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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화 〉(외전)Zombie. (44/99)



〈 44화 〉(외전)Zombie.

눈까지 가려진 채로 긴 기둥에 묶인 가인.
거꾸로 매달려서 채찍을 맞은 듯 온몸이 찢어져있는 유민성이 그런 가인의 모습을 확인했다.
 소령은 뒤에 앉아서 조용히 보고 있었다.
앞에 있던 김 상사가 손짓하자, 가인이 묶여있는 기둥을 든 병사 두 명이 넓은 풀장위에 기둥을 걸쳤다.
그리고 가인을 매달려있는 유민성의 바로 밑으로 집어넣었다.

"말할 생각이 들면, 멈추라고 하도록."

가인이 누워있는 풀장에서 차오르기 시작하는 물.
어느새 일어난 가인이 발버둥 쳤고, 그 모습을 확인한 유민성이 말했다.

"뭐하는 짓이야!!! 멈춰!"

 상사는 자신을 보고 말하는 유민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시간을 너무 끌었어, 멈출수 있는 기회는 딱 2번 더 주도록 하지, 말해봐."

유민성은 들쥐들의 정보를 말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김 상사는 피식 웃었다.

"상황 파악이  되나 봐?"

가인의 얼굴이 빠르게 반쯤 잠기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자 가인이 괴로운지 발버둥 쳤다.

"구리에서!! 구리에 있는 프리 바이오에서 왔어! 그만해!!!! 미친놈들아!!!"

이미 물을 많이 먹은 가인이 끝없이 물을 뱉어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콜록! 흐억..."

살아오면서 곽인구의 훈련을 받으며, 감정이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여준 가인.
수없이 많은 생명을 앗아갔던 소녀...
죽기 직전까지 갔다 온 가인은, 죽음에 대해 처음 느끼는 '공포'라는 감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김 상사가 가인의 기둥을 발로 밀자, 기둥이 돌아가며, 가인이 물속에 잠겼다.
그리고는 다시 가인을  밖으로 빼내자 얼굴이 빨개진 가인.

"쿨럭... 컥...커허.. 끄아... 사...살려줘..."

죽음 앞에서 어린아이일 뿐인 모습에 김 상사가 놀라워했다.

"호오... 뭐야 저 악마 새끼가 저런 말도 할 줄 알았어?"

유민성이 말한 정보보다도 가인의 모습에 놀라워하는 김 상사는 다시 가인이의 얼굴을 물속에 담갔다 빼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가인이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머리를 돌렸다.
한참을 콜록거리던 가인이 덜덜덜 떨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김 상사 옆에 매달려있는 유민성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옆에 있던 병장이 유민성을 채찍으로 가격했다.
떨고 있는 가인을 내려다보고 있는 김 상사.

"....."

가인의 얼굴은 빨개져있었고, 울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살려달라는 말을 하자 김 상사가 입을 열었다.

"그건 안되겠다... 네가 죽인 사람들을 생각해... 이 악마 새끼야..."

김 상사는 가인이 묶여있는 기둥을 밀었고,  행동으로 인해 가인의 얼굴이 다시  번 물속에 완전히 잠겼다.
부글부글 올라오는 물방울들.
물방울이 올라오지 않고 가인이 심하게 발버둥 치자, 김 상사는 기둥을 발로 돌렸다.

"쿨럭.. 끅... 잘못했어요. 답답해... 끄윽... 프하... 죽...죽을  같아..."

발버둥 치는 가인이 숨을 고르게 쉬기 전에 다시 한  물속에 집어넣자 유민성이 크게 발버둥 치며 말했다.

"미친 새끼야!!! 애한테 무슨 짓이야! 하지 마!"

임 소령은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유민성의 몸부림을 확인하고는 김 상사는 가인을 다시 물속에서 꺼냈다가 집어넣었다.

"흐극! 잘못했... 그르르륵.."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자, 가인이 극도의 겁을 먹었는지 흐느끼며 덜덜 떨고 있었고,
딸꾹질을 하는 가인을 보는 유민성의 눈이 빨개졌다.

"사람 같지도 않은 개새끼들..."
"우리가? 아니면 얘가...? 하던 얘기 마저 하자고."

유민성은 떨고 있는 가인이를 보며, 빠르게 정보를 전부 불었다.
그리고 임 소령이 건넨 통신장비.
김 상사가 유민성을 바닥으로 내려놓자, 가인이의 바로 옆에 떨어진 유민성은 떨고 있는 가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댔다.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조금만 참아 알겠지?"
"끅! 살고 싶어..."

눈물과 콧물로 보이는 것이 가인에게서 흐르자, 유민성이 자신의 이마를 가인에게 맞대며 말했다.

"알겠어... 꼭 어떻게든 살려줄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상사가 말했다.

"굳이 희망을 심어줄 필요는 없지 않을까? 네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살려주긴  텐데..."

임 소령의 눈치를 보는 김 상사, 그 모습을  유민성이 임 소령에게 말했다.

"말해... 뭐든지 할 테니까..."
"백신의 양산, 물론 모든 백신은 내 손을 통해서 움직일 수 있게."
"알겠어..."

임 소령은 묶여있는 유민성에 귀에 통신장비를 꽂았다.
그리고 유민성은 통화를 하기 시작했고, 상황을 알게 된 유민성 측의 사람들이 어쩔  없이 정보를 말했다.
모든 정보를 받은 김 상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리한 내용들을 바라보고 있는 임 소령.

"마지막으로, 그곳으로 데리러 갈 테니 연구원  명 대기하라고 전하게."

유민성이  소령의 말대로 말하자, 임 소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통화를 종료하자 통신장비를 부수는  소령.

"가인아... 가능한 한 번에 죽거라..."

손가락을 튕기자 가인이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뭐 하는 짓이야!!!!"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며, 가인이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코밑까지 물이 차오르자, 살기 위해 가능한 많은 숨을 들이켜는 가인.
그때 문이 열리며, 밖에 있는 군인들을 전부 기절시키고 들어오는 곽인구가 나타났다.
곽인구는 주변을 확인하더니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런 씨발... 애한테 무슨 짓이야!!!"

곽인구는 그대로 정면에 있는 임 소령의 얼굴을 올려쳤다.
임 소령의 몸이 붕 뜨며 그대로 기절했고, 당황한 군인들이 총을 빼들 때, 곽인구는 가인에게 달려가 구속되어 있는 것들을 모두 풀었다.

"가인아!!! 이런 미친 새끼들이 애를 건드려?! 너희들이 그러고도 나무야?!! 어!!!?"

한참을 콜록거리던 가인이 울음을 터뜨렸다.

흐아아아앙.

가인의 울음소리가 울리고, 눈가리개를 벗은 가인이 곽인구에게 달려들어 껴안았다.
곽인구는 자신에게 달라붙어있는 가인의 젖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총구 돌려 쓰레기 새끼들아."

 상사가 곽인구에게 총을 겨누면서 말했다.

"지랄... 상황 파악을 못하나 본데... 머리위로  올려라 곽인구. 그대로 대가리 뚫리기 싫으면."

정신을 차린 임 소령이 일어나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주저앉았다.
임 소령을 부축하는 군인들.

"야 임정혁, 너 나한테 한 말과 많이 다르다? 애들은 지키자고 하지 않았냐? 이 씨발롬아?"

곽인구에게 잘못 맞았는지, 임정혁은 입에서 생각보다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퉤... 그러기엔 가인이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나...?"

고개를 돌린 임정혁의 관자놀이엔 꿰맨 자국이 있었다.

"넌... 아이라는 명분 하에 괴물을 만들었어."

곽인구는 가인을 품에 안은  임정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인이가 괴물로 보여? 너 예전에 그 또라이 새끼 때문에   있었을 때, 너 나한테 뭐라고 했어, 이 씨발롬아! 2살짜리였던, 가인이 보고 뭐라 했냐고!!!"
"....."
"이 X같은 세상에서 더 X같은 어른들은 네가 치우고, 나보고 애들은 모두 혼자서라도살아남을 수 있도록 강하게 키우자며, 니 입으로 나한테 그랬잖냐. 우리가 그딴 인간들은 걸러주자고."

처음 듣는 소리에 눈치를 보는 군인들, 임 소령은 다리에 힘이 돌아왔는지 부축하는 군인들의 손을 뗐다.

"맞다... 과거엔 그랬지... 근데 그거 아나?"

임 소령을 바라보는 곽인구.

"우리가 치운다 한들, 이 세상엔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넘쳐나... 약자라고해서 그런 게 없는 건 아니더군...  백화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너는 상상도 못할 거다..."
"....."
"약한 권력, 인격을 존중해 주는 그런 약한 권력은, 네 말대로 이 X같은 어른들은 제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가능하지도 않더군."
"그게 가인이나 쟤한테  짓에 대한 변명거리가 된다 생각해?"
"저 남성에겐 미안하지만, 가인이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다... 살인귀가 되어버렸어..."

가인은 계속 끅끅거리며 곽인구에게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을 보던 임정혁의 동공이 흔들렸다.

"늬들이 X같이 판단하고 행동해서, 그랬다는 생각은 안 드는 거지?"
"....."

곽인구가 가인을 유민성에게 넘기자, 가인은 곽인구의 품처럼 안심이 되는지  달라붙었다.
곽인구가 허리에 있는 권총을 빼들자, 주변의 군인들이 곽인구를 조준했다.

"야, 존나게 망가진 정혁아, 그렇게 따지면 나도 가인이만큼 죽였으니까. 나로 만족해라."

곽인구가 임정혁에게 권총을 발로 밀어서 넘겼다.

"....."
"그리고 십새끼야, 나 죽이고 네 대가리도 직접 쏴라. 솔직하게 너 때문에 죽은 착한 사람들도 우리한테 비할 바 못될 정도로 존나게 많으니까."

권총을 바라보던 임정혁이 한숨을 쉬었다.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은 안 된다..."
"지랄? 너 없었을 때도 잘 돌아갔어."
"내 손에 달린 아이들의 목숨이 너무 많다..."
"그래서 가인이도 죽이려 했냐?"
"...아이들이 큰다면, 가인이에게 죽겠지..."
"이 새끼 몇 년 안 본 사이에 꽉 막혔네... 그니까  쏘라고. 나도 네가 키운 애들 크면 죽일 수도 있으니까."
"....."

임정혁은 머리에 핏줄이 서도록 이를 꽉 물었다가 생각을 끝냈는지,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나중에 사과하지."

임정혁이 자리를 뜨자, 눈치를 보던 사람들이 따라 나갔다.
가장 오래 남아있던 김 상사는 한참 총구를 겨누다가 자리를 떴다.
눈을 감고 있다가, 정신을 차린 가인이 자신이 유민성의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유민성을 발로 찼다.

"억!?"

부끄러운지 얼굴을 돌리며 붉히는 가인.
곽인구가 가인을 쓰다듬으려고 하자, 곽인구의손을 탁! 쳤다.
그런 가인을 웃으면서 바라보는 곽인구가 자신에게 오라는 듯이 앉아있는 무릎을 치자, 가인은 고개를 돌리다가 천천히 다가가 앉았다.
힘들었는지, 그대로 곽인구의 품에서 잠든 가인.
곽인구는 가인을 안고, 민지와 지성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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