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5화 〉35. 말썽꾸러기 사신거미. (35/211)



〈 35화 〉35. 말썽꾸러기 사신거미.

*말썽꾸러기 사신거미.*

지은이와 즐거운 저녁을 가지고, 오랜만에 행복한 저녁을 보낼  있었다. 그동안 거미로 플레이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다. 대형 동굴 슬라임의 비해, 숲에서 약한 거미로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은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일이었다.

숲이라는 환경은 지하수로보다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폐쇄된 환경보다 개방된 환경은 적에게 노출이 되기 쉬웠다. 그리고 한동안 상대적으로 숲속에서 다른 몬스터들에 비해 거미가 약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하수로에는 슬라임의 천적이 별로 없었다. 반면에 숲에서는 한동안 먹이 사슬의 최하층이었다. 이번에 히든 종족인 사신 거미로 진화 하였으니, 이번에야 말로 그동안 스트레스를 풀고 즐겁게 플레이를  생각이었다.

캡슐에 들어가 로그인 하자, 갑자기 온몸에 통증이 몰려왔다.

'어? 사신 거미의 상태가  이래?"

사신거미의 상태를 둘러보니 낫이 하나 부러져 있고, 다리 2개가 떨어지고 없는 상태였다.
거기에다가 몸통의 일부는 상당히 찌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재생 스킬(중)에 의해 상처가 치료 됩니다.-

-재생스킬(중)이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대체 이 녀석은 언제 재생 스킬이 (중)이 된 거야?"

황당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동굴 슬라임의 경우, 로그아웃한 상태에서는, 벽면에 있는 이끼나 자그마한 벌레를 먹으면서,  자리에서 크게 이동을 하지 않았다.

숲의 타란툴라의 경우도, 토굴의 은신처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었다. 그리고 얼룩무늬 거미의 경우도, 나뭇잎과 풀을 이용해서 은신처를 만들고, 그 근처만 돌아 다녔다. 그런데 사신 거미로 진화하고 나서 녀석의 습성이 변한 것 같았다.

 녀석이 로그아웃을 한 사이에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궁금해졌다. 사신거미의 몸이 어느 정도 치료되자, 은신처에서 몸을 빼어 사신 거미의 흔적을 쫓기 시작했다.

은신처에서 나오자, 풀이나 풀숲이 상당히 작게 보였다.

보통 풀숲 속에 숨으면 풀이 사신 거미의 몸통을 다 가려주었다. 이제는 풀밭으로 사신거미 몸통의 일부가 바깥으로 나와 있었다. 풀숲이  전체를 가려주지 못했다. 그리고 시선이 좀 올라가 있었다. 그래서 주위의 모든 사물이 작아진 느낌이었다.

주변의 사물과 사신 거미의 크기를 비교해보니, 체고가 70~80cm 정도에, 몸길이가 다리를 합해서 180~200cm에 달할 정도로 커져 있었다. 어느 정도 덩치가 커질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건 기대를 상회했다.

'이 녀석 대체 얼마나 사냥을 하고 다닌 거야?"

이 생각을 하며 흔적을 추적하는데, 추적 중간 중간에 오크들의 시체들이 보였다. 사신 거미에게 당한 듯, 다 독에 중독되어 죽어 있었다.

여기에서 사라진 다리 하나를 발견했다. 죽은 오크의 수는 7~8 마리인데, 발자국수로는 20~30마리가 추격해 온  같았다.

오크들이 오고간 흔적을 따라,  더 앞으로 나가 보았다. 가는 길에 이정표처럼 오크들이 한두 마리씩 쓰러져 있어,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한참을 가자 대규모 오크의 부락이 나왔다. 오크의 부락은 목책으로 튼튼하게 지어져 있었고, 입구와 목책위에는 많은 오크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경비를 서는 분위기가 마치 전쟁이 난 것 같이 삼엄하였다.

곧 그들이  그렇게 경계를 서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사신 거미가 대박 사고를 쳤다. 사신 거미가 오크의 마을을 제대로 습격을했 다.

오크의 부락 근처에는 수많은 오크의 사체가 쌓여 있었고, 일부 오크들은  중독 된 시체들을 불태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소나무 같은  타는 나무들을 모아, 오크들의 시체 주변에 쌓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신속히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에는 좀 머리가 아팠다. 이 사신 거미는 너무나 공격적이었다.

'단신으로 오크의 부락을 쳐들어가다니…….'

한숨이 나왔다.지금 상황은 어린아이의 손에 기관총을 들려 준거나 마찬가지였다. 거미의 낮은 인공지능에 강한 능력이 부여된 것이다. 사신 거미가 자라면서 좀 더 지능이 올라가기를 바라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제명에 못산다.

로그아웃 이후에 다시 판타지월드에 접속 했을 때, 다른 몬스터의 몸으로 시작 할 수도 있었다.

일반 거미와 다른 강한 공격성. 이건 위험했다. 로그아웃 동안에, 어디에서 죽어 나자빠져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슬라임이 살던 지하수로를 다시 찾아가서 거기서 숨을까?'

잠시 그런 생각도 했지만, 그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이렇게 좋은 능력을 가지고, 그런데 숨어 지내는 것은 아까운 일이었다.

그리고 지하수로는 사신거미가 숨기에 좋지 않은 곳이었다. 지하수로는 막힌 공간이었다. 저번처럼 지하수로에서 토벌대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위험하다.

이렇게 사방이 트인 공간이, 신속히 움직일 수 있고 은신기능이 있는, 사신 거미에게는 유리하다.

이제 사신 거미도 어느 정도 성장했고, 서식처를 바꾸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돈도 벌어야 한다. 거미를 사신 거미까지 키우는데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물론 슬라임으로 벌어 놓은 돈이 많아, 한 동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지은이와 함께 살  좋은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모아야 했다. 나름 사후 세계에서도 폼 나게 살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도 사후세계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어, 인기 있는 좋은 땅들이 조금씩 줄어들고있었다. 고급 주택지의 경우, 빠르게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바깥세상에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갑부들이 많았다. 그들이 오픈 베타 서비스에 추가로 많이 참여했다.

그래서 이번 사신 거미로 큰돈을벌어야 한다. 큰돈을 벌려면 플레이어를 사냥하는 것이 제일 좋았다. 그러기 위한 장소로는  도시 근처에, 모험가들이 자주 지나가는 장소가 좋다.

도시와 너무 가까워서도 안 되고 그리고, 너무 외져서 모험가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곳도 곤란하다. 대도시와 너무 가까우면 사신거미가 불필요하게 많은 판타지 월드의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다. 굳이 인간을 사냥하는 것은, 플레이어인 모험가이면 족했다.

내가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인간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인간을 사냥하는 것은 다만 돈을 벌기위해, 플레이어를 사냥하는 것이다.

전장에서 적들을 많이 죽이면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일반 사회에서 명분도 없이, 사람을 대량으로 죽이면 그건 연쇄 살인마 일뿐이었다.

롤 플레이로서 몬스터 역할을 하는 것이지, 진짜 몬스터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대도시와 인기 있는 던전 사이가 내가 자리를 잡기에 가장 좋을 것이다.

우선 이 숲을 벗어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알 수 없었다.

거미로 숲을 다닌 범위가 한정되어 있었고, 이 숲의 규모가 엄청 컸기 때문이었다. 이 숲에서 지내는 동안 인간은 한 번도 볼 수 없었다. 사신거미가 사는 곳은 거대한 숲의 깊은 곳일 것이다.

그러니 이 숲에 오우거들도 살고 있는 것이었다. 이 근처에 인간의 마을이나 성이 있었다면, 오우거들은 토벌 당했을 것이다.

가야 할 방향은 간단하게 정했다. 간단하게 동쪽으로 정했다. 태양이 떠오르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그것이 방행을 정하기가 가장 좋았다. 이곳이 깊은 숲이지만 해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가 있었다.

아침나절에는 태양이 떠있는 방향으로 가다가, 오후에는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가면 된다. 숲이라고 해도 정글처럼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무성한 곳은 아니었다. 그래서 숲속에 덤불이나 풀숲이 자라고 있었다. 낮에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이어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방향을 정하고 동쪽으로 나아갔다. 가끔씩 사냥을 하며 배 채우는 것 말고는, 계속 이동을 했다.

숲에는 오우거 말고는 사신 거미에게 위협이 될 만한 녀석은 없었다. 어느 정도 이동했다고 생각이 들자, 은신처를 만들고 로그아웃을 했다.

"지은아 판타지 월드 지도를 구할 수 있을까?"

"네. 유저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판타지월드 대륙의 대략적인 지형은 알고 있어요."

지은이는 나를 위해 직접 그림을 그려, 지도를 알려 줄려 하였다. 마음은 고맙지만, 굳이 지은이에게 그런 힘든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판타지 월드는 인기 게임이잖아. 그러니 유저들이 직접 그린 지도가 있지 않을까? 그냥 유명한 판타지 월드 커뮤니티를 알려주면 될 것 같은데……."

"그건 제가 알고 있어요. 판타지 월드 인벤이라는 사이트인데 여러 가지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요."

"그래 그럼, 오늘 노트북은 내가 좀 사용할게……."

오랜만에 컴퓨터를 사용하니 바깥세상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바깥세상은 내가 없어도 별다른 일 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다. 잠시 보다가 관심이 식었다. 나에게 바깥 세상소식은 이제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복수의 대상은 아직 잘 살아 있었고, 아직 사후세계로는 오지 않았다. 아직 복수 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지만 반드시 내가 당한 것을 되갚아  것이었다. 우선 여기에서 힘을 키우고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바깥 세상에 대한 소식을 찾아본 후, 판타지월드 인벤에 접속하여 판타지 월드 플레이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다양한 플레이 동영상과 몬스터에 대한 정보, 도시 및 던전 그리고, 원했던 지도에 대해서도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수림은 4개였다. 그  동쪽으로 가면 길이 막히는 곳은 단 하나 뿐이었다. 선택을 잘했다. 사신거미가 가는 길이잘못 될 확률은 4분의 1이었다.

판타지월드 인벤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판타지 월드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모았다.

밤늦게까지 판타지월드에 관련된 정보를 모은다고 결국 늦잠을 자고 말았다. 사실 이것을 예전부터 했어야 했다. 게임을 별로 한 적이 없어 이런 일에 무지했다. 이제부터는 이런 식으로 판타지월드에 관련된 정보를 자주 정보를 찾아 볼 생각이었다.

식탁에는 나를 위한 지은이의 쪽지와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오빠. 오늘도 무리하지 말고 화이팅!-

지은이의 쪽지를 읽으며 식사와 접속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판타지 월드에 로그인했다.

로그인을 하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동굴에 수북이 쌓여 있는 고치들이었다. 내가 거미의 몸에 들어온 순간에도 사신 거미는 고치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 고치를 만들고 있는 것은 고블린이었다.

고치를 만드는 것을 그만두고 주위를 보니, 은신처 주위는 고치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이 녀석은 대체 뭐하고 다니는 거야?"

이 정도로 고치를 만들었으면…….

황급히급히 스킬과 특성을 살펴보았다.

스킬-
실 만들기(중)
독 생성(상)
독 주입(상)
급가속(상)
독 저항(상)
재생(중)
은신(상)

특성-
중산생성
산 저항(중)
 저항(중)
재생(중)
독 생성(중)
독 주입(중)
급가속(중)
은신(중)
실 만들기(소)

역시  만들기 스킬이 (중)으로 상승하여 있었고,  만들기(소) 특성이 새로 생겨나 있었다. 굳이 필요하지 않는 특성이 하나 생겨났다.

‘도대체 실 만들기 특성을, 거미 말고 어떤 몬스터에서 사용 할  있겠는가?’

‘스파이더맨도 아니고…….’


아직 특성을 6개나 더 채울 수 있지만, 하나를 망친 것이 화가 났다. 이 말썽꾸러기를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가 문제였다.

판타지월드 인벤에 따르면, 아바타와 유저는 어느 정도 친밀해지면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래서 플레이어의 방침을 아바타에게 전달 해줄수가 있었다.

하지만  거미에게는 어떻게 해야, 나의 의사를 전달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알아서 잘 알아듣고 행동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은신처를 나서자 멀지 않은 곳에, 고블린의 부락이 보였다. 고블린 부락이 너무 조용해서 다가가보니, 고블린 부락이 사신 거미에 의해 초토화 되어 있었다.

거미의 독에 죽은 고블린들이 아직 부락 안에 널려 있었고, 거기에는 살아남은 고블린은 없었다.  녀석이 고블린 부락 하나를 몰살 시켜 버렸다.

이 녀석을 통제 할 필요가 있는데, 그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제 로그아웃 한 자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수 없었다. 사신거미는 자기 멋대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도 묵묵히 동쪽으로 계속 나아갔다. 숲이  것도 있겠지만 거미 녀석이 마음대로 돌아다닌 덕분에, 숲 가장자리까지 오는 데에 무려 10일 넘게 흘렀다. 숲의 가장자리로 가자 사람의 흔적들이 보였다. 그들은 사냥꾼이나약초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서 이곳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이곳은 중앙의 에이렌 제국과 남부왕국들 사이에 있는 대수림이었다. 남쪽으로 가면 남부왕국들, 북쪽으로 가면 제국이었다.

제국 쪽으로 가면 제국 남부의 큰 도시가 나타나고, 거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모험가들에게 인기 있는 던전이 있었다.

목적지가 정해졌다. 제국의 도시와 던전 사이에 자리를 잡기로 결정 했다.

사신 거미가 더 이상 사고를 치지 않기를 강하게 염원하며, 로그아웃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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