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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화 〉 유화련­8 (160/265)

〈 160화 〉 유화련­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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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련... 유화련... 몇 번을 마음속으로 곱씹어서 다시 새겼다.

"이쁜 이름이구만 왜 말 안하고 있었어?"

"몇번을 말했잖느냐, 나는 아해한테 과거 이야기를 하기 싫었다고, 이름은 나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데 아해가 나를 과거의 이름으로 부르면 내가 과거로 돌아갈까봐 두려워졌다."

"이상한 미신 믿는구나?"

"개인적인 믿음이다. 그래서 나도 아해를 이름이 아니라 아해라고 부르는 것이고."

"근데 그 생각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굳이 이름을 말해주지 않을 이유는 없었던 거 아니야 화련아?"

"끄아아아아악!! 그렇게 부르지 마라!"

화련이가 귀를 막고 테이블에 머리를 박았다.

"싫은데, 화련화련화련화련화련화련화련화련화련..."

"하지 말라고 했잖느냐!"

결국 화련이가 벌떡 일어나서 내 입을 막아왔다.

"내 이름을 부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까지는 때 주지 않겠다."

"으읍?"

입을 막고 있는 데 어떻게 약속을 해?

그런 의문을 가지고 화련이를 바라보는 데 화련이가 자연스럽게 새끼손락을 내밀었다.

'귀엽네.'

근데 화련아, 이제 사람들 들어온다?

에피타이저를 가져오던 직원이 덜컥하고 굳은게 보였다.

"으윽, 빨리 약속해라!"

아무리 잡고 있어봐라 내가 약속하나.

결국 음식이 하나둘씩 식탁위에 올라가기 시작하니 화련이가 내 입에서 손을 땠다.

물론 엄청난 협박과 함께.

"내 이름을 부른다면, 아해의 팔을 분질러 버리겠다."

화련이 성격을 생각하면 진짜 부러뜨릴일은 없겠지만 이름을 불리는게 그렇게 싫다는 의지를 표명한 거겠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니 천마가 떨어졌다.

"고작 이름 부르는 거 가지고 왜 그래?"

"고작이라 하지마라, 나한테 있어서 전생의 이름이 불린다는 건, 과거의 나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어때? 네가 화련이라고 불림으로서 과거의 너와 지금의 너가 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거야, 유화련이라는 예쁜이름을 지금의 이름으로도 사용하면 이름을 부르는 의미가 전생에서 살아오고 현대에 환생한 천마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화련이가 나를 째릿하고 쳐다봤다.

"고민해 봐야 할 문제지만, 그건 내가 고민할 문제지 아해가 나를 이름으로 부른다고 해결 되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아해에게 약속한 건 단지 이름을 알려주겠다는 것 뿐이니, 앞으로는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천마라고 부르도록 하라."

"에이, 좋은 이름 냅두고 왜 별칭으로 불러."

"지금까지 잘 불러왔으면서 왜 갑자기 난리냐!"

"화련이 네가 이름을 안 알려줘서 천마라고 부른거지 이름을 알았으면 진작에 불렀을걸!"

"아무튼 부르지 마라!"

화련이는 크게 한번 소리친 후 에피타이저로 나온 음식들을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내가 한번 양보해서 이름을 알려줬으니, 이번엔 아해가 양보해서 내 이름을 부르지 마라."

"네가 말했잖아. 네가 과거의 네가 된다고 해서 내가 널 싫어하진 않는다니까."

"흥!"

천마가 가볍게 코웃음 쳤다.

"과거의 나였으면 아해는 이미 팔 다리 다 부러져서 지하실에 갖혀 있을 것이다. 그런 나를 어떻게 아해가 좋아하겠느냐, 내 과거를 듣고도 나를 버리지 않을 뿐이지 진짜 옛날처럼 성격이 나빠진다면 아해는 금방 나를 미워할 것이다."

리우잉 엔딩 당하는 건 좀 그런데...

"내 과거 이야기는 말해줄 수 있다. 이미 지나간 과거니까, 하지만 내 이름을 얘기하는건..."

"알았어! 이제 그만할테니까 그만해! 무한 도돌이표잖아!"

"훗, 이겼군."

그렇게 말하면서 당당히 밥을 먹는다,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내가 참자...'

나도 좀 먹으려고 식기를 들었는데 어느새 테이블에 있는 음식은 모두 사라졌다.

"아, 미안하다. 아해가 내걸 뺏어먹는데서 알아서 잘 먹겠지 싶었는데 하나도 안 먹었군."

오른쪽 입가가 하늘을 날 듯 올라가 있는 걸 보니 무조건 일부러 한거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화련이가 접시를 모두 비우니 직원들이 치운 뒤 메인 디쉬들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재빨리 식기를 들고 먹으려 했는데 무언가에 보호라도 받고 있는듯 식기를 튕겨냈다.

'아니 미친...'

얼탱이가 나간 표정으로 화련이를 바라보니 피식하고 웃으면서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다.

"왜 안 뺏어 가나? 뺏을 능력이 안되나?"

'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니라던데.'

살짝 섭섭한 마음이 생길 때 쯤에 내 어룰앞에 잘 썰려 있는 고기가 다가왔다.

"먹거라. 뺏을 능력이 없는 것 같으니 내가 주는 것이다."

눈물이 살짝 핑 도는 걸 느끼며 고기를 받아 먹었다.

"어떠냐?"

"맛있네, 적어도 월하가 구워줬던 것 보다는 훨씬 맛있는 것 같아."

걔가 구워준건 간이 하나도 안되어 있었지...

"나도 한 점 먹여 줘라."

그러더니 자기 썰어놓은 스테이크를 나에게 내밀었다.

가장 크게 썰린 한 점을 콕 찝어서 화련이에게 주었다.

"냠... 맛있군, 아해가 만든것은 아니지만 아해의 손을 통해 먹으니 훨씬 맛있어 지는 것 같다. 그 차이가 매우 심하니 모든 음식을 아해가 떠서 먹여줘야 겠군."

"뭐야 그게."

"하지만 아해가 나도 먹여주고 자기가 먹을 것도 자기가 먹으면 손이 바쁠테니 아해가 먹는 건 내가 떠서 먹여주도록 하겠다."

이런 대사를 들으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눈꼴 시려하면서 항마력 맥스 찍을 것 같은데 내가 당사자가 되니까 가슴이 두근 거렸다.

"알았어."

한점 한점 집어서 화련이 한테 내미니 그 때마다 화련이도 나에게 음식을 내밀었다.

문제는 한 두번 받아먹는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먹으면 먹을 수록 내 배가 빠른 속도로 차올랐다는 거다.

나는 음식 한 종류 먹으면 배가 가득 차는 일반인인데 화련이가 시킨 음식의 종류가 열가지가 훌쩍 넘다 보니 음식이 제대로 준 것 같지도 않은 시점에 배가 한계를 맞이했다.

"화... 천마야, 나 배부른데..."

무의식 적으로 화련이라고 부르려다가 야까 포크를 역수로 집고 나를 노려 보길래 바로 천마로 꺾였다.

'이름도 예쁘면서...'

"배불러도 더 먹어라. 아해는 살이 너무 없어서 문제다."

"내가 살이 없다고?"

"... 크흠, 내가 생각해도 좀 무리수긴 했다. 아해도 충분히 몸이 좋은데 말이지... 하지만 근육 비중이높은 만큼 살을 찌워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작은 내가 귀엽다고 말하는 걸 보면 너도 내 외모 보는 거 아니야? 내가 뚱뚱해지면 그래도 사랑할 수 있어?"

"당연히 사랑할 수 있지, 하지만 지금의 아해가 더 좋긴 할 것 같다. 그 보다 작은 아해가 더 좋고 말이다."

저놈의 작은 상태는 계속 요구하네.

"내가 영원히 작아진다고 약속하면, 이름으로 부르게 해줄거야?"

"이름 딱 한 번 부르고 계속 작아진 상태로 있고 싶다면 그래도 된다."

어림도 없다는 뜻이군.

"그러고 싶지는 않지?"

"크흠, 와인은 언제 먹을 거야?"

"지금 먹을 거다."

화련이가 와인을 맨손으로 딴 뒤 그대로 입대고 병나발을 불었다.

'아니 와인을 저렇게 마셔?'

주변에 직원들이 없어서 망정이지 직원들이 봤다면 충격에 뒤로 백덤블링 한 번은 췄을 것 같은 경악스러운 모습이었다.

"네가 그렇게 먹으면 나는 어떻게 먹으라는 거야."

화련이가 갑자기 나에게 다가오더니.

"우웁!"

그대로 내 입에 입을 맞췄다.

적당히 도수 있는 와인이 내 입안으로 몰려들어왔고 그와 함께 혀도 내 입안으로 같이 들어왔다.

"으읍!"

갑작스런 화련이의 행동에 당황하고 있을 때 화련이가 내 입안으로 혀를 뻗어왔다.

와인으로 적셔진 혀가 내 입을 가볍게 유린했다.

반격할 생각도 없이 넋이 나간 상태로 멍하니 있으니 화련이의 혀가 스르르 빠져 나갔다.

"이렇게 먹으면 되지 뭐가 문제인가?"

화련이가 야릇한 표정을 짓고 나를 바라봤다.

겉으로 보면 취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표정이긴 한데 속지 말자, 화련이는 절대 이 정도로 술에 취할 정도로 연약한 아이가 아니다.

내가 보기에 보드 열병을 병나발 불듯 먹어도 안취할 것이 분명했다.

"설마 우리 아해, 부끄러운 것이냐?"

화련이가 다시 자기 자리에 제대로 앉은 후 턱을 괴고 나를 바라봤다.

"연인사이인데 이정도는 충분하지 않나아."

'연기 잘하네,'

누가 보면 진짜 취한줄 알겠어?

"아해야 그거 아나?"

"뭘 알아?"

"나 진짜 취해따."

이제는 발음까지 풀린 상태로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한호흡에 전부 마셔버리고는 자기 머리 위에서 와인병을 흔들었다.

"그리고 해독할 생각도 없다."

'이분 또 왜 이러시나..."

"화려... 으읍!"

제대로 말을 끝내기도 전에 화련이가 나에게 다가와서 입으로 입을 막아왔다.

"감히 내 이름을 불렀으니 앞으로는 계속 작아져 있다는 뜻이겠지? 기대하겠다. 오늘밤도 기대하겠다. 아해야."

"오늘밤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데이트의 끝은 호텔로 마무리 하는 것이 정석 아닌가."

화련이가 잔뜩 취한 얼굴로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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