정선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사무실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그때 그 정적을 깨고 지 팀장의 핸드폰이 울렸다.

16560261394718.jpg“네! 총괄님.”

모두 보지 않는 척하고 있었지만 지 팀장의 표정에 주시했다.

16560261394718.jpg“네…… 네……. 알겠습니다.”

지 팀장의 얼굴이 눈에 띠게 어두워지더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서정선이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16560261394715.jpg“어떻게 된…… 거예요?”

16560261394718.jpg“김 이사장이…… 엄청 좋아했대요!”

16560261394715.jpg“네?”

16560261394718.jpg“사과 깍듯이 하고 지감 씨 제안 이야기했더니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네요!”

그제야 서정선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16560261394715.jpg“다행이다. 근데 왜 이렇게 늦어진 거래요?”

16560261394718.jpg“이런 것도 넣었으면 좋겠다, 저런 것도 넣었으면 좋겠다. 요구 사항이 폭발해서 그거 다 듣느라고 시간이 많이 갔대요.”

16560261394715.jpg“그런 줄도 모르고 쫄았네.”

16560261394718.jpg“저도요.”

지 팀장이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16560261394718.jpg“총괄님이 오늘은 이만 다 퇴근하라고 하시네요. 빨리 퇴근해서 며칠 동안 마음 고생한 거 털어내고 내일 봅시다! 특히 인턴들, 입사한 지 이틀 만에 이런 일 일어나서 마음고생 많았어요!”

16560261440872.jpg“아닙니다!”

16560261394706.jpg“아니에요.”

나도 함께 대답하고 빙그레 웃었다. 다른 사람들을 따라 짐 싸기 시작하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드니 지 팀장이 서 있었다.

16560261394718.jpg“지감 씨, 이번 일 정말 고마워.”

16560261394706.jpg“어설픈 기획서를 좋게 봐주시다니 운이 좋았습니다.”

16560261394718.jpg“기획서뿐 아니라…….”

지 팀장이 얼른 주변을 살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16560261394718.jpg“성 교수님 일도 힘써 줬다면서. 지감 씨가 아니었으면 이번 일 해결되기 힘들었을 거야.”

16560261394706.jpg“감사합니다.”

16560261394718.jpg“지감 씨, 팀에 편입될 수 있도록 총괄님께 말씀드려 볼게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견뎌줘. 응?”

16560261394706.jpg“네.”

내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김도균의 지 팀장의 말을 들을 가능성은 낮았지만, 팀장이 일개 인턴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기에 기분이 좋았다. * 김도균은 아침 일찍 현성 미술관은 찾았다. 현성 재단의 후원을 결정해준 것에 대해 이수지에게 감사 표시를 하기 위해서였다.

16560261394694.jpg“쉽지 않은 일이셨을 텐데 후원을 결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6560261460632.jpg“김 총괄님 보고 후원을 결정한 것도 아니고, 이런 인사치레는 부담스럽네요.”

16560261394694.jpg“그렇다고 도와주셨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요.”

16560261460632.jpg“굳이 인사를 온다면 한지감하고 같이 왔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어제 저녁 김도균이 오늘 찾아오겠다는 연락을 했다. 별로 인사 받고 싶지 않은데도 오늘 이 자리를 허락한 것은, 한지감이 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 가능성은 오늘 김도균이 혼자 오면서 보기 좋게 날아가 버렸다.

16560261394694.jpg“한지감 씨는 오늘 일이 있어 함께 오기가 어려웠어요.”

16560261460632.jpg“하긴 인턴이니 바쁘겠죠. 이것저것 시켜 댈 거 아니에요.”

이수지는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못마땅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드러냈다.

16560261394694.jpg“한지감 씨가 저희 회사 인턴으로 들어온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16560261460632.jpg“마음에 들 리가 없죠. 유능한 골동상을 잃었어요.”

16560261394694.jpg“골동상이라면 다른 유능한 분들도 많을 텐데요.”

이수지가 도도하게 턱을 치켜올린 채 고개를 저었다.

16560261460632.jpg“하지만 한지감은 아니죠.”

16560261394694.jpg“일한 경력이 짧은데도 신뢰가 대단하시군요.”

16560261460632.jpg“일을 그만큼 잘해요. 도무지 한지감을 이해할 수 없어요. 이미 네트워크가 다 구축되어 있고 돈도 잘 버는데, 가장 밑에서 시작해야 하고 돈도 훨씬 못 버는 회사에 왜 들어가려는 건지……. 솔직히 탑 옥션에서 한지감을 내쫓아줬으면 좋겠어요.”

탑 옥션을 우습게 보는 이수지의 말이 기분 나빴지만 김도균은 애써 웃으면서 넘겼다.

16560261394694.jpg“원하시는 물건을 가져오는 것이 마음에 드셨나 보네요.”

16560261460632.jpg“맞아요. 한 번도 일을 해내지 못한 적이 없어요. 감정도 잘하구요.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에요.”

16560261394694.jpg“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16560261460632.jpg“한지감은 자신만의 원칙이 있어요.”

16560261394694.jpg“원칙……이요?”

16560261460632.jpg“네.”

김도균의 눈이 형형한 빛을 띠었다.

16560261394694.jpg“예를 들면 어떤?”

이수지는 괜한 말을 한 것 같아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다.

16560261460632.jpg“아버지와 있었던 일이라 정확한 일은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16560261394694.jpg“대략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을까요?”

고민하던 이수지가 차 한 모금을 마시며 다시 입을 열었다.

16560261460632.jpg“자신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아버지 앞에서 조건을 걸더군요.”

16560261394694.jpg“이재근 회장님 앞에서 조건을 걸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을 텐데요.”

16560261460632.jpg“맞아요. 아버지 앞에서 조건을 건 사람은 한지감 씨가 처음이었어요.”

이수지가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김도균은 모르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조건을 걸고도 멀쩡한 사람이 처음일 것이다. 조건을 건 사람들은 모두 후에 산산이 부서졌으니 말이다.

16560261394694.jpg“그렇군요.”

김도균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 최근에 진행된 경매 기획서를 끝까지 본 나는 김도균의 자리를 힐끗거렸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김도균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바람에 이렇게 경매 기획서를 볼 수 있어 좋으면서도, 어쩐지 허전한 기분이 든다. 매일 얼굴을 봐서 미운정이라도 든 건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사무실 유리문이 열리면서 김도균이 들어섰다.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서 김도균에게 인사를 건넸다.

16560261440872.jpg“오셨습니까?”

16560261394694.jpg“네.”

김도균은 일일이 인사를 받아주면서 자신의 자리로 왔다. 내 인사는 받지 않을 테지만 그래도 안 할 수는 없어서 나는 인사를 했다.

16560261394706.jpg“안녕하세요.”

김도균이 답이 없어 역시나 하면서 자리에 앉으려는데, 그가 고개를 까닥했다. 김도균이…… 인턴이 된 이후 처음으로 내 인사를 받았다. 심경에 무슨 변화가 생긴 거지? 의아한 눈으로 김도균을 보는데 지 팀장이 저벅저벅 다가와 앞에 섰다.

16560261394718.jpg“총괄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잠시 회의실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겠습니까?”

16560261394694.jpg“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잠깐 미룹시다. 먼저 처리해야 할 것이 있어요.”

16560261394718.jpg“알겠습니다.”

지 팀장이 돌아서며 나를 보고 작게 파이팅 표시를 했다. 아무래도 내 이야기를 하려고 시도한 모양이다. 눈치 빠른 김도균에게 바로 커트당했지만 그 마음이 고마워 나는 미소 지었다. 김도균이 서정선을 보고 우아하게 손으로 호출했다. 후다닥 서정선이 달려와 김도균 앞에 섰다.

16560261394694.jpg“서 팀장.”

16560261394715.jpg“네?”

16560261394694.jpg“지금부터 한지감 씨 근현대미술 팀이니까 업무 분담해 줘요.”

16560261394715.jpg“네?”

놀란 서정선이 눈을 깜빡이자 김도균이 빤히 응시하며 말했다.

16560261394694.jpg“싫습니까? 다른 팀으로 배정해요?”

16560261394715.jpg“아닙니다! 좋습니다! 한지감 씨라면 땡큐죠.”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이지? 멍해져 있는데 자리로 가던 지 팀장이 급하게 돌아와서 읍소했다.

16560261394718.jpg“총괄님, 아시다시피 한지감 씨는 고미술팀에 최적화된 인재입니다. 저희 팀에 먼저 넣어 주시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

서정선이 인상을 쓰며 그 말에 반발했다.

16560261394715.jpg“지 팀장님, 이렇게 시야가 좁으신 분인 줄 몰랐어요. 관련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그 팀에서만 일하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지 팀장은 서정선의 말을 못 들은 척 김도균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16560261394718.jpg“한 번만 다시 생각해 봐 주십시오.”

16560261394715.jpg“지 팀장님……! 지금 제가 안 보이세요?”

상황을 지켜보던 김도균이 탁 책상을 치자 서정선과 지 팀장은 입을 다물었다.

16560261394694.jpg“팀장이란 품위에 맞게 행동하세요. 팀원들 다 보는 앞에서 이게 뭐예요?”

16560261394718.jpg“죄…… 죄송합니다.”

16560261394715.jpg“죄송합니다.”

김도균은 숨을 고르고 말했다.

16560261394694.jpg“어차피 인턴은 한 달씩 모든 팀을 경험해요. 팀장님들이 더 잘 아시잖아요.”

지 팀장과 서정선은 부모에게 혼나는 아이처럼 입을 다문 채 김도균의 눈치를 봤다.

16560261394694.jpg“지 팀장님 자리로 그만 돌아가시고, 서 팀장은 한지감 씨 데려가세요.”

16560261394718.jpg“네…….”

16560261394715.jpg“네!”

어깨가 축 처진 지 팀장이 가고, 서정선이 미소를 참지 못하며 내게 다가왔다.

16560261394715.jpg“지감 씨, 가방 챙겨요. 얼른 팀으로 가요.”

16560261394706.jpg“네!”

가방에 짐을 넣으면서 김도균을 봤다.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를 팀으로 배정한 것일까? 딱히 나에 대한 감정이 좋아진 것 같진 않은데. 책상에서 다섯 걸음 걸으니 근현대 미술팀에 도착했다. 서정선의 눈짓에, 팀에 앉아 있는 네 명이 동시에 일어났다. 그중에 유독 얼굴이 굳어진 강민수가 있었다. 내가 주목받는 상황이 싫은 모양이다. 미안한데, 나도 주목받는 상황이 썩 좋지는 않거든. 서정선이 날카로워 보이는 30대 중반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16560261394715.jpg“여긴 우리 팀의 브레인, 백 책임.”

16560261596136.jpg“백진현 책임이에요. 잘해 봅시다.”

16560261394706.jpg“잘 부탁드립니다.”

다음으로 서정선이 가리킨 사람은 네모난 안경을 끼고 보수적인 인상을 풍기는 30대 초반의 여자였다.

16560261394715.jpg“우리 팀의 기둥 희정 씨.”

16560261596136.jpg“장희정이에요.”

16560261394706.jpg“잘 부탁드립니다.”

남은 인원은 강민수와 여자 인턴 한 명이었다. 서정선이 여자 인턴을 보면서 말했다.

16560261394715.jpg“김현아 씨.”

16560261596136.jpg“김현아입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강민수를 설명할 차례가 오자 그가 직접 나섰다.

16560261596224.jpg“저와 한지감 씨는 아는 사입니다.”

16560261394715.jpg“그래요. 아는 사이면 팀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겠네. 희정 씨가 업무 어떻게 진행할지 알려줘.”

16560261596136.jpg“네.”

서정선이 자리로 돌아가면서 모두들 자리로 돌아갔다. 장희정이 안경을 치켜세우며 사무적으로 말했다.

16560261596136.jpg“일단 2주 동안은 위탁에 중심을 두어야 해요. 다음 달 온라인 경매랑, 다음 메이저 경매를 준비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달은 경매팀 업무보다…….”

장희정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핸드폰이 울렸기 때문이다.

16560261596136.jpg“일단 자리에 앉아 있어요. 통화하고 와서 마저 설명할게요.”

16560261394706.jpg“네.”

전화를 받은 장희정이 허둥지둥 자리로 돌아갔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하필 강민수 옆자리였다. 김현아 옆자리에는 컴퓨터가 없어 앉을 수가 없었다. 자리를 정리하려는데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옆자리 강민수가 경쟁심에 불타오르는 중이었다. 짜증나지만 애써 웃으면서 물었다.

16560261394706.jpg“할 말 있어요?”

16560261596224.jpg“지감 씨는 위탁 받아도 고미술 위주로만 받겠네요.”

16560261394706.jpg“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그건 왜요?”

16560261596224.jpg“아니요. 근현대 미술팀인데 고미술품만 위탁 받으면 좀 웃기겠다 싶어서요.”

참 별게 다 웃긴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간신히 삼켰다. 어느새 부담스러움은 강민수를 꼭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으로 바뀌어 있었다.

16560261394706.jpg“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민수 씨 걱정되지 않게 근현대 미술도 많이 위탁받아야겠네요.”

16560261596224.jpg“글쎄요. 쉽지 않을 텐데.”

번들거리는 미소를 짓는 강민수의 얼굴짝을 후리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강민수, 내가 하는지 못하는지 두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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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을 먹고 나와 강민수는 장희정을 따라 회사 근처에 있는 고객의 집으로 향했다. 위탁받기로 한 그림을 탑 옥션으로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원래 작품관리 팀과 오는 것이 맞았지만, 우르르 고객의 집에 가는 것이 예의가 아니기에 작품 관리 팀은 집 앞에서 대기하고 장희정과 나와 강민수 이렇게 세 명만 안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집 안으로 들어서기 전 장희정은 다짐을 받듯이 말했다.

16560261596136.jpg“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데려가는 거니까 잘 보고 배워요.”

16560261394706.jpg“네. 알겠습니다.”

16560261596224.jpg“열심히 배우겠습니다!”

그냥 대답하면 될 것을 강민수는 꼭 오버를 한다.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16560261394706.jpg“근데 어떻게 이 시간에 집에 계세요?”

16560261596136.jpg“그림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서, 작품 가지러 오는 날에는 휴가를 내고 꼭 집에 있으세요.”

16560261394706.jpg“애착이 깊으시네요.”

16560261596136.jpg“인사만 하고 조용히 있으세요. 알았죠?”

16560261394706.jpg“네.”

16560261596224.jpg“네. 걱정하지 마세요오.”

언뜻 강민수를 보는 장희정의 얼굴에 근심이 어렸다. 문이 열리고 딱딱한 인상의 남자가 나왔다. 장희정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에게 말했다.

16560261596136.jpg“안녕하세요. 오 장관님.”

16560261394706.jpg“안녕하세요.”

16560261596224.jpg“안녕하십니까. 장관니임.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인사부터 벌써 과하다. 오 장관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안 인테리어는 검소했지만 곳곳에 그림이 걸려 있는 것이, 정말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의 집 같았다. 오 장관이 거실 테이블 중앙에 놓인 노란색 단색화를 턱짓했다. 오늘 우리가 가져갈 선영주 화가의 그림이었다.

16560261596136.jpg“어머. 꺼내 놓으셨네요. 감사합니다.”

포장만 진행하면 될 것 같았다. 걸음을 옮기려는데 거실 구석에 걸린 한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초록과 파란색, 빨간색이 일정하지 않는 층을 이루는 추상화였다. [ 800,000,000원 | 진 ] [미션 : 일주일 내로(다음 주 목요일까지) 이 그림을 위탁받으면 3단계 정보가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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