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안에 마교있다-39화 (39/416)

내 안에 마교있다 39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제갈수광이 내 상처부터 살폈다.

“기초 의술서들을 열심히 읽더니 이런 상태에서도 응급처치는 잘했군.”

사무적인 어조지만 칭찬이다.

내가 제삼서고에 드나들면서 대여했던 서책들의 목록을 아니까 저런 소리를 하는 거다.

제갈수광이 식수와 마른 천을 사용해서 내 상처 주변을 깨끗하게 닦더니 조심스럽게 금창약을 발랐다. 그 후, 깨끗한 천으로 내 복부 쪽을 둘둘 말았다.

두 소녀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허드렛일을 도왔다.

치료를 마친 나는 봇짐 속에 있던 다른 상의를 꺼내어 걸쳤다.

제갈수광은 그제야 상의를 벗는 중이었다.

이제는 본인의 상처를 돌보기 위해서다.

드러난 그의 상체가 온통 상처로 가득했다.

두 소녀는 내 상처를 확인했을 때도 눈물을 훔치더니, 제갈수광의 상처를 보고 또다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정작 제갈수광 본인은 무덤덤한 표정이다.

두 소녀가 알아서 다가가더니 제갈수광의 상처를 돌보기 시작했다.

수련하다 보면 수도 없이 다치는 게 무인들이니, 이런 식의 치료는 두 소녀도 능숙할 수밖에 없다.

두 소녀의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제갈수광은 하체의 상처들을 스스로 돌봤다. 간단하게 금창약 정도만 바르는 수준으로.

이후에는 제갈수광의 지시에 따라 각자 짐을 빠르게 챙겼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여 일단 짐을 챙겨놓으라는 지시였다.

두 소녀는 빠르게 본인들의 짐을 챙긴 후 제갈수광과 내가 짐 챙기는 걸 도왔다.

짐을 다 챙기자 제갈수광이 유등을 껐다.

아직은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니, 굳이 불을 밝혀둬서 시선을 끌 필요가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제갈수광이 어둠속에서 우리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자, 훌륭한 나의 ‘계반’ 제자님들, 이쯤에서 우리가 다 함께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게 좀 있지?”

계반이라는 단어를 특히 강조했으니, 두 소녀는 올 게 왔다는 분위기였다. 나 또한 그렇다.

“너희 세 사람이 함께 죽인 노인이 누군지 아나?”

알다마다요. 왜 모르겠습니까.

“모릅니다.”

그렇게 대꾸하면서 보니 두 소녀도 모르는 눈치였다.

귀령사객이 유명한 사파의 노고수라고는 하나, 어린 두 소녀가 용모만 보고 그의 정체를 떠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귀령사객 과구완이라는 이름, 들어봤나?”

그제야 두 소녀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제는 알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당연히 알고 있었음에도 고개를 저어 보였다.

몇 달 전에 기억을 잃은 것처럼 되어 있으니, 이 상황에서도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는 게 이치에 맞을 테니까.

두 소녀가 대꾸했다.

“사파의 엄청나게 강한 고수라고······.”

“하지만 아까 보니 그렇게까지 강해 보이지는 않아서 그가 귀령사객일 거라고는······.”

이에 제갈수광이 우리에게 짧게 몇 가지를 얘기해줬다.

동검대에 사로잡힌 귀령사객이 동부지맹으로 호송되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사로잡힐 때 입었던 타격도 있고 오랜 호송을 겪은 직후이기에 약해져 있었을 거라는 짐작도 덧붙였다.

나도 제갈수광의 짐작에 공감이 갔다.

천마신교에 있을 당시, 사로잡혀서 장기간 호송되었던 고수들을 종종 봤다. 그래서 갇힌 채로 긴 호송을 마친 자들이 대강 어떤 상태인지도 안다.

그나마 귀령사객이 아까와 같은 신위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도, 그와 함께 있던 다른 자들이 어떠한 조치를 취해줬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귀령사객을 계반 관도 세 명이 처리한 거지. 당연히 너희들은 유명해질 거고, 크게 주목받게 될 거다.”

“아, 저는 빼주십시오. 가늘고 길고 평범하게 사는 게 목표거든요. 주목받으면 피곤해지기만 할 테니 싫습니다.”

내가 단호하게 말하자 두 소녀도 곧바로 대꾸했다.

“저도 주목받고 싶지는······.”

“저도······.”

당연한 반응이다.

이 요망한 것들은 실력뿐만 아니라 신분마저 숨긴 채로 잠룡관의 계반에 들어왔다. 잠룡관에 평범하게 다니고 싶어서 그렇게까지 했을 텐데, 입관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피곤해지고 싶겠는가.

주목받는 걸 즐기고 싶다면 그냥 신분만 까도 될 일인데.

제갈수광은 우리의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표정이었다.

“내게는 너희들의 뜻이 최우선이다. 너희들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다. 한데 그 경우, 어쩔 수 없이 내 공로처럼 포장할 수밖에 없다. 사실, 나도 주목받는 일이라면 몸서리칠 정도로 싫어한다. 그래도 우리 넷 중에 누군가는 저 귀령사객을 죽인 게 되어야 할 것 아닌가.”

역시 제갈수광은 유연한 사람이며, 훌륭한 교관이다.

“잠룡관이나 동부지맹 측에서 이 일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면, 너희들에게도 참고인 자격으로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다. 내가 이야기를 짠 후에 너희들에게 알려줄 테니 그 이야기에 맞춰서 답하도록. 알겠지?”

“예.”

우리가 동시에 대꾸했다.

잠시 후, 제갈수광이 말했다.

“오늘 너희들의 모습을 보며 엄청나게 놀랐다.”

두 소녀가 가만히 눈알을 돌려 나를 바라본다.

의문과 놀람 이외에도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이다.

뭐! 뭐, 이것들아! 나는 실력만 감춘 거지만 니들은 실력과 신분을 다 감추고 있잖아!

그런 마음을 눈빛에 담아 두 소녀의 시선을 당당하게 응시해줬다.

“그러나 내가 알게 된 그 실력들에 대해 참고는 하되, 참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담당 교관으로서 더 참고해야 할 게 있으면 개인적으로 따로 묻긴 할 것이나, 꼬치꼬치 캐묻고 싶은 마음은 없다. 셋 다 주목받기 싫어하니 발설하지도 않을 것이다. 기실, 무인이 본신의 실력을 최대한 감추며 살아가는 건 칭찬하고 권장할 일이지, 따질 일이 아니다.”

제갈수광이 우리를 둘러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입장은 그러하니, 너희들 사이의 의문들은 알아서 풀든 말든 하고, 정리도 알아서 하도록. 그러나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각자에게 사정이 있고, 그 사정에 따라 감출 수밖에 없는 일들도 있는 법이다. 중요한 건 그 사정들이 아니라, 너희들이 함께 역경을 극복했다는 사실뿐이다.”

두 소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제갈수광이 우리에게 물었다.

“다들 잠룡관까지 신법 펼칠 공력은 되나? 느낌에는 어려울 것 같은데.”

“공력을 아끼지 않고 써서······, 남은 공력으로 잠룡관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저도······.”

두 소녀가 대꾸했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통각 때문에 구결을 계속 외워서 체내에 잠력이 잔뜩 쌓여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운기조식을 취할 새는 없었기에 그게 내공으로 전환되지는 않은 상태다.

제갈수광이 내게 물었다.

“송유겸은 그 몸 상태로 신법 펼칠 수 있겠어?”

“공력만 있으면 어찌어찌 가능은 할 것 같습니다.”

“알겠다. 내가 밖에서 지키고 있을 테니, 셋 다 안에서 곧바로 운기조식을 취하도록.”

제갈수광이 그 말을 남긴 후 밖으로 나갔다.

우리 세 사람은 일제히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 * *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제갈수광의 눈매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누군가가 매우 빠른 속도로 신법을 펼치며 다가오고 있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대는 한 명이었다.

제갈수광의 눈동자에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다.’

제갈수광이 어깨 뒤로 둘러맨 쌍검들의 검병을 움켜쥐었다.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검집에서 뽑아낼 작정으로.

안력을 돋워 어둠속을 주시하던 제갈수광의 눈동자에 일순간 의문이 담겼다.

왠지 낯설지 않은 기운이었던 탓이다.

한데 누구의 기운인지는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제갈수광이 상대의 정체를 여전히 알아채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헉! 헉! 제, 제갈 교관······! 허억! 허억!”

제갈수광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커졌다.

아직도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 않으나,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알기 때문이었다.

“과, 관주님······?”

“허억! 헉! 왠지 혈향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헉, 헉! 방향을 틀었던 건데. 헉! 헉! 역시 이쪽이 맞았군. 허억! 허억!”

그쯤 되어서야 제갈수광의 시야에도 육남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다가오며 검집에 검을 집어넣고 있었다.

육남춘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검을 빼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헉, 허억, 허억······!”

산장 앞마당의 상황을 빠르게 훑으며 다가오는 와중에도 육남춘은 계속해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저 무공 경지에서도 저 정도로 숨이 가쁘다면 그야말로 쉬지 않고 신법을 펼쳤다는 뜻이다.

육남춘이 눈을 크게 뜨고는 제갈수광을 향해 다급히 외쳤다.

“아이들은! 아이들은 어찌하고 혼자 있는가!”

궁금한 게 많을 텐데도 가장 먼저 아이들에 대한 것부터 묻는다. 육남춘은 그런 사람이다.

“다들 안에 있습니다.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려고 유등은 꺼뒀습니다.”

육남춘이 틈을 주지 않고 물었다.

“셋 다 무사한가?”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만, 치료를 통해 완쾌가 가능한 상처로 판단됩니다. 나머지 두 명은 무사합니다.”

“아아아아아!”

육남춘이 천만 다행이라는 듯 하늘을 바라보며 긴 탄성을 내뱉었다.

“자네는, 자네는 괜찮은가?”

“여기저기 잔 상처를 좀 입었으나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행일세, 정말 다행이야······!”

그제야 육남춘이 확실하게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면, 아이들은 안에서 부상자의 상처를 돌보고 있는 겐가?”

“응급처치는 끝냈습니다. 잠룡관까지 신법을 펼칠만한 공력도 없어서 다들 운기를 취하는 중입니다. 이후에 곧바로 잠룡관으로 복귀할 계획이었습니다.”

육남춘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음으로 물었다.

[많이 다쳤다는 아이가 혹여 그 두 아이 중 하나인가?]

평소 육남춘의 성격을 생각하면 편애해서 저리 묻는 게 아닐 터였다. 그 일이 잠룡관에 미칠 파장 때문일 것이다.

[두 아이는 무사합니다.]

그 대답을 들은 육남춘은 조금 더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육남춘이 산장의 마당을 다시 한 번 천천히 훑었다.

그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귀령사객의 시체 쪽이었다.

이번에는 제갈수광이 물었다.

“귀령사객은 동부지맹으로 호송 중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아십니까.”

이에 육남춘이 그 일에 대해 짧게 설명했다.

그러더니 말했다.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네. 제발 버텨주기를 내심으로 간절히 바랐다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네니까 어쩌면 버텨주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기대감은 있었네. 한데 이렇듯 처치까지 했구먼. 정말 고생했네······.”

그러자 이번에는 제갈수광이 전음을 보냈다.

[그 일로 관주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전음으로 자초지종을 듣고 난 육남춘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건 아이들과 자네의 공로를 내가 빼앗는 꼴이 되잖는가! 그럴 수 없네!]

[세 아이들 모두 평범한 학관 생활을 원합니다. 가뜩이나 관주님이야말로 두 여아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아시잖습니까. 제가 거들고 관주님이 처치한 것으로 하는 게 여러 모로 가장 무난합니다. 지금 우리가 나쁜 의도를 갖고 이러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하아······.]

[대부분의 상황을 지켜본 게 저이니, 이야기는 제가 짠 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결국 육남춘이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육남춘이 물었다.

“다쳤다는 아이의 이름은?”

“계반 삼 년차 관도 송유겸입니다.”

“요 옆 광풍현 송가장의?”

“예, 둘째입니다.”

제갈수광은 뭔가를 덧붙이려다가 그만두었다.

기실, 압도적으로 불리했던 방금 전의 전투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게 바로 송유겸이었다.

그가 없었으면 다 죽었을 것이다.

불가사의했던 그의 움직임이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하다.

그러나 그 희한한 송유겸은 진심으로 본인의 힘이 밝혀지는 걸 원치 않는 눈치다.

송유겸이 원하는 대로 해주자.

그게 옳다.

* * *

운기조식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중년 사내 한 명이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그대로 포옹해왔기 때문이다.

“네가 유겸이겠구나.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내가 부족하여 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다. 얼마나 무서웠을꼬. 얼마나 아플꼬······.”

이 사내는 천마신교의 정보에도 용모파기가 매우 잘 나와 있는 인물이다.

동부지맹 잠룡관주 육남춘.

전대 관주인 선우훤에 이어 잠룡관주에 오른 자다.

육남춘 역시 백도에서 평이 좋은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천마신교의 정보에까지 그렇게 나왔을 정도면 거의 틀림없다.

실제로 얼굴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갑작스러운 포옹이었기에, 나는 육남춘이 포옹을 푼 후에야 예를 취할 수 있었다.

“과, 관주님을 뵈옵니다. 저는 계반······.”

“삼 년차, 송유겸이지. 안다. 제갈 교관에게서 들었다. 상처는 많이 아프냐?”

“예. 환장할 정도로요.”

내가 미소 띤 얼굴로 그렇게 말하자 육남춘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푸허허허허! 미, 미안하구나. 웃으면 안 되는 일인데 네가 하는 말과 반응이 웃겨서······.”

“송유겸이 맹랑하고 당찬 면이 좀 있습니다.”

제갈수광의 말이었다.

육남춘의 이해를 도우려는 목적이다.

육남춘이 고개를 끄덕일 때쯤, 두 소녀도 밖으로 나왔다.

육남춘은 그녀들에게도 손을 잡아주며 위로와 사과를 전했다.

“자, 이제 돌아가자꾸나.”

그렇게 말한 육남춘이 내게 다가왔다.

“유겸이는 내가 업고 가겠다.”

“괘, 괜찮습니다. 신법을 펼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말 듣거라. 반동을 최소화해서 네 상처에도 무리가 가지 않게 할 것이다.”

제갈수광까지 고개를 끄덕여 보였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육남춘의 등에 업힐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 육남춘이 나를 업은 채로 신법을 펼치는데, 정말로 반동이 매우 적었다.

극도로 나를 배려하며 신법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빌어먹을 놈의 빗줄기가 점점 잦아들고 있다.

* * *

잠룡관에 도착하니 비는 멎어 있었다.

하늘의 구름을 보니 완전히 그친 느낌은 아니었다. 잠시의 소강상태인 것이다.

육남춘은 나를 잠룡관의 의원에게 보내어 최상의 치료를 받게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나는 무조건 거처에서 치료받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아이고. 무슨 고집이 이렇게 센고.”

결국 육남춘도 두 손을 들었다.

제갈수광이 눈치껏 거들어주기도 했다.

모두가 함께 나를 거처에 데려다 주었다.

의원이 금세 도착했다.

육남춘이 잠룡관에 들어서면서부터 곧바로 의원을 대기시키라 명했기 때문이다.

의원이 도착하자 두 소녀는 몸 잘 돌보고 있으라는 얘기를 해주고는 내 거처를 떠났다.

육남춘과 제갈수광은 의원이 나를 치료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치료가 끝나갈 때쯤 두 소녀가 내 거처로 돌아왔다.

씻고, 젖은 옷도 갈아입은 후에 다시 온 것이다.

그제야 육남춘과 제갈수광이 의원과 함께 돌아갔다. 제갈수광도 치료를 받아야 하니까.

결국 우리 셋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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