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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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늘 부는 바람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진다거나 늘 보는 가을의 코스모스들이 더욱 선명하게 보일 때, 주변의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 나는 내 마음이 어제와 같지 않음을 알았다.
그건 한 사람에 대해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내 곁에 선 그녀의 머리칼이 유독 찰랑이거나 맞잡은 손 위로 두 눈이 꿈을 꾸듯 빛날 때, 나는 하루 새 더욱 붉게 물들어버린 단풍처럼 내 마음을 돌아보곤 했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흘기듯 눈을 가늘이고.
매일 밤 같은 순간을 그리고 떠올리며 곱씹었다. 아마 그 순간만큼은 그녀 자신보다 내가 더 그녀를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어쩌면 그 순간에 찡그릴 눈가까지도.
‘가을’ 3장, 마음이 물드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