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8. 월드 보스를 향해서(3) (39/107)

38. 월드 보스를 향해서(3)

구시현이 성배를 한껏 들이켜 마신다. 퉁퉁부은 볼이 회복되며 가라앉는다.

이윽고, 시원한 맥주라도 들이킨 듯, 성배를 탁자에 내려놓는다.

“후우··· 그러니까. 정보를 제공하면 나인테일을 잡아주신다고요?”

“네.”

우빈의 단호한 대답에 구시현이 실소를 흘린다.

“진짜 다시 들어도 어이가 없네.”

구시현은 아직도 얼얼한 뺨을 쓸어 만졌다. 

처음엔 허세에 찌든 병신이 자신을 조롱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사내의 뺨을 후려친 그 순간, 그저 말뿐만이 아니라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시현의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저 사내가 정말 기간테로스를 한방에 터트렸다 해도, 자신을 기절시켰다 해도 나인테일을 잡을 수는 없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자료를 제공한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다는 거다.

“여태까지 제가 모은 나인테일의 모든 것입니다.”

구시현은 판단을 내린 듯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파일 하나를 건넸다.

나인테일의 행동 패턴, 사냥 방법, 심지어는 즐겨 먹는 식성까지. 저기엔 17년의 모든 결실이 적혀있었다. 

저 파일을 읽은 사람은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이걸 잡는다고요?

-이런 괴물을 어떻게 잡아요. 

월드 보스 나인테일. 

미형의 인간형으로써 9개의 꼬리를 가진 지능형 몬스터.

S급 저항 포션도 뚫어버리는 독 안개를 300M가 넘는 범위까지 내뿜으며, 닿는 순간 이성을 잃고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안 해본 시도가 없었다.

함정은 기본, 원거리 폭격, 각종 속성 공격, 심지어는 필드 보스에 준하는 녀석을 유인해 싸움까지 붙여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전부 실패.

읽는 순간, 공략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과연 저 사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구시현은 긴장된 표정으로 우빈의 대답을 기다렸고, 돌아온 대답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명쾌했다.

“별거 없네요. 오늘 내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

찌르르르-

풀벌레 소리와 함께,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음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다. 

흡사 군대의 행군을 떠올리게 한다.

“대장, 진짜로 저 새끼의 말을 믿는 거예요?”

“무슨 지가 차주성이라도 되는 줄 아나. 혼자서 뭔 수로 나인테일을 잡겠다고. 저 지랄인지.”

구시현의 뒤로 두 사내가 불만을 토로한다. 

저 둘은 이제 막 캠프에 도착한 수색조로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안 든 모양이다.

이 둘뿐만이 아니었다. 김호정과 박호태를 제외한 전원이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다.

당장 차주성이 캠프에 와서 나인테일을 잡겠다 해도 아니꼬울 텐데,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놈이 찾아와선 대뜸 나인테일을 잡아주겠단다.

당장 내쫓아도 모자랄 상황인데, 그 누구보다 화를 내야 할 사람이 순순히 저 사내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이유가 뭘까.

다들 불만은 가득했지만, 구시현의 명령에 조용히 입을 닫곤 발걸음을 옮겼다.

원정은 순탄했다. 

사방으로 짐승 울음소리와 비명이 난무했지만, 개미 한 마리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나인테일에게 도달할 수 있는 길을 갈고 닦아 놓았기 때문이다.

묵묵히 걸어가길 1시간. 

어느샌가 주변의 풍경은 평범한 숲이 아니었다. 

신비한 느낌이 감도는 장소였다. 보랏빛 꽃이 만개하였고, 분홍빛 풀잎이 가득한 절경.

처음 본 사람들의 감상은 하나같이 비슷했다.

“우와··· 이쁘다.”

민주희가 풍경을 보곤, 감탄한다.

이쁘다는 표현보다는 아름답다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하지만 묘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장소까지 오면서 수백 마리 이상의 벌레를 보지 않았던가. 여기엔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소름 끼치던 짐승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상하리만큼 고요함이 감도는 그때, 달콤하면서도 매혹적인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눈을 반짝이던 민주희의 표정이 가라앉는다. 동공이 풀리며 볼이 발그레해진다.

그대로 앞으로 걸어 나가는데, 구시현이 민주희의 입속에 포션 한 병을 털어 넣었다.

“어?!”

민주희가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갸웃한다.

“도착했습니다.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리세요.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이성을 잃으실 겁니다.”

구시현을 따라온 전원이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 마시기 시작한다.

구시현 역시 포션 한 병을 마시곤, 우빈에게 주황빛 액체가 찰랑거리는 포션을 건넸다.

“드세요. 먹어도 안개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효과가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 거리라면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네? 그게 무슨···”

우빈은 구시현이 건넌 포션을 무시하곤, 분홍빛 안개가 가득한 숲속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구시현은 다급히 우빈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어느샌가 우빈의 모습이 흐릿해지며 보이지 않는다.

구시현의 표정으로 당혹감이 떠오른다. 구시현뿐만이 아니었다.

“뭐야? 자신감 개 쩔길래 혹시나 했는데, 그냥 병신이잖아.”

“어이가 없네. 자살할 거면 혼자서 뒈질 것이지 우리는 왜 끌고 온 거야.”

불만 가득한 표정들이었다. 

지금까지 저 안개 너머로 들어간 동료만 300명이 넘어갔다. 

하지만 단 1명도 안개 속에 들어가면 나오지 못했다. 심지어 싸움을 붙이러 유인한 필드 보스마저 뼈 한 조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길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들어가?

“씨발, 뭐야. 잡아준다고 호언장담해서, 쉬지도 못하고 따라왔더니, 그냥 가죠.”

“배고파! 캠프로 돌아가서 밥이나 먹자.”

모두의 표정으로 불만이 가득 차오르고,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던 그 순간이었다.

펑!!!!!

안개 중심으로 거대한 충격과 함께. 후웅- 대기가 휘청거리는가 싶더니.

“어?!”

파스스-

뿌옇게 피어올랐던 안개가 순식간에 걷히기 시작했다.

***

띠링-

[주먹 강타를 사용하였습니다.]

펑!!!

후두두둑- 

주변으로 바위 파편이 쏟아져 내린다.

하늘 위로 내지른 주먹으로 찡한 충격이 느껴진다. 마치 로켓이 쏘아진 듯, 뿌옇게 피어오른 연기가 원형을 그리며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이제야 뭐가 좀 보이네.’

띠링-

[인벤토리에서 마검:기간테스를 불러옵니다.]

우빈의 손아귀로 착-빨려 들어온 거대한 대검이 액체처럼 손에 달라붙는다.

꽈드득-

기분 좋은 착용감에 주먹을 꽉 쥐곤 앞으로 걸어 나갔다.

‘나인테일···.’

구시현이 준 파일은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게 주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다.

-미형의 인간형 몬스터. 

매혹 안개로 정신을 교란한 뒤 미형의 외모를 이용해 사냥하는 몬스터처럼 묘사돼있었다.

그걸 증명하듯, 정면으로 하나의 신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백옥같은 투명한 피부, 붉은 입술과 오밀조밀한 눈코입. 이성을 매혹하려고 빗어놓은 듯한 여인의 등 뒤로 9개의 흰 꼬리가 펄럭인다.

구시현의 말대로라면 저 존재가 필드 보스인 나인테일이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건 큰 착각이었다.

띠링-

[마스터 지도를 불러옵니다.]

우빈의 시야로 나인테일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월드 보스를 포함 필드 보스까지. 붉은 점으로 위치를 나타내고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나인테일을 표시하는 붉은 점의 크기였다.

저기 있는 여인의 외형을 넘어, 우빈과 주희가 서 있는 바닥 전부를 뒤덮는 거대한 반점이었다.

애초에 우빈이 나인테일에게 바로 오지 않고 굳이 정보를 원한 이유도 바로 이 크기에 있었다.

레드 드래곤을 참새처럼 보이게 만들 정도로 나인테일의 반점은 지도에서 가장 거대했으니까.

구시현이 준 파일을 읽자마자 우빈을 알아챘다.

수년간 아무리 함정을 파고 원거리 공격해도 보스를 공략할 수 없었던 이유. 

그건 바로, 저 미형의 여인은 사냥감을 유혹하기 위한 미끼에 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껍데기인 허물만 보고 전략을 구상했으니, 당연히 공략할 수 없을 수밖에.

‘월드 보스는 몇 방이나 버티려나.’

우빈은 확신에 찬 표정을 지으며, 바닥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띠링-

[주먹 강타를 사용하였습니다.]

[기간테로스 학살자가 발동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100% 상승하였습니다.]

쩡!!!!!!

거대한 충격이 터져 나온 그 순간.

띠링-

[월드 보스: 나인테일을 처치하였습니다.]

[1,000,00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2,000,000,000의 경험치를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5,000,000룬을 획득하였습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10,000,000의 룬을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

기꺼운 메시지가 연속적으로 떠올랐다.

***

구우우우우우우-

천지가 뒤틀린 듯 대지가 요동친다. 

콰지지지직-

꽃으로 만개했던 지형이 무너지고, 찢어진 바닥 사이로 붉은 핏물과 내장이 치솟는다.

“씨발, 뭐야?!!!”

“와···”

우빈을 병신이라고 바라보던 사람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든다.

갑자기 짙은 안개가 걷힐 때까지만 해도, 모두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사내를 지켜봤다.

하지만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사내의 앞으로 아홉 꼬리를 활짝 펼친 나인테일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수년간 나인테일을 연구하고 공략해왔지만, 이렇게까지 뚜렷하게 나인테일을 볼 수 있었던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이쁘다···”

“저게 나인테일···”

그 아름다움에 캠프 사람들이 순간 정신을 빼앗긴다. 그러나 구시현만은 아니었다.

“전원 준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곤,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독 안개가 사라진 지금. 나인테일을 공략할 유일한 기회였으니까.

“뭐해!!! 정신 안 차려?!”

구시현의 호통에 나인테일에게 매료된 사람들이 하나둘씩 정신을 차린다. 

“늘 하던 대로 한다. 조현이가 서포팅하고 내가 선두에 선다. 가자!”

능숙하게 명령을 내리고 그대로 돌격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사내의 작은 주먹이 바닥을 후려치자, 대지가 요동쳤다. 

사내는 나인테일의 근처도 가지 않았다.

분명 바닥을 후려친 게 전부였다. 그런데 이건 뭘까.

사내의 강력한 주먹에 대지가 박살 나며, 우둑하니 서 있던 여인의 외형이 뭉그러진다. 

하늘 높이 거대한 메시지가 월드 보스의 사망을 알려왔다.

[위대한 용사가 엘리드를 위협하는 월드 보스: 나인테일을 처치하였습니다.]

[엘리드에 위대한 영웅이 탄생하였습니다!!!]

“나인테일이 아니었어···.”

모든 상황을 보자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17년 동안 가족을 죽인 동료를 잡아먹은 괴물의 실체조차 깨닫지 못했다는 것을.

구시현은 허망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곤 고개를 들어 올렸다.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하늘 위로 황금빛 눈송이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다. 

마치 이 세계의 주인공을 밝히듯 한 사내를 비추었다.

***

띠링-

[히든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칭호: 진실을 꿰뚫어 보는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보상을 지급합니다.]

[현혹의 구슬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매혹 안개를 획득하였습니다.]

[전직의 서: 트랩 헌터를 획득하였습니다.]

........

.....

....

.

메시지가 연속적으로 떠오른다. 너무 많은 정보에 제대로 된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

우빈은 시스템 창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고개를 들어 올렸다.

처음에 하늘 위로 내지른 주먹 강타 때문인지, 구름이 원형으로 뚫려있었다. 그 구름 너머 두 개의 태양이 강렬하게 우빈은 내리쬔다. 

그 중심으로 강렬히 빛나는 무언가가 내려왔다.

‘이게 그건가.’

[7번째 파편을 획득하였습니다.]

보라색 빛을 가득 머금은 보석이었다.

실물로는 처음 보지만, 이게 뭔지 정현태에게 들은 기억이 있었다.

-월드 보스인 아드로스를 잡고부터였어. 차주성이 그걸 보더니, 갑자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 나는 정말 싫다고 했다니까?

물론, 우빈을 배신한 이유와는 연관이 없었지만, 이 아이템은 차주성이 뭔가를 깨닫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문구가 쓰여있길래 몬스터로 실험까지 진행하고 5대 왕국을 먹으려고 하는 것일까.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템을 확인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와··· 개 쩐다. 이게 다 뭐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저게 나인테일 아니었어?”

우빈을 무시하던 사람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폭사한 나인테일의 사체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세계수의 힘이 더욱 강해졌고, 주변으로 가득하던 몬스터의 숫자만 줄었을 뿐.

“와서 한잔해요!”

“우빈 씨, 이거 엄청 맛있어요!”

우빈은 지금 캠프에 와있었다. 나인테일을 처치해준 보답 겸 파티를 열자고 했다.

민주희가 모닥불 위로 익어가는 고기를 크게 베며 우빈을 부른다.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까. 뭐랬어요? 기간테로스를 한방에 터트렸다니깐요?”

“형님! 어서 오세요!”

민주희의 옆 김호정과 박호태가 호탕하게 웃으며 우빈을 부른다. 굳이 어울려줄 이유는 없었지만, 꼬르륵- 배속으로 요란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빈이 자리에 앉자, 비싸 보이는 술과 큰 고기를 건넨다.

바싹 익은 껍질 위로 기름이 흐른다. 엘리드 특유의 향신료가 침샘을 자극한다.

우빈은 고기를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치아가 껍질의 바삭함을 지나 속살을 씹자, 진한 육즙이 파악하고 터진다.

적당한 짠기와 육향이 입안 가득 차오른다.

‘나쁘지 않네.’

우빈은 소소한 식사를 이어나갔다.

“몇 회차 용사세요?”

“랭커 맞으시죠? 몇 레벨이세요? 어떻게 하신 거예요?” 

캠프 놈들이 계속해서 쓸데없는 질문과 관심을 쏟는다. 

순간 바로 출발할까도 했지만,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지금쯤이면 머리가 아프겠지.’ 

오늘 있었던 일은 차주성의 계획에 있어서는 안 됐을 일이었다. 

지금쯤이면 월드 보스가 사라졌단 소식에 생각이 많아졌을 것이다.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차주성이 짜증 낼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꼬리가 올라갔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짜증을 선사해줄 테니까. 

그전에 캠프 녀석들이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었다. 그걸 위해서 이런 파티에 어울려주는 것이기도 하고.

판단을 내린, 우빈은 옆에 앉은 구시현에게 말했다.

“부탁 하나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

파티는 장장 4시간에 걸쳐 이어졌다.

춤을 추며, 한국을 떠올리는 사내. 노래를 부르며 과거를 회상하는 여인.

패배감에 절망으로 가득하던 캠프에 활력이 감돈다. 

더 이상 캠프 사람들은 우빈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질문을 해도 답해주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아버린 것이다.

우빈은 다시 찾아온 혼자만의 시간에 인벤토리를 열었다.

월드 보스를 잡은 그 시점부터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은 하나의 아이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띠링-

[인벤토리에서 7번째 파편을 불러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쓰여있길래, 엘리드를 정복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우빈은 흥미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템의 효과를 확인했고, 글귀를 읽자 표정이 차갑게 식어갔다.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