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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돌연변이(3) (49/107)

48. 돌연변이(3)

띠링- 

[주먹 강타를 사용하였습니다.] 

찌잉한 충격이 주먹 끝으로부터 터져 나오자, 펑! 빗물이 원형으로 터지며, 대기가 휘청거린다. 

“으앗!!!” 

“뭐, 뭐야?!” 

강한 충격에 주변에 있던 함지연과 고지태가 충격에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마치 괴물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우빈을 바라본다. 

우빈은 시선을 느끼며, 폭사한 몬스터를 응시했다. 

‘······.’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 난 살점이 바닥으로 가득하다. 

분명 몬스터는 죽었을 텐데. 

띠링- 

[엘리드를 위협하는 돌연변이][히든] 

난이도: S 

설명: 예측에서 벗어나는 돌연변이가 감지되었습니다. 5대 왕국은 물론, 세계수까지 위협하는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입니다. 힘을 모아, 돌연변이를 처치하세요! 

보상: [칭호: 구원자] 

퀘스트 클리어음이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퀘스트에서 말하는 돌연변이가 아직 남았다는 의미일까. 

우빈의 시선이 주변을 향한다. 

-꺄아악! 

마치 좀비를 연상케 하는 수만 마리의 몬스터 떼가 드래곤을 향해 달려든다. 

‘귀찮네.’ 

보스만 처치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여기 있는 전부를 제거해야, 클리어가 가능한 모양이었다. 

판단을 내리고, 자리를 떠나려는데, 바닥에 떨어진 살점이 움찔거린다. 

슬라임이 뭉치듯, 흩어졌던 살점이 모이고, 뼈와 내장이 흡수된다. 

“허억-” 

깊은 바닷속에서 막 나온 해녀처럼 깊은 호흡을 내뱉으며, 보스가 몸을 일으켜 세운다. 

윤기가 넘치는 머릿결 하며, 탱탱한 피부까지.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모습이지 않은가. 

‘확실히 위험하긴 하네.’ 

그 모습을 보는 우빈의 표정이 사늘하게 내려앉는다. 

몬스터 중엔 육체가 손실돼도 복구를 하는 개체가 종종 있긴 했다. 

하지만 핵심 기관을 포함 전신이 폭발했는데, 완벽하게 회복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부신을 멸망시킨 감염력하며, 말도 안 되는 회복력 하며, 확실히 히든 퀘스트로 언급할 만한 난이도이지 않은가. 

‘재미있네.’ 

회복 불능 효과를 가진 아이템만 있다면 손쉽게 제압할 수도 있었지만, 문득 호기심이 샘솟았다. 

과연 이 생명체는 몇 번이나 되살아날 수 있을까. 

우빈은 섬뜩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정신을 못 차리는 여체의 몬스터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고, 

띠링- 

[주먹 강타를 사용하였습니다.] 

펑!!! 

다시 한번 여체의 악마가 폭발하며, 거대한 충격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 

펑!!! 

강렬한 타격음과 함께. 

후웅- 

거대한 풍압이 날아든다. 

그때마다 빗물이 총알처럼 날아와 얼굴을 두드렸고, 따끔함에 미간을 찌푸릴 때면, 촤좌좌좌좌- 여체의 악마가 폭사하며 끔찍하게 터져나간다. 

벌써 8번도 넘게 같은 행위가 반복되고 있었다. 

“뭐야, 저 사람” 

하선율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입을 쩍 벌리곤, 시선을 고정했다. 

직접 저 몬스터와 싸워보지 않았던가. 

오랜 엘리드 생활로 미루어보아, 저 몬스터는 최소 필드 보스, 아니 감염시키는 능력을 생각한다면 월드 보스급으로 위험한 녀석이었다. 

그런 괴물이 마치 고블린을 가지고 놀 듯 보스를 연속해서 터트리고 있었다. 

‘도대체 공격력이 몇인 거야···’ 

하늘에서 내려온 것을 보아하니, 저 드래곤 영체의 주인인 것 같은데, 도대체 누구일까. 

사내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왜 안 죽지?” 

펑!!! 

이번 폭발로 10번이 넘게 폭발하고 있지만, 재생 속도에는 변함이 없다. 

애초에 저 정도로 작살이 낫는데, 살아남는 몬스터가 존재했던가? 

‘슬라임도 저 정도로 폭발하면 한 방에 죽는데.’ 

당황스럽던 그때였다. 

“길드장님, 괜찮으세요?” 

“저거 보스 맞죠? 도와야 하는 거 아닙니까?” 

“뭘 도와. 그냥 가지고 놀고 있는데.” 

몬스터 떼와 전투를 벌이던 용사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직 주변으론 몬스터가 가득했다. 드래곤이 어그로를 끌어서 여유가 생긴 걸까? 

‘뭐야···’ 

아니었다. 

원래라면 드래곤을 향해 손을 허우적거리고 있어야 할 몬스터 수천 마리중, 절반가량이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펑!!! 

보스의 육체가 터지고, 스르륵- 육체를 복구할 때면, 수백 마리 그 이상의 몬스터가 힘을 잃고 고꾸라졌다. 

‘무적은 아니구나.’ 

눈대중으로 봐도 서 있는 몬스터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그렇게 5분가량의 폭력이 이어지자, 더이상 서 있는 몬스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 

【허억-】 

어김없이 여체의 악마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눈을 뜬다. 여러 번의 죽음으로 정신이 없는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채, 바닥에서 헐떡인다. 

‘마지막인가.’ 

우빈 역시 보스의 패턴을 파악한 상태였다. 

주변으로 가득하던 몬스터 중 서 있는 몬스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이번 공격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부활하지 못한다는 의미일 터. 

띠링- 

[엘리드를 위협하는 돌연변이][히든] 

난이도: S 

설명: 예측에서 벗어나는 돌연변이가 감지되었습니다. 5대 왕국은 물론, 세계수까지 위협하는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입니다. 힘을 모아, 돌연변이를 처치하세요! 

보상: [칭호: 구원자] 

‘구원자.’ 

여태까지 칭호를 얻을 때면 미친 듯한 효과를 보여줬다. 

당장 모든 이상 상태 면역 효과를 지닌 한계를 뛰어넘은 용사를 시작으로, 대상의 기억을 엿보는 진실을 꿰뚫어 보는 자까지. 

이번 히든 퀘스트의 보상은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을까. 

우빈이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마지막 주먹을 내지르려는 그 순간이었다. 

“잠깐만!!!!!” 

등 뒤로 한 사내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시선을 돌려 보자, 고지태가 다급히 뛰어오고 있었다. 

“잠깐만 내 말을 들어줘.” 

여태까지 잠자코 있더니, 중요한 순간이 뜬금없이 말을 걸어왔다. 보스 레이드에 숟가락이라도 얹으려는 것일까. 

“그거 몬스터 아니야. 사람이라고.” 

“사람?” 

“그래, 척결 길드의 마스터 화민서!” 

그 말에 우빈의 시선이 바닥에 처량하게 쓰러진 몬스터에게 향한다. 거친 숨을 헐떡이며,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다. 

굴곡진 몸매와 붉은 머리카락, 그 사이로 주황빛 광채가 묘하게 흘러나온다. 

‘비슷하네.’ 

그러고 보니, 변해버린 김백청의 모습이 딱 이러했었다. 

세이버 쪽에서 뭔 수를 쓰겠더니 예상을 했지만, 설마 화민서에게까지 이런 짓을 벌였을 줄이야. 

하지만 이미 한번 겪어서인지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제발 도와줘. 운성이를 되돌렸던 힘 있잖아? 어떻게 안 될까?” 

그 자존감 높던 고지태가 바닥에 무릎을 꿇곤 호소한다. 

확실히 작업실의 효과만 있다면 괴물로 변했던, 육신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다만, 그동안 올려놓았던 레벨은 초기화되겠지만은. 

원래라면 들어줄 이유가 하나 없었다. 

레벨이 1로 초기화된 화민서는 이용 가치가 없을뿐더러, 애초에 척결에게 원하던 세이버의 정보는 기억을 엿볼 수 있는 칭호로 전부 해결하지 않았던가. 

“레벨이 1로 초기화될 수 있습니다. 괜찮나요?” 

“어! 상관없어! 되돌릴 수 있는 거야?!” 

“해봐야죠.” 

그러나 우빈은 고지태의 애원을 들어주기로 결정을 내렸다. 

화민서가 우빈에게 보여준 선의, 길드 사람들과 주민들에게 대하는 태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걸 증명하듯 그녀에겐 하나의 죄목도 붙어있지 않았다. 지금 우빈에게 필요한 건 힘을 가진 인물보다는 신용할만한 사람들. 

판단을 내린 우빈은 손바닥을 펼쳤다. 

그대로 문을 생성하려는데, 후웅- 하늘 위로 거대한 새 한 마리가 내려와, 우빈의 옆에 안착했다. 

“뭐야 저건 또.” 

자연스럽게 향한 시야로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거대한 불사조의 등 뒤로 두 여인이 있었다. 

그중 한 여인의 명치로부터 아주 익숙한 광채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지금 바닥에 쓰러진 화민서가 품은 주황빛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찬란한 빛이. 

**** 

두 개의 태양으로부터 따듯한 빛이 주변을 밝힌다. 푸른 하늘은 기분이 더러울 정도로 화창했다. 

분명 기분이 좋아야 할 날씨였지만, 폐허가 된 실험실 앞으로 지독할 정도로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함지연과 최수호, 서희빈은 고개를 숙이곤, 입을 꾹 다물었다. 

그들의 앞으로 무덤이 있었다. 

원래라면 길드원의 시신을 발견한 순간, 묻는 게 아닌, 마스터에게 보고가 올라가야만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다음은 너야.】 

지금의 상황은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살해한 살인사건이었으니까. 

“진짜, 현태 님이랑 세현 님이면 길드장님께 보고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나 함지연은 그러지 않았다. 최수호의 물음을 가볍게 무시하곤, 이를 악다물 뿐. 

“어떤 새끼야···” 

꽈드득- 

강렬한 적의에 최수호는 더 이상 입을 떼지 못했다. 

함지연은 차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미친 새끼가.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함지연에게 있어 정현태와 이세현은 특별했다. 

둘 다 재수 없긴 했지만, 생사를 함께한 동료이자 친구였다. 

-필요하면 네가 직접 구해. 진짜 귀찮게. 

아이템을 달라고 하면 툴툴거리면서 마지못해서 주던 정현태. 

-마지막이에요.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세요. 

맛집 투어를 가자는 생떼를 언제나 받아주던 이세현. 

둘 다 십여 년간 같이한 동료였다. 

정현태가 길드 탈퇴를 했을 때까지만 해도, 뭔가 사정이 있겠거니 했는데, 저 메시지를 보자 생각이 바뀌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다음은 너야.】 

마치 함지연이 이 장소에 올 걸 알고 적어놓은 듯한 메시지이지 않은가. 

어떤 미친놈이 감히 우리를 노리고 있는 것일까. 

함지연의 동공이 파르르 떨린다. 꽉 쥔 주먹 사이로 핏물이 흘러내린다. 

참을 수 없는 화에 모든 걸 부숴버리려는데, 문득 차주성의 말이 떠올랐다. 

-앞으로 서희빈은 끝까지 데려간다. 알아서 교육 좀 해놓아. 

서희빈의 특성은 대상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특성이지 않은가. 

길드에 도착했을 때, 곽정수가 부신에서 누군가를 데려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다. 

이미 서희빈의 특성으로 암살자를 이미 유추한 게 아닐까? 

‘이런 건 꼭 나한테만 비밀로더라.’ 

함지연에겐 중요한 정보가 항상 늦게 도착하곤 했다. 

입이 가벼워서 차라리 모르는 편이 길드에 더 도움이 된다 더나? 하긴 길드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면, 참지 못하고 날뛰었을 것이다. 

지랄을 할 거면 여기서 하라는 거겠지. 

“후우······” 

함지연은 차주성의 의도를 깨닫곤, 화를 참 눌러 담았다. 그리곤 서희빈에게 물었다. 

“너 이거 누가 그랬는지 알고 있지.” 

“네? 아. 네.” 

“누구야.” 

나지막한 물음에 서희빈의 입술이 달싹인다. 암살자의 이름 따위 들어도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서희빈의 입속에서 나온 이름은 예상을 깨부쉈다. 

“그 남자의 이름은.” 

“······” 

“강우빈입니다.” 

**** 

쏴아아- 눈을 뜨기 힘든 폭우 속, 수십 명의 시선이 집중된다. 

“어?! 이게 왜 이러지···” 

오유주의 명치로부터 강렬한 주황빛 광채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오유주는 양손으로 빛을 가려보지만, 찬란한 빛은 피부를 뚫곤 어두운 주변을 밝게 비추었다. 

안 그래도 몸에 이상한 돌이 박혀있어서 신경 쓰였는데, 요란한 빛까지 내뿜을 줄이야. 

‘미쳤나 봐!’ 

식은땀이 날 정도로 당황스러웠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오유주의 앞으로 이상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주변에 아드로스의 정기가 가득합니다.] 

[아드로스의 정기를 흡수하시겠습니까?] 

“아드로스?” 

새로 발현된 특성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 왜 갑자기 이런 시스템창이 떠올랐는지, 어리둥절하던 그때였다. 

“무슨 일이야?” 

우빈이 유주에게 다가왔다. 

“네?! 아 그, 그게. 무슨 아드로스의 정기를 흡수하겠냐고 메시지가 떠올랐어요.” 

“뭐?” 

의문과 함께, 우빈의 눈이 유주를 직시한다. 

‘왜 그러시지?’ 

우빈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하던 그 순간이었다. 

오소소소- 등골로 소름 끼치는 닭살이 돋는가 싶더니. 

마치 누군가가 머릿속을 헤집어놓은 듯한 어지러움이 밀려들었다. 

그대로 몸이 휘청거리며 쓰러지려는 걸, 양손으로 간신히 버티는데, 우빈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흡수해봐.” 

“네?” 

“메시지가 떠올랐다면 수락해보라고.” 

우빈의 말에 유주의 손이 메시지를 향해 뻗어진다. 

위에서 이미 모든 상황을 지켜본 유주이지 않은가. 

‘설마 나도 저렇게 되는 거 아니야?’ 

두려웠다. 보스의 화살을 맞고 좀비처럼 변한 용사처럼 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절할 수는 없었다. 

이미 수십 명의 용사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유주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아, 몰라!” 

오유주는 눈을 질끈 감은 채, 버튼을 클릭하였고, 

띠링- 

[아드로스의 정기를 흡수합니다.] 

간결한 메시지가 떠오르는 그 순간. 

화아악- 

기운을 잃었던 수천수만의 몬스터로부터 강렬한 빛이 터져 나왔다. 

어둠으로 가득하던 대지로부터 황홀한 빛이 가득 차오른다. 

“뭐야!” 

“와······”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빛에 모두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윽고, 화아아악- 거대한 빛이 핵융합을 하듯, 유주의 몸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러자 거대한 메시지가 어두운 하늘 높이 떠올랐다. 

[엘리드를 위협하는 돌연변이를 클리어하였습니다!] 

[기여도를 측정합니다······] 

[보상 지급자: 강우빈] 

띠링- 

[칭호 구원자를 획득하였습니다.] 

[200,00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400,000,000의 경험치를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2,000,000룬을 획득하였습니다.] 

[18회차 특전으로 인해 4,000,000의 룬을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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