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마교있다 65<유료연재 시작편>
“매매가를 시세에 맞춰드리는 건 당연한 일이니, 그 외에 제 쪽과 함께하셨을 경우에 뭐가 더 이로울지를 말씀드리지요. 첫째, 현재의 정가장이 반으로 나뉘어도 그 안에 담장이 쳐질 일은 없을 겁니다. 즉, 경계를 나타내는 그 무엇도 실질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경계선은 서류상의 지적도에만 존재할 겁니다.”
정우립은 눈을 부릅뜬 채로 나를 바라보기만 할 뿐,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둘째, 경계선이 없으니 당연히 제 쪽이 소유하게 되는 영역에도 자유롭게 드나드실 수 있을 겁니다. 즉, 나중에 정세건 공자가 장원이나 세가를 다시 융성시켰을 경우, 공간이 부족하다면 협의 하에 제 쪽의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우립을 향해 바로 말을 이었다.
“참고로, 이후에 제가 종종 기거하며 수련할 사적인 공간은 어느 정도 조성될 겁니다. 생각하시는 것보다 넓지 않은 공간일 텐데, 그쪽에서의 제 사생활 정도만 지켜주시면 됩니다. 물론 장주님 가족의 경우에는 그 사적인 공간에도 얼마든지 출입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정우립의 놀란 표정은 가실 줄을 몰랐다.
정우립은 첫 번째 제안과 두 번째 제안만으로도 마음이 크게 기울었을 것이다.
물론 연주상단의 남창지점에서도 투기 목적으로 그 땅을 사둘 수는 있다. 그들도 정우립의 사정을 봐주며 어느 정도는 그곳을 이용하게 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단은 기본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움직이는 집단이다.
사업 구상을 끝도 없이 할 텐데, 그러면 언젠가는 그 땅에도 사업을 위한 여러 시설들이 들어설 수밖에 없다.
정우립의 입장에서도 그런 면을 내 제안과 비교해볼 수밖에 없을 텐데, 마음이 어디로 기울지는 빤한 거다.
“셋째, 저는 장원을 비우는 일이 많을 겁니다. 그 경우, 제가 소유한 영역과 제 사적인 공간들에 대한 관리 또한 정 장주님 쪽에 맡기고 싶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관리비는 당연히 지불될 겁니다. 적어도 장주님 쪽의 노고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 되겠지요.”
정우립을 향해 바로 말을 이었다.
“즉, 장주님은 유지비가 반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제 관리비까지 받게 되어, 실질적인 유지비 부담이 훨씬 더 줄어드는 셈입니다.”
세 번째 제안은 뭐, 소소한 부분이다.
내 입장에서도 관리인이 필요하니 좋고, 정우립의 입장에서도 유지비가 더욱 줄어드니 소소한 이득이 있다.
참고로 세 번째 제안은 이어질 네 번째 제안이 더 큰 파급력으로 다가가게하기 위한 숨고르기에 불과하다.
“넷째.”
“허! 제안이 더 있소?”
지금까지의 내 제안들도 하나같이 정우립의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제안들이었다. 그 상태에서 또다시 제안을 추가하려 하니 놀라는 것이다.
빙그레 웃어 보인 후 정우립에게 말했다.
“제가 쭉 보니 정가장의 건물들과 시설물들에 대한 관리가 매우 잘 이뤄지고 있더군요. 다만 세월로 인해 낡은 것만큼은 어쩔 수 없으니,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개보수 공사를 해야 하는 곳들이 많은데, 아시다시피 지금까지의 장원 사정이 여의치 않았소.”
“이곳은 포양창문이었던 시절부터 선조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곳입니다. 저는 그분들의 손길이 남아 있는 이곳의 역사적, 전통적 가치를 귀히 여기고 있습니다. 낡은 곳들이니만큼 어차피 개보수 공사는 필요한데, 그 전통적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며 진행하고 싶습니다.”
정우립이 다시금 눈을 부릅떴다.
“그, 그렇게까지······!”
정우립은 감격한 표정이었다.
선조들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인물인 만큼 당연히 저런 반응일 수밖에 없다.
그를 향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장주님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는 그 가치, 후손들에게도 고스란히 물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백 년, 오백 년, 나아가서는 천 년 후의 후손들도 이곳을 보며, 전통과 긍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나는 어차피 장원을 세운 후에 여러 건물들을 건립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정가장을 쭉 둘러보니 건물들과 공간들의 배치가 풍수 면에서도 제법 적절했다. 미관상으로도 현재의 건물들과 조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즉, 내 사적인 공간 쪽에 약간의 건물이나 시설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딱히 건설비용이 들어갈 일이 없다.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네 번째 제안까지 들었으니, 정우립은 웬만해서는 내 제안을 거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상단 쪽에서 가격을 더 쳐준다 해도 그들이 상식선을 넘는 액수를 제시할 수는 없다.
포양호변은 넓기에 땅도 많다. 이곳만 땅이 아니다.
게다가 남창 쪽의 어지간한 상단들이라면 이미 포양호변에 땅을 적잖게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연주상단의 남창지점 정도면 말할 것도 없다.
결정적으로 정우립은 돈을 벌고 싶어서 매매 결정을 내린 게 아니다.
그가 중시하는 최우선 가치는 가문을 되살려 선조들의 뜻을 최대한 이어가는 일인 것이다.
제안은 다 했으니 이제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야 할 때다.
“다른 협상을 해보신 후에 결정하셔도 됩니다. 저도 마침 일이 이렇게 된 김에 제안을 드린 것이지,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이러는 것은 아닙니다.”
“욕심이 아님은 충분히 알고 있소. 방금 전의 제안들은 송 공자께서 개인적인 욕심을 부리고 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제안들이니까.”
“이해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데······.”
정우립이 내 눈치를 살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송 공자에게 그 정도의 재력이 있으셨소?”
이 몸이 아직 어리니 당연히 저 부분이 의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면은 적당히 꾸며내어 둘러댈 수밖에 없다.
“일단 제게도 재력이 좀 있습니다. 일찍이 지인과 함께 머리를 굴려가며 여기저기 투자하다 보니 어느새 불어난 재화가 제법 됩니다. 당시의 투자에 호재가 좀 많았던지라.”
“송 공자께서는 두뇌가 좋으시니 뭐······.”
“아까 말씀드렸듯 저는 지인들과 함께 좀 더 큰일들을 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지인들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재산도 제법 됩니다. 그들도 포양호에 제가 거처를 얻으려는 걸 알고 투자 개념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제가 이쪽에 거처를 얻으면 본인들도 종종 이용할 수밖에 없을 거라면서요.”
“아······.”
“나중에 제 거처를 드나드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교류하는 친우들이나 지인들이 이상한 사람들은 아닐 겁니다.”
“아니, 아니, 그런 의심은 애초에 없소.”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정우립에게 말했다.
“오늘은 장주님께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실 테니, 저는 이만 가서 이 심법서 연구를 시작하겠습니다.”
내가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심법서를 집어 들었을 때였다.
“나, 그냥 송 공자와 계약하겠소.”
“예에?”
놀라서 정우립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내 제안이 마음에 들었다 해도 정가장의 입장에서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충분한 고민과 상의가 필요한 일이다.
한데 이렇게나 빠르게 답을 주다니?
“아니, 그래도 사안이 사안인 만큼 고민을 좀 더 깊이 해보심이······.”
내가 여전히 놀란 상태로 그렇게 말하자 정우립이 노안에 잔잔한 미소를 지은 채로 입을 열었다.
“내가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송 공자 덕분에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겨서였소. 만약 내가 송 공자를 만나지 못한 채 원래 살던 대로 살고 있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장원 전부를 지킬 수 있었겠소? 사정 들어서 아시겠지만, 어차피 적지 않은 대지를 팔아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소. 그 경우에는 미래에 대한 확신조차 없었을 테고.”
맞는 말이긴 하다.
“송 공자는 이미 우리 가문의 은인이오. 내가 말만 번지르르하게 은인이라고 하는 게 아니오. 아까 말했잖소. 송 공자에게서 입은 은혜는 내 평생 갚을 것이고, 내가 못 하면 내 아들 놈과 손자 놈을 통해서라도 꼭 갚게 하겠다고.”
정우립이 바로 말을 이었다.
“송 공자가 그 땅을 원하시고 가격도 제대로 쳐준다는데, 이 와중에 다른 곳과의 협상은 무슨 얼어 죽을 협상이겠소. 송 공자에게 매입할 의사가 있고 역량이 있는 이상, 무조건 송 공자와 함께 가는 거지.”
노인네가 훅 들어오시기는.
사람 감동하게.
“거기에 더해 송 공자께서는 내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고 배려해서 여러 제안들까지 덧붙여 주셨소. 아까 그 제안들을 말씀하실 때, 나는 송 공자의 혜안과 사려 깊은 성품을 보았소. 이렇게 좋은 이웃 주민이자 공동 거주자는 어디 가서 마음먹고 사오려 해도 못 구하오. 아마 저세상에 계신 내 선조들께서도 송 공자라면 환영하실 것이오.”
“아하하. 과찬이십니다. 어쨌거나 제가 약조한 것은 당연히 지킬 겁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즉결을 하시는 건······.”
내 말에 정우립이 살짝 고개를 들어 먼 쪽의 천장을 보며 입을 열었다.
“믿었던 지인에게 배신당하고 그의 빚까지 뒤집어 쓴 후, 사실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정도로 비탄에 빠져 있었소. 책임질 가족이 없었다면 정말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오. 내 말년 운은 이렇듯 대흉으로 끝나는구나 싶었소.”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정우립의 말을 경청해줬다.
“한데 오래 살면서 알게 된 것이 있소. 길과 복만 계속될 수가 없는 것처럼, 흉과 화만 계속되지도 않는다는 점이지요. 다만 흉과 화를 겪고 있을 때는 사람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시야가 좁아져서, 그 안에 어느새 깃들고 있는 길과 복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뿐.”
정우립이 말을 이었다.
“화를 버텨내는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했소. 여생에 복이 한 번쯤은 찾아올 텐데, 내 마지막 복은 과연 무얼까. 이제 나는 그 답을 알고 있소. 내 인생 마지막 복은 바로 송 공자요. 송 공자가 내 귀인이시오. 오래 산 사람으로서의 안목과 감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소.”
“아하하, 제가 귀인씩이나 될 정도는 아니라서······.”
“허허. 그 부분은 앞으로도 내가 판단하리다. 어쨌거나 대강의 초안 정도는 바로 작성합시다.”
“예? 벌써 말입니까?”
“결정을 내렸는데 굳이 질질 끌 필요가 있겠소? 얼른 처리해야 나 또한 최대한 빨리 세건이의 수련을 도울 것 아니오?”
곧바로 정우립과 협의하며 초안 작성에 들어갔다.
우리는 여러 필요한 내용들을 열거한 후 주요 사항과 세부 사항을 구분했다.
주요 사항들은 앞으로도 양측 간에 절대적으로 지켜가야 할 사항들이며, 세부 사항들은 협의를 통해 다소나마 변경할 수 있는 사항들이었다.
대지 소유권에 대한 구분은 명확해야 하니, 지적도를 펼쳐 놓고 어떻게 구분하는 게 좋을지를 함께 고민했다.
두 부를 필사하여 대강의 구분을 생각해둔 뒤, 내일 낮에 경계가 되는 곳을 같이 돌아다니며 정확한 구분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초안이나마 지금까지의 합의 사항들을 중시하자는 의미에서 둘 다 자필로 한 부씩을 작성하여 양쪽에 수결하고 간인했다. 그 후에 서로의 자필 문서를 교환했다.
초안이니만큼 당분간은 첨삭할 내용들에 대해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완전한 계약서는 내가 매매금을 준비한 후에 또다시 자필로 작성하여 교환하기로 했고, 소유권에 대한 효력 또한 매매금을 치른 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작성을 마친 후 정우립에게 말했다.
“두 가지 간단히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말씀해 보시오.”
“공증서에도 당연히 제 이름이 올라갈 것이나, 그 사실에 대해서는 당분간 감춰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직 어린 관계로, 혹여 이 사실이 알려지면 일일이 대꾸하기가 피곤합니다.”
“허허, 이해할 수 있소.”
“참고로 제 재산은 법적, 도덕적으로 정당하게 마련된 것이니 그 돈의 출처 때문에 장주님이 곤경에 처하실 일은 일절 없을 겁니다.”
“송 공자 같은 분이 그런 식으로 재산을 모았다고 생각하지도 않소.”
고맙다는 의미로 정우립을 향해 미소를 지어줬다.
“또 하나는 정가장과 인접한 대지가 혹여 매물로 나오게 되면 제게 알려달라는 부탁입니다.”
“허어! 땅을 더 늘릴 생각이시오?”
“나중에 포양창문이 다시 융성하면 이 안에서의 두 집 살림이 다소 빠듯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일들이 잘 될 경우, 제 쪽 소유지 또한 북적거릴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들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송 공자께서 그리는 그림이 상당히 큰 모양이오? 허허.”
“하핫. 꼭 그런 차원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땅은 어디 도망갈 일이 없으니, 편하게 미리 투자해놓는다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 땅을 늘리고 싶다는 그 말씀까지 들으니 더욱 든든하구려. 내, 틈틈이 알아보며 알려드리겠소.”
“감사합니다.”
시간이 제법 늦었기에 심법서를 품속에 넣은 후 의자에서 일어섰다.
정우립도 함께 일어서며 말했다.
“무공 수정 쪽도 그렇지만, 이웃으로서도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소.”
“무공에 대한 수정 보완 작업은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웃으로서는 저 또한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우립에게 목례한 후, 돌아설 즈음에 마침 생각난 게 있었다.
“아, 참! 제가 비용을 지불하면 어차피 흑도 세력 쪽에 원금을 갚으러 가셔야 하지요?”
“뭐, 아무래도 바로 갖다 줘야겠지요.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자도 더 붙을 테니.”
“그거 갖다 주러 가실 때 저도 동행하고 싶습니다.”
“아예 말이 통하지 않는 자들은 아니니 별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되오만······.”
“그래도 큰 돈 아닙니까. 혹시 모를 상황 등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간 정가장을 외부에서 압박했던 자들이라고 하니, 어떤 자들인지 한 번쯤 봐 두고 싶은 생각이기도 합니다.”
“송 공자께서 함께해주신다면 나야 든든하지요.”
“그때는 이 모습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변장한 후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가면 그들 또한 저를 그 돈에 연관된 사람이라고 생각할 텐데, 그런 자들에게 굳이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 또한 송 공자의 사정을 들었으니 이해할 수 있소. 그렇게 합시다.”
“예. 그럼 쉬십시오.”
정우립을 향해 짧게 읍해 보인 후 본채를 벗어났다.
흑도는 원래 백도와 대비되는 의미인데, 근래에 와서는 민초들 사이에서 기생하며 나쁜 짓을 하는 자들을 뜻한다. 주로 건달 등의 폭력배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
겉으로는 작은 전장, 상단, 흥신소 등등의 사업장으로 꾸며 황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파고들기도 한다. 그런 식으로 그 지역 민초들의 고혈을 빨거나 그 이상의 흉악한 짓들도 한다.
관리들을 매수하기도 하고, 나아가 높은 관리들의 숨겨진 하수인으로서 그 지역의 여러 이권들에 개입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무공 실력이 뛰어나진 않으나 개싸움에 익숙하며, 온갖 비열한 수법을 동원하기 때문에 방심하면 간혹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게다가 한 번 혼쭐을 내준다고 해서 그걸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주변의 약점이라도 파고들어 어떻게든 물고 늘어지며 끈질기게 되갚아주려는 성향이 강한 자들이다.
잘못 엮이면 귀찮은 자들이라고 할까.
그 흑도 세력이 정가장의 땅을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간절하게 원하고 있었다면 이대로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꿍꿍이를 가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정우립을 따라가겠다고 한 것이다.
물론 나 또한 정우립의 말마따나 별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발 그러길 빈다.
귀찮은 일은 질색이니, 놈들이 제발 내 안의 아수라님을 깨우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