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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검은 그림자 (2) (71/226)

71화 검은 그림자 (2)2021.05.15.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내 앞에는 김 비서와, 아버지와 연세가 비슷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입술이 터진 채로 의자에 묶여 있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 비서가 저벅저벅 다가와 날이 선명한 칼을 내 목에 대고 그 남자를 봤다.

16560263974633.jpg“안경을 벗는 방법을 당장 말해! 안 그럼 한지감은 죽어!”

1656026397464.jpg“…….”

남자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너무 비현실적인 이 장면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뜨면 김 비서와 저 남자는 사라지고, 어제 통화했던 할아버지가 그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았다. 하지만 목에 살짝 닿은 냉랭한 칼날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현실이라고, 그러니 정신 차리라고 소리질러 댔다. 그래. 정신을 차리자. 한지감. 여기 일어나는 일들은 현실이다.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 일단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아마 나를 마취제로 기절시킨 인물은 김 비서일 것이다. 그리고 어제 전화를 걸었던 할아버지는 김 비서가 섭외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어제 장희정이 한 말이 머리를 스쳤다.

16560263974645.jpg-잠깐……. 오전에 계속 걸려왔던 전화가 그 할아버지였나?

16560263974645.jpg-전화를 받으면 그냥 끊어버리더라구요. 팀장님, 현아 씨, 나까지 한 번씩 당했어요.

  나와 통화하기 위해서 계속 전화를 걸었고, 내가 걸려들었다. 나는 그 계획에 완벽하게 빠져 냉큼 이곳으로 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은 있었다. 아까 대문 앞에 도착했을 때 전화가 아닌 문자가 왔다. 대다수의 어른들은 문자를 쓰는 것을 귀찮아한다. 또한 마당과 집 안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처럼 휑했다. 상대가 노약자이기 때문이라고 치부하며 쉽게 경계심을 풀었고, 그래서 위화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김 비서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은 당연히 강정휘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저기 저렇게 잡혀 있는 저 남자는 아마 안경의 전 주인 서동효의 아들 서인범일 것이다. 그래. 강정휘가 그렇게 안경을 쉽게 포기할 리가 없지. 1년 동안 별 움직임이 없어, 나는 서서히 그 존재를 잊어버렸다. 강정휘도 별수 없었던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내가 바보 같았다. 서인범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김 비서는 칼을 내 목에 대면서 칼날이 스쳤다. 스친 것만으로도 날카로운 칼날은 살을 파고들었다. 따갑고 아린 느낌이 들었다. 김 비서가 서인범을 보며 소리쳤다.

16560263974633.jpg“내가 이 자식을 죽이지 못할 것 같아? 나 막가는 인생이야! 여기서 더 잃어버릴 것도 없어!”

고민하던 서인범이 천천히 입을 열려 할 때 내가 선수를 쳤다.

16560263974659.jpg“도둑에 이어 이젠 살인자가 되려는 거예요?”

16560263974633.jpg“이 새끼가!”

흥분한 김 비서가 더 바짝 칼을 들이밀었지만 나는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16560263974659.jpg“죽일 수 있으면 죽여 봐요. 근데 죽여도 안경은 얻을 수 없어요. 그럼 당신은 안경도 얻지 못한 채 살인자가 되는 거죠. 김 비서님이 살인자가 되어도 강정휘가 보호해 줄까요?”

16560263974633.jpg“…….”

16560263974659.jpg“‘우리’ 모두 알잖아요. 강정휘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난 일부러 ‘우리’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김 비서와 내가 같은 편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서였다. 그 말이 통한 것인지 김 비서가 주저했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나는 말을 이어 갔다.

16560263974659.jpg“김 비서님이 이런 짓을 하면서까지 강정휘가 원하는 것을 해 줘야 할 이유는 없어요.”

16560263974633.jpg“……아니. 있어. 전과자를 고용하는 인간은 없어……. 나는 그 자리가 필요해.”

칼을 준 김 비서의 손이 다시 움직이려 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나는 대범하게 말했다.

16560263974659.jpg“그 자리가 필요하다면 저분이 줄 수 있어요.”

16560263974633.jpg“그게 무슨 개 같은 소리야! 누굴 바보로 알아?”

16560263974659.jpg“뒷조사하면서 알지 않았어요? 저분 엄청난 부동산 재벌이라는 거. 그중 한 건물에 관리인 자리를 마련하는 건 일도 아니죠.”

나는 서인범에게 공을 패스했고, 서인범은 딱 맞게 드리블을 했다.

1656026397464.jpg“맞아. 그건 일도 아니야. 자네가 결정만 한다면 얼마든지 해 줄 수 있네.”

16560263974633.jpg“…….”

서인범의 약속에도 김 비서는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득점으로 이어질 결정적인 슛이었다.

16560263974659.jpg“믿지 못하겠다면 지금 보험으로 1억을 김 비서님의 통장에 입금하죠. 만에 하나 저분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1억은 김 비서님이 가지시면 됩니다.”

득점으로 이어져야만 한다……! * 뮤지컬 극장 앞, 정다영이 두리번거리며 한지감을 찾았다. 벌써 2시가 넘어 3시가 가까워 오는데도 한지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6560263998073.jpg“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화가 났다기보다 걱정스러웠다. 조금 일찍 만나서 점심을 같이 먹고 뮤지컬을 보는 건 어떻겠냐고 오전에 한지감에게 연락했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록 답이 없었다. 처음에는 연락이 닿지 않아 짜증이 났지만, 점점 걱정으로 바뀌었다. 약속을 해 놓고 이렇게 연락이 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핸드폰에 문제가 생겨서 연락이 닿지 않을까 봐 일단 약속 장소로 왔지만, 한지감은 보이지 않았다. 정다영은 다시 한지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16560263998073.jpg“아무래도 이상해…….”

안 되겠다 싶어 한지감의 룸메이트인 김경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두 번 반복되기도 전에 김경환이 의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16560264021181.jpg[다영 씨. 어쩐 일이에요?]

16560263998073.jpg“지감 오빠가 연락이 안 돼서요. 2시에 뮤지컬을 같이 보기로 했는데, 오전부터 연락이 안 돼요. 핸드폰은 계속 꺼져 있구요.”

16560264021181.jpg[형, 일찍 고객 만난다고 나갔는데…….]

16560263998073.jpg“고객이요?”

16560264021181.jpg[네.]

언뜻 들은 것 같지만 정신이 없어서인지 기억이 또렷하지 않았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16560263998073.jpg“어디로 갔는지 저도 알아볼 테니까, 경환 씨도 좀 알아봐 주실래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정말 불안해서 그래요.”

16560264021181.jpg[알았어요. 뭔가 알아내면 바로 연락드릴게요.]

16560263998073.jpg“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정다영은 바로 장희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희정 역시 뜻밖의 통화에 의아함을 내비쳤다.

16560263974645.jpg[정다영 씨?]

16560263998073.jpg“네. 저 고미술팀 정다영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한지감 씨가 오늘 어떤 고객을 만나기로 했는지 아세요?”

16560263974645.jpg[무슨 일이에요?]

16560263998073.jpg“저랑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장소로 오지도 않고 오전부터 연락이 안 돼서요…….”

떨리는 정다영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넘어 장희정에게 전해졌다.

16560263974645.jpg[어떤 할아버지 집에 방문하기로 했어요.]

16560263998073.jpg“그분 집 주소나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16560263974645.jpg[전화로 유입된 고객이라 그런 정보가 없어요. 다영 씨,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별일 아닐 거예요.]

장희정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다. 그저 정다영이 과하게 걱정하는 것이라 여겼다.

16560263998073.jpg“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쯤 넋이 나간 정다영이 기계적인 감사를 전하며 전화를 끊었다.

16560263998073.jpg“그 할아버지……. 연락처나 주소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현재로서는 그것이 한지감의 행적을 추적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때 김경환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에게 어떤 실마리를 들을 수 있길 바라며 정다영은 전화를 받았다.

16560263998073.jpg“네. 경환 씨.”

16560264021181.jpg[형 컴퓨터에 연동된 메신저 보니까, 오늘 박삼동이라는 할아버지 만나기로 했더라구요. 주소지는 경기 남성시예요.]

16560263998073.jpg“연락처는 없어요?”

16560264021181.jpg[연락처로 전화를 해 봤는데 안 받아요. 그리고…….]

말끝을 흐리는 김경환을 정다영이 채근했다.

16560263998073.jpg“뭔데요?”

16560264021181.jpg[이것도 메신저 보고 알았는데, 형 CMA 통장에서 방금 전에 1억이 출금되었어요. 이렇게 큰돈을 쓴다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핸드폰이 계속 꺼져 있다가 방금 전에 1억이 인출되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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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63998073.jpg“그 주소지 보내주세요. 제가 갈게요.”

16560264021181.jpg[제가 갈게요. 어떤 상황인지 모르니까 다영 씨는 일단…….]

16560263998073.jpg“아니요. 저도 갈 거예요. 거기에서 만나요.”

통화를 끊고 정다영은 곧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한지감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그녀의 직감이 소리쳤다. * 강정휘가 사무실을 불안하게 서성이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저녁이 가까워지고 있건만, 김 비서는 아직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1656026408019.jpg“아직까지 못 알아내면 어쩌겠다는 거야! 쓰레기 같은 인간을 거두어주는 것이 아니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거두어 준 것이 아니라 이용한 것이었지만, 그녀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자신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나쁜 사람이라는 것이 강정휘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정신에 문제 있는 사람처럼 화를 내던 강정휘는 조급증을 참지 못하고 결국 핸드폰을 들어 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다섯 번 넘게 반복되었는데도 김 비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1656026408019.jpg“왜 전화를 안 받아!”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소파에 내던졌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쳤다.

1656026408019.jpg“안경을 벗는 법을 알아낸다고 나에게 이야기할까?”

안경의 강력한 힘을 김 비서는 알고 있다. 그러니 벗는 방법을 알게 되면 김 비서는 그 안경을 강정휘에게 가져오지 않고 자신이 쓸 것이다.

1656026408019.jpg“그럼 난 닭 쫓던 개가 되는 거잖아!”

김 비서를 너무 하찮게 생각한 나머지 이 부분을 망각했다. 그녀에게 김 비서는 사냥개 정도의 의미였음으로.

1656026408019.jpg“아니지. 멍청한 전과자 주제에 그렇게 머리가 돌아갈 리가 없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강정휘는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말을 내뱉은 지 1초도 되지 않아 그녀는 핸드폰을 집어들고 차에 올랐다.

1656026408019.jpg“만약 정말 ‘내’ 안경을 노렸다면, 가만히 안 둬.”

안경이 자신의 소유라도 된 듯, 강정휘의 적개심은 활활 타올랐다. * 남성시의 한 지구대에서, 김경환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 질렀다.

16560264021181.jpg“도대체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정복을 입은 경찰관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16560263974645.jpg“상황이 이상한 것은 알겠는데, 1억이 범죄와 연관되었다는 증거가 없잖아요. 연관성을 확인하려면 일단 은행에 공문 보내서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16560264021181.jpg“오늘 그 집에 간다고 그랬다구요!”

16560263974645.jpg“그렇다고 해도 그 집에 들어갔다는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한지감 씨 소유의 차라도 앞에 세워져 있다면 명분이 될 텐데, 그렇지도 않구요.”

가만히 듣고 있던 정다영이 입을 열었다.

16560263998073.jpg“그러니까 한마디로 그 집 안으로 들어갈 명분이 없다는 거네요.”

16560263974645.jpg“네. 맞아요.”

16560263998073.jpg“알겠습니다. 경환 씨, 나가죠.”

정다영의 손에 이끌려 김경환은 지구대에서 나왔다.

16560264021181.jpg“다영 씨, 이렇게 물러서면 어떻게 해요.”

16560263998073.jpg“물러서지 않았어요.”

16560264021181.jpg“네?”

16560263998073.jpg“명분이 필요하다면서요. 그럼 명분 만들어야죠.”

16560264021181.jpg“무슨 소리예요?”

16560263998073.jpg“제가 지금 주거 침입을 할 생각이거든요. 그러니까 경환 씨는 그런 저를 우연히 보고 신고하시면 돼요. 정리됐죠?”

16560264021181.jpg“다영 씨……?”

정다영은 이미 결정을 끝낸 듯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머뭇거리는 김경환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

16560263998073.jpg“얼른 타요. 시간 없어요.”

  *

16560263974633.jpg“‘나 서인범은 김태하를 오늘부로 건물 관리인으로 고용한다.’”

김 비서가 불러주는 문장을 서인범이 열심히 받아 적었다. 나는 애써 짜증을 삼키며 말했다.

16560263974659.jpg“1억을 보냈는데 이런 각서가 왜 필요하죠?”

16560263974633.jpg“너에게 1억 정도는 돈도 아니라는 걸 내가 모를까 봐?”

매서운 김 비서의 눈빛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아직 칼자루는 김 비서의 손에 들려 있었다. 밖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빠르게 이 소리를 캐치한 김 비서가 커튼을 살짝 걷고 밖의 상황을 확인했다. 어떤 여자가 현관을 열고 있었고, 도착한 경찰이 그녀를 뒤쫓았다.

16560263974633.jpg“왜…… 경찰이…….”

그는 순간 멍해지더니 곧 흥분하며 내 멱살을 잡았다.

16560263974633.jpg“아까 돈 보내라고 핸드폰 줬을 때 신고했지!”

16560263974659.jpg“신고 안 했습니다. 제 핸드폰 내역 보시면 알 텐데요.”

16560263974633.jpg“그럼 경찰들이 왜 있어?”

16560263974659.jpg“그건 저도 궁금하네요.”

혼란에 빠진 그가 다시 칼을 들어올리려 했다.

16560263974659.jpg“저 같으면 그 칼을 잡지 않겠습니다.”

16560263974633.jpg“수작 부리지 마!”

16560263974659.jpg“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밖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까?”

16560263974633.jpg“…….”

알리고 싶을 리가 없다.

16560263974659.jpg“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넘어가고 싶죠? 그럼 우리를 풀어 주세요. 그래야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넘어가지 않겠습니까?”

잠시 고민을 하던 김 비서가 나를 풀어 주었고, 나는 서인범을 풀어 주었다. 그는 황급하게 우리를 묶었던 줄을 치우면서 험악하게 말했다.

16560263974633.jpg“말을 지키지 않으면 끝까지 쫓아가서 죽인다. 반드시.”

우리는 방에서 나와 2층 거실로 나왔다. 그때 올라오는 발소리와 소란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16560263974645.jpg“이거 불법 침입입니다!”

16560263998073.jpg“잘 알고 있어요.”

이 목소리는 다영이다. 잠시 후 다영과 경찰 두 명, 그리고 경환이 모습을 드러냈다.

16560263998073.jpg“오빠!”

16560263974659.jpg“다영아. 여기는 어쩐 일이야?”

16560263998073.jpg“오빠가 연락이 안 돼서…….”

울음이 거세진 다영이 말을 끝맺지 못했지만, 곧이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김 비서를 발견하고 중얼거렸다.

16560263998073.jpg“김 비서님이 왜……?”

16560263974645.jpg“하아…… 봐 봐요. 멀쩡하잖아요. 아무 일도 없잖아요. 선생님이 직접 말해 봐요. 아무 일도 없었죠?”

경찰이 나를 보고 물었다. 꿀꺽 침을 삼키며 김 비서가 나를 봤다. 이제 칼자루는 내 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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