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
눅눅히 젖은 목소리가 무례하게 소현을 붙잡았다. 느리게 입을 벌린 소현이 말했다.
“응, 좀 그러네.”
술에 취해 잘못 들어간 방에서 어떤 한 남자를 마주친다. 실수로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끌린다며.”
휘청이듯 앞으로 기운 목소리가 일순 소현의 청각을 흩트렸다. 소현이 물러설 새도 없이 남자가 고개를 비틀었다.
“나도.”
흐트러진 남자의 숨이 공기와 함께 피부로 달라붙었다.
“그 말에 관심 생겼는데.”
독 같은 언어가 소현의 가슴에서 발화했다. 녹아내린 끈적한 타액을 삼킨 남자가 입술을 움직였다.
“얌전히 있었으니 뭐라도 줘야지?”
노골적인 유혹 앞에 소현은 무방비했다. 하룻밤의 쾌락을 위해, 서로를 원해 달려들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관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자가 다시 소현을 찾아와 뜻밖에 제안을 내민다.
“나랑 세 번만 만나.”
“너 지금 하고 싶은 게 세 번 만나는 거야, 아니면 세 번 자고 싶은 거야?”
그가 느리게 혀를 움직였다.
“당연히 뒤에 거.”
직설적인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