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마교있다 149
여러 곳의 독무가 확산되고 있는 틈 사이로 달렸다.
뒤에서 날아오고 있는 제갈수광의 무음시와 비슷하게 도착해야 한다.
내가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면 더 좋다.
그래야 키 큰 놈이 제갈수광의 무음시를 눈치채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러면 아까 두 놈과 궁수가 백룡을 상대로 연계했던 방식을 그대로 돌려주는 셈이 된다.
나는 절정에 오른 후에도 꾸준히 수련해 왔다.
절정의 초창기라서 성취도 빠르게 상승했다.
절정에 오른 직후에 비하면 공력도 더 늘었다.
그런 상태에서 최대한으로 펼친 천섬무다.
이 속도감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이 짜릿하다.
사파 놈들은 뒤돌아보지 않은 채로 퇴각하는 중이다.
독탄의 독무를 이용하여 발을 묶어놨으니, 당분간은 우리 쪽에서 추격하지 못하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방심이다.
후미에서 달리고 있는 적들을 스치듯 지나쳤다.
놈들의 입장에서는 ‘뭐가 지나갔나?’ 싶을 것이다.
천섬무를 최대한으로 펼치고 있기에, 금세 키 큰 놈의 등 뒤에 다다를 수 있었다.
비룡검을 이용하여 놈의 목을 횡으로 베어갔다.
우에서 좌로 베어갔기에 내 상체도 좌측으로 틀어진 상태다.
놈도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고는 자세를 급격하게 낮췄다. 동시에 뒤쪽으로 나를 향해 몸을 틀고 있다.
하지만 그즈음에는 이미 제갈수광의 무음시가 내 오른쪽 옆구리를 스쳐 지나간 후였다. 내가 검을 휘두르며 몸을 틀 때 지나간 것이다.
화살이 놈의 상체에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화살촉 부분이 보였는데, 녹색의 물질이 묻어 있었다.
즉, 이건 아까 적측 궁수가 우리 쪽으로 날렸던 독화살이다.
제갈수광이 그걸 주워서 날린 모양이다.
우리 쪽 명궁께서도 똑같이 갚아주시겠다는 거지.
자세를 낮추며 나를 향해 몸을 틀었던 키 큰 놈이 눈을 급격하게 부릅떴다.
이제야 무음시의 존재를 눈치챈 것이다.
이 정도의 고수가 화들짝 놀랄 정도로 대단한 수준의 무음시라니.
역시 제갈수광이다.
놈이 뒤쪽으로 고개를 틀었을 때부터 확인했는데, 얼굴에 특유의 웃음기가 전혀 없다.
놈의 입장에서도 그 정도로 당황스럽고 급박한 상황인 것이다.
이놈아, 왜 그래?
아까는 미친놈들처럼 잘도 처웃더니.
상황이 미치겠으니까 웃음도 안 나오느냐?
놈이 더욱 격렬하게 몸을 비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제갈수광의 무음시는 놈의 상체에 닿는 중이었다.
푸욱!
무음시가 놈의 등 옆쪽에 그대로 꽂혔다.
“크윽!”
잠깐이지만, 화살에 맞은 충격으로 인해 놈의 상체가 뒤로 살짝 밀려났다.
놈의 하체만 내 앞에 남은 상황.
즉시 비룡검을 휘둘러서 놈의 다리 한쪽을 잘랐다.
“크악!”
이 모든 과정이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놈이 내지른 두 개의 비명은 거의 붙어서 연속으로 들리다시피 했다.
나보다 고수인 자를 상대할 때는 차분해야 한다.
기회가 보여도 단번에 처치하고자 어설프게 급소를 노려서는 안 된다. 그건 상대 고수에게 여지를 주는 일이다.
찰나의 순간에도 그들은 내가 예상치 못했던 움직임을 보이며 반격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수인 거고.
따라서 고수들을 상대로 기회가 찾아왔을 때는, 그 순간에 내가 가장 쉽게 가져올 수 있는 이득부터 챙기는 게 좋다. 그 이득이 이후에도 상대 고수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는 형태면 더 좋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내가 적측 고수들의 다리부터 공략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방금 전에도 놈은 무게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 하체가 내 바로 앞에 있었다. 그래서 굳이 놈의 목이나 심장을 노리지 않고 하체부터 노렸던 것이다.
다리까지 잘린 마당이니 키 큰 놈의 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게다가 독이 온몸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주변에 있던 사파 놈들은 그제야 사태를 파악한 듯했다.
방금 전에 키 큰 놈과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이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라서 그렇다.
나는 중상 단계 정도로만 천섬무를 펼치며 사파 놈들을 상대했다. 절정에 오른 상태라 그 정도만으로도 이 수준의 적들은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다.
오른손으로는 비룡검을 휘두르고 왼손으로는 소비도를 던졌다.
주변에 있던 사파 놈들 여섯 명이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그즈음, 강력한 경력 하나가 나를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초승달 모양의 도기(刀氣)였다.
박도를 쓰는 왜소한 놈이 날린 기운인데, 퇴각하다 말고 뒤돌아서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놈의 얼굴에도 마찬가지로 웃음기가 없다.
키 큰 놈이 당했음을 알기에 왜소한 놈 또한 표정이 굳은 것이다.
왜소한 놈이 날린 기운을 피해낸 순간, 내 뒤쪽에서 또다시 미세한 기운 하나가 잡혔다.
빠르게 날아오고 있는 것은 이번에도 제갈수광의 무음시다.
곧바로 왜소한 놈을 향해 접근하며 강력한 검기를 날림과 동시에, 왼손으로는 소비도도 한 자루 빼서 시간 차로 날렸다.
놈이 무음시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 직후에 내 왼쪽 겨드랑이 사이로 무음시가 스쳐 지나갔다.
휙- 채앵!
왜소한 놈이 내 검기는 피해내고 소비도는 쳐냈다.
그 직후, 놈의 눈동자에도 당황감이 스쳤다.
어느새 본인의 오른쪽 어깨에 다다라 있는 무음시를 발견한 것이다.
놈이 즉각 반응하여 왼발을 반보쯤 이동시키며 상체를 급격하게 왼쪽으로 기울였다.
내 예상보다는 대처가 반 박자 빠른 모습이다.
놈도 오면서 키 큰 놈에게 박혀 있는 화살을 봤을 테니, 이러한 공격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결국 무음시가 놈의 어깨 옆을 스쳐 지나갔다.
놈이 왜소한 데다가 재빠르기까지 해서 더욱 잘 피한 것이다.
그러나 그즈음의 나는 이미 놈이 몸을 기울인 왼쪽 측면으로 짓쳐 든 상태였다.
무음시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가자마자 천섬무를 최대한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슉!
측면에서 비룡검으로 놈의 왼쪽 어깨를 찔러 갔다.
놈이 왼쪽으로 몸을 기울인 상태에서 허리를 뒤로 젖혔다.
비룡검이 놈의 앞가슴에 얕은 상처를 남겼다.
그 와중에도 놈이 오른손에 쥐고 있는 거대한 박도를 휘둘러왔다.
내 허리 어림을 향해서였다.
자세가 무너져 있음에도 빠르고 강력한 도법이다.
역시나 고수는 고수인 것이다.
박도를 피하기 위해 놈을 향해 살짝 도약하며 두 가닥의 검기를 발출해냈다.
평소의 나는 도약하는 식으로 회피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이런 방식을 쓴 건, 놈의 뒤쪽에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하나의 인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백룡이다.
급격하게 간격을 좁혀온 백룡이 왼손을 털어냈다.
퓨뷰븃-
세 개의 날카로운 물체가 왜소한 놈을 향해 빠르게 날아들었다. 철비정이었다.
아직은 왜소한 놈과 네 걸음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백룡이 허공에 대고 검을 짧게 세 차례 찔렀다.
슈슈슉-
세 줄기의 검기가 왜소한 놈에게로 향했다.
그녀가 날린 공격들은 모두 왜소한 놈의 허리 아래를 노리고 있었다.
놈의 입장에서는 정면에서 내 검기가 날아들고, 후방에서 백룡의 공격이 날아드는 상황이다.
피할 곳이 측면밖에 없다.
측면으로 피한다면 애초의 도주 방향으로 피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쪽의 후방에서 다른 한 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갈수광이다.
샥-
역시나 놈이 내 예상 경로를 향해 몸을 빼고 있다.
예측하고 있었기에, 나는 놈의 경로를 방해하는 형태로 소비도 두 자루를 날렸다.
백룡 또한 그 방향을 향해 철비정을 날리고 있다.
탓!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나는 다시금 천섬무를 펼치며 놈의 정면 방향을 막아섰다.
그러자마자 백룡이 달라붙었고, 제갈수광도 쌍검을 휘두르며 달라붙었다.
활은 어쩌고 왔는지 궁금한데, 지금은 그런 것이나 묻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왜소한 놈을 세 방향에서 포위한 형태로 공격했다.
그 와중에 사파 놈들이 우리를 공격해 왔는데, 나와 백룡이 암기를 날리며 놈들을 견제했다. 우리의 견제에 당해서 죽는 놈들도 있었다.
포위해서 공격한 후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결국 제갈수광의 쌍검 중 하나가 왜소한 놈의 옆구리를 찔렀다.
푸욱!
“크윽!”
그러자마자 백룡의 검이 왜소한 놈의 뒤쪽에서 그의 등을 찔렀다.
“크헉!”
나는 놈의 오른쪽 팔을 잘랐다. 박도를 들고 있는 팔이다.
“으악!”
내가 팔을 자르자마자 백룡이 놈에게 달려들어 턱관절 쪽을 잡았다.
그러나 왜소한 놈은 이미 이를 악문 후였다.
독단을 깨물어버린 것이다.
백룡이 곧바로 놈의 턱관절을 놓았고, 놈이 풀썩 쓰러졌다.
나머지 사파 놈들이 황급히 자리를 뜨고 있다.
지금 우리는 셋뿐이라, 굳이 추적하지는 않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까 제갈수광의 무음시에 맞았던 키 큰 놈은 저만치에서 이미 절명해 있었다. 아마도 독기운이 퍼지기 전에 먼저 독단을 깨문 게 아닌가 싶다.
“괜찮아?”
“괜찮나?”
백룡과 제갈수광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나는 저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부터 싸우고 있었다. 가뜩이나 고수인 키 큰 놈이 죽은 마당이니, 그를 상대했던 나 또한 다친 게 아닌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해줬다.
“예, 괜찮습니다. 멀쩡합니다.”
내가 대꾸하자마자 백룡이 말했다.
“아니, 넌 대체 왜 그렇게 위험하게······!”
나를 탓하려는 말이 아니다.
염려가 담긴 말이다.
나는 퍼져가던 독무들의 틈 사이로 진입하여 단독으로 적들에게 뛰어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 위험해 보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 누님도 즉시 나를 지원하러 왔다는 거지.
나는 제갈수광을 일별한 후, 백룡을 향해 빙그레 웃으며 대꾸해줬다.
“우리 교관님의 궁술을 믿었거든요.”
백룡의 시선이 잠시 제갈수광에게 향했다가 또다시 내 쪽으로 향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서 온갖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고 있다.
곧 그녀의 전음이 들려왔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말부터 해야겠지. 아까는 정말 고마웠어. 처음에 나를 도와줬던 것도, 이후에 우리 조원들 쪽을 도와줬던 것도.]
내가 무음시를 막아줬던 일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조장님과 조원들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백룡이 또다시 뭔가를 말하려 할 때쯤, 원을태를 비롯한 노인들이 다가왔다. 그 뒤를 기동타격조원들과 백룡조원들이 따르고 있었다.
결국 백룡은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눈동자에서는 여전히 복잡한 감정들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방금까지 같이 싸웠던 인의대원들은 후방으로 떠났고, 백룡조는 주변에 있는 시체들의 품속을 뒤졌다.
그러는 동안 백룡과 노인들이 전방을 경계했다. 무음시가 날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큰 바위의 뒤쪽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제갈수광이 남군호한테서 시위가 없는 활대를 받아 오더니 내 옆에 앉았다.
그러더니 품속에서 은룡삭을 꺼내어 다시금 시위에 장착했다. 매듭도 내가 원래 묶어뒀던, 풀기 쉬운 그 형태로 묶는 모습이었다.
[아, 활대는 남 공자에게 맡기고 시위만 따로 갖고 계셨던 겁니까?]
[어. 매듭을 풀기도 쉬운 형태였고, 왠지 이 시위는 남들이 만지지 못하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은룡삭은 얼핏 보면 특별하지 않은 끈 같지만,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 보통 물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만졌을 때 특유의 꿈틀거리는 느낌도 있다.
그래서 처음에 나도 깜짝 놀라서 ‘옘병’ 소리를 냈던 거고.
당연히 누군가가 직접 보고 만져보기까지 하면 예사롭지 않은 물건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래서 은룡삭만 따로 챙겼던 모양이다.
괜히 남들에게까지 소문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역시 일 처리 깔끔하셔.
속으로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갈수광의 전음이 들려왔다.
[아까는 잘했다.]
내가 백룡조를 돕기 위해 우리 조를 이탈했던 일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로 대열을 이탈한 점은 송구합니다.]
그러자 제갈수광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빤히 보여, 이 자식아. 마음에도 없는 말이라는 거.]
내가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을 때였다.
[아까 보니 너, 이전보다 더 빨라졌더군.]
[아하하. 실전이 잦았잖습니까. 저도 조금씩은 성취가 늘고 있으니까요.]
대충 둘러대듯 대꾸하자 제갈수광이 말했다.
[조금이 아니던데. 엄청나게 빨라졌던데.]
사무적인 표정은 똑같으나 눈빛은 날카롭다.
하긴, 이 인간은 방금 전에 무음시를 통해 나와 연계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단순히 내가 빠르게 멀어졌다는 정도로만 여길 텐데, 이 인간의 경우에는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본인이 날린 무음시의 속도를 알고 있는 만큼, 그 속도에 비추어 내 상대적인 속도도 파악을 한 것이다.
어쨌거나 이쯤이면 빼도 박도 못한다.
[아하하하. 엄청나게까지는 아니고, 저 스스로도 체감이 될 정도로 빨라진 것 같기는 합니다.]
제갈수광은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눈동자로 한동안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이 인간이 저렇게 나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해부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 * *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대화를 나누고는 있지만, 제갈수광은 속으로 계속해서 놀람을 억누르고 있는 상태였다.
아까 독무가 퍼지는 틈 사이로 사라진 직후부터, 제자는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었다.
아무리 자신의 무음시가 은밀했다 하더라도, 무음시만으로는 키 큰 고수를 처치할 수 없었다. 제자가 무음시와 비슷하게 도착한 덕분에 키 큰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거다.
이전에 제자의 최대 속도를 느꼈던 시점은, 기형거검을 휘두르던 덩치를 상대했을 때였다.
그 당시에 제자는 가만히 있다가 귀신처럼 이동하여 적측 절정고수들 다수를 독침으로 일거에 쓰러트렸었다.
그때가 자신이 느꼈던 제자의 최고 속도였다.
한데 아까의 속도는 당시의 속도에 비해서도 훨씬 더 빨라져 있었다.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제자가 최대 속도를 지금껏 계속 숨기고 있었거나, 아니면 제자의 경지가 최근에 급격하게 상승했거나.
전자는 아닐 것이다.
제자가 최대 속도를 지금까지 계속 숨겼을 이유는 없다.
함께 수많은 전투를 겪는 중에 급박하고 위험했던 상황들은 많고도 많았다. 그 와중에 제자는 두세 차례 크게 다치기도 했다. 스스로 그렇게 다쳐가면서까지 최대 속도를 숨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국 후자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이 녀석의 수준에서 단시간에 갑자기 경지가 크게 상승했다면 그건······.’
절정 진입.
그 이유밖에 없다.
그리고 제자의 나이는 올해 겨우 스무 살이다.
세상에, 약관에 절정이라니.
놀라운 걸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수많은 이무기들 중에서 가장 먼저 등용문을 통과하는 이무기가 있다면, 그건 눈앞의 제자일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한데 자신의 그 확신은 틀렸다.
눈앞의 제자는 이무기가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용의 새끼였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