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579화 (579/862)

4화. 부자지간 (4)

퀘스트를 완수했다는 메시지.

드디어 지긋지긋하던 놈을 제거했다는 생각에 한숨을 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저놈, 아직 살아 있을까요?”

“살아 있다, 없다의 구분이 없는 놈이다. 칠흑에서 파생된 파편…… 혹은 마이너스 에너지의 응집체, 뭐 그런 것이니까. 다른 형태로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거지.”

칠흑이 있는 한, 아니, 정확하게는 칠흑과 공허의 원조인 ‘늪’이 있는 한 마성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재탄생한다고 봐야 했다.

크로노스와 연우, 대를 이어서 그들을 괴롭히던 마성은 분명히 소멸했다. 하지만 녀석의 기억을 전승한 채, 비슷한 성질을 지닌 녀석은 얼마든지 재생산될 수 있었다.

“칠흑과 공허의 가장 깊은 곳에 박혀 잠이 든 칠흑왕이 무의식중에 남긴 잔재…… 여태 그렇게 보았는데, 맞나 봅니다.”

“내가 비록 칠흑왕의 사도로서 오래 살아왔다지만, 칠흑왕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마성이 그 중간 매개체가 된 것만은 확실해.”

크로노스가 파악한 마성은 아주 간단했다.

사도나 후계에 다다른 칠흑왕의 마력 잔재가, 대상의 무의식을 기반으로, 의지를 갖고서 탄생하게 된 또 다른 인격체.

그것은 칠흑왕의 파편이라고도 할 수 있고, 또 다른 의미로는 의지라고도 할 수 있었다.

다만, 칠흑왕은 ‘존재’나 ‘개념’의 범주도 넘어설 정도로 아득한 존재이기 때문에, 단순히 마성이 칠흑왕의 인격이나 자아라고 치부하기도 힘들었다.

그렇게나 커다란 존재는 아주 까마득한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어, 단순히 표면만 읽고 의지를 헤아리기는 힘들었으니까.

연우가 플레이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당시, 기어 다니는 혼돈과 접촉했을 때 무수히 많은 의사들을 접해 정신이 혼란 스러워졌던 것과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칠흑왕과 기어 다니는 혼돈 따위를 절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여하튼 ‘잔재’라는 것만큼은 알 수 있는바.

그렇기에 마성은 항상 불안정하고, 보다 더 강한 힘을 추구했다. 자아를 안정화시켜, 독립적인 객체가 되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리고 외부 활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크로노스나 연우의 육체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었을 것이고.

“뻐꾸기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뻐꾸기라…… 그래. 뭐, 그렇게 봐도 썩 이상하지는 않겠구나.”

뻐꾸기는 절대 자신의 둥지에다 알을 낳지 않는다. 다른 새들의 둥지에다 몰래 알을 낳고, 둥지 주인의 자식으로 자라나게 한다. 이때, 태어난 뻐꾸기 새끼들은 가짜 부모가 가져다준 먹이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 진짜 자식들을 하나하나씩 죽이고, 마지막에 둥지를 빼앗는다.

마성이 바로 그런 존재였다.

합일을 통해 크로노스와 연우에게 막강한 힘을 쥐여 주고, 점차 의지하게 만들었다가 종국에는 잡아먹으면서 육체를 독차지하려는…… 그런 존재.

‘그렇다면 하르모니아, 그 녀석도 마성과 비슷한 것을 갖고 있는 건가?’

연우는 언뜻 칠흑의 문에서 마주쳤던 또 다른 후예를 떠올렸다.

용종의 후예이면서도 죽은 척하고 자취를 감추었다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울분을 안겨다 주었던 존재.

그녀는 칠흑의 문 앞에 다다르려던 연우를 강제로 밀어냈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칠흑을 다루는 데 있어서 연우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지녔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녀석도 절대 만만치 않은 힘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용종이라고 해서 가질 수 있는 힘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이 마성과의 합일로 인해 주어진 힘이라면.

그래서 수문장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말이 되었다.

“……지긋지긋하네요.”

그런 생각에 미치자, 연우는 짜증이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마성이 현자의 돌에 웅크린 채, 호시탐탐 자신을 잡아먹을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녀석이 아무리 죽여도 다시 나타난다고 하니,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생각만 해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나도 녀석을 없애기 위해서 그렇게 염병을 떨었으니. 하지만 이제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기도 해. 이제 더 이상.”

“합일을 이뤄 내지 않아도, 신격에 준하는 힘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 그 말씀이시겠죠.”

연우의 말에 크로노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칠흑왕의 힘을, 이제부터야 겨우 제대로 활용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테니까.”

연우는 어느새 다시 자신의 팔목에 칭칭 감긴 쇠사슬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칠흑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직접 공인하셨으니 맞는 말이겠지만, 어쩐지 별반 실감이 나질 않았다.

식령도 마찬가지.

크로노스의 본체를 전부 삼키는 데 성공했다지만. 그래서 영혼도 그만큼 부쩍 자라 이제 완숙에 다다랐다지만. 정작 뭐가 크게 달라졌는지 아직까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의식 세계라서 그런 걸까. 바깥세상으로 돌아간다면 조금 나을까 싶어 통로를 열려는데.

[연계 퀘스트(자격시험 III - 태엽 장착)가 생성되었습니다.]

[시나리오 퀘스트 / 자격 시험(資格試驗) III - 태엽 장착]

설명: 당신은 크로노스를 오랫동안 정지시켰던 ‘태엽’의 부재(不在)를 정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불필요한 이물질을 제거하고, 망가진 톱니바퀴와 보조 장치들을 수리하여 복구하는 데 성공했으며, 소실되었던 ‘태엽’을 찾아 원래의 장소에 가져다 두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직까지 두 개의 ‘태엽’ 중 하나만 장착되고, 다른 하나는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만 그것의 위치를 아는 이상, 크로노스는 곧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태엽’을 아무리 복원하고 제 위치에 맞춰 끼워 놓는다고 한들, ‘태엽’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장치는 절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제 마지막 작업만 남았습니다.

지금부터 ‘태엽’을 돌려 장치를 작동시키십시오.

그래야만 기나긴 잠에서 깨어난 크로노스가 진정으로 당신과 함께하여, 당신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제한 조건: 칠흑왕의 후예

제한 시간: -

달성 조건:

1. 제자리를 찾은 ‘태엽’을 돌려 크로노스를 작동시키세요.

2. 작동된 크로노스의 사용법을 완벽히 숙지하여 그의 염원을 이뤄 주세요.

보상:

1. 크로노스의 신력

2. 시계태엽 조각

3. ???

끝날 줄 알았던 시나리오 퀘스트가 아직 남아 있었던지, 곧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또 별 이상한 짓을 시킬 거라고 생각하며 잔뜩 경계했지만, 다행히 이번 세 번째 퀘스트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태엽’을 장착하라는 것.

비유를 한답시고 이리저리 돌려 말해서 표현이 어려워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크로노스에 대한 식령을 완전히 마무리하라는 것이었으니까.

‘작동시키라는 건…… 아마도 죽음의 태엽을 돌리라는 거겠지.’

연우는 크로노스를 돌아보았고.

이미 연우의 시선을 통해 퀘스트 창을 보았던 크로노스는 그러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세계에서 빠져나갈 때였다.

연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드륵, 드르륵-

심장 한편에 자리 잡은 죽음의 태엽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드래곤 하트와 현자의 돌이 일제히 공명을 일으켰다.

* * *

“봉신이라니……!”

“대지모신,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는 거지?”

나타태자와 이랑진군은 잔뜩 굳은 얼굴로 페르세포네를 바라보았다.

그들로서는 페르세포네가 이렇게나 강한 대신격들을 전부 압도할 정도로 강하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지만, 그보다 그녀가 방금 전에 벌인 이적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봉신.

신(神)을 가둔다(封).

이것은 원래 효마(曉魔) 치우(蚩尤)에서부터 시작되어, 여러 손을 전전하며 제천대성 손오공, 그리고 천마에 이르기까지, 당대 ‘불꽃지기’에게만 허락되었던 권능이었다.

불꽃지기는 ‘태초의 불’ 혹은 ‘시원의 불’이라고도 불리는 성화(聖火)를 수호하는 존재를 가리키는바.

성화는 법칙을 밝히는 이데아의 빛이기도 하니, 다른 의미에서는 법칙을 주관하고자 하는 신에게 있어 대척점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신도, 악마로도 분류되지 않는 천마가 전 우주에 있는 모든 신격들을 봉신하여 탑에다 처박을 수 있었던 게 바로 그런 이유였다.

또한, 루시엘이 타천을 하고 말았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지 않았던가!

등대지기로만 만족하지 못하고, 성화를 삼켜 불꽃지기로 재탄생하려 했기 때문에. 신과 악마를 비롯한 천계 모두가 나서서 그를 떨어뜨려야만 했다.

여하튼.

신들에게 있어 봉신은 그만큼 치욕스러울 수밖에 없는 행위일 수밖에 없었고.

천마의 봉신행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던 천교로서는 더 표정이 딱딱하게 굳을 수밖에 없었다.

연우가 여의봉의 조각을 바탕으로 봉신을 발휘할 수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필멸자인 몸.

반면에 페르세포네는 태생부터가 신격이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사사로이 봉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딱 한 가지 의미밖에 되지 않았다.

-그녀의 뒤에 있는 대지모신이 무언가 알 수 없는 일을 저지르려 한다!

신격이 봉신의 권능을 터득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하물며 태초 때부터 존재했다고 알려진 대지모신이라면 더더욱 정도가 더 심했다. 무언가 일을 벌이려는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올림포스의 다른 신들과 다르게 대지모신이 최근 들어 거의 외부에 모습을 내비치지 않는다고 들었었는데. 혹시 그것과 관련이 있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페르세포네에게 따져 물을 겨를은 없었다.

콰콰콰콰!

페르세포네가 뿌린 대지모신의 기운이 다시 회오리를 치면서 사방으로 뻗쳐 나갔다.

나타태자와 이랑진군이 각자 권능을 전개하면서 회오리를 물리치고도 한참 떠밀리는 가운데.

『감히, 이 몸을 능멸해?』

아가레스가 잔뜩 노한 음성으로 손을 거세게 아래로 내리쳤다. 손끝에서부터 일어난 검은 마기가 벼락처럼 페르세포네의 머리 위로 내리꽂혔다.

여태 함께하던 펜리르의 봉신에 화가 잔뜩 났던 것이다.

그동안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지냈어도, 아가레스는 펜리르를 내심 지기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당연히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분노는 광기를 부르고, 광기는 그런 아가레스에게 있어 크나큰 힘의 원천이 된다.

쿠쿠쿠……!

이대로 타르타로스가 무너져 내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진동과 함께 공간이 갈라지면서 내리꽂힌 검은 벼락은, 이 자리에 있는 다른 대신격들도 과연 저것을 맞닥뜨리면 제대로 응수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강렬했다.

하지만 페르세포네는 여유로운 모습 그대로 대지모신의 기운을 돌려 검은 벼락을 허공에서 모조리 잘라 버렸다.

“능멸은 제가 아닌, 당신들이 하는 것이죠. 어머니의 품에서 태어난 주제에, 감히 그것을 거부하려 드니까요. 그러니.”

페르세포네의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다.

“원래 다들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도록 하세요.”

콰콰콰콰-

대지모신의 기운이 송곳이 되어 그들에게로 쏟아졌다.

동시에.

아가레스 등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페르세포네의 몸뚱이 위로, 환상 같은 무언가가 겹쳐지는 것을.

그것은 거대한 나무였다.

하늘과 대지를 잇는 거대한 나무.

울창한 나뭇잎과 가지는 타르타로스의 하늘을 전부 뒤덮을 것처럼 굴었고, 뿌리는 어느새 히든 스테이지에 단단히 박혀 남아 있는 지력을 통째로 앗아 가고 있었다.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을 주는 거대한 나무.

“저건 이그드라실……? 설마 대지모신이 여태 세계수(世界樹)를 장악하려 했었……!”

나타태자가 뒤늦게 페르세포네가 뭘 하려는지를 깨닫고 경악에 찬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건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사회들도 마찬가지였다.

[중립, ‘데바’가 ‘올림포스’의 진의를 강하게 의심합니다!]

[중립, ‘절교’가 ‘올림포스’에게 이것은 약조와 어긋난 것이라며 거세게 항의를 합니다!]

[중립, ‘멤피스’가 천계 연합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였습니다!]

……

[신의 사회, ‘말라흐’가 대지모신의 등장에 잔뜩 인상을 굳힙니다. 메타트론이 산하의 대천사들을 소집하였습니다.]

[악마의 사회, ‘르 인페르날’이 사태의 심각성을 검토합니다. 바알의 주관 아래, 대악마들이 격론을 벌입니다.]

“이미 늦었어요.”

하지만 페르세포네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차갑게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뿌리가 일제히 일어나면서 대지모신의 기운과 한데 뒤섞였다.

아가레스는 잇달아 마기 폭풍을 일으키면서 뿌리를 잘라 내고자 했지만.

콰콰쾅 -

퍼퍼펑!

얼마나 단단한지 권능들이 일제히 튕겨 났다.

아니, 튕겨났다고 하기보다는 흡수되었다는 표현이 옳았다.

닿기도 전에 고스란히 빨려 들어갔으니까.

아가레스는 그것이 펜리르를 봉신하던 것과 같은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흡수한 힘들은 저 나무에 양분으로 제공된다는 것도!

아마 펜리르도 저 뿌리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겠지.

[악마의 사회, ‘니플헤임’이 커다란 분노를 드러냅니다!]

[수장 로키가 이번 사태에 대한 포고령을 던집니다.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요르문간드가 강림을 준비합니다.]

[헬이 강림을 준비합니다.]

[강림 시도가 계속 실패합니다.]

쿠르릉, 쿠릉!

펜리르의 봉신에 니플헤임도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3남매 중 두 명이 강림을 준비하려 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테이아가 죽으면서 타르타로스의 주권을 페르세포네가 거의 가져오고 있었으니까. 성역 침입은 그만큼 막대한 인과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미 펜리르를 강림시킨 니플헤임으로서는 요르문간드와 헬의 강림이 쉽게 이뤄지기가 어려웠다.

나타태자 등은 뿌리를 상대하면서도 어떻게든 직접적인 충돌을 삼갔다. 너무 단단한 데다가, 자칫 꿰뚫리기라도 하면 그들도 봉신을 피할 수 없으리라 여긴 것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드러내게 되었지만…… 뭐, 아무래도 상관없겠지요. 저는, 어머니는, 당신들뿐만 아니라, 이 탑 전체를 삼키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니 순순히 어머니의 품으로 회귀토록 하세요.”

파바바박! 남들이 저런 말을 던졌다면 미쳤다고 치부했을지 모르지만, 페르세포네가 꺼내니 정말 현실이 될 것 같아 좀처럼 무시할 수가 없었다.

주신 급?

아니, 어쩌면 크로노스 이후로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신왕 급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페르세포네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그들의 인상이 잔뜩 굳는 가운데.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페르세포네의 시선이 다른 방향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격동을 일으키는 크로노스의 사체가 시야에 잡혔다.

“어머니의 아들인 크로노스를 되찾아야겠지요.”

휘리릭!

가장 단단한 뿌리가 지면을 뚫고 일어나, 크로노스의 사체로 달려들었다.

“안 돼!”

그때, 아테나가 황급히 그쪽으로 몸을 던졌다. 아직 연우가 돌아오지 않은 이때, 페르세포네에게 크로노스의 몸을 넘길 수는 없었다.

“누이!”

“위험해!”

헤라클레스와 아레스가 다급히 그녀를 쫓으려 했지만, 뿌리에 발목이 묶이고 말았고.

아테나는 크로노스의 사체에 다다라 아이기스를 황급히 넓게 펼쳤다.

하지만 제아무리 단단한 대신물이라고 해도 뿌리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위태롭게만 보였다.

이대로 아테나가 뿌리에 휩쓸리는 건가, 모두들 다급하게 눈을 치뜨던 그때.

[플레이어 ###이 강림합니다!]

쩌걱!

마치 부화를 위해 알이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크로노스의 사체가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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