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3화 〉 게이트 정화­4 (203/265)

〈 203화 〉 게이트 정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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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를 클리어하면 몸에 일부의 마나가 흡수된다.

이는 내가 처음 간 게이트에만 적용된 사항이 아니라 내가 중국 전역을 돌면서 간 모든 게이트에도 적용되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게이트를 클리어 하면서 나는 엄청난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 게이트에 들어간 것 만큼 많은 양의 마나를 얻은 건 아니지만...

처음 갔던 게이트가 특이한 것인지 아니면 각성을 목전에 두고 있어서 인지, 그것도 아니면 흡혈귀가 나에게 도움을 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첫번째 이후에 갔던 다른 게이트에게서 나온 마나를 모두 합쳐도 첫 게이트의 5배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내가 간 게이트의 수를 생각해 본다면 너무나도 적은 양이라고 볼 수 있지.

'리우잉이 얻었다는 마나를 보면 이게 정상인 것 같긴해.'

덕분에 리우잉도 각성에 필요한 마나 중 절반 정도를 얻었다 했는데, 잠깐의 계산을 가하면 내가 얻은 마나의 양과 리웅잉이 얻은 마나의 양이 거의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만족할 만큼 많은 마나는 아니었지만 아예 성장하지 않는 것 보다는 백번 나았기 때문에 일단 이 정도에 만족하기로 했다.

"%#@%@#%@#"

"와아아아아아아!!!"

'화련이가 뭐래?'

'자신들의 나라를 지켜준 영웅들을 소개한다고 하는데?'

중국의 게이트를 닫아준 공로로 천마산에서 그녀에게 보상을 받기로 했다.

제대로 보상을 받기 전 우리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사람들의 환호성이 엄청난 것을 보니 내가 지금까지 한 행동이 헛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넘게 자지도 못하고 돌아다닌 피로에 대한 보상은 이 함성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중국어로 진행되는 행사였지만 나는 현수의 통역으로 거의 모든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표창장같은 것도 받고 현물로 상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재료들도 받고, 보검도 받고 명예 간부직도 받고, 받아도 받아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보상은 한참 뒤에야 전부 정산 될 수 있었다.

내가 받은 물건이든 월하가 받은 물건이든 아마 화련이가 옮겨줄 테니 당장은 상품권 형태로 된 문서만 받고 나중에 우리 도시로 돌아갈 때 화련이가 가져다 준다고 했다.

정말 다행이게도 화련이는 어지러원 중국을 정돈해야 했기 때문에 당장 우리 도시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말은 즉 아직 하연이를 당장 다시 만날 필요가 없다는 의미기도 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쇠빠지게 돌아다니면서 하연이에 대한 생각이 어느정도 정돈이 되긴 했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나는 괜찮더라도 하연이가 괜찮은지에 대한 건 또 다른 이야기기도 했고

그렇기에 우리 도시에 돌아간다는 월하를 먼저 보내고 나는 화련이와 함께 중국에 남았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

"응? 왜?"

"아해의 도시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안 돌아가려고 하냔 말이다."

화련이의 눈빛은 내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는 듯 날카로웠따.

"무슨 소리야. 도시에 일이 없어도 나는 너랑 같이 돌아가기 위해서 여기에 남았을 텐데."

"방금 전에 한 말은 옳지만 그것이 곧 아해에게 아무런 일이 없다는 걸 뜯하지는 않는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

"... 하아... 눈치도 참 빨라."

"아해와 나 사이 아니더냐. 이 정도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정실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정실?"

"다른 여자애들 보다 내가 가장 위에 있다는 말이다. 첩의 반대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옳겠군."

그걸 몰라서 물어본 건 아닌데...

"아무튼 아해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무슨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해 보이는 데 나한테도 얘끼 못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은 아닐터, 한 번 말해보거라 내가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내가 이번에 게이트를 클리어하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이 하나 있어."

"무엇인가?"

"마냥 너희에게 보호 받는 인생은 살기 싫다는 거, 각성도 한 이상 너희보다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싶다는 거."

"그래서 일어나자 마자 수련을 하자고 월하를 불렀군?"

"어. 한 시라도 가만히 있다가는 네가 멀리 떠나갈 테니까."

"참 좋은 성장이다만 그게 왜 문제가 되는 지 알 수가 없군."

"하연이랑 얘기가 좀 안맞아서."

"흠?"

화련이가 이해가 안된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하연도 충분히 응원해 줄 것 같은 이야기인데 왜 그러나?"

"그게... 내가 게이트를 닫으러 갈 때 애들도 바쁘고 힘들 것 같은데다가 내가 혼자 들어가는 게 낫다는 정보를 얻은 게 있어서 말 안하고 혼자 들어갔거든? 그것 때문에 화난 거랑 더불어서 크게 싸웠어... 이제 어디 갈때는 꼭 다른 애들이랑 같이 다니라고 하더라."

"흐음..."

화련이가 고민하듯 눈을 감았다.

"서로의 가치관이 맞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는 아닌듯 하다. 아마 한순간의 화로 인해서 발생한 문제겠지. 이런 사건은 서로가 진정한 상태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풀 수 있겠지만..."

화련이가 나를 빤히 바라봤다.

"하연이 먼저 자신의 마음을 꺽을 것 같지도 않고 아해또한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꺽고 싶지 않을 테니 보통의 상황보다는 상황이 어렵게 흘러갈 듯... 하다만."

화련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도움을 준 다면 아예 풀리지 않을 밧줄도 아니지. 도시로 돌아가자마자 바로 해결 해 줄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화련이라는 든든한 존재가 나에게 도움을 준다고 하니 남아있던 걱정도 모두 녹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고마워."

"나와 아해 사이 아니냐. 그리고 이제는 하연과도 충분히 친해진 만큼 당연히 도와줘야 하는 일이지... 근데 아마 우리 도시 까지 갈 때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릴 듯 싶다.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해치워야 하는 일도 많으니 말이야. 오늘이야 아해를 위해서 이렇게 시간을 내고 있지만 내일 부터는 아해와 만나는 시간마저 자는 시간 정도로 한정한 채 막대한 양의 서류 업무를 해결해야 한다. 자금까지는 내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일 밖에 없었지만 이번 사태 이후 내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의 수가 급증했기 때문에 못해도 일주일은 있어야 갈 수 있을 것이다."

"일주일이면 마냥 긴 시간은 아닌데?"

월하랑 같이 쇠빠지게 일한 시간이 일주일이 넘는 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 정도는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해야, 내 말을 뭘로 들은 거냐? 못.해.도 일주일이라는 말이다. 미니멈! 최소에 대해서 모르나?"

"그래도 그 쯔음 끝난 다는 거 아니야?"

"상황이 많이 심각해 지면 3주 이상 걸릴 수도 있다."

3주?

월하도 우리 도시에 돌아갔고 화련이도 일하느라 바쁠텐데 나 그동안 뭐하지?

"원한다면 검마를 시켜서 아해의 도시에 데려다 주겠다."

"아냐 괜찮아."

아직은 하연이를 만날 자신이 없어.

"... 근데 나 3주 동안 뭐하고 있냐?"

"달라지기로 마음 먹지 않았는가. 그 동안 수련이라도 하면 되지 뭐가 문제인가? 리우잉이라도 붙여줄테니 3주동안 빡 세게 훈련하도록."

"역시 그 편이 가장 무난하려나?"

내 의문에 화련이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었다.

그 때는 몰랐다.

그 미소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 지...

****

"죽... 여줘..."

"리우잉, 훈련을 아주 잘 시켜줬나보군."

­응! 애들 굴리듯이 최선을 다했어!

리우잉의 훈련은 정말로 강도가 높았다.

처음 리우잉과 만났을 때 사실상 나를 시험하는 정도와 다를 바가 없는 스테이지 방식의 훈련과는 다르게 이번에 행해진 훈련은 진짜 훈련병을 다루듯 거친 훈련이었다.

달라지겠다는 나의 마음을 증명하기 위함인지 쉬는 시간 1시간 취침시간 7시간 식사시간 2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리우잉과의 훈련시간으로 보냈다.

그짓을 정확히 12일이나 하고 있었으니 정신이 반쯤 나간 채 헤롱헤롱 거리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리우잉의 훈련은 어땠나?"

"죽을 것 같았어..."

"훈련이라면 힘든것은 당연한 것이다. 내가 묻는 건 훈련의 효과를 묻는 것이다."

"효과?"

아주 확실했지.

아직 몸의 마나를 완벽히 다루는 데 무리가 있었는 데 리우잉이 정말 많은 무공을 알려줬다.

마나를 다리에 집중해서 경공과 비슷하게 발동하는 방법도 있었고 화련이가 하는 것 처럼 내 의지를 남에게 절달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됐다.

내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도 크게 개선할 수 있던 데다가 몸 자체를 다루는 일도 훨씬 더 잘 할 수 있게 됐으니 훈련의 효과만 따지고 보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좋은 훈련이었다.

"효과만 충분하면 됐지 뭐가 문제인가."

화련이는 그렇게 말한뒤 나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었다.

­스승님, 저는 어떻게 가나요?

"알아서 몸에 메달려 오도록."

제자 취급이 너무 박한 거 아니야?

아무튼 리우잉이 화련이의 몸에 붙었고 바로 우리 도시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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