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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스파이 (1) (91/226)

91화 스파이 (1)2021.06.30.

16560270701249.jpg“혹시 너, 총괄님이나 이 팀장님에게 불려갔어?”

흠칫 놀란 정다영이 한지감에게 물었다.

16560270701254.jpg“어떻게 알았어요?”

16560270701249.jpg“아무래도 경매팀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

16560270701254.jpg“스파이요?”

16560270701249.jpg“이수지의 스파이 말이야. 애초에 아만다 우의 유작의 존재가 새어나간 것부터가 이상하잖아.”

고개를 끄덕이며 정다영이 말했다.

16560270701254.jpg“그건 그래요. 우리 다들 보안에 신경 썼잖아요. 저, 오빠, 이 팀장님, 서 팀장님밖에 몰랐죠.”

16560270701249.jpg“내 말이 그거야. 중간에 방심해서 총괄님에게 살짝 들키긴 했지만 그 외에는 완벽했잖아. 그런데 난데없이…….”

16560270701254.jpg“이수지가 알게 됐죠.”

16560270701249.jpg“그리고 오늘만 해도 그래. 이수지라고 해도 하루 만에 뭔가를 알아냈을 확률은 극히 적어. 그런데 네가 관련 있다는 걸 확신했잖아.”

무언가 생각난 듯 정다영이 책상을 탁 쳤다.

16560270701254.jpg“총괄님이 저를 회의실로 부른 걸 보고 확신한 거군요?”

16560270701249.jpg“내 추측은 그래.”

16560270701254.jpg“도대체 누가 그런 일을 한 걸까요?”

16560270701249.jpg“이제 알아봐야지.”

정다영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16560270701254.jpg“하지만 어떻게 알아내려구요? 범인이 직접 내가 범인이다, 이렇게 자수하진 않을 거 아니에요.”

16560270701249.jpg“다 방법이 있지.”

씨익, 한지감의 입꼬리가 음흉하게 올라갈 때였다. 배웅을 마친 김도균이 회의실로 들어서 의심스런 눈초리로 보았다.

16560270729532.jpg“위탁을 정말 받은 것 맞습니까?”

16560270701249.jpg“맞습니다. 총괄님까지 의심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머쓱해진 김도균이 헛기침을 했다.

16560270729532.jpg“음음……. 의심한 것이 아니라 확인한 겁니다. 두 가지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한지감 씨도 모르지 않을 텐데요.”

16560270701249.jpg“네. 정말 위탁 받았습니다. 위탁 신청서 바로 작성해서 올리겠습니다.”

16560270729532.jpg“알겠습니다.”

대답한 김도균이 회의실에서 나가자 정다영이 동그란 눈을 하고 물었다.

16560270701254.jpg“왜 총괄님에게 스파이 말 안 해요?”

16560270701249.jpg“지난번에 말했는데 반응이 안 좋았거든. 그저 내가 보안을 잘 지키지 못한 탓이라고 여기시더라고. 그러니 세팅을 쫙 해서 보여야지 어쩌겠어?”

16560270701254.jpg“오우.”

한지감은 능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머릿속으로 스파이를 어떻게 찾아낼지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 아만다 우의 유작의 위탁 신청서를 보는 김도균의 표정은 묘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아만다 우의 유작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를 설레게 했지만, 그 위탁을 받은 직원이 다름 아닌 한지감이라는 것은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왜 하필 한지감일까. 이순신의 쌍룡검도, 아만다 우의 유작도 어째서 한지감을 통해 위탁된 것일까. 강한 욕망이 이런 일들을 만드는 걸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걸까? ‘이경숙’이란 소장자의 이름을 보던 김도균은, 그녀가 한지감의 어떤 말이 설득이 되었는지 궁금해져서 한지감을 자신의 자리로 불렀다.

16560270729532.jpg“한지감 씨, 아만다 우의 건은 따로 서면심사할 필요는 없을 듯해요.”

16560270701249.jpg“그럼 전 바로 운송 준비하면 됩니까?”

아만다 우의 작품은 억대였기에 회사에서 운송하는 범위에 들어가는 작품이었다. 김도균은 단호했다.

16560270729532.jpg“아니요.”

16560270701249.jpg“네?”

서면 심사는 통과했다면서 다음 단계인 운송을 막는 이유가 뭔지 한지감은 의아했다. 냉랭한 김도균이 말했다.

16560270729532.jpg“특별한 작품인 만큼, 운송은 제가 준비하죠.”

16560270701249.jpg“제가 위탁받았으니 함께…….”

16560270729532.jpg“아니요. 한지감 씨는 사무실에서 할 일 하시면 됩니다.”

16560270701249.jpg“……네, 알겠습니다.”

16560270729532.jpg“그럼 가보세요.”

16560270701249.jpg“네…….”

엉겁결에 대답을 했지만 어쩐지 눈 뜨고 코 베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발걸음이 쉬이 돌려지지가 않았다. 그것조차 견뎌주기가 싫은지 김도균은 채근했다.

16560270729532.jpg“안 가고 뭐 해요?”

간다! 가! 이 말이 입까지 나올 뻔하는 것을 꾹 참고 한지감은 자리로 돌아갔다. 바로 김도균은 핸드폰을 들고 아만다 우의 유작 소장자인 이경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16560270729532.jpg“안녕하세요. 탑 옥션 김도균 총괄입니다. 이경숙 고객님 맞으십니까?”

16560270787496.jpg[네. 맞아요.]

16560270729532.jpg“서면심사가 끝나서 연락드렸어요.”

한지감을 상대할 때와 180도 다른 친절하고도 상냥한 태도였다.

16560270787496.jpg[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16560270729532.jpg“작품을 저희 회사에서 직접 가서 가져오려 하는데, 언제 시간이 괜찮으세요?”

16560270787496.jpg[내일 오후가 괜찮습니다.]

16560270729532.jpg“네. 알겠습니다. 그때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통화가 끝난 김도균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걸렸다.

16560270729532.jpg“내일이면 무엇이 마음을 움직였는지 알겠군.”

한지감이 무엇으로 설득했는지 안다면, 그를 어떤 눈으로 봐야 할지도 감이 잡힐 것 같았다. * 점심시간에 나는 다영과 함께 식당이 아닌 다른 곳을 찾았다. 바로 보안실이었다.

16560270701249.jpg“안녕하세요. 경매팀 인턴 한지감이라고 합니다. 수고들 하십니다. 음료수 좀 드시면서 일하세요.”

나는 다영과 함께 음료수를 돌렸고, 보안 팀장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16560270787496.jpg“감사합니다만, 무슨 일입니까?”

16560270701249.jpg“제가 이틀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시계를 잃어버린 것 같은데, CCTV를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가능할까요?”

16560270787496.jpg“…….”

옥상에는 CCTV가 없다. 그러기에 엘리베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보안팀장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고민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불쌍한 척을 했다.

16560270701249.jpg“저도 이런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 싶지 않은데…… 돌아가신 어머니가 주신 선물이라……. 안 될까요……?”

보안 팀장이 눈물을 글썽거리는 나를 딱하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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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0270787496.jpg“30분만입니다.”

16560270701249.jpg“정말 감사합니다!”

16560270787496.jpg“이틀 전 영상만 확인하면 됩니까?”

16560270701249.jpg“네!”

그는 구석에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틀 전 엘리베이터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16560270701249.jpg“정말 감사합니다.”

보안팀장이 자리를 떠나자 다영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16560270701254.jpg“도대체 엘리베이터에서 뭘 보려는 거예요?”

16560270701249.jpg“소장자가 거절했다는 말을 옥상에서 팀장님에게 말씀드렸어. 중간에 소리가 들려서 바람 소리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아닌 것 같아서.”

옥상에 누군가 올라왔다면 엘리베이터에 찍혀 있을 것이 분명했다. 나는 이틀 전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을 8배속으로 돌리며 눈이 빠져라 보았다. 제발……! 찍혀있어라! 가만히 나를 보던 다영이 입을 열었다.

16560270701254.jpg“오빠. 의심 가는 사람 있죠?”

16560270701249.jpg“응. 있어.”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영은 누굴 의심하는지 알았다.

16560270701254.jpg“어. 오빠랑 이 팀장님이다.”

그녀의 말처럼 CCTV 영상에는 이 팀장과 내가 찍혀 있었다. 2배속으로 줄이면서 범인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범인은 나타났다. 바로 강민수였다.

16560270701254.jpg“예상이 맞았네요.”

16560270701249.jpg“그러게 말이다.”

혹시나 그 후에 다른 사람이 옥상에 간 적은 없는지 돌려보았지만, 엘리베이터로 옥상에 간 사람은 강민수뿐이었다. 보안팀장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보안실에서 나왔다. 차분한 나와 달리 다영은 흥분했다.

16560270701254.jpg“강민수 미친 거 아니에요? 아무리 오빠를 이기고 싶다고 해도 그렇지. 이건 옥션의 신뢰가 달려 있는 문제잖아요!”

16560270701249.jpg“날 이기는 것도 이기는 거지만, 이수지에게 줄을 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거야.”

미술계에서 일하면서 현성 미술관 이수지와 연이 닿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경쟁자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후원자에게 연을 얻을 기회를 강민수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매우 부적절한 방법임에도 말이다.

16560270701254.jpg“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일단 지금은 탑 옥션 인턴이잖아요!”

16560270701249.jpg“화 너무 내지 마. 그런 인간에게 쓰는 감정이 아깝다.”

16560270701254.jpg“그건…… 그렇네요.”

다영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화를 가라앉히려 애썼다. 나보다 더 화를 내주는 다영이 고맙게 느껴졌다. 대신 화내주어 냉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당장 달려가 강민수의 멱살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조심스레 다영이 물었다.

16560270701254.jpg“이대로 위에 보고할 생각이에요?”

16560270701249.jpg“네가 보기에도 저 증거는 좀 약하지?”

16560270701254.jpg“옥상에 올라갔다고 해도 그게 이야기를 들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되진 않잖아요.”

16560270701249.jpg“그렇지. 들었다고 해도 그게 이수지에게 말했다는 증거는 되지 않고.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건 어설픈 심증이지.”

어설픈 심증으로 강민수를 공격했다가는 되레 공격받을 수 있었다. 회사에서 강민수는 이미지가 좋았다. 좋은 학벌, 좋은 커리어에 흐뭇한 실적을 내는 인재였다. 실적이 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16560270701249.jpg“그래서 좀 더 확실한 확인을 하려구.”

16560270701254.jpg“어떻게요?”

나는 말없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 김도균이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이경숙에게 명함을 건넸다.

16560270729532.jpg“탑 옥션 김도균 총괄입니다. 멋진 작품을 위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6560270787496.jpg“감사는요, 무슨…….”

며칠 동안 마음고생을 해서인지 이경숙의 얼굴은 파리했다. 김도균은 따듯한 미소로 이경숙이 조금이라도 이 상황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16560270729532.jpg“운송에 앞서 저희 직원들이 포장을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16560270787496.jpg“네. 그럼요.”

뒤에 있는 작품 관리팀 직원 네 명에게 눈짓하였고, 그들은 빠르게 포장 업무를 진행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경숙의 표정은 복잡했다. 스스로 결정한 것이었지만 딸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그림을 가져가는 걸 지켜봐야 하는 마음이 좋을 리 없었다. 포장이 끝나고 직원들이 그림을 그리고 나가자, 이경숙은 그림이 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봤다. 김도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16560270729532.jpg“혹시 물 한잔 얻어마실 수 있을까요?”

16560270787496.jpg“어머…… 내 정신 좀 봐. 넋이 나가서 물 한잔도 안 드렸네요. 잠시만요.”

그녀는 얼른 물을 내왔고, 김도균은 시원하게 물을 마셨다.

16560270729532.jpg“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마셨어요.”

16560270787496.jpg“물 한잔에 감사 인사를 받다니 민망하네요. 그런데 저…… 담당자분이 바뀐 건가요?”

16560270729532.jpg“아니요. 한지감 씨가 오늘 바빠서 대신 온 것뿐입니다.”

16560270787496.jpg“아. 그렇군요.”

그는 떠보듯이 물었다.

16560270729532.jpg“혹시 담당자가 바뀌었으면 하세요?”

16560270787496.jpg“아니요. 그럴 리가요.”

손사레까지 치는 이경숙의 모습은 진심인 듯했다. 이경숙의 마음을 이렇게 사로잡은 한지감의 비결이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졌다.

16560270729532.jpg“지감 씨가 편하신가 보군요.”

16560270787496.jpg“애초에 지감 씨가 아니라면 위탁을 결정하지 않았을 거예요.”

16560270729532.jpg“내정가를 높게 잡아 반드시 유찰되게 하겠다는 약속 때문이었습니까?”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이경숙이 고개를 저었다.

16560270787496.jpg“아니요. 어제 와서 지감 씨가 그러더군요. 철저하게 저를 위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구요.”

16560270729532.jpg“한지감 씨가요?”

16560270787496.jpg“네.”

점심까지 결단을 내려 달라는 말을 하고 자리를 뜨려던 한지감이 꺼낸 말이었다.

16560270787496.jpg“내정가가 높다고 해도 이 그림을 원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낙찰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했어요. 유찰되어서 이 그림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그림을 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서든 제 정보를 알아내고, 결국에는 모든 이야기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구요.”

울컥한 감정을 다스리며 이경숙은 말을 이어갔다.

16560270787496.jpg“결론적으로 옥션에 위탁하는 것은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 정도밖에 할 수 없다 하더군요. 그러니 옥션 입장 같은 것 생각하지 말고 철저하게 본인을 위해서 생각하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위안이 되더라구요. 너무 고마워서 그래서 위탁하겠다고 결정한 거예요.”

16560270729532.jpg“그렇군요.”

철저하게 자신을 위해서 생각하라니. 정말 이경숙을 위한 마음이었을지 의심스러웠다. 그나마 위탁하는 것이 시간을 벌어 주기에 이경숙이 옥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마음을 사려는 사탕발림은 아니었을까? * 차를 마시며 이수지가 나를 힐끗거렸다.

16560270959487.jpg“미안하긴 했나 보지? 현성 미술관까지 친히 납시고.”

16560270701249.jpg“당연히 죄송하죠.”

나는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평소에 이런 표정은 이수지 앞에서 절대 짓지 않았지만, 오늘은 알아내야 할 정보가 있어 예외로 하기로 했다. 이수지의 뺨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말투가 누그러진 것을 보니 화가 조금은 풀린 모양이다. 도도한 그녀의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려퍼졌다.

16560270959487.jpg“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해. 탑 옥션에 갔다고 나를 무시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야. 나는 그럴 위치의 사람도 아니고.”

네네. 알아 모셔야죠.

16560270701249.jpg“그럼요. 저도 마음 같아서는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항상 그 규정이 문제죠.”

16560270959487.jpg“저번에도 말했지만 난 규정 위에 있는 사람이야.”

16560270701249.jpg“네. 그럼요.”

규정 위에 있다니. 무슨 어이없는 이야기인가. 법을 만든 사람이라도 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거늘. 하지만 나는 마음과 달리 세상 순한 표정을 지었다.

16560270701249.jpg“사무실에 오셨을 때 화가 많이 나셨다고 들었어요.”

16560270959487.jpg“정다영에게 화냈다고 이러는 거야?”

갑자기 이수지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졌다. 왜 저러지?

16560270701249.jpg“아니요. 화나는 상황을 만들어서 죄송해서 그러죠.”

16560270959487.jpg“아아.”

다시 이수지의 표정이 풀어졌다. 이제 낚시를 좀 해볼까?

16560270701249.jpg“정다영 씨, 제 부탁으로 거짓말한 거니 이해해 주세요.”

16560270959487.jpg“글쎄. 그건 생각해 봐야겠는데. 손님에게 거짓말하는 직원이라니 최악이잖아. 거기에다 정다영 씨, 갤러리에 있을 때 내가 그림도 많이 사줬는데 말이야.”

이수지는 다영을 아주 괘씸하게 여기는 듯했다.

16560270701249.jpg“괘씸하기로 치면 제가 제일 심하죠. 이 모든 일이 저 때문에 생긴 거잖아요. 제가 제대로만 했어도 강민수 씨가 스파이 같은 일을 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에요.”

16560270959487.jpg“맞아. 강민수, 아주 구질…….”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한 이수지가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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