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자락에서 남동생과 단둘이 살던 아리는
어느 날 동생이 주워 온 피범벅의 사내를 치료하게 되고
가까이 지내며 마음을 나눈 그에게 함께 떠나자는 청을 받는다.
허나 산 아래로 내려가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지를 어길 수 없던 아리는
그를 따르지 못했고, 다시 오리라 약조하고 떠난 도겸을 기다린다.
그런데. 부디 숨어 살라던 어머니의 유언이 이런 뜻이었을 줄이야.
“네가 바로 그 향족 여인이로구나.”
황금색 눈빛. 어떤 상처도 치유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존재.
때문에 인간 사냥꾼들에게 최고의 먹잇감인 향족이, 바로 저였다.
그녀를 생포하러 온 괴한들에게 머리채를 휘어잡히고
몸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괴이함에 눈앞이 어질러진 순간.
“감히 누구 것에 손을 대는 게냐!”
저 멀리 그리운 님의 얼굴이 보였다.
황실의 인장이 박힌 검정색 장포를 두른 도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