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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화 정사대전 (4 (243/481)


<244화> 정사대전 (4)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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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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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를 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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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잘되었다. 놈들을 포위하라! 이 자리를 놈들의 무덤으로 만들 것이다!!”

천마와 십마가 동시에 튀어나오자 맹주를 비롯한 수뇌부들이 크게 동요했지만 곧 눈빛이 돌변했다.

화경의 고수들이라 하나 고작 열한 명이다.

게다가 저 중 일부는 십마의 빈자리를 채운 자들이기에 화경의 무위까지는 아닐 터였다.

그렇다면 해볼 만하지 않은가?

비록 백대고수와 십대고수의 일부가 선두에서 발목을 잡혔다지만, 당장 무림맹주인 무허자부터도 화경의 고수였다.

조금만 시간을 끈다면 오히려 천마를 잡을 좋은 기회였다.

그것이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지 몰랐다.

잠시 혼란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그들은 고작해야 열한 명일 뿐이고, 이쪽 역시 그들과 비등한 수준의 고수들이 있었으니까.

버티면 이긴다!

천마를 잡고 중원을 구한 영웅이 될 수 있다!

그런 열망이, 욕심이 끓어올랐다.

너 나 할 것 없이, 무공의 수위에 관계없이 모두가 천마를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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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좋군. 어디 해보거라. 할 수 있다면.”

하지만 정작 천마는 검조차 뽑지 않은 채 그들을 오시할 뿐이었다.

팔짱조차 풀지 않은 채, 턱짓으로 그들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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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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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명!”

그 순간 십마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절반가량은 기존의 십마가 아닌, 백팔마인 중 상위에 속하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화경에 가깝거나 한 발쯤을 걸치고 있는 이들이었다.

맹주의 호위대라 할지라도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눈먼 칼에 맞는다? 운 좋게 승리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가 어설픈 수준일 때의 이야기였다.

독심으로 무장한 십마에게는 전혀 통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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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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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살려…….”

단말마의 비명.

그것이라도 질러 낼 수 있으면 다행일 지경이었다.

십마는 그 명성에 걸맞은 무위를 선보였고, 그들에게 다가서는 모든 무인들이 허무하리만치 쉽게 당해버렸다.

천마 본인이 전혀 나서지 않고 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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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들, 오지 않을 텐가?”

하지만 무림맹주와 그 곁을 지키던 고수들은 나서지 않았다.

아군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도, 오히려 수비적인 모습을 취하며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것을 십마가 조롱했지만, 여전히 다른 무인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정확히는 조금이라도 그들의 내공을 소모시키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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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이들이 있는 모양이지만, 소용없다. 저쪽도 꽤 바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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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악!!!”

이죽거리는 천마의 말과 동시에 선두 쪽에서 새된 비명 소리가 연달아 터져나왔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마인들의 기운이 폭증하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을 버려 큰 힘을 얻는 마공들이 속속 펼쳐지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전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미련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대업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자신을 내던질 준비가 된 이들이었다.

그들이 순간적으로 경지를 넘어서며, 후방으로 지원하려던 십대고수의 발목을 붙잡았다.

화경의 경지라 할지라도 쉽게 떨쳐내기 힘들 터였기에, 어떻게든 떨쳐낸다 하더라도 극심한 피해를 각오해야 할 것이 너무도 자명했기에, 선두에서 마교를 쫓던 고수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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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그러나. 나를 잡고 싶었던 것이 아니던가? 그도 아니면, 저자를 기다리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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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림맹주를 조롱하며 비웃던 천마의 시선이 휙 돌아갔다.

저 멀리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검은 소를, 그 위에 타고 있는 천화의 모습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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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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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왔구려.”

순간 무허자의 눈빛이 흔들렸다.

천화의 등장은 무척이나 달가웠지만, 동시에 부담스러운 것이었으니까.

만약 여기서 자신들이 미적거리고, 천화가 천마를 상대한다면? 그리하여 그를 베거나 패퇴시킨다면?

무림맹의 입지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뻔했다.

무림맹의 수뇌부는 천마를 앞에 두고 덜덜 떨기만 한 겁쟁이 집단이 될 것이고, 천화는 무림을 구한 영웅으로 추앙받을 것이 분명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천화가 세력싸움에, 권력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지만, 그가 뜻을 세우는 순간 중원의 주도권이 넘어가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리되면 무림맹은, 그 축을 이루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는 천화가 있는 동안 고개를 들지 못할 터였다.

게다가 천화는 아직 아주 젊었다.

적어도 자신들의 대에는, 바로 아랫대까지는 천화의 발아래에서 웅크려야만 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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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나서시오!”

결국, 무허자가 결단을 내렸다.

차라리 천마에게 패배할지언정 그럴 수는 없다.

천마를 제압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힘을 빼놓기만 한다면, 어떻게든 여론을 움직여 숨구멍이라도 뚫어볼 수 있을 터였다.

자신들이 힘을 빼놓았기에 천화가 승리할 수 있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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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역시 그런 건가.”

그 모습에 천마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천화가 무림맹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설령 무림맹의 한 축이 되더라도 저 오만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그를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도 알았다.

그렇기에 조금 시험을 해본 것인데 답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저들이 천화를 도와 자신을 상대하려 했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되었을 테니까.

이렇게 되면 최대한 빠르게, 각개격파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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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마는 들으라. 지금 이 자리에서 마의 하늘이 세상을 덮었음을 선포할 것이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모두 치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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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멸패! 마교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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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

쿠웅 쿠웅 쿵 쿵-

천마의 선언과 동시에 십마가 전력으로 마기를 뿜어냈다.

무공이 약한 자들은 그 기운에 질식해 쓰러질 만큼 짙은 마기가 숨을 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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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물러나라! 우리가 상대할 것이다!”

이래서는 거추장스럽기만 할 뿐이다.

무허자는 얼른 주위를 물렸고, 그의 곁에 있던 고수들이 내공을 끌어모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선두에서 마교를 쫓던 십대 고수 중 화경의 고수는 단둘뿐이라는 것이다.

이쪽에는 무허자를 비롯해 네 명의 화경의 고수가 있었고, 초절정의 고수만 오십이 넘었다.

이 정도라면 저들과 일전을 벌여볼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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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끌 것 없겠지. 가자!”

천마가 뜻을 세우자 십마가 먼저 달려나갔다.

감히 천마의 앞을 가로막는 자들을 도륙하며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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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시다!”

무허자 역시 지지 않고 마주쳐갔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든 십마를 묶어둘 수만 있다면 해볼 만하다. 구파일방이라는 이름이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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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하하! 받아보아라. 이것이 지옥굉월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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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업의 완수가 눈앞이다. 너무 기분에 빠지지 마라.”

콰과과광!!

허나 십마가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순간, 그 예상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가 드러났다.

천마도 아닌 십마의 몇에게 앞장서던 초절정의 고수들이 순살을 당한 것이다.

극한까지 끌어올린 검강이 허무하게 부러졌고, 자신이 죽는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 채 목이 잘려나갔다.

구천마검, 천강혈룡검, 지옥참마도, 마마귀령도, 수라멸천장…….

전설처럼 전해듣기만 했던 최상승의 마공들이 줄줄이 터져나오며 무림맹의 고수들을 유린했다.

그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목숨을 바쳐 그들의 시선을 끄는 정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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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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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흑! 그대의 희생을 잊지 않겠소!”

자신의 벗이, 사형제가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정파의 무인들은 멈추지 않았다.

그것으로 십마의 검을 무디게 만들고 힘을 빼놓을 수 있다면 족한다는 듯, 계속해서 자신을 내던졌다.

상처를 입히지는 못했지만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들의 시선을 돌렸다. 천마에게서 떨어뜨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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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그러한 노력 덕분일까? 무허자와 화경의 고수들이 천마와 마주할 수 있었다.

그중 한둘이라도 십마에게 달라붙었다면 보다 피해를 줄일 수 있었겠지만, 그들도 아는 것이다. 천마를 죽여야만 이 싸움을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반대로 천마를 잡지 못하면 무림맹은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운을 전력으로 개방하고, 자연지기를 끌어모으며 천마를 향해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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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상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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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광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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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만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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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쇄곤강!”

청성, 점창, 화산, 곤륜의 최후초식이 일시에 펼쳐졌다.

심지어 그 중에는 동귀어진을 각오한 필살의 초식마저 섞여있었다.

어떻게 해서는 이 자리에서 천마를 죽이겠다는 각오가 천마를 찔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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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초식명까지 알려주는군. 나도 보여주지. 이것이 천마삼검의 삼식, 마검파천황(魔劍波天皇)이다.”

그 순간, 천마에게로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들었다.

분명 같은 화경의 고수일진데, 끌어들이는 기운의 양이 곱절은 되는 것 같았다.

자연지기를 강제로 움켜쥔 듯 파르르 대기가 떨려오는 것이 느껴졌고, 그 힘은 오롯이 천마의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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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떨어지거든 내가 친히 숨을 거두어주었다 자랑하거라.”

쿠르르릉-

마른하늘에 벼락이 치는 듯한 굉음이 터져나왔다.

그들이 자연지기를 몸에, 검에 담아냈다면 천마는 자연지기 그 자체를 휘두른 것이다.

마치 바늘을 들고 덤비는 상대에게 망치로 후려치는 것처럼 천마의 힘이 그들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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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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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악!!!!”

일 대 사의 싸움.

그러나 압도하는 것은 일이었다.

현경의 경지를 넌지시 바라보는 이답게, 체급이 다른 강함으로 그들을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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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생각보다 잘 버티는군. 그럼 이것도 막아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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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이 넷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떻게든 힘을 퍼트려 마검파천황을 막아낸 무허자의 검이 파르르 떨려왔지만, 천마는 그들에게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천마삼검 제이식 천마앙복.

만마를 다스리는 천마의 기운이 네 개의 강기로 압축되었다.

천화의 일검무한처럼 천마앙복 또한 하나가 여럿이 되고 여럿이 하나가 되는 검식이었다.

압도적인 위력의 초월적 강기가 거의 동시에 그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피할 틈이 전혀 없어 보이는 참격에 네 고수의 눈빛이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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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거기까지!”

퍼버버벅!!!

콰과과과과광!!!

천마가 쏘아낸 굵직한 강기들이 허공을 갈랐다.

그가 상대하던 네 고수 중 누구 하나를 베어내지 못하고, 뒤편에서 관전하던 무인들을 형편없이 짓이겨버렸다.

피해낸 것이 아니다. 천마의 강기보다 빠르게 날아든 권풍에 두들겨 맞아 공격범위 밖으로 튕겨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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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흑! 고, 고맙소.”

어지간한 이들이었다면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릴 만큼 사정을 두지 않은 권격이었지만, 그들 역시 화경의 고수들이다.

피를 왈칵 토해내긴 했지만 간신히 몸을 추스르며 얼른 몸을 일으켰다.

권풍을 날려 자신들을 두들겨 팬 이에게 감사를 표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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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군. 이곳에 당도하기 전에 끝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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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이쪽도 사정이 있어서 말이야. 이 싸움은 내 손으로 끝내야 하거든. 그러려면 저쪽도 잠깐은 더 살아주셔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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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지. 그때도 말했듯이,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무림맹주를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것을 날려버리게 만든 천화가 탐탁지 않은 듯한 천마였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모두 죽이면 그만이니까.

이전에는 예상치 못하게 약간 손해를 봤지만 이번은 다르다.

방심 따위 없이 전력을 다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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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아직 말하는 중이잖아!!”

쐐애애액-

어깨를 으쓱거린 천화가 뭐라 말을 하려는 순간, 천마의 강기가 날아들었다.

천마앙복.

조금전 화경의 고수 넷을 동시에 참살할 뻔했던 그 강기세례였다.

피할 틈도 없이 날아드는 그 강기다발을 확인한 천화가 와락 표정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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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이 없기는 개뿔. 이 정도야 느긋하다니까!”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모습이 흐릿해졌다.

천마의 강기가 그런 그의 몸을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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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환위!”

허나 베어지는 것은 잔상뿐이다.

자신의 공격이 통하지 않았음을 깨달은 천마가 급히 천마검을 들어 방어에 나섰지만, 천화는 어디에서도 공격해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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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뭐하냐?”

베어졌던 잔상의 위에 겹쳐지듯 멀뚱히 서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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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본좌를 농락하려 드는 것이냐!”

공격을 피하고도 여유를 부리며 반격하지 않는다?

자존심이 상한 듯 표정이 굳어진 천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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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목청 좋은 건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네. 나름 반갑기는 한데, 가만히 있어봐. 형 아직 말 안 끝났다고 했잖아.”

하지만 천화는, 껄렁한 자세로 귀를 후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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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도 잘 들어요. 아주 중요한 이야기이니까.”

고개를 돌려 천마에게서 시선을 떼는 여유까지 보인 천화가 무허자를 비롯한 무림맹의 고수들을 쭉 돌아보았다.

그리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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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부로 정사대전은 끝입니다. 지금부터 칼 들고 설치는 놈들 있으면 마교고 무림맹이고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 다들 집에 가서 엉덩이 긁고 잠이나 자요. 뒈지기 싫으면. 나도 집에 좀 갑시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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