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8화 우수정 작가 (3) (88/226)

88화 우수정 작가 (3)2021.06.23.

16560269676102.jpg[어차피 나는 알아낼 거야. 문제는 거기에 한지감의 공로가 있느냐 없느냐겠지.]

결국 이수지는 도 교수에 대해서 알아낼 것이다. 그러니 이수지와 척을 지지 않는 것이 나에게는 그나마 남는 장사였다.

16560269676108.jpg“그래도 안 됩니다.”

순간 흔들렸지만 참아냈다. 원칙을 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한번 원칙을 넘으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넘게 된다.

16560269676102.jpg[뭐?]

16560269676108.jpg“들으셨지 않습니까. 안 됩니다.”

16560269676102.jpg[야! 한지감! 너 내가 우습게 보여!]

16560269676108.jpg“우습지 않습니다. 무섭죠. 하지만 규정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관장님.”

16560269676102.jpg[야!]

빽빽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렸지만 나는 통화 종료를 눌렀다. 1초도 지나지 않아 다시 이수지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의 성격을 익히 알고 있기에 나는 핸드폰을 꺼버렸다. 이수지의 핸드폰 번호만 스팸 등록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수행원을 통해 전화를 할 것이고, 수행원의 전화도 받지 않으면 미술관 직원 전체의 핸드폰을 이용할 그런 사람이었다.

16560269676108.jpg“거기서 끝나면 다행인데, 아마 이대로라면 내일 회사에 찾아오겠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면서 내일이 오는 것이 무서워졌다. 일단 빨리 집으로 가서 이 팀장에게 연락을 해야 할 것 같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웬일로 일찍 들어온 경환이 나를 반겼다.

16560269676137.jpg“혀엉. 왔어?”

16560269676108.jpg“경환아. 핸드폰 좀 빌리자.”

16560269676137.jpg“핸드폰?”

16560269676108.jpg“응.”

16560269676137.jpg“핸드폰 잃어버렸어?”

16560269676108.jpg“차라리 잃어버렸으면 좋겠다.”

얕은 한숨을 쉬는 나를 보며 경환은 핸드폰을 내밀었다.

16560269676137.jpg“써.”

16560269676108.jpg“고마워.”

나는 방으로 들어가 핸드폰하고 연동된 주소록을 띄우고 이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그는 전화를 받았다.

16560269704752.jpg[여보세요?]

16560269676108.jpg“이 팀장님, 저 한지감입니다.”

16560269704752.jpg[지감 씨, 번호 바꿨어?]

16560269676108.jpg“아니요. 사정이 있어서요.”

나는 방금 전 벌어진 상황을 이 팀장에게 설명했다.

16560269704752.jpg[도대체 이수지 관장은 그걸 어떻게 알았대?]

16560269676108.jpg“저도 그걸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이수지 관장 성격이라면 내일 오전 일찍 회사에 들이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16560269704752.jpg[잘 알지……. 그 성격.]

16560269676108.jpg“그래서 업무시간 전에 미리 회의를 진행했으면 하는데……. 괜찮을까요?”

16560269704752.jpg[알았어. 내가 총괄님께 말씀드리고 다시 연락 줄게. 이 번호로 주면 돼?]

16560269676108.jpg“네. 부탁드립니다.”

16560269704752.jpg[응]

삼십 분도 지나지 않아서 이 팀장에게 연락이 왔다. 내일 아침 7시에 회의를 하겠다는 말이었다. 통화를 끝낸 나는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16560269676108.jpg“회의를 하면 뭔가 해결책이 나오겠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그 말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7시부터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 참석자는 나, 김도균, 이 팀장, 그리고 서정선이었다. 미간을 깊게 찌푸린 김도균이 이 팀장을 보며 불만을 표시했다.

16560269730985.jpg“왜 진작 아만다 우의 유작을 발견한 것을 저에게 알리지 않았습니까?”

16560269676108.jpg“그게…… 위탁이 확정되면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나는 당연히 김도균이 아만다 우의 유작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여겼다. 탕비실에서 다영과 이야기할 때 들어와서 끼어들었으니 말이다. 설마, 일부러 모른 척하는 건가? 김도균이 이 팀장과 서정선을 번갈아보면서 매섭게 굴었다.

16560269730985.jpg“총괄은 모르는 일을 팀장 두 명이 알고 있었네요. 저 경매팀에서 따돌림 당합니까?”

이 팀장과 서정선이 손사래를 치면서 함께 부정했다.

16560269753457.jpg“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16560269704752.jpg“저도 확실하게 하려다 보니까…….”

16560269730985.jpg“변명은 됐습니다!”

휙 고개를 돌린 그는 나를 노려봤다.

16560269730985.jpg“항상 이런 소란의 뒤에는 한지감 씨가 있군요. 왜일까요?”

꼭 내가 문제를 몰고 다닌다고 말하는 것 같아 잠시 울컥했지만, 어쨌든 이 일의 시작에 내가 있는 것은 맞았기에 사과했다.

16560269676108.jpg“죄송합니다…….”

이 팀장은 나를 변호했다.

16560269704752.jpg“지감 씨는 처음부터 보고를 했고, 아무 잘못이…….”

16560269730985.jpg“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되었죠.”

김도균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받은 이 팀장은 변호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푹 한숨을 쉰 김도균이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별다른 대책이 떠오르지 않은 이 상황이 그도 어지간히 힘든 것 같았다.

16560269730985.jpg“이수지 관장이 개인적으로 소장자의 정보를 알아내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우리 내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것은 막아야 해요.”

회의실에 있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규정도 규정이지만, 실질적인 타격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컸다. 이런 일이 발생되면 밖으로 말이 새어나갈 것은 불 보듯 뻔하고, 그럼 소장자들은 불안해서 아무도 탑 옥션에 미술품을 위탁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생존과 관련된 문제였다. 눈치를 보다 이 팀장이 조심스레 말했다.

16560269704752.jpg“이수지 관장이 그냥 넘어갈 것 같진 않은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16560269730985.jpg“제가 대응하죠.”

김도균도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게 최선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16560269730985.jpg“이수지가 오면 이 팀장과 저만 대응합니다. 서 팀장은 빠지세요. 이 일에 대해서 최소 인원만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적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16560269753457.jpg“전 빠져 있는다고 쳐도, 정다영 씨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정다영 씨도 소장자에 대해서 알고 있으니 상황을 설명하고 입단속을 시키는 것이…….”

김도균은 단호했다.

16560269730985.jpg“정다영 씨는 이수지가 어떤 목적으로 움직이는지 몰라요. 그러니 모르게 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이라면 그게 통할 수 있겠지만, 이수지는 다영과 나의 친분을 안다.

16560269676108.jpg“정다영 씨랑 제가 친하다는 건 이수지 관장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16560269730985.jpg“그럼 정다영 씨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서, 이수지가 찾아왔을 때 행방에 대해 모른 척만 하라고 당부하세요. 이수지 관장이 정다영 씨를 보고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곤란합니다.”

이수지에게 이 일에 연관된 사람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버틸 작정이다. 시달리는 사람이 많을수록 말이 새어나갈 가능성이 많기에 나름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지만, 이수지의 성격상 그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잘 통해야 할 텐데……. 김도균을 살핀 서정선이 조심스레 물었다.

16560269753457.jpg“총괄님,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이 있어요.”

16560269730985.jpg“말하세요.”

16560269753457.jpg“이수지 관장이 개인적으로 소장자의 정보를 찾아내 접촉했을 때, 저희가 유출한 것이 아니라 해도 화살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요.”

순식간에 회의실이 싸해졌다. 그렇다면 정보 유출을 막은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김도균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16560269730985.jpg“거기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조금 더 생각해 보죠.”

나는 가만히 머리를 굴렸다. 지금 이 상황에서 최선의 해결책이 뭘까. 이수지가 소장자에게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막고, 회사에서 정보가 유출되었다고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게 할 방법.

16560269676108.jpg“가장 좋은 해결책은…… 아만다 우의 유작을 위탁받는 것이 아닐까요?”

모든 시선이 나에게 모아졌다. 그중 김도균은 차갑디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봤다.

16560269730985.jpg“누가 그걸 모릅니까? 소장자가 이미 거절한 상태가 아닙니까!”

어제 머릿속을 스쳤던 이미지가 다시 떠올랐다.

16560269676108.jpg“확실하지 않지만…… 방법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 팀장이 동그래진 눈으로 물었다.

16560269704752.jpg“무슨 방법인데 지감 씨?”

16560269676108.jpg“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이틀만 시간을 주십시오. 총괄님.”

16560269730985.jpg“…….”

입을 닫은 김도균이 못마땅한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고맙게도 이 팀장이 내 편이 되어 주었다.

16560269704752.jpg“총괄님, 지감 씨에게 한번 기회를 주시죠.”

16560269753457.jpg“지금은 이것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서정선도 거들었다. 나를 잡아먹을 듯이 김도균은 한참을 빤히 보다 입을 열었다.

16560269730985.jpg“딱 이틀이에요.”

자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도균은 일어나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나는 그런 그의 뒤를 따랐다.

16560269676108.jpg“저 총괄님, 하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16560269730985.jpg“뭐예요?”

16560269676108.jpg“어제 탕비실에서 정다영 인턴과 제가 하는 이야기 듣지 않으셨습니까?”

16560269730985.jpg“아만다 우의 작품이라는 것은 들었죠. 하지만 유작인지는 몰랐어요.”

16560269676108.jpg“아……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다영과 탕비실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유작’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다. 한심하다는 듯 김도균이 말했다.

16560269730985.jpg“그렇게 아무데서나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니까 정보가 새는 것 아닙니까.”

16560269676108.jpg“……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주의하겠습니다.”

16560269730985.jpg“이건 분명히 하죠. 지감 씨가 믿을 만해서 이런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에요. 지금 딱히 다른 방법이 없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허락하는 겁니다.”

16560269676108.jpg“알겠습니다.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 김도균은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하여튼 다가갈 틈을 주지 않는 사람이다. 이제 조사를 시작해 볼까.

16560269835141.jpg

  * 출근한 정다영이 서성거리며 눈으로 한지감을 찾았다. 곧 9시인데 한지감은 사무실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16560269835145.jpg“화장실 갔나?”

하지만 9시가 지나도 한지감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락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한지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주변에 들리지 않게 입을 가린 채로 말했다.

16560269835145.jpg“오빠. 어디에요?”

16560269676108.jpg[아…… 그게, 일이 생겨서. 이 팀장님은 알고 계시니까 걱정하지 마.]

16560269835145.jpg“그럼 다행이구요.”

16560269676108.jpg[다영아. 그리고 이따가 아마 이수지가 올 거거든?]

16560269835145.jpg“이수지 관장이요? 왜요……?”

프리뷰 기간도 아닌데 왜 갑자기 이수지가 온다는 것인지 정다영은 의아했다. 한지감은 다급하게 말했다.

16560269676108.jpg[내가 지금 바빠서 이유는 나중에 말해줄게. 이수지가 내 행방에 대해서 물으면 그냥 모른다고 해. 알았지?]

16560269835145.jpg“도대체 무슨…….”

정다영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한지감은 그렇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16560269835145.jpg“뭐가 이렇게 나중에 설명해 준다는 것이 많아…….”

무심코 고개를 돌리던 정다영은 자신을 보다가 급히 시선을 거둔 서정선이 보였다. 직감적으로 서정선이 무언가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그녀에게 가려는데, 쾅쾅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무실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유리문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수행원을 대동한 이수지가 서 있었다.

16560269835145.jpg“정말 왔네……?”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이 팀장이 재빠르게 유리문을 열어주었다. 한껏 턱을 치켜세운 이수지가 안으로 들어섰다. 이 팀장이 눈치를 보며 물었다.

16560269704752.jpg“이수지 관장님,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16560269676102.jpg“한지감, 어딨어?”

이를 악문 이수지가 사납게 한지감을 찾았다. 언제 왔는지 김도균이 차분하게 물었다.

16560269730985.jpg“한지감 인턴은 무슨 일로 찾으십니까?”

16560269676102.jpg“당장 한지감 내 앞에 데리고 와요!”

미술계에서 오래 일한 김도균의 존재가 없는 자제력을 끌어올렸다.

16560269730985.jpg“한지감 인턴은 오늘 개인사정으로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16560269676102.jpg“출근을 안 해……?”

이수지가 잡아먹을 듯한 눈빛을 뿜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흠칫하게 될 표정이었음에도 김도균은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16560269730985.jpg“직원들이 있으니 회의실에 가셔서 이야기하시죠.”

16560269676102.jpg“그러죠.”

입술을 잘근 깨문 이수지가 김도균을 따라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수지의 수행원과 이 팀장도 함께였다. 박도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1656026989117.jpg“언니, 무슨 일인지 아세요? 언니는 지감 오빠랑 친하시잖아요.”

16560269835145.jpg“아니. 나도 몰라.”

그때 자리에서 일어선 서정선이 사무실을 나가려는 모습이 정다영의 눈에 포착되었다.

16560269835145.jpg“그런데 무슨 일인지 알아볼 수는 있을 거 같다.”

1656026989117.jpg“네?”

정다영은 대답 없이 빠르게 서정선의 뒤를 쫓았다. 서정선은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 구석에 자리 잡았다. 저벅저벅 걸어가 정다영은 그 앞에 앉았다. 정다영을 발견한 서정선이 화들짝 놀랐다.

16560269753457.jpg“다…… 다영 씨…….”

16560269835145.jpg“팀장님,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16560269753457.jpg“미안. 다영 씨……. 말해줄 수 없어.”

빤히 서정선을 보던 정다영이 입을 열었다.

16560269835145.jpg“혹시 아만다 우의 유작 때문이에요?”

16560269753457.jpg“아…… 아니야.”

말과 달리 커진 눈이 관련되어 있음을 말해주었다.

16560269835145.jpg“팀장님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이 일은 저랑 무관하지도 않잖아요.”

고민하던 서정선이 결국 입을 열어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16560269835145.jpg“그렇게 된 거였군요.”

16560269753457.jpg“나는 이수지 관장이 진짜 올 줄은 몰랐어. 성격이 안 좋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어차피 사람 동원하면 금방 찾을 텐데, 굳이 회사까지 와서 난리칠 건 뭐야.”

16560269835145.jpg“괘씸하니까요. ‘내가 한지감에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내가 한해에 탑 옥션에 쓰는 돈이 얼만데.’ 이렇게 생각할걸요.”

이수지에게 있어,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달리 자신의 대우가 특별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그것이 설사 규정과 법을 위반하는 일일지라도 말이다. 서정선의 표정에 씁쓸함이 스쳤다.

16560269753457.jpg“내가 잠깐 잊고 있었어. 이수지만 그런 건 아니지. 대부분 고객들이 그럴걸…….”

16560269835145.jpg“그렇죠.”

16560269753457.jpg“근데 지감 씨는 어떻게 설득할 생각인걸까?”

16560269835145.jpg“분명 남들이 보지 못한 부분을 봤을 거예요. 오빠는 항상 그랬거든요.”

16560269753457.jpg“그게 뭐든 설득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수지 관장, 지감 씨 나타날 때까지 있을 기세야.”

16560269835145.jpg“해낼 거예요. 오빠는 늘 해냈어요.”

정다영의 입가에 피어난 잔잔한 미소가, 그녀가 한지감을 믿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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