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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마교있다-264화 (264/416)

내 안에 마교있다 264

남궁찬은 혼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굳이 그를 지원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지금은 제갈수광과 윤단영 쪽을 지원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다.

판단을 마치자마자 어둠에 스며들며 자연스럽게 기척을 죽였다.

적 절정고수들의 신경은 온통 남궁찬에게 집중된 상태다. 당장 남궁찬에게 죽게 생긴 마당이니 당연한 현상이다. 덕분에 조용히 뒤따라온 내 쪽에 신경을 두고 있는 적들은 없었다.

가뜩이나 지금은 수많은 기척이 여기저기에서 얽히고 있기에, 내 기척 하나가 스리슬쩍 사라졌다고 해서 크게 태가 나는 상황도 아니다.

신형을 낮춘 채로 빠르고 은밀하게 네 걸음을 이동했는데, 역시나 내 존재를 인식하고 있는 절정고수들은 없었다.

남궁찬처럼 시원하게 무공을 펼치며 적들을 도륙하면 좋겠지만, 천섬무를 익힌 나는 평소에도 공력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 지금이 다급한 상황도 아닌데 굳이 천섬무로 이동하며 공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간격이 적당히 가까워진 순간, 제갈수광 쪽에 신경이 쏠려 있던 절정고수 한 놈의 뒤통수에 대고 은밀하게 쇠구슬을 튕겨냈다. 참고로 놈은 제갈수광과 윤단영을 향해 암기 따위를 발출하려는 자세를 취하던 중이었다.

근거리에서 천섬무를 담아 튕겨낸 쇠구슬이다.

절정의 초반 수준에서 제대로 방어하거나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놈이 모종의 이상함을 느끼고 내 쪽으로 고개를 홱 튼 순간, 쇠구슬이 놈의 옆머리에 작렬했다.

빠악!

그 소리 때문인지, 그 옆에 있던 놈이 흠칫하며 잠시 내게 시선을 두었다. 제갈수광의 정면에 있는 놈이다.

제갈수광 정도 되는 고수를 앞에 둔 상태로 잠깐이나마 집중력이 분산되고도 무사하기는 쉽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제갈수광의 쌍검 중 우검(右劍)이 놈의 왼쪽 옆구리에 거의 닿는 중이었다.

놈이 격렬하게 신형을 비틀었다.

보아하니 놈의 반사 신경이 상당히 뛰어나다.

그 반사 신경 덕분에 놈은 제갈수광의 검을 겨우 피해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피한 방향을 향해 이미 윤단영의 쇠구슬이 날아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윤단영이 절정고수 놈의 동작을 읽고 그가 피할 방향을 예측하여 미리 쇠구슬을 날렸던 것이다.

곧 쇠구슬이 절정고수 놈의 허리 어림에 작렬했다.

퍽!

“컥!”

뒤이어 제갈수광의 검이 놈의 가슴을 찔렀다.

그때쯤에는 내 양손에서도 두 개의 쇠구슬이 떠난 상태였다.

절정고수 두 놈의 사각으로 은밀히 접근한 후, 천섬무를 담아 날린 쇠구슬들이다.

둘 중에서 거리가 가까웠던 놈은 목덜미 쪽에 내 쇠구슬을 맞고 즉사했는데,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놈은 가까스로 내 쇠구슬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피하긴 했지만 급하게 피하느라 무게중심이 살짝 무너진 모습이었는데, 그런 그의 상체를 제갈수광의 좌검(左劍)이 찔러 갔다.

챙!

놈이 겨우 그 검을 막아낸 순간, 놈에게로 향하던 제갈수광의 우검이 별안간 허공에서 기묘한 방향으로 꺾였다.

그러자마자 제갈수광의 뒤쪽에서 날아온 윤단영의 쇠구슬이 제갈수광의 검면에 부딪쳤고, 그로 인해 갑자기 방향이 바뀐 쇠구슬이 절정고수 놈의 쇄골 아래를 때렸다.

팅! 빠악!

“끄억……!”

쇠구슬을 튕겨낸 제갈수광의 우검이 자연스럽게 검로를 이어가며 절정고수 놈의 가슴을 찔렀다.

방금 전의 모습을 보니 문득 원을태가 떠올랐다.

기동타격조 시절에 원을태가 저런 식으로 내 쇠구슬을 튕겨내어 공격에 활용한 적이 있었다. 방금 제갈수광도 그때 원을태가 보여줬던 모습을 응용한 것이다.

이쪽에서 네 명을 처치했을 때쯤, 남궁찬은 이미 혼자서 다섯 명을 도륙한 상태였다.

남궁찬이 다소 맹렬하게 움직인 데 반해 제갈수광과 윤단영과 나는 최대한 공력을 아끼며 싸운 결과다.

이렇게 되니 절정고수 열 놈 중에서 남은 건 한 놈뿐이다.

그 한 놈이 짧은 거리나마 이미 도주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남궁찬이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나는 남궁찬을 엄호하러 따라갈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절정고수 놈이 그다지 멀리 도주하지 못한 상황인데도 남궁찬이 간격을 급속도로 좁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남궁찬이다.

저렇게 빠르고 강한 사람이 있으니 참으로 편하고 좋다.

제갈수광의 전음이 들려왔다.

[보아하니 한 놈이 암기로 독침을 날리려는 것 같더군. 뒤져보면 독침이 담긴 목갑이 몇 개쯤은 나올지도 모르지.]

내가 처음에 쇠구슬로 처치했던 절정고수 놈은 모종의 암기 따위를 발출하려다가 죽었다. 제갈수광도 그놈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놈의 오른손 손가락들 사이에 끼워져 있는 게 독침임을 이미 확인했다.

[저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내 대꾸를 들은 제갈수광이 짧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남아 있는 적들 쪽으로 달려갔다. 윤단영이 그 뒤를 따랐다. 위험 요소인 절정고수들을 처치했으니 이제는 남은 일류고수와 이류무사들을 정리하려는 것이다.

나는 남아서 절정고수들의 시신을 뒤졌는데, 총 세 개의 목갑을 챙길 수 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독탄을 소지한 놈들은 없었다.

곧 남궁찬이 돌아왔다.

도주하던 절정고수 놈을 처치하고 돌아온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내가 짧게 전음을 보내자 그가 대답 대신 빙그레 웃으며 내게 뭔가를 던졌다.

목갑이었다.

방금 쫓아가서 처치한 놈의 몸을 뒤져서 찾아낸 모양이다.

곧 남궁찬의 전음이 들려왔다.

[유겸이 네가 비침술(飛針術)에도 뛰어나다는 얘기를 제갈 형님한테서 들은 적이 있거든.]

그래서 나를 챙겨주기 위해 독침이 든 목갑을 일부러 수거해 왔다는 뜻이다.

[아하하, 뛰어나긴요. 그냥 흉내나 내는 수준입니다.]

내가 대꾸하자 남궁찬이 내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피식 웃더니 전음을 보내왔다.

[문득 궁금해져서 그러는데, 네가 방금 실전 중에 펼쳤던 그 은잠술은 스스로 평가하기에 어떤 수준이야? 의식하지 않았으면 결코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희미해지던데, 그것도 흉내나 내는 수준?]

그렇게나 맹렬하게 절정고수들을 도륙하는 동안에도 동료인 내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에게 대꾸했다.

[아하하, 은잠술은 그냥 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연구를 많이 했던 기술인지라…….]

[하여튼 네 그 다재다능함에는 감탄을 안 할 수가 없다. 비침술은 작은 침들을 날리는 것이라 암기술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던데 그런 걸 잘하질 않나, 거기에 은잠술 경지까지 그렇게나 높질 않나.]

내가 대꾸 대신 민망함 가득한 미소만 지어 보이자 남궁찬이 다시금 전음을 보내왔다.

[그래서 네 존재가 더 든든하게 느껴지는 거겠지. 아무튼, 우리도 가자.]

남궁찬이 남아 있는 적들을 향해 달려갔고, 나도 곧장 그의 뒤를 따랐다.

우리는 남은 적들 중에서 일류고수들을 먼저 처치했다.

이류무사들은 어차피 광기에 휩싸여 있어 도주할 일이 없는 데 반해, 일류고수들은 절정고수들이 모두 당했음을 알고 도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조는 너무 멀리 도주한 일류고수 서너 명을 제외한 모든 적을 처치할 수 있었다.

도예주가 즉시 조원들을 불러 모으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이곳을 벗어나서 몸을 숨긴 후 잠시 휴식을 취하겠습니다. 돌파 진형으로 은밀하게 이동합니다.”

이에 우리는 꼭짓점의 남궁찬을 따라 산 아래쪽을 향해 조용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일전에 허죽신한테서 받은 청심단을 통해 공력이 크게 상승한 바 있는데, 그 후로 실전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렇기에 오늘 실전을 치르는 와중에도 나는 강탄술을 기준으로 현재의 성취를 점검했다. 어차피 내 입장에서 지금까지의 전투는 주변의 기척을 감시하며 강탄술을 펼치는 정도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나는 일부러 대부분의 쇠구슬을 천섬무의 중상 단계로 날렸는데, 이전의 중상 단계와 비교하여 속도는 더 빨라지고 공력 소모는 훨씬 줄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전생에도 속도 대비 공력 소모 효율이 이 정도로 좋았던 적은 없었다.

이는 지금의 내 경지가 전생의 경지를 확실하게 앞질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보유 공력은 전생과 비슷하나 전생보다 무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이렇게 된 것이다.

오늘 실전을 통해 그 사실을 제대로 확인한 셈이어서 그런지 기분이 좋다.

개인적으로, 소소하게나마 기념할 만한 일이니까.

여기까지 침투하면서 보니 이곳의 적들은 전체적으로 많이 당황한 분위기였다.

대규모 거점 중 한 곳인 만큼 보유 전력 자체는 상당히 많은 듯한데, 조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이 무림맹의 급습 작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긴, 무림맹의 이번 작전은 나마저도 감탄했을 정도로 훌륭한 계책이었다.

사실 무림맹은 혈교에 의해 각 지부를 공격당했던 일로 분위기가 흉흉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통합 잠룡대전을 구실로 고수들을 본맹으로 모았다가 차분하게 이런 식의 타격 작전을 실행한 것이다.

이런 걸 예상하기는 누구라도 쉽지 않다.

특히 혈교 측에서는 본인들이 무림맹의 각 지부를 공격한 일로 나름의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했을 테니, 무림맹의 이러한 빠른 반격을 예상하기가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이렇듯 임무를 비교적 쉽게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애초에 무림맹의 전략 자체가 좋았던 덕분이라 하겠다.

비탈의 적당한 곳에 숨어서 반 각쯤 휴식을 취하며 호흡을 고르고 물도 한 모금씩 마셨다.

장기전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여건이 될 때 이렇듯 제대로 호흡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휴식 후에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하여 약 일각 후에 산자락 부분에 다다를 수 있었다.

적당한 곳에 몸을 숨긴 채로 살펴보니, 산자락 아래는 중앙의 봉우리 근처를 제외하면 대부분 완만한 언덕과 평지 지형이었다.

언덕과 평지의 이곳저곳에 수많은 건물과 시설 등이 들어서 있었고, 널찍한 대로가 이어져 있었다.

많은 수의 적들이 북쪽으로 달려가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북쪽은 무림맹의 본대가 공격해 들어오고 있는 방향이다.

후방에서 저 전력들을 줄이는 게 바로 특수작전조의 임무다.

곧 도예주의 지시가 떨어졌고, 우리는 즉시 산자락을 내려가 공격을 개시했다.

여기저기에서 시끄러운 호각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적진 한복판이다.

한곳에 오래 머물며 싸우면 포위당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조는 기본적으로 이리저리 이동하며 싸웠다.

우리는 동쪽 능선으로 내려왔는데 이동 방향은 서쪽이었다. 아마도 도예주는 싸우는 동안에도 되도록 넓게 움직여서 이 거점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려는 듯했다.

빠르게 이동하는 중에도 최대한 많은 수의 적을 처치하기 위해 애썼다. 우리가 후방의 적들을 더 많이 처치할수록 본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데 역시나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

적의 거점이니 당연히 수가 많을 수밖에 없기는 한데, 문제는 귀갑강시공을 익힌 이류무사들의 수도 많다는 점이었다.

귀갑강시공을 익힌 이류무사들은 강하지는 않으나 처치하려면 힘도 공력도 더 든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없었다.

우리가 무시하고 지나치면 결국 본대가 저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정예인 우리 쪽에서 저들을 되도록 많이 처치해 주는 게 전체를 위해 좋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놈들에게 독침을 적절히 활용하며 공력 소모를 최대한 줄였다.

피부가 단단해도 독침이 박히면 놈들로서도 방법이 없다. 강탄술을 펼칠 때처럼 굳이 급소를 노리지 않아도 되니 내 입장에서는 더 편하기도 했다.

독침은 적당히 목갑 두 개 분량 정도만 소모하고 나머지 두 개의 목갑은 그냥 비축해 두었다.

싸우며 이동하면 이동할수록 더 많은 수의 적들이 우리에게 몰려들었다.

어쨌거나 이곳은 거점 한복판인 만큼, 적들이 증원되기에도 더 좋은 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의 전투력이 매우 뛰어나기는 하나, 적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는 건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도예주는 중앙의 산자락 근처를 가로질러 서부 능선 쪽으로 향하려던 계획을 수정했다. 잘못하면 퇴로가 끊길 수도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우리는 방향을 틀어 남부 능선 쪽으로 향하는 중이다.

적들의 수가 너무 많아졌기에, 우리는 신속한 이동에 중점을 두고 그 경로상에 있는 적들만을 쓰러트리며 전진했다. 조금만 방심해도 포위될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그 점에 특히 유의하며 이동했다.

그런 식으로 남쪽을 향해 이동하던 한순간, 우리와 약간 떨어진 곳에서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 깊은 후방에서 적들과 싸우고 있다면 다른 특수작전조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특수작전조들은 각각의 조가 상당한 수준의 고수들로 구성되었다. 그래서인지 저쪽 조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속으로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최선봉의 남궁찬이 그쪽으로 방향을 틀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도예주의 지시에 따라 방향을 틀었을 것이다.

하긴 도예주도 궁금할 테지.

아직 시야에 보이지는 않지만, 저 특수작전조 쪽의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도 우리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도 우리 조의 존재를 눈치채고는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가 다가가는 속도도 빠르지만, 저쪽 조가 다가오는 속도도 상당히 빨랐다.

이윽고 저쪽 조의 선봉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선봉에서 맹렬하게 길을 뚫고 있는 무인들은 세 명이었는데, 다들 흑의 무복을 입은 채로 죽립을 쓴 모습이었다.

아직 얼굴이 제대로 보이는 상황은 아니지만, 저쪽 선봉의 세 명 중에서 하나의 인영은 내게 매우 익숙한 인영이었다. 심지어 얼굴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금세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친한 인물이다.

구겸도를 가볍게 휘두르고 있는 건장한 체구의 노인.

원을태였다.

이곳에서 그를 보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놀라우면서도 매우 반가웠다.

저쪽 조는 여덟 명이었다.

나는 살며시 천섬무를 운용하여 안법을 가동한 채로 다른 조원들의 면면도 신속하게 확인했다.

남자 여섯 명에 여자 두 명이다.

남자들 쪽은 원을태가 최연장자였고, 그다음 연장자는 오십 세쯤으로 보이는 사내였다. 그 외에도 삼십 대 중반 한 명에 삼십 대 초반 한 명, 나머지 두 명은 각각 이십 대 후반과 이십 대 중후반쯤으로 보였다.

여인들 두 명의 연령대는 마흔 살 이쪽저쪽인 듯했다.

최선봉에 있는 인물은 삼십 대 중반의 사내였다.

저 조의 움직임을 보니 최선봉의 그가 지휘관임을 금방 알 것 같았다.

하긴 일반적으로는 저게 정상이다.

우리 조의 경우에는 지휘 능력 쪽은 도예주가 뛰어난데 전투력 쪽은 남궁찬이 압도적이기에 지휘관과 최선봉이 따로 나뉜 형태다. 남궁찬 같은 최고급 전투력을 최선봉으로 안 쓰면 우리 조만 손해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저쪽 최선봉의 사내를 보고 있자니 왠지 짚이는 데가 있어, 곧바로 도예주를 주시했다.

그러자 도예주가 그 사내를 향해 짧게 고개를 숙이며 전음을 보내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사내 또한 도예주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짧게 전음으로 대꾸하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길초량을 주시했는데, 그도 저쪽 최선봉의 사내를 향해 도예주처럼 짧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 있었다.

이러면 저쪽 최선봉의 사내는 신룡대의 조장일 가능성이 십중팔구다.

내가 알고 있는 황룡 태무엽의 기운은 아니니, 저 사내는 청룡, 적룡, 묵룡 중 한 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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