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2화 〉52. 적의 주위에 독니를 숨겨두다. (52/211)



〈 52화 〉52. 적의 주위에 독니를 숨겨두다.

*적의 주위에 독니를 숨겨두다.*


로그아웃을 한 후 판타지 월드 인벤에 들어갔다. 목책을 만드는 법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목책을 튼튼하게 두르는 방법도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머크에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었다. 자신이 아는 것하고 가르치는 것은 많이 달랐다. 평상시에 약삭빠른 모습을 보이던 머크 녀석이, 이런 일에는 바보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어려웠다.

그냥 내가 직접 머크의 몸속에 들어가서, 목책을 만드는 법을 일일이 고블린들에게 알려주었다. 다른 고블린들도 머크처럼 어려워했으나, 내 행동을 따라 흉내를 내고 있었다. 고블린이라는 종족은 무언가를 만드는 데에는 약한 종족인  같았다. 그래서 아직 목책을 두르지 않고 사는 것인지도 몰랐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목책의 한쪽 부분이 완성되었다. 그 사이에 고블린들도 목책 만드는데 익숙해졌다. 머크에게 목책을 만드는 것의 감독을 맡기고, 나는 평상시보다 빨리 판타지월드를 로그아웃 했다. 오늘은 저녁에 식사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은이와 지은이의 친구인 안젤라, 이렇게 3명이 식사하기로 했다. 식사 장소는 안젤라가 추천하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안젤라는 부자 애인들이 많아서, 사후세계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을 많이 알고 있었다.

"석균씨 최근에 고급 저택지에, 땅을 사셨다면서요?

"지은이에게 들은 모양이군요. 땅을 샀다고 하지만, 아직 건물 지을 돈을 못 모아  땅으로 있습니다.하하."

"그래도 거기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많이 사는 고급 주택지인데 부러워요. 최근에 땅값도 많이 올랐다면서요."

최근에 사후세계로 이주자가 많아져서, 고급 주택지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나도 최근에야 지은이에게 들어 알고 있는 것을, 안젤라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대체 지은이가 안젤라에게 우리의 사정을 어디까지 이야기까지 했는지…….뭐 나 말고는 사후세계에서 편하게 이야기 할 만한 사람이 안젤라 밖에 없으니, 그런 친구에게 남자친구 자랑을 하는 지은이를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하하. 저는 잘 모릅니다. 판타지월드를 게임하기에 바빠서요."

"그런데판타지월드라는게임이, 그렇게 돈이 되나요? 그쪽 부지가 상당히 비싼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요새는 돈을 못 벌고 있어요.

안젤라에게 사신거미의 이야기와 돈을 벌게 된 과정을 이야기 했다. 거미가 죽는 장면을 이야기 했을 때와 에이미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을 때, 안젤라는 자신의 일처럼 눈물을 흘렸다. 안젤라는 여성처럼 감수성이 풍부했다.

"판타지 월드라는 게임이 재미있어 보이네요. 저도 몬스터로 플레이 해보고 싶어요."

"아직은 몬스터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은, 게임  테스터뿐입니다."

"아쉽네요. 저도 거미 같은 녀석을 애완동물 삼아 키워 보고 싶었는데요."

거미를 애완동물 삼아 키워보고 싶다니, 역시 안젤라는 약간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아참.그런데 안젤라양이 최근에 시작한 일은 어떻습니까?"

"호호.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대성황이에요. 저의 서비스를 받겠다고, 지금  달간 스케줄이  차있어요."

"하하. 잘됐네요.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세상에는 이상 성욕자들이 넘쳐나죠. 특히 성직자분들이 많이 이용하세요. 성직자들의 기준에는,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그들 자신의 계율을 어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어떻게 보면 자기 합리화와 말장난이이예요."

"......."

"그들의 입장에서는 저희가 신의 창조물이 아닌 인간이 만든 하나의 기계라고 변명을 하죠. 그러면서 성적으로 흥분하면 얼마나 이상한 요구는 얼마나 많이 하는지, 가능하면 성직자들은 피하고 싶어요."

"나름. 어려움이 많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괜찮아요. 가끔은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도 하고 그래요. 물론 석균씨 만큼 멋진 남자는 없지만요."

"안젤라. 오빠는 내꺼야 넘보지 마."

"아직 제대로 진도도 못나갔다고, 나에게 불평한 사람은 누구였더라?"

"안, 안젤라. 너어!"

지은이가 얼굴이 시뻘개져서 소리를 쳤다.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워서, 식사고 뭐고 빨리 해치우고 데리고 들어가고 싶었다.

"정 힘들면 내가 도와줄까? 내가 그런 걸 리드하는 건 잘하는데……."

"안, 안젤라!"

지은이의 얼굴이 더욱 붉어 져서 익어 버릴  같았다. 나도 지은이와 안젤라 이렇게 3명이서 하는 것을, 나도 모르게 상상해 버렸다. 결국 몸이반응해 버렸다.

안젤라는 원래 트랜스젠더여서 그런지, 남자의 반응을 눈치 채는 데는 빨랐다.

"석균씨는 좋다고 하는데, 지은이만 오케이 하면 되겠다."

"아,저는……."

갑자기 옆구리를 지은이가 꼬집었다.

"앗, 아파!"

"오빠는 엉큼해!"

"......호호. 둘은 언제나 놀려 먹는 재미가 있어서 좋아요. 호호호."

안젤라가 재미있는지, 배를 잡고 깔깔거리며 즐거워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다른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안젤라 양. 하나 물어 볼게 있는데요. 사후세계의 사람이 안드로이드 몸을 이용해서 하는 서비스는 지금 한국에서도 실시되고 있는가요?"

"아직은 안드로이드의 공급이 부족해서, 한국은 아직 정식 서비스 대상국이 아니에요. 지금 미국 만해도,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 보시죠? 혹시 한국의 친구 분들 중에, 이 서비스를 원하는 분이 있으신가요?"

"아, 아닙니다."

"괜찮아요. 말해보세요. 석균씨의 친구 분이라면, 특별히서비스를 잘해드릴게요."

"아 그건 아니고…….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아이. 석균씨와 저 사이에 감출게 뭐가 있다고요. 석균씨에 대해서는 지은이만큼  알고 있을걸요. 호호."

"안, 안젤라. 자꾸그러면, 다음에는 이 자리에 정말 안 부른다."

"미안, 그만 장난칠게. 석균씨 말씀하세요. 비밀은 지켜 드릴게요."

안젤라에게 xx일보 사주에게 영생교 취재를 의뢰 받고, 그 뒤에 죽임을 당한 것에 대해 전후사정을 설명하였다.

안젤라는 그 이야기를 듣고, 마치 자신이  일을 당한 것처럼 분노했다.

"세상에 그렇게 나쁜 인간이 있다니요. 정말 나쁜 사람이네요.

"그런데, 그 인간이 안드로이드 섹스돌의 마니아입니다. 트루컴패니언사의 제품은 최신 제품은 나오는 대로 다 사 모으고 있죠. 아마 새로운 서비스가 한국에 지원 된다면, 바로 이용 할 것입니다. 아니, 벌써 미국까지 가서 서비스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제가 도와 드리면 되죠?"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에 대해 듣거나 만나게 되면,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으니 알려주세요. 어떤 내용이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이 제가 바라는 것입니다."

"그 정도는 어려울 것이 없겠네요. 석균시를 당연히 도와 드려야지요. 지은이에게 소중한 사람은 저에게도 소중한 사람이에요."

그 말에 안젤라의 장난에 화가 났던 지은이의 마음이 풀렸다. 지은이도 사랑한 사람이 당한 억울한 일에 분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친구인 안젤라가 선선히 돕겠다고 하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녀석이  일을 잊지 않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서 잘살고 있지만, 그 일은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서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복수를 할 방법이 없어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 ,기회가 온다면 원한을 몇 배로 되갚아 줄 것이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말이 사후세계에 오기 전까지, 거친 세상을 살면서 나름 성공한 원동력이다.

기회가 온다면 철저히 물어뜯어 줄 생각이다.

안젤라가 도와준다면,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올지도 몰랐다. 그 녀석은 드러나 있지만, 나의 독니는 숨겨져 있었다.

때가 되면 녀석의 몸속으로 치명적인 맹독을 흘러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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