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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월드 보스를 향해서(1) (37/107)

36. 월드 보스를 향해서(1)

역시 민주희를 선택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빈은 업그레이드된 아이템을 확인했다.

[드래곤의 영혼석]

종류: 영혼석

등급: L

레벨: 1

효과

-드래곤의 영체를 소환한다.

[블랙 펜리르의 안장]

종류: 탈 것

등급: L

레벨: 1

효과

-블랙 펜리르를 소환합니다.

[다크 피닉스의 깃털]

종류: 날 것

등급: L

레벨: 1

효과

-다크 피닉스를 소환합니다.

S급이던 탈것과 날것, 영체까지 싹 다 L등급으로 진화를 이루어냈다.

‘어떻게 바뀐 거지?’

호기심이 샘솟았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레벨이 낮아져서 전보다는 성능이 떨어질 거라는 것 정도인데.

‘작업대가 있으니까.’

작업대의 새로운 효과만 있다면 탈것의 레벨은 문제도 아니었다. 

“됐을까요?”

모든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한 민주희가 촉촉한 눈가를 비비적거리며 묻는다.

“감사합니다. 이건 주희씨 몫입니다.”

우빈은 이번 던전에서 얻은 아이템을 건넸다.

[제라딘의 보옥]

종류: 오브

등급: S

내구력: 150/150

지력:+8

효과

-스킬 카드 공격력 30% 증가.

-마법 공격력 30% 증가.

-오브 추가 생성.

아이템의 효과를 읽은 주희의 표정에 놀라움이 떠오른다.

“우와··· 정말 가져도 돼요?”

척결에서 뭔가를 배웠는지 아이템을 바라보는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이 아이템의 값어치를 알게 된 것이다. 

“직접 클리어하셨잖아요.”

“감사합니다.”

애초에 히든 던전을 클리어한 건 민주희이다. 물론 영체가 대부분 처리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템을 가질 자격이 충분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주희의 특성을 이용하려면 같이 다녀야 할 텐데, 약한 것보단 스스로는 지킬 힘이 있는 편이 더 좋기도 했고.

‘룬으로 찍을 수 있는 초반 스테이터스는 좀 찍어줄까.’

작업대와 스킬 카드 세팅으로 룬을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아직 우빈의 지갑은 두둑했다. 

50까지는 아니어도, 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전인 40까지는 어렵지 않게 도와줄 수 있는 재력이 됐다. 

어차피 민주희의 능력만 있다면 수백만, 룬을 수급하는 건 일도 아닐 터.

판단을 내린 우빈은 아이템을 주우며 말했다.

“미리 사용해보세요. 10분 내로 출발하겠습니다.”

“네!”

***

쿵!!!!

8M가 넘는 괴물이 숲 위를 걸어 다닌다. 흡사 코끼리를 닮았는데, 녀석은 보스 몬스터가 아닌 일반 몬스터였다.

사사사삭-

벌레 한 마리가 옆을 기어간다. 그러나 평범한 크기가 아니었다. 아나콘다만 한 크기에 수백 개의 다리가 요란하게 달싹인다.

흠칫-

그 벌레를 본 민주희의 어깨가 움찔거린다.

우빈은 마스터 지도를 펼치곤, 위치를 확인했다.

세계수와 멀리 떨어진 서북부 외곽에 근접하고 있었다. 이렇게 멀리 나온 건 우빈 역시 처음이었다.

‘확실히 몬스터가 많네.’

단순히 몬스터가 많다는 개념을 뛰어넘었다.

띠링-

[아투스의 꽃가루가 정신 착란을 일으킵니다.]

[칭호:한계를 뛰어넘은 용사가 정신 착란을 저항합니다.]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 각종 중독과 디버프가 걸렸으며,

끼에엑!!!

하늘 위론 수십 마리의 거대 몬스터가 주변을 훑으며 활강한다.

지금 이렇게 걸어가고 있는 이유도 전부 몬스터 때문이었다.

탈것을 타면 빠르게 이동할 수는 있지만,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이면 모를까. 몬스터가 수백 마리 쌓여있는 외곽 부근에서 궁지에 몰리면 제아무리 우빈이라도 타개할 방법이 없었다.

“어디에 가시는 거예요?”

민주희가 불안한 눈빛을 하곤, 완드를 두 손으로 움켜쥐며 묻는다.

“가보면 아실 겁니다.”

마음만 같아선 바로 복수를 실현하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 하지만 성장할 필요성이 있었다. 

당장 차주성 역시 월드 보스 중 하나인 ‘레드 드래곤’을 잡지 않았던가. 그만큼 전력이 강해졌을 거며, 무슨 힘을 얻었을지 모른다.

그에 따르는 성장이 필요했다.

우빈은 앞으로 나아가며 민주희를 응시했다.

“으··· 징그러워.”

바닥을 기어 다니는 벌레를 보곤 미간을 찌푸린다. 확실히 기괴하긴 했다. 표피론 보랏빛이 감돌았으며 다리는 200개를 가뿐히 넘겼으니까.

우빈은 민주희에게 약간의 투자를 한 상태였다.

그 결과.

띠링-

[민주희]

18회차 용사

레벨: 87

HP: 1,270/1,270

MP: 127/127

스태미나: 127/127

생명력: 40(20↑)

정신력: 40(20↑)

지구력: 40(20↑)

근력: 40(10↑)

기량: 40(20↑)

체력: 40(20↑)

지력: 136(116↑)

감각: 40(20↑)

행운: 40(20↑)

민주희의 스테이터스는 나쁘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미분배 스테이터스는 전부 지력을 찍게 했고, 이제부터 레벨이 오를 때마다 지력에만 투자하라고 일러두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웬만한 레벨 130대의 용사는 씹어먹을 무력.

투자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곳에 오면서 틈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스킬 카드 작업을 이어나갔다.

수십 장을 강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띠링-

[초월의 의지를 사용하였습니다.]

[대상의 가치가 너무 높습니다.]

(주의! 초월의 의지 부여에 실패 시 아이템이 소멸합니다.)

[아이템이 파괴되었습니다!]

민주희의 특성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A등급에서 S등급으로 올라가는 와중, 파괴된 스킬 카드는 10장 중 1장꼴로 성공 확률은 90%였다. 

S등급에서 L등급의 성공률은 60%. L등급에서 UL등급은 10% 이하로 낮았다.

수십 장의 스킬 카드를 업그레이드했지만, UL등급이 된 스킬 카드는 단 3장뿐이었다.

띠링-

[스킬 카드: 마나의 샘]

종류: 스킬 카드

등급: UL

레벨: 10

형태: 패시브

효과

-전신으로 마나가 샘솟습니다.

[스킬 카드: 비브타노의 피부]

종류: 스킬 카드

등급: UL

레벨: 10

형태: 패시브

효과

-피부의 강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스킬 카드: 아그니스의 불꽃]

종류: 스킬 카드

등급: UL

레벨: 10

형태: 액티브

효과

-아그니스의 불꽃이 당신의 몸에 깃듭니다.

첫 번째 카드는 MP가 재생되는 효과의 스킬 카드. 두 번째 스킬 카드는 물리적인 방어력이 상승하는 스킬 카드. 세 번째는 육체 강화 스킬이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으나, 아쉬운 결과물이었다.

강화에 실패한 스킬 카드 중에는 눈을 감아도 주변을 느낄 수 있는 색적효과라든가, 순식간에 적과의 거리를 줄일 수 있는 순간이동 카드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UL등급이라 그런지 효과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우빈과 민주희는 외곽 지역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갔다.

한 10분을 지도를 따라 걸어갔을까.

쿵!!!! 

오른쪽으론 코끼리 외형의 대형 몬스터 수십 마리. 

왼쪽으론 독 안개가 자욱한 식물 지대. 

정면으론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늪지대가 펼쳐져 있다.

갈 길을 잃은 듯 민주희가 멈춰 선다.

“어디로 가죠?”

딱 봐도 늪지대는 위험해 보였다. 거품이 올라오는 것이 독을 품고 있어 보였으니까. 

‘어쩔 수 없나.’

우빈의 경우는 독이 있는 늪이나 독 안개로 가도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민주희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단 한 곳.

우빈의 시선이 거대 몬스터로 향한다. 애초에 성장을 위해서 온 장소이지 않은가. 

“준비하세요.”

“네?”

우빈의 손아귀로 마검이 착 빨려 들어온다. 이윽고, 마검이 액체처럼 흐물흐물해지더니, 손아귀로 착 달라붙는다.

“제가 시선을 끌면 스킬을 쓰세요.”

“스킬이요?”

민주희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

우빈은 양 주먹을 맞댔다.

띠링-

[아그니스의 불꽃을 사용하였습니다.]

화르르륵- 전신으로 강렬한 불꽃이 터져 나온 그 순간.

펑-

우빈의 신형이 거대한 몬스터를 향해 쏘아졌다.

***

벌레가 공중을 날아다닌다. 

생김새는 참으로 역했다. 거미를 연상케 하는 8개의 다리. 

위이잉- 모기를 떠올리게 하는 비행음. 

벌레는 목표를 포착한 듯 주둥이에 달린 기다란 침을 내밀며 쏘아진다.

콰직-

한 사내가 익숙하다는 듯 벌레는 죽이며, 옆에 있는 사내에게 묻는다.

“뭐 하는 사람들일까요?”

“수배자는 아닌 거 같은데.”

이 둘은 외곽 지역을 공략하는 용사로서 소위 개척자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길을 잃은 거겠죠?”

외곽 지역에선 사람을 보기 힘들다, 

몬스터는 미친 수준으로 강했으며, 사방에 깔린 날벌레조차 잘못 쏘이면 치명상일 정도로 위험한 장소였으니까.

그런데 이런 지옥에 스스로 왔다기엔 저 둘은 너무 초라했다. 

어디 하급 던전 한 군데 돌고, 나온 장비를 대충 입은 수준이지 않은가.

“어떻게 위험한 곳은 다 피해서 가네요.”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운이 억수로 좋았다. 

꽃가루로 정신을 중독시켜 식인을 하는 아투스. 분비샘으로 호르몬을 교란해 쾌감으로 적을 유인하는 캐로비논.

그 근처에 도달할 때면, 선두로 선 남성이 귀신같이 길을 틀어 안전한 장소로 향했다.

하지만 그 운도 끝난 것으로 보였다.

안전한 장소가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 도와줘야지.”

이들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도울 이유도 없었고, 의무도 없었다. 하지만 엘리드에서 살아가면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서로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판단을 내린 사내가 길을 잃은 여행자에게 다가가려는 그 순간이었다.

화르륵-

초라했던 사내의 전신으로 강렬한 불꽃이 피어오르는가 싶더니. 콰과과과과과- 작은 여인의 손으로부터 10M가 넘는 불꽃 기둥이 발포되었다.

“뭐야··· 저게.”

***

[기간테로스를 처치하였습니다.]

[10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200,000의 경험치를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10,000룬을 획득하였습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20,000의 룬을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민주희의 파괴 광선에 머리가 그대로 날아간 대형 몬스터가 그대로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고꾸라진다.

쿵!!!

쓰러짐과 동시, 후폭풍이 전신을 훑으며 시야를 가린다.

-구우우우우

대지가 요동치는가 싶더니, 주변에 있던 수십 마리의 대형 몬스터가 바로 반응해온다.

흡사 10층 빌딩 수십 채가 적의를 가지고 달려드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우빈은 녀석들을 눈에 새기며, 자세를 낮췄다.

‘할만하겠는데.’

주먹 강타를 배제한 지금의 전력이 궁금했다. 과연 어느 정도의 무력을 가지게 됐을까.

“우, 우빈씨!”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민주희는 주춤했지만, 우빈은 망설임 없이 발을 내디뎠다.

콰지직- 불꽃을 뚫고 대기로부터 스파크가 튀긴다.

띠링-

[뇌광섬을 사용하였습니다.]

콰과과과과-

발을 내디딤과 동시 가장 가까이 있는 대형 몬스터의 다리에 도달했다.

화르륵-

전신으로 불꽃이 치솟자, 힘이 들끓어 올랐다.

전부 이 스킬 카드 덕분이었다.

띠링-

[스킬 카드: 아그니스의 불꽃]

종류: 스킬 카드

등급: UL

레벨: 10

형태: 액티브

효과

-아그니스의 불꽃이 당신의 몸에 깃듭니다.

추가 효과

-모든 능력치 10% 증가.

-모든 능력치 20% 증가.

-불꽃 화력 50% 증가.

-화염 데미지 50% 증가.

-메가 버스터 활성화.

-모든 능력치 30% 증가.

-메가 버스터 데미지 100% 증가.

-메가 버스터 범위 50% 증가.

-‘화력 개방’ 활성화.

*화력 개방- 10초 동안 추가 효과 능력 2배.

괜히 UL 스킬 카드가 아니었다. 

카드 한 장으로 얼마나 이 정도까지 전력이 올라가다니. 물론, 그만한 페널티는 있었다. 

이러고 있는 지금도 MP가 1초당 10씩 까이고 있었다. 

원래라면 15초도 채 되기 전 MP가 바닥났을 것이다.

‘시너지가 좋은데.’

그러나 15초가 지났음에도 우빈의 MP는 가득 차 있었다.

띠링-

[스킬 카드: 마나의 샘]

종류: 스킬 카드

등급: UL

레벨: 10

형태: 패시브

효과

-전신으로 마나가 샘솟습니다.

추가 효과

-1초당 MP 5 회복.

-1초당 MP 10 회복.

-1초당 MP 20 회복.

-1초당 MP 40 회복.

-MP 회복량 100% 증가.

-1초당 MP 50 회복.

-1초당 MP 60 회복.

-1초당 MP 70 회복.

-마나의 순환 효과 획득.

*마나의 순환: MP 회복 초과분만큼 HP를 회복합니다.

바로 두 번째 스킬 카드 덕분이었다.

단순히 계산해서 1초당 회복되는 MP는 510. 거의 MP가 무한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수준이지 않은가.

거기다 회복된 초과분의 MP를 HP로 전환해서 회복시켜주다니. 이보다 더 좋은 패시브 스킬이 또 있을까.

우빈은 넘쳐흐르는 충만감을 느끼며, 주먹을 그대로 내질렀다. 

퍼억- 

띠링-

[빅뱅이 발동하였습니다!]

쩌억-

단순한 주먹질에 집채만 한 몬스터의 다리가 그대로 찌그러진다.

-쿠에에엑

거대 몬스터가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는다.

‘미쳤는데?’

5년 전이었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위력이었다. 하지만 주먹 강타만큼의 강한 쾌감은 없었다.

만약 주먹 강타를 썼다면 지금쯤 몬스터의 다리는 찌그러진 것이 아닌 그대로 몸과 함께, 폭발했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결과임은 확실했다. 

이걸로 대충 지금 가진 전력을 파악했겠다. 

우빈은 주먹을 가볍게 말아쥐었고, 톡 몬스터의 다리를 두드리자.

띠링-

[주먹 강타를 사용하였습니다.]

퍼억!!!!!!!

[기간테로스를 처치하였습니다.]

[10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200,000의 경험치를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10,000룬을 획득하였습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20,000의 룬을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푸른 빛이 가득하던 숲으로 붉은 핏물이 솟구쳐 내렸다.

***

퍽!!!!

거대한 폭음과 함께.

콰과과과과과-

폭포가 떨어지듯 피가 쏟아져 내린다.

안 그래도 섬뜩하던 외곽 지역이 붉은빛으로 물든다.

“뭐야. 이게···”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

우빈의 전투를 바라보던 두 사내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기간테로스.

크기는 10M - 20M 사이인 대형 몬스터로서 서북부 외곽 지역의 상위 포식자인 놈이다.

수십 마리가 모여 집단생활을 하며, 레벨 160대 용사 4명이 모여도 몇 시간이 걸릴 정도로 맷집이 좋다. 

죽을 듯 죽지 않는 생명력이 바퀴벌레를 연상케 한다고 대형바퀴라 불린다. 

그런데 그런 괴물이 마치 물풍선 터지듯 폭발하고 있다. 

40마리가 넘던 개체가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이윽고, 마지막 개체가 폭발하듯 터져나가자, 하나의 문구가 떠올랐다.

띠링-

[서북부의 포식자 기간테로스가 멸종하였습니다!]

[세계수의 힘이 더욱 넓은 지역을 수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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