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옆방엔 버튜버가 산다-181화 (181/307)

〈 181화 〉 180화.

* * *

[아리아 다음 콜라보 대상 방송에서 말함, 일종의 숙제 방송이 될거라는데...]

그 대상은 이나리

이나리임 우와 ㅋㅋㅋ

­여우 콜라보 실화?

­꼬리가 웅장해진다...

­둘이서 콘콘 키츠네~ 이러는거 아니야?

­여우 신령님과 구미호라... 꼬리 비비는 각

­어우야... 그러고보니 이나리 은근히 아리아하고 콜라보 하는거 기대한다고 했었지?

­ㅇㅇ 근데 아리아가 링피트로 선라이즈 초토와시킴

[근데 무슨게임인데?]

둘이서 무슨 게임 같이 찍지? 신작 게임 할만한 거 동물의 숲 정도아님?

­모바일 게임이라는데?

­ㅇㅇ 심지어 중국

­어? 선라이즈 중국 쪽 업무 손 땐거 아님?

­근데 워낙 중국쪽이 강하게 마케팅해서 ㅋㅋ....

­뭐임 업계 관계자임?

­ㄴㄴ 다른 나라들도 보는데 좀 큼지막한 게이밍 유튜버들에게 제안 넣었더라고

­그래서 그게 뭔데

­우리 나라 게임 젤다 배낀거 있잖아, 원신 임팩트라는데?

아리아같은 경우에는 다음 활동에 대해서 자주 말해주는 편이었다.

문화권이 달라서 다음 방송 주제에 대해서 모를 경우 있으니 먼저 알아봐주세요~ 라는 느낌으로 말하는게 강한데, 그 덕분에 그녀의 방송을 통해서 다음 콜라보 대상을 알기가 쉬웠다.

때문에 그녀의 ‘운동 부하 30 상태에서 숨이 찰 때까지 운동하면서 소통하기’방송이 끝난 후 아리아 게시판과 갤러리는 기대감으로 차올랐다.

합동 방송 대상이 이나리

여우라는 공통점과 둘 다 약간 신비한 이미지가 강했다.

한 명은 재주넘치는 달변가이고, 유능한 방송인이기도 하고, 선라이즈의 방송 공식에 가까운 진행 방식을 설립한 선라이즈의 전설

다른 한 명은 해외의 팬들의 마음을 움켜쥐면서 무섭게 성장하며 데뷔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난 현재 6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전설의 신인

무엇보다도 구미호 아리아 이전 메이드 라와 이나리의 케미 넘치는 장면들을 기억하는 팬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예고한 방송일이 다가왔다.

““콘콘 키츠네~ 핼로우 월드~ 좋은 아침 점심 저녁이에요~””

변성기를 지나지 않는듯한 어린 소녀의 목소리가 힘차게 나온다.

변성기를 거친 우아하면서도 성숙한 목소리가 연주하듯 나온다.

만약 세상에 귀로 즐길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이 두 사람의 멜로디같은 인사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들의 오프닝은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심지어 두 사람 다 여우 포즈라고 불리는 이나리 고유의 포즈를 취하면서 대기화면에서 등장했는데 어찌나 하는 행동이 비슷하였는지 쌍둥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느낌이 났었다.

“이야, 드디어 이 날이 오는군요.”

“그렇네요. 역시 여우의 우열을 가릴 때가 되었죠.”

“네?”

“에?”

­시작부터 ㅋㅋㅋ

­여윽시 꼬리가 아홉 개인게 더 강하지

­서열다지기 가나요!

“이거이거, 참 건방진 여우군요. 하늘같은 선배님에게 대드려고 하는 여우라니!”

“어라라, 저는 꼬리가 아홉 개라구요? 위대하고 위대한 구미호님이라구요?”

“저는 위대한 이나리 여우인데요? 당신 나선환 쓸 줄 알아요?”

“그런 거 없더라도 선배 이길 자신 있는데요?”

이전부터 알고 지냈었는 듯 두 사람은 거리낌없이 유치한 싸움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선배들에게는 그토록 공경하게 대한 아리아가 이나리에게만큼은 그렇지 않겠다는 듯 초장부터 강하게 치고 나갔다.

이나리 또한 평소 후배들에게 자주 져주면서도 부드럽게 방송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아리아에게 만큼은 여우로서의 프라이드가 자극 받는 듯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흥, 새치 여우!”

“꼬리 때문에 무거운 여자!”

“뭐래요? 그런 이나리는 비쩍 마르면서도.”

“젊고 어린거거든? 이 요괴 할망구야.”

그것은 각기 다른 ‘전설’이라는 별명을 가진 두 여우가 나누기에는 지나치게 저렴한 대화였으나 시청자들은 초반부터 오래 알고 지낸 악우(??)처럼 티격태격 하는, 선라이즈에는 찾아 보기 드문 텐션에 흥미를 가졌다.

““에콩.””

한창 티격태격한 두 사람은 가볍게 꿀밤이라도 맞은 듯 동시에 같은 소리를 내며 울상을 짓고 머리를 부여잡았는데, 그 모습은 흡사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듯한 콩트로 착각될만큼 절묘했다.

시청자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동안 두 여우는 사정을 설명했다.

“매니저님이 그만 까불고 방송 제대로 시작하래요.”

“아야야, 우리 매니저님 항상 진심이라니까요.”

“크흠흠, 아무튼 서론이 길었네요. 슬슬 진행해볼까요?”

“네, 저희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게임은 대기업 미호요에서 개발하고 있는 게임인 원신 임팩트라는 게임인데요...”

이미 여러 번 합을 맞춰본 듯 두 사람은 능숙하게 방송을 이끌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우리 아리아는 게임을 좋아한다면서요? 이런 오픈 월드 게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앗, 저는 사실 경쟁형 게임을 좋아해서 이런 느긋한 게임은...헤헤.”

“흐음, 그렇군요. 이런 오픈 월드 게임에서는...”

언제 다투었냐는 듯 두 사람은 게이머로서 게임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게임에 대한 경험이 많은 이나리가 오픈 게임 월드의 장점을 소개하고, 원신에서 가능한 상호작용에 대해서 직접 설명해주는 방식이었다.

“좋아요, 사실 이 게임은 아직 개발 단계인 덕분에 여러분들은 아직 플레이 할 수 없어요. 대신 이런 게임이 있구나~ 하는 소개를 하기 위한 방송인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슬슬 우리 아리아에게 개념이 탑재 된 거 같은니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해서 탐방해보기 시작할까요?”

“네, 좋아요!”

이어지는 장면은 확실히 돈이 많은 중국 개발사에서 가능할법한 스케일의 무언가였다.

모바일게임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수려한 그래픽, 캐릭터 생성때부터 신비함과 기대감을 일으키는 스토리는 인상적이었다.

세계를 여행하는 도중 신에게 일격을 당해 쓰러진 이후, 성별을 고르는 장면에서 아리아는 거리낌없이 남자 캐릭터를...

“잠깐!! 컷컷!”

“네?”

“아리아, 저는 여자 아이가 좋아요!”

“그, 그래요? 그런데 이런 게임에서는 주로 남자 캐릭...”

“어허, 그런 시대착오적 발상을 하고 있다니, 이 선배 여우는 슬퍼요! 보세요, 시청자들도 여캐를 고르기를 원하잖아요.”

“아, 알았어요.”

고르는 대신 여자캐릭터로 진행하게 되었다.

잘 익은 밀밭같은 머리 색에 하늘색 선이 아름답게 수놓아진 새하얀 복장을 입은 소녀로 플레이를 하게 된 아리아는 게임에 빠져든 듯 스토리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사소한것부터 놀라기 시작했다.

“푸하하, 저 이상한 찹살떡 인형같은 애를 낚시에서 건졌다네요.”

“우와, 이런 절벽같은 지형이 장식이 아니라 올라갈 수 있구나.”

“땅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서 먹을 수 있네요. 신기해라...”

그리고 그 모습은 시청자들과 버튜버들이 익히 아는 ‘게임 고수 아리아’가 아니었다.

마치 이런 장르의 게임은 처음 해보는 듯, 그녀는 튜토리얼을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들이라면 닳고 닳아서 신기하게도 여겨지지 않을 콘텐츠 하나하나에 즐거워했다.

헤엄을 치기 위해 다이빙을 하는 동작에서도 감탄을 하고, 나무를 기어올라가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고, 생선을 잡아채는 장면, 요리를 하는 장면에서는 확실히 뉴비다운 신선한 장면을 많이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평타 계수가 낮고 스킬딜이 세네요? 스킬딜러군요?”

“평타 데미지 23, 25, 32... 이 게임의 밸런스 수치는 대략 최소/최대 사이의 70%가 기준점이네요.”

“원소 틱 데미지가1초당 1번꼴로 계산되니 편하겠네요.”

“스킬 쿨 돌려가면서 캐릭터 전환 빨리하는게 전투 시스템이겠네요.”

"원소 반응 시스템이 특이하네요, 디버프 후 딜 폭발이 가능한 조합을 터트려가면서 하면 되는군요? 환경 변수도 생각한다면..."

전투 콘텐츠가가 되면 순식간에 효율을 계산하는 그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그녀의 이런 모습은 GB팬들이라면 익숙했지만 일본 서버의 버튜버들만 보고 아리아를 잘 모르는 인물들은 ‘뭐야 이녀석ㅋㅋ 이상해!!’같은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가벼운 던전을 클리어하고, 스토리를 탐방하고 자유롭게 활강을 하며 연신 ‘우와~’를 감탄하던 아리아는 이윽고 ‘새로운 동료를 늘려야 한다’라는 기사단장의 대사를 따라하고는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이 때가 되었군요, 모바일 게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 극복해야할 운명 그 이름은 가챠!”

“후후, 아리아 이 이나리는 이때만 기대하고 신사에서 몸을 사흘동안이나 정결하게 수양했답니다. 마침 가챠 콘텐츠 소개비용으로 던져준 100회 분량의 가챠, 덤비시죠!”

“좋아요 이나리 선배!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해요! 저는 GB의 게이밍 구미호 아리아! 이런 도전을 피하지 않습니다!”

“하이얏!”

“승부입니다!”

어느새 분할 화면으로 조정이 되고, 두 사람의 캐릭터가 결연한 표정으로 가챠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아름답게 떨어지는 운명의 파편들 속에서 자신의 운을 시험하는 두 여우의 장엄한 승부의 막이 올랐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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