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6화 〉 15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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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라이즈의 일주일 동안 발생한 사건사고와 소식을 전하고 동시에 공식에서 진행하는 기획을 소개하고 회사의 활동을 다양한 버튜버 팬들에게 알리는 ‘선라이즈 뉴스’
일명 유나가 ‘숙제 방송’이라고 부르는 방송은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버튜버들만 챙겨보느라 잘 모를 수 있는 다른 아이들의 근황을 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가끔씩 부끄럽거나 깜빡해서 자신들의 새로운 굿즈를 알리지 않는 오시들의 굿즈를 배경 화면의 배너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은 방송에서 진행하는 큰 진행의 일정을 알고자 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혹시 자신의 최애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나? 하며 조마조마하게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방송을 즐기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크으으으, 메이드님 오늘도 쿨해, 멋져
완벽하게 아름답고 소쇄하다, 이야말로 완벽한 메이드의 표본
제발 데뷔해줘…제발 데뷔해줘…
발닦개가 될게요. 아니다, 신발끈이 될게요.
채팅 중 진행하는 메이드를 찬양하는 ‘메이드 단’
일명 ‘어둠의 메이드 단’이라고 불리는 이들이었다.
공식이 일주일에 한 편 내지는 두 편 올리는 녹화 방송 혹은 라이브 기획을 보기 위해서 일주일에 단! 세번! 만 나오는 그녀를 목격하는 이들은 넓은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메이드 떴다, 당장 코모레비 채널로 달려가!]
[메이드 어제자 출현 분량, 이나리 개인 방송 1:03:32 > 유리아 게임 방송(일상 토크, 짧게 나옴) 58:32 > 타마의 에이펙스 방송 2:31:04]
[속보! 무지개 사무소에서 현재 다섯 명이서 롤이라는 게임 진행 연습중이래. 미카엘이 직접 언급함!]
그녀는 공식 방송을 제외하고는 특정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훌륭하게 움직이는 3D 모델을 가지고 있고, 전신 풀트래킹이 가능한 투자를 받았음에도 그녀는 개인 방송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녀는 온갖 선라이즈의 버튜버들의 방송에 들어가거나 초대를 받아서 도와주는 일을 자주 했고, 그만큼 패턴이 불분명했다.
그럼에도 들어갔다 하면 항상 특정한 반응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녀는 팬들 사이에서는 ‘만능 도구’취급이었다.
게임 방송을 하면 피지컬로 도와주고, 퍼즐 방송은 게이머의 시각으로 분석한다.
요리 방송에서는 뛰어난 실력으로 주도하거나 보조를 하고, 패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옷잘알’을 인증함으로서 오타쿠들에게 사회 능력을 심어주었다.
노래는 다양한 키를 부를 수 있는 치트키였고, 기본적으로 털털한 성품이라 사람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팬이 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그녀를 따라다니다가, 해당 버튜버들의 방송을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구독버튼을 누르기도 하고, 몰랐던 버튜버들을 알게 된다.
마치 양떼를 몰고 다니는 양치기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그만큼 키리누커들이 힘들었다.
커뮤니티를 통해서 출현 정보를 얻고 그녀의 활동을 요약해서 올렸다.
가장 유명한것은 ‘어둠의 메이드 단’이라는 채널이었다.
3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키리누키 채널 중 가장 큰 구독자를 가진 채널은 영어, 한국어, 중국어 자막을 제공하며 그녀의, 그녀만을 위한 키리누키 영상을 제공했다.
아무튼 일정이 잡힌 공식 방송은 일종의 메이드 단들의 모임터였다.
슈퍼챗도 쏠 수 없고, 유로 구독도 할 수 없어서 메이드에게 팬심을 보이지 못하지만 그 만큼 채팅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빗자루 이모티콘을 통한 팬심 표현만이 전부였다.
“이어서 새로운 프로젝트의 발표입니다. 사실 오늘의 뉴스 중에서는 이게 제일 큰 사실인데요.”
“먼저 영상 하나 보시고 가겠습니다.”
이따끔 하는 방송 도중 영상 재생
새로운 광고 영상이나 중요한 발표가 있을 때 종종 있는 일이었다.
그나저나 프로젝트라니?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꿈을 꾼 다는 것은 미래를 소망하는 것
이슬에 깨어질 꿈이지만 그 동안에 우리는 환상을 본다]
사극 드라마에서나 들을법한 애절한 음색이 흘러나온다.
신비롭고 부드러운 음색과 더불에 꿈에 관련된 누군가의 생각이 나온다.
대략 여섯 문장 정도가 흐른 후 화면에 한 문장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반전되는 음악
[그렇기에 한 여우는 꿈을 소망했다. 꿈을 알고 싶었기에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선라이즈 GB의 새 프로젝트, 드림]
그와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다.
화려한 붉은 천과 하얀 천으로 만들어진 고전 동양적인 복장
그러면서도 어깨와 가슴골을 노출하는 오타쿠적인 모에 포이트를 잘 살렸다.
긴 남색 머리카락 위에 쫑긋 솟아난 여우의 귀
그리고 부채처럼 펼쳐진 화려한 아홉 꼬리
한쪽 눈을 쫑긋 감으면서 손으로 하트를 표현하는 도발적인 포즈
당당하면서도 아름다운 성숙한 미인
그러면서도 모에적인 포인트가 잘 살아있는 구미호 컨셉의 캐릭터였다.
[그녀의 이름은 아리아]
[아이돌을 꿈꾸는 구미호]
[디자인 : 사니, 모델링 : 츠치노켄]
일분 남짓한 동영상이 끝이나고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다소 흥분한듯한 메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프로젝트:드림을 통해서 데뷔하게 되는 새로운 버튜버입니다.”
“소속은 GB이고 그들의 두 번째 프로젝트가 되겠네요.”
“보시다시피 구미호 컨셉의 아이돌이네요. 디자인이 참 예쁘게 되었네요.”
이제 능숙한 방송인이 된 메이드는 채팅들이 궁금하는 것들을 빠르게 읽어가며 대답해주었다.
“네, 맞습니다. 그녀는 다른 기수들과 다르게 이번 프로젝트로 혼자 데뷔하게 됩니다.”
“영어로만 방송을 하냐고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예쁘다고요? 감사합니다.”
이어지는 소소한 질문들을 대답하면서 그날의 뉴스는 끝났다.
당연히 커뮤니티는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선라이즈 새로운 신캐 등장, 컨셉은 구미호]
[300만 구독자를 바라보는 마나를 보유한 GB의 깜짝 놀란 새로운 기획]
[공식피셜 : 이번 프로젝트의 데뷔생의 날짜는 2월 8일로 확정!]
선라이즈의 공식 홈페이지에 새로운 버튜버의 프로필이 기재됨으로서 공식적으로 등장하게 된 새로운 신예의 출현에 사람들과 미디어는 하루종일 그녀의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딱 보더라도 많은 자본이 들어간듯한 커다란 기획, 그것도 버튜버 업계에서는 대기업으로 통하는 선라이즈의 행보니까 말이다.
물론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었다.
[단독 데뷔, 이대로 괜찮을까??]
[선라이즈의 대모 사니와 선라이즈의 대부 츠치노켄의 동시에 받은 버튜버]
[그래서 메이드는 언제 데뷔하는데 ㅋㅋ]
버튜버의 인재가 없어서 고통받았다는 초창기와 다르게 지금의 선라이즈는 들어오는 게 몹시 힘들다.
1천명, 2천명이 넘는 경쟁을 재치고 들어와야 할 정도로 그들의 문은 높아졌고 선라이즈 소속의 버튜버가 된다는 것은 일종의 흥행 보증 수표였으니 말이다.
때문에 사람들의 잣대가 알게 모르게 이전과 높아진 지금, 단독으로 데뷔를 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선라이즈가 아니면 신 캐릭터 디자인을 맡기지 않는다는 사니
그리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만 작업하기로 소문난 모델러 츠치노켄이 모델링을 했다는 것은 회사에서도 많은 투자를 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게 그녀에 관한 관심이 모일 때 커뮤니티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메이드 라 = 아리아 설]
너무나도 어그로가 강한 글에 사람들은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하이, 버생들아.
바로 본론 들어감
메이드 라 = 아리아 이거 90%임
물론 우리는 아직 아리아 목소리도 듣지 못했지…
하지만 증거들이 있음. 일단 이거 봐봐.
1) 사니
너희들도 알다시피 사니 선생님은 디테일에 집착하기로 소문이 났잖아?
근데 이 일러스트를 봐봐.]
글쓴이가 비교하는 것은 메이드 라의 공식 일러스트와 아리아의 공식 일러스트의 가슴이었다.
눈쌀을 찌푸릴만한 변태적인 부분이었으나 글쓴이는 침착하게 논지를 이어나갔다.
같은 작가가 그렸고 원근법의 차이가 나는 건 맞다.
실제로 유명 작가가 자신의 과거 그림을 참조해서 그리는 일이 있으니까.
하지만 사니다, 디테일의 변태인 사니 작가
특히 그사람은 버튜버를 직접 보고 디자인하는 장인으로 유명했는데, 그런 사니가 ‘정확하게 똑같은’ 크기의 가슴을 그릴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오케이 여기까지는 의혹이야
하지만 다음 걸 보면 좀 그 의혹이 커질걸?
2) 오늘 방송의 메이드 목소리]
두 번째는 발표하는 메이드의 목소리였다.
다른 버튜버들과 엮일때면 모를까, 평소 기계처럼 쿨하고 차분한 메이드가 유독 프로젝트 : 드림을 발표할 때 목소리가 떨렸다.
거기에는 에이, 그럴 수 있지 였지만…
“영어로만 방송을 하냐고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예쁘다고요? 감사합니다.”
이 두 문장은 의혹을 가지고 보면 그럴싸 했다.
마치 본인에게 한 질문처럼 대답하지 않았는가?
물론 인지한 정보가 없어서 그렇게 대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쁘다는 말에 직접적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확실히 의혹이 갈만 했다.
[그리고 마지막, 사실 여기까지 온 다음 이걸 들으면… 좀 알게될걸?
나는 이게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생각해.
3) 이나리 오늘 방송분
링크
2:14:42, 꼭 여기 가야한다. 공포게임 도중이라 갑툭튀 나온 직후임]
마지막으로는 공포게임 실황을 한 이나리의 방송 주소의 시간대였다.
정확하게는 그녀가 하는 말이었다.
정황은 이러했다.
공포게임을 하다가 무서운 장면을 봐서 멘붕이 온 이나리가 본능적으로 메이드를 찾았다. 여기까지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그 후, 이나리가 흘리듯 말하는 정보가 컸다.
“아, 여러분들 알고 계시죠? 메이드의 새로운 소식… 아니다, 아직 발표가 안되었나?”
“에이 매니저씨, 이거 위험하면 오늘 방송 아카이브 날려요 아시겠죠?”
“아아, 앞으로 새로운 취미활동 하나 늘겠네요.”
매니저가 위험하다고 판단 되는 것, 즉 내부 정보 유출
그 대상이 메이드의 ‘새로운 소식’
그리고 대놓고 메이드를 덕질하는 이나리의 ‘새로운 취미’
여기까지 오면 끝이었다.
설마 선라이즈의 전설, 방송의 천재 이나리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릴 리 없었고, 이미 사전에 선라이즈하고 합의가 된 사항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고서야 올린지 6시간이 지난 지금 이 아카이브가 멀쩡히 살아있겠는가?
내려간다면 내려 간대로 또 문제였다.
결론은… 메이드가 데뷔한다.
‘메이드 라’ 가 아닌 ‘아리아’의 모습으로 말이다.
이 분석글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추천수를 받으며 올라갔고, 해당 글은 다른 나라의 언어로 번역이 되었다.
그 후 커뮤니티에 전파, 확산되기 시작했다.
메이드의 (비)공식 커뮤니티인 유튜브 채널, 어둠의 메이드 단 또한 이 글의 주소를 올려두고 번역된 글을 링크함으로서 이 의혹이 맞기를 온 힘을 다해서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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