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407화 (407/862)

7화. 50층으로 (4)

연우는 뚜언띠엔 공작의 손을 말없이 가만히 보다가 맞잡았다.

순간, 뚜언띠엔 공작의 눈가로 이채가 스쳤다.

‘이거, 생각보다…….’

사실 그는 여기에 올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다르게 혈국이 처한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질 못했다.

화이트 드래곤과의 전쟁이 서서히 규모를 더해 가면서 혈국이 받는 피해는 아주 큰 편이었다. 화이트 드래곤의 전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던 것이다.

특히 그들의 수장, 봄의 여왕이 강해도 너무 강했다. 식탐황제가 손속을 섞다가 정황상 불리함을 느끼자마자 꽁무니를 뺐던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 후로, 동맹을 맺기로 한 곳들도 하나둘씩 발을 빼는 분위기였으니.

혈국이 아무리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막으려고 해 봤자, 화이트 드래곤의 공세가 너무 크니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릴 겨를도 없을 정도였다.

사태를 관망하기 시작한 블랙 드래곤도 문제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차에 그들은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독식자가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가 있었다.

그동안 독식자가 사라진 것을 두고, 전쟁이 닥치자 겁을 먹고 몸을 숨긴 것이라고 생각했던 혈국으로서는 별 탐탁지 않기도 했지만.

지금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절실한 상황.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백작이나 자작 급의 인사를 사자(使者)로 보냈을 테지만, 뚜언띠엔 공작이 직접 움직인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오고 나니, 여태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던 뚜언띠엔 공작의 머릿속에 조금씩 파란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그가 가진 전력이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용병을 비롯해 네크로폴리스 등, 갖가지 랭커들이 뒤엉켰던 고행오산의 분전에서 독식자가 승리했다는 것쯤은 익히 소식을 접해 알고 있었다.

그래도 아래 층계에서 일어난 일. 그게 무슨 대단한 일이나 될까 싶어 여태 무시를 해 왔었는데.

지금 이렇게 목격을 하고 나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권속들을 부리는 것만으로, 헤드 커터를 비롯한 마탑 연합의 워 메이지들을 몰살시키고 있지 않은가.

‘이만한 수준이라면…… 머지않아 군주급에 다다르겠어. 아니, 이미 그 정도인가? 어쩌면 언젠가는 흡혈군주 같은 놈이 될지도.’

한때, 여인의 몸으로 여름여왕에 비견되며 탑을 지배하다시피 했던 흡혈군주, 에르체페트 바토리.

그녀는 자신과 닿은 생물의 생기를 빨아들이고,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어 권속으로 삼는 말도 안 되는 기예를 펼쳤었다.

때문에 흡혈군주가 지나는 자리에는 항상 죽음이 가득하고, 그녀가 뿌린 권속들이 산더미를 이뤘으니.

개중에 실력이 뛰어난 자들이 권속이 되기라도 하면, 그녀의 라이벌들은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했다.

전력을 겨우겨우 깎아 두어도 언제든지 충원이 가능하고,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는 기상천외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으니 말이다.

그러다 결국 흡혈군주의 그런 특성에 위기감을 느낀 클랜 연합이 그녀를 튜토리얼 지대까지 쫓아가 척살하기는 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흡혈군주가 남긴 공포는 혈국에도 깊이 남아 있었다.

뚜언띠엔 공작은 연우가 언젠가 그런 흡혈군주에 버금가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가진바 실력도 무왕의 제자가 될 정도로 뛰어나고, 권속들도 하나같이 용맹하다.

‘냉정하게 판단을 내리자면…… 백작에서 후작급 정도. 권속들의 전력을 합친다면 공작까지도 되겠군. 좋아. 이만하면 어떻게든 포섭해야 된다.’

이만하면 당장의 전력으로 참여해도 절대 모자라지 않을 수준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더 크게 될 게 분명했고.

계산을 빠르게 마친 뚜언띠엔 공작은 밝은 낯을 띠면서 자신이 수집한 해골 문장을 건넸다.

“이것을 필요로 하시는 것 같던데, 선물로 드리겠소.”

“감사히 받겠습니다.”

[레드 팀의 ‘해골 문장 5’을 수거하였습니다.]

[모든 해골 문장을 수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추가 공적치가 제공됩니다.]

[공적치를 50,000만큼 획득했습니다.]

[추가 공적치를 30,000만큼 획득했습니다.]

뚜언띠엔 공작이 있던 팀은 레드 팀. 그가 어떻게 해골 문장을 전부 모을 수 있었는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혈국 녀석들이 편한 길을 마다하고 굳이 타인을 설득할 놈들은 아니었으니.

“사실 도리상, 폐하의 친구분이시니 더 좋은 선물을 가져와야 하지만, 상황이 급박한 나머지 이리 몸부터 찾아와 결례를 범하게 된 점, 용서하기를 바라는 바이오.”

뚜언띠엔 공작은 정말 미안하다는 듯이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어디 흠잡을 곳 하나 없는 태도며 예절이 바른 동작.

혈국을 아는 플레이어들이 봤다면 경악할 만한 일이기도 했다. 언제나 선민사상에 취해 살아가는 저들이 저런 태도를 취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할 테니. 정말 진심 어린 태도로 보일 정도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면 아래, 연우의 입술 끝은 크게 비틀리고 있었다.

‘급해도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군.’

어차피 전장에 개입하고자 했던 그였다.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찾아와 준다면 오히려 연우로서는 환영할 일이었다.

‘그렇다고 순순히 허락할 필요는 없겠지.’

연우의 입술 끝이 더 크게 비틀렸다.

‘얻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얻어야겠어.’

순간, 가면을 뚫고 연우의 안광이 치솟았다.

‘깔리는 판도 내가 원하는 대로 새로 깔아야겠고.’

혈국과 화이트 드래곤만 도모할 생각은 없었다. 연우가 바라는 그림은 더 큰 그림이었다.

수렁이어야 했다.

탑에 기거하는 세력들이라면 누구나 휘말릴 수밖에 없는 깊디깊은 수렁.

그리고 그 시작은 뚜언띠엔 공작이 깔아 주면 딱 좋을 듯했다.

마침 미리 생각해 둔 좋은 것도 있었고.

미끼만 하나 던져 두면 될 일이었다.

「어휴, 호구 하나 물었다고. 하여간 저 인성…….」

샤논이 뭐라고 떠들어 대는 게 느껴지긴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무시했다.

“이미 약속을 했던 일이니 당연히 두 팔 걷고 도와드릴 겁니다.”

뚜언띠엔 공작의 안색이 환하게 변했다. 그러다 뒤이은 말에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하지만 보다시피 제가 지금 처한 상황이 녹록지가 않습니다.”

“아.”

뚜언띠엔 공작은 연우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깨닫고 살짝 이맛살을 좁혔다.

지금 연우가 있는 곳은 42층. 반면에 주 전장이 되는 곳은 거대 클랜들이 웅크리고 있는 60층대 이상이었다.

어찌 보면 그게 그들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따지고 보면, 11층이 레드 드래곤과 청화도의 주 전장이 되었던 게 이상했던 것이었으니. 물론, 그런 전장이 만들어진 건, 연우가 꾸민 짓이었지만. 그 사실을 것을 모르는 뚜언띠엔 공작이었기에 당시가 이상했던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혈국은 여태 연우를 랭커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가 보인 활약상을 보고 누가 저층 구간의 플레이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런 그를 상위 층계로 오게 만들려면?

상당히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어떤 시련에 따라서는 실력과 무관하게 상당한 시일을 필요로 하는 것도 많았다.

그러니 당장 가세해 줄 전력을 필요로 하는 뚜언띠엔 공작으로서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사실 50층까지는 어떻게든 도와드릴 수 있소. 본국 내에 자체적인 공략법이 존재하기도 하고, 필요한 물품 같은 게 있으면 얼마든지 지원도 가능할 테니.”

연우의 미소가 짙어졌다.

‘이들의 전략과 전술을 훔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군.’

층계 공략법은 각 거대 클랜이 어떻게든 숨기려고 하는 극비 보안 사항이었다.

공략법 내에 그들의 전략과 전술은 물론, 전투에 필요한 모든 재량이 다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공략법이 들통난다면, 거대 클랜으로서는 자신들이 가진 주 전력을 파훼당할 수 있는 약점이 드러나는 일이기도 했다.

그런 것을 훤히 드러내 준다고 하니, 연우로서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편하게 앉아서 층계도 공략하고, 혈국의 약점도 파악할 수 있을 테니. 놈들은 제 등을 고스란히 노출시킨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어쩌면 여태 동생이 발견하지 못하고, 혈국이 보관하고 있던 히든 피스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지원받을 아티팩트는 덤이고.’

무엇보다.

‘〈해골왕의 홀〉도 생각보다 빠르게 완성할 수 있겠지.’

40층대에는 곳곳에 해골왕이라는 존재의 유산이 존재했다.

해골왕에 대해 알려진 건 크게 없었다. 그저 전설처럼 내려지는 무용담 몇 개뿐.

용종이 살던 시절에 존재했다든가, 오래전에 사라진 마지막 거인왕의 유골이 저주를 받아 일어선 존재라든가, 혹은 타계의 신으로부터 언약을 맺은 사도라든가 하는 것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해골왕의 유산을 전부 모아서 만든 홀(笏)은 효과가 아주 좋다는 점이었다.

일기장에 나와 있던 것처럼, 정우도 여러 특전을 통해 우연찮게 터득한 것.

그래서 그 비밀은 아직 확실하게 알 수 없었지만, 해골왕은 우선 습득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었다.

탑에 얼마 남지 않은 거인족의 전승을 지니고 있고, 타계의 신과 관련되어 있기도 했으니.

‘부에게 준다면 잘 활용하겠지.’

파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자각하기 시작한 부는, 말은 하지 않아도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파 하는 욕망을 품고 있었다.

연우는 칠흑의 권능을 깨닫기에 앞서 부의 성장을 위해 해골왕의 홀을 먼저 건네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재료가 바로 지 금 연우의 손에 들어온 20개의 해골 문장이었다.

5일에 걸쳐 스테이지 미션을 진행하면서 총 100개를 전부 모아야 했다.

그 외에도 다른 필요한 재료들이 40층대에 골고루 퍼져 있었다.

다만, 필요한 재료를 전부 하나같이 모으는 게 어려워서 공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버스를 탈 수 있다면 일이 쉬워지는 것이다.

그런 음흉한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뚜언띠엔 공작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알다시피 50층에서는 그게 막히게 되오. 물론, 카인이 통곡의 벽을 통과하지 못할 거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거기서는 우리가 도와주지 못하오. 공략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연우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의 말마따나 용의 신전이라는 이름보다, 통곡의 벽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50층은 아무나 쉽게 깰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여름여왕의 죽음과 함께 사멸하고 만, 옛 용종들의 고향.

현 플레이어들에게는 용종의 유적지로 더 유명한 장소였다.

진리를 탐구하던 용종들이 남긴 장소답게, 탑의 역사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탐색된 곳보다 탐색되지 않은 범위가 훨씬 많다고 전해질 정도였다.

이렇다 할 공략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각 플레이어에게 서로 다른 시련을 던져주어 머리를 싸매게 만든다.

그래서 이곳을 통과한 자들은 ‘랭커’라고 불리며, 진정한 플레이어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50층은 연우에게는 다른 의미를 주는 장소였다.

‘고룡 칼라투스가 잠든 곳.’

처음 용체 각성을 할 때에만 듣긴 했다지만.

고룡 칼라투스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여전히 연우의 머릿속에 강하게 박혀 있었다.

눈 감은 정우를 지구로 보낼 만한 존재는 그가 아니면 없으니까. 거기다 연우는 언제부턴가 자신을 멀리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고 있었다.

[할파스가 당신을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헬이 잔뜩 흥분된 얼굴로 당신을 지켜봅니다.]

[오시리스가 과묵하게 당신을 살핍니다.]

[비마질다라가 큰 전쟁을 꿈꾸는 당신에게 감탄합니다.]

5천여 개체에 달하는 신과 악마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메시지는 지금도 계속 출력되고 있지만.

그중에 저 멀리, 아주 희미하게 느껴지는 채널링도 있었다.

별다른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 시선.

그런데 왠지 모르게 낯이 익은 시선이었다.

그러면서도 여느 다른 신, 악마들과는 다른 기운을 풍겼다.

연우는 그게 어쩌면 고룡 칼라투스이거나, 그와 관련된 존재가 아닐까 하고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니 연우는 어떻게든 50층까지 다다를 생각이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용의 신전, 그 아래에 있는 미궁을 여는 게 쉽지 않다는 건데.’

용의 신전에는 여태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히든 스테이지가 존재한다.

고룡 칼라투스의 부름에 도착했던 그 장소는…… 정말이지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것 같았다.

아마 진시황릉이 이렇지 않을까? 아니면 파라오의 피라미드가 이럴지도.

위대했던 고룡의 안식처는 그만큼이나 거대했다.

정우도 고룡 칼라투스의 안내가 아니었다면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곳.

고룡 칼라투스의 무덤. 통칭 ‘용의 미궁’이라 불리는 장소였다.

연우는 바로 그곳을 열 생각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용의 미궁은 주인의 허락 없이는 절대 열 수 없다는 점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연우도 그건 피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강제로 여는 수밖에.’

하지만 연우는 자신이 직접 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용의 미궁은 고룡의 안식처답게 수많은 가디언이 지키고 트랩이 설치되어 있다. 그중에는 연우가 어떻게 감당하기 힘들 것 같은 것들도 수두룩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중심지로 갈수록 난이도는 계속 높아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니 위험한 건 당연했다.

그러나.

‘대신 움직일 말들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연우는 용의 미궁을 열 말들로 혈국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미끼를 던지기에 따라서 화이트 드래곤이나, 뒤로 빠지려던 블랙 드래곤과 그린 드래곤도 강제로 끌어올 수 있으리라 여겼다.

용의 후예를 자처하는 녀석들에게 고룡의 안식처만큼 구미를 당길 만한 것도 없을 테니.

‘마군이나 엘로힘 같은 놈들이 탐을 낼 만한 곳이기도 하고.’

고룡이 어떤 유산을 남겼을지 아무도 모르니. 여러 랭커들의 구미를 잡아당기기도 쉽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아아주우 많은 클랜과 랭커들을 죄다 갈아 넣어서 미궁을 열겠다는 거 아냐? 캬! 역시 우리 인성왕. 대단해.」

샤논이 감탄을 터뜨리는 동안.

‘미끼를 던져 볼까?’

연우는 눈을 빛내면서도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사실 혈국을 만나면 깊게 논의를 나눌 것이 있었습니다.”

“음?”

뚜언띠엔 공작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연찮게 41층을 통과하다가 이런 것을 발견했습니다.”

“……?”

뚜언띠엔 공작은 연우가 내미는 게 무엇인가 싶어 가만히 살폈다.

낡은 양피지에 그려진 지도였다.

그는 지도의 구조를 머릿속으로 그리다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것 같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이건?”

“보다시피 50층의 지도입니다.”

“그런 것 같소만. 그런데 뭔가가…….”

“네. 아마도 다를 겁니다. 제가 일 년 가까이 자취를 감췄던 이유가 이것을 파헤치기 위해서였으니까요.”

사실은 타르타로스에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어차피 그건 녀석이 알 리 만무한 일.

뚜언띠엔 공작은 독식자를 몰두하게 만든 물건이 뭔가 싶어 흥미를 드러냈다.

그러다 들리는 말에 눈을 부릅뜨고 말았다.

“아무래도 사라졌다던 마지막 용왕, 칼라투스의 무덤을 찾은 것 같습니다.”

“……!”

「우리 인성왕은 미끼를 던졌고, 넌 그것을 물어 버린 것이여어!」

샤논의 낄낄거리는 목소리가 작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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