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 빙의 3년차.
카페 사장으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도중 여주의 아버지가 될 소년을 주웠다.
훌륭하게 키워서 제 짝 찾으라고 밖으로 던져 놨건만.
“너…… 왜 왔니?”
녀석이 돌아왔다. 여주가 태어나야 할 바로 그 해에!
“결혼은?”
“제가 미쳤다고 누님을 두고.”
십 수 년 뒤 이 세상은 흑막의 손에 무너질 예정.
그렇게 되면 애써 일궈 놓은 내 카페도 끝장이다.
흑막을 물리칠 수 있는 건 이 소설의 여자주인공인 성녀 코렐리아, 단 한 명뿐.
근데 그 애비 될 자가 결혼을 거부한다.
***
“야, 너 당장 나가.”
“싫습니다.”
“그럼 여기서 식 올릴래? 내가 좋은 여성분으로 잘 물색해 볼게.”
“싫어요, 누님.”
체이트가 손을 뻗어 내 뒷머리를 감싸 올렸다.
귓가로 뜨거운 숨이 훅 끼쳤다.
“저는 이대로 결혼하지 않고 누님과 평생 함께 살 겁니다.”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 말미에 간질간질한 웃음기가 느껴졌다.
“그게 정 싫으시면, 누님께서 낳아 주시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