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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온라인 팀 (3) (85/226)

85화 온라인 팀 (3)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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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68494687.jpg“빨리 내가 만족할 만한 방법을 말하는 것이 좋을 거야. 안 그러면 우리 최 교수님을 두고 여기서 쫓겨나야 할 테니까.”

16560268494691.jpg“먼저 최 교수님과 대화를 나눌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리를 비켜 주시죠.”

16560268494687.jpg“괜한 수작 부리지 마.”

나는 똑바로 대장 어깨를 보고 말했다.

16560268494691.jpg“일억 받고 싶은 거 아닙니까?”

16560268494687.jpg“너 아니어도 일억 받을 방법은 있어. 이 영감이 갖고 있는 이 고물들 다 팔아버리면 그만이야.”

고물들? 고미술품을 고물이라고 하는 되먹지 않은 인간이라니! 화가 차오른다.

16560268494691.jpg“고물들이요?”

16560268494687.jpg“그래. 고물들. 너나 이 영감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냥 고물들일 뿐이야.”

16560268494691.jpg“바로 그 무식함이 문제입니다.”

16560268494687.jpg“뭐?”

이를 악문 대장 어깨의 얼굴이 사나워졌다. 옆에 있던 어깨들도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자 김 비서가 싸울 태세를 갖췄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도 나는 흔들림 없이 말을 이어갔다.

16560268494691.jpg“미술품의 가치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 제대로 된 가격을 받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질 나쁜 골동상이나 나까마에게 걸려서 덤탱이나 쓰겠죠.”

16560268494687.jpg“이것 봐라. 너 내가 우스워 보여?”

16560268494691.jpg“보이는 그대로를 말하는 겁니다. 이 미술품들 어떻게 옮기는지나 압니까?”

16560268494687.jpg“그거야…….”

16560268494691.jpg“혹시 일반 택배처럼 스트로폼이나 뽁뽁이에 대강 싸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정말 그럴 생각이었는지 대장 어깨가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지우고 싸하게 말했다.

16560268494687.jpg“그런 건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와.”

16560268494691.jpg“하하하! 하하하하!”

16560268494687.jpg“미쳤어?”

16560268494691.jpg“미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올해 들은 가장 재밌는 말이어서 웃은 것뿐입니다. 고미술품은 다루는 건 전문가들이 하는 작업입니다.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도 고미술품을 어떻게 다룰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미술 언저리에도 가 본 적 없는 사람이 고미술품을 다룬다구요?”

16560268494687.jpg“……하고 싶은 말이 뭐야?”

16560268494691.jpg“윈윈하는 방법을 찾아볼 테니, 먼저 최 교수님과 둘만 안방에서 대화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제 요구는 그게 다입니다.”

16560268494687.jpg“…….”

대장 어깨가 고민하는데 옆에 있는 부하 어깨 한 명이 말했다.

16560268494687.jpg“형님! 저딴 이야기를 뭐하러 듣습니까! 경찰에 신고하려고 수작부리는 겁니다!”

16560268494691.jpg“…….”

나는 대장 어깨의 눈을 똑바로 봤다.

16560268494691.jpg“그렇게 불안하면 핸드폰은 여기 두고 들어가죠.”

16560268494687.jpg“……핸드폰 저 사람에게 주고, 너 혼자서만 들어가.”

16560268494691.jpg“알겠습니다.”

나는 핸드폰을 김 비서에게 맡기고 최 교수와 안방으로 들어갔다. 최 교수는 내 얼굴을 볼 낯이 없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16560268494687.jpg“지감 씨……. 미안해요. 괜한 일에 휘말리게 해서…….”

16560268494691.jpg“교수님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고개를 숙이십니까.”

16560268494687.jpg“……어쨌든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그냥 가요. 내가 어떻게든 해 볼게요.”

16560268494691.jpg“일억, 제가 먼저 지불하겠습니다.”

최 교수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16560268494687.jpg“아니에요. 이 이상 지감 씨에게 폐 끼칠 수 없어요.”

16560268494691.jpg“그냥 드리겠다는 것 아닙니다. 교수님이 제게 돈을 빌리시는 상황이 된 거죠.”

16560268494687.jpg“하지만…… 저는 갚을 돈이 없어요.”

16560268494691.jpg“빠른 시일 내에 갚을 방법이 있습니다.”

16560268494687.jpg“무슨……?”

나는 호흡을 가다듬고 말했다.

16560268494691.jpg“교수님이 소장하신 고미술품들 다 저에게 위탁해 주십시오. 그럼 일억 정도의 수익은 발생할 겁니다.”

16560268494687.jpg“하지만…….”

최 교수의 눈이 초점을 잃고 흔들렸다. 자식 같은 소장품을 팔라고 하니 그 마음이 어떨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재 이것이 내가 그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제안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16560268494691.jpg“압니다. 자식 같은 아이들인 것. 위탁하라고 말씀드리는 제 마음도 편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고미술품을 고물이라고 말하는 저 사람에게 가져가게 하는 것보다, 저에게 위탁하시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16560268494687.jpg“…….”

나는 고민하는 최 교수를 기다려 주었다. 사실 저 밖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저기서 하지 않았던 것은, 적어도 최 교수가 떠밀려서 결정하지 않길 바라는 내 최소한의 배려였다. 힘겨워하던 최 교수가 정적을 깨고 나에게 말했다.

16560268494687.jpg“그렇게 하도록 하죠.”

16560268494691.jpg“어려운 결정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최 교수에게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16560268494687.jpg“감사하긴요. 도와줘서 내가 정말 고맙습니다.”

16560268494691.jpg“서로에게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는 거실로 나가려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엶과 동시에 부하 한 명이 엎어졌다. 문에 귀를 대고 엿듣으려고 시도한 것 같았다. 나는 거실로 나와서 대장 어깨에게 말했다.

16560268494691.jpg“엿들어도 된다고 한 적은 없었습니다.”

16560268494687.jpg“엿듣지 않아야 한다고 한 적도 없어서.”

그는 보란 듯 뻔뻔한 미소를 짓고 말을 이었다.

16560268494687.jpg“대화가 끝났으니 해결책이 나와야지. 나 지금 많이 참아주고 있는 거거든.”

16560268494691.jpg“해결책은 나왔습니다. 일억, 지금 당장 입금해 드리도록 하죠.”

대장 어깨가 의심스러운 눈빛을 나에게 보냈다.

16560268494687.jpg“지금 당장 입금해 주겠다고? 어디서 돈이 났는데?”

16560268494691.jpg“돈만 받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쪽 눈에 고물로 보이는 이 물건들, 귀찮게 손대지 않아서 좋을 텐데요.”

16560268494687.jpg“…….”

그는 가는 눈으로 나를 보다가 명함을 내밀었다. 그의 명함은 현란한 노란색, 빨간색 글자들과 자극적인 문구로 시선을 끌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 빌려 드립니다.’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문구 아래로 ‘정수일’이라는 이름과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었다. 명함을 보는 나를 보면서 정수일이 짜증스레 말했다.

16560268494687.jpg“계좌 번호는 뒤에 있어.”

16560268494691.jpg“아아. 네.”

나는 핸드폰으로 은행에 접속에 바로 일억을 보내주었다.

16560268494691.jpg“지금 보냈습니다. 확인해 보시죠.”

반신반의하며 핸드폰을 본 정수일의 눈이 커졌다.

16560268494687.jpg“저……정말 들어왔네.”

16560268494691.jpg“그럼 가짜로 갚는 것도 있습니까? 이제 입금했으니 서류를 교수님 앞에서 없애 주시죠.”

정수일이 부하에게 고갯짓을 하자 부하가 급하게 가방에서 차용증을 꺼내 식탁에 올려놨다. 나는 김 비서를 보고 말했다.

16560268494691.jpg“혹시 라이터 있으십니까?”

16560268633874.jpg“네.”

김 비서가 라이터를 나에게 주었고, 나는 차용증과 라이터를 최 교수에게 내밀었다. 차용증을 받아든 최 교수는 잠시 울컥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라이터를 켜서 차용증을 깨끗이 태워버렸다. 그렇게 차용증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나는 정수일을 보고 말했다.

16560268494691.jpg“돈 갚았으니 이후에 교수님 귀찮게 하지 마세요. 만약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말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16560268494687.jpg“우리도 그렇게 상도덕 없는 사람들은 아니야.”

김 비서가 정수일과 부하들을 차례로 노려보았다.

16560268494691.jpg“일이 끝났으니 이제 그만 가보시죠.”

16560268494687.jpg“안 그래도 갈 생각이었어. 가자.”

1656026865917.jpg“네. 형님!”

부하들이 현관문을 열고 정수일이 나갈 수 있도록 재빠르게 준비했다. 현관으로 향하던 정수일이 돌연 나를 보고 물었다.

16560268494687.jpg“이름이 뭐야?”

16560268494691.jpg“한지감입니다.”

16560268494687.jpg“특이한 이름이네. 볼 수 있으면 또 보자고.”

16560268494691.jpg“거절하겠습니다.”

묘한 미소를 지은 정수일이 현관을 지나 집을 나섰다. ‘처분 가능성 높음’이라는 특이사항이 없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집 안을 둘러봤다. 언제 그런 특이사항이 있었냐는 듯 없어져 있었다. 그제야 안도감이 몰려왔는지 최 교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16560268494691.jpg“교수님. 괜찮으세요?”

16560268494687.jpg“나는…… 괜찮아요.”

하나도 괜찮아 보이지 않았기에 나는 최 교수를 부축했고, 김 비서가 도와주어 어렵지 않게 식탁 의자에 앉힐 수 있었다. 나는 따듯한 물을 끓여 최 교수에게 내밀었다. 그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머그컵을 받았다. 따듯한 물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16560268494687.jpg“정말 고마워요. 지감 씨……. 지감 씨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정말 막막했을 거예요.”

16560268494691.jpg“아닙니다. 위탁 결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심코 최 교수의 시선이 시계에 향했다.

16560268494687.jpg“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네요. 나 때문에 시간을 너무 뺏었죠?”

16560268494691.jpg“괜찮습니다. 저…… 교수님, 저 내일 다시 여기에 와도 될까요? 위탁 심사에 필요한 정보랑 사진 찍으려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사실 오늘 찍고 가는 것이 훨씬 시간이 절약되었지만, 최 교수를 생각하면 그것이 나을 것 같았다.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최 교수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16560268494687.jpg“나는 괜찮으니까 시간 있으면 하고 가요.”

16560268494691.jpg“정말…… 괜찮으세요?”

16560268494687.jpg“지감 씨 덕분에 사채업자들이 학교로 들이닥칠 상황을 피했는데, 괜찮지 않을 것이 뭐가 있겠어요.”

16560268494691.jpg“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다가 김 비서의 존재를 떠올리고 멈췄다.

16560268494691.jpg“김 비서님, 오늘 정말 수고하셨어요.”

16560268633874.jpg“아니에요. 오늘같이 필요한 상황 있으시면 언제라도 불러 주세요.”

16560268494691.jpg“감사합니다. 오늘은 이만 가 보셔도 될 것 같아요.”

16560268633874.jpg“그럼 가 보겠습니다. 또 연락 주세요.”

16560268494691.jpg“네.”

김 비서가 가고 나는 본격적으로 고미술품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어림잡아도 유물들의 개수가 이십 점이 넘었다. 이거면 온라인 위탁 실적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마디로 땡잡았다! * 다음 날 아침 나는 출근하자마자 위탁 신청서를 정리했다. 20점이 넘다 보니 오전이 거의 끝나갈 때쯤이 되어서야 최요한에게 보낼 수 있었다.

16560268494691.jpg“선배님, 위탁 신청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16560268494687.jpg“네. 알겠습니다아! 지금 확인하겠습니다.”

메일을 확인한 최요한의 눈이 커졌다.

16560268494687.jpg“지감 씨……. 이게 다 뭐예요?”

16560268494691.jpg“제가 뭘 잘못 썼나요?”

이상하다. 위탁 신청 양식 자체는 다른 팀하고 똑같은데…… 온라인 팀은 뭔가 다르게 하나? 의아해하는 나를 보고 최요한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말했다.

16560268494687.jpg“23점, 이거 다 위탁 신청하는 것 맞습니까?”

16560268494691.jpg“네. 맞아요.”

아. 23점 때문에 그랬구나. 나는 또 잘못한 줄 알고 괜히 쫄았잖아. 23점이란 말에 팀 모두가 동요했다. 팀의 수장인 이 팀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다른 사람들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팀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최요한 자리까지 가서 위탁 신청서를 확인하고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16560268712414.jpg“정말 23점이네! 지감 씨 어떻게 이렇게 많이 위탁을 받았어?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이야기 없었잖아.”

16560268494691.jpg“어제 미팅한 고객분이 갑자기 일이 생기셔서 소장품을 전부 위탁하시기로 했어요.”

16560268712414.jpg“타이밍을 잘 잡았네. 정말 잘했어! 안 그래도 이번 달에 고미술품이 간당간당해서 불안해하던 차였거든.”

16560268494691.jpg“운이 좋았죠.”

16560268712414.jpg“운도 실력이지, 무슨 소리야. 지감 씨랑 일하니까 일할 맛이 나네!”

16560268494691.jpg“과찬이십니다.”

16560268712414.jpg“과찬은 무슨, 요샌 사람이 너무 겸손해도 못 써.”

팀원들을 돌아보며 이 팀장이 말했다.

16560268712414.jpg“기분이다! 오늘 내가 점심으로 삼겹살 쏜다!”

16560268494687.jpg“와아!”

16560268494687.jpg“좋습니다.”

16560268494687.jpg“우후!”

고개를 돌리다 보니 강민수가 보였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이를 악물고 있었다. 나에게 관심이 쏟아지는 이 상황이 몹시 불편한 모양이다. 저 모습을 보니 아주 고소했고, 칭찬으로 이미 좋아졌던 기분이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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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판에서 삼겹살이 지글지글 구워졌다. 점심시간이라서 술을 마시지는 못하기에 콜라, 사이다로 건배를 했다.

16560268712414.jpg“온라인팀을 위하여!”

1656026865917.jpg“위하여!”

1656026865917.jpg“위하여!”

모두들 즐겁게 떠들면서 식사를 했지만, 단 한 사람 강민수는 억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16560268760646.jpg“축하해요. 지감 씨. 23점이라니, 정말 대단해요.”

16560268494691.jpg“감사합니다.”

저렇게 억지인 것을 티낼 바에야 인상을 쓰고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본인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16560268760646.jpg“일을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할 수 있는지 그 비법을 좀 알고 싶네요.”

16560268494691.jpg“비법이랄 게 있나요. 고객들에게 정기적으로 연락드리고, 안부 연락하는 그런 기본적인 거죠.”

이건 마치 수능만점이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했다는 말과 다를 바 없었다. 아니꼬웠는지 강민수의 입꼬리가 비틀어졌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김현아가 해맑게 말했다.

16560268494687.jpg“역시 기본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그게 쉬운 거 같아도 쉽지 않잖아요. 저는 괜히 고객에게 부담 주는 것 같아서 자주 연락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16560268494691.jpg“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죠. 하지만 저는 본질적으로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도움이 필요할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에요.”

적절한 도움을 가장 먼저 캐치할 수 있는 안경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쏙 빼놓았다.

16560268760646.jpg“그게 노력만으로 돼요? 뭔가 다른 부분이 더 있는 것 같은데.”

강민수는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말에 뼈가 있었다. 나는 미소로 대답을 넘기려 했지만 그는 받아주지 않았다.

16560268760646.jpg“그렇게 웃으면서 넘기지 말고 말 좀 해 줘 봐요. 우리 동기잖아요.”

동기도 동기 나름이지. 나를 누르려고 시시콜콜 때를 기다리는 동기에게 영업 비밀을 누설할 정도로 내가 호구로 보이냐? 짜증이 올라오는데 마침 핸드폰이 울렸다. 다영에게서 온 전화였다.

16560268494691.jpg“전화 좀 받고 올게요.”

가게를 나와 나는 전화를 받았다.

16560268494691.jpg“어. 다영아.”

16560268787107.jpg[오빠. 어제 그림 보여주셨던 작가요.]

16560268494691.jpg“아. 우수정 작가?”

16560268787107.jpg[영어 이름은 말씀 안 하셨어요?]

16560268494691.jpg“응. 말씀 없었어. 최 교수님은 그냥 우수정 작가라고만 했는데……. 왜 그래?”

16560268787107.jpg[혹시…… 제가 아는 작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최 교수님에게 다시 확인해 주세요. 그 다음에 설명드릴게요.]

16560268494691.jpg“응. 알았어.”

아는 작가일지도 모른다고? 뭐 때문에 다영이 이러는 건지 정말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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