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의 후사를 잉태할 수 있는 태인을 왕으로 모시지 않으면 7년간 흉년이 들 것이다.’ 괴수가 출몰하는 무지의 땅에 근접한 하나라. 이곳에서는 나라를 수호하는 백호의 후사를 생산할 태인이 나타나면 왕으로 모셔야 하는 오랜 불문율이 있다. 그러나 거의 몇십 년 전을 마지막으로 하나라에는 태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대감집의 노비로 태어난 일오가 태인으로 발현되어, 즉위 2년 만에 선왕은 왕좌를 내어주고 왕세자였던 장운은 그를 옆에서 보살피는 우관으로 전락한다. 궐 안의 모든 이는 일오가 스무 살에 후사를 낳고 나면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살얼음을 걷는 긴장감이 맴도는 궐 안에서 일오는 장운에게 마음을 내어준다. 이윽고 스물을 맞이한 일오는 후사를 위해 그를 찾아온 백호 건유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데..... 후사를 낳아 자유의 몸이 되어 지상을 떠나려는 백호 건유와 백호와 후사를 낳으면 살해당할 운명인 태인 일오, 그리고 장운. 아름답고도 이상한 하나라에서 펼쳐지는 세 사람의 사랑과 집착, 그 끝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