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화 〉104. 대수림에 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
*대수림에 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
오우거 유저가 사라지자 전투에서 패한 고블린과 오크들은 자신의 영역으로 되돌아갔다. 많은 숫자의 몬스터들이 죽었지만, 그만큼 많은 녀석들이 살아 돌아갔다.
그린스킨들을 전투의 승패가 정해진 후에는, 그들을 추격해서 죽이지는 않았다. 그들이 전투에 참여한 것은 오우거 유저의 강요에 의해 참가한 것일 뿐이었다. 굳이 무너진 그들을 죽일 필요성은 못 느꼈다.
그린스킨은 더 세력을 키워야 했다. 한 마리라도 많이 살아남아 그린스킨의 품으로 들어오는 것이 나았다. 서부지역은 오우거 로드의 사망으로 무주공산이 되었다. 서부의 영역의 몬스터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그린스킨에 의한 지배를 인정했다.
덕분에 서부 지역은 통합작업과 동시에 마을 건설이 시작되었다. 서부지역의 경우는 중앙에 대규모의 마을을 하나 건설하여, 그 마을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통치하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
서부에 있는 수많은 고블린과 오크의 작은 마을들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중앙 마을을 통해 간접 통치하는 방식이었다.
남부의 경우도 3개 마을은 그린스킨들이 살면서 직접 관리하고 있지만, 나머지 3개의 오크마을은 이런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관리하는 영역이 넓고, 지배하는 그린스킨들보다 지배를 받는 부족들의 숫자가 더 많아, 어쩔 수 없이 취하는 방법이었다.
그린스킨의 종교와 문화를 받아들이는 녀석들이 늘고 있었다. 그린스킨들의 숫자가 더 늘어나면 간접 지배하는 마을들을 직접 통치 방식으로 바꿀 것이다. 아직은 이 방식이 최선이었다.
서부의 중심 마을은 대규모로 지어 졌다. 남부의 오크로드가 지은 건축 방식을 참고하여 만들었는데 그가 남긴 오크 건설자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오크로드가 남긴 유산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서부의 중심 마을은 1만 마리 이상의 고블린과 오크들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로 지었다. 여기도 남부의 빠른 발 마을처럼 마을이라 하기 보다는 도시에 가까운 규모였다.
빠른 발 부족의 마을과 다른 점은 내성과 외성으로 이중 목책을 지어, 내성에는 그린스킨들이 외성에는 피지배 부족이 살게 했다. 이것은 남부의 새 초록성과 비슷한 구조였다.
지배 부족은 기존의 그린스킨들과 이번에 새롭게 그린스킨 부족으로 편입된 빠른 발 오크부족이었다. 반면에 피지배 부족은 기존에 서부에 사는 고블린들과 오크들이었다.
빠른발 부족을 그린스킨으로 받아들이고 지배 부족으로 만든 것은 그린스킨의 숫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함이었다. 그린스킨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세력 확장이 더 빨랐다. 빠른 발 부족의 오크를 그린스킨으로 받아들임으로서 그린스킨에 의한 지배구조를 더 탄탄하게 해졌다.
빠른 발 부족의 오크들은 오우거 로드와의 전투에서, 오크 예니체리들을 효과적으로 지휘 해주었다. 전투에서 오크 예니체리 부대가 더 굳건히 버틴 것은 이들 덕분이었다.
이들을 받아들인 것은 이러한 선례를 통해 지배받는 부족들이, 그린스킨의 문화와 통치방식에 적극적으로 따라오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동시에 피지배부족도 충성하고 그 능력을 보여준다면, 지배 부족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의미도 있었다.
마을 건설은 그동안 오크 건축가들과 고블린 장인들을 새로 건설되는 지역으로 보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서부 지역의 노동력을 동원하여 빠르게 마을을 건설을 시작했다. 건축 장인들은 이제는 각각의 영역별로 분업화 되어 효율적으로 마을을 건설하였다.
마을의 건설에는 기존의 그린스킨들의 기술의 노하우와 빠른 발 부족의 오크 장인들의 건축술이 녹아들었다. 지금까지 만든 그린스킨들의 마을 중 최고였다.
목책들은 거대하고 튼튼했으며,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설치되었다. 오우거의 공격에도 방어를 할 수 있게 강철로 만든 철문과 목책의 곳곳에는 대형 쇠뇌가 장착이 되어 있었다.
목책의 곳곳에는 화공을 대비한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었고, 심지어 마을을 둘러싼 해자까지 만들어져 있어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이 마을은 그 안의 시설들도 화려했다.
특히 신전은 크고 아름다웠는데, 그린스킨들의 목재 건축술이 집대성 된 건물이 되었다.
동양의 양식을 닮은 하늘로 날아가는 듯이, 부드럽게 위로 향한 처마가 아름다웠다. 신전의 지붕에는, 최근에 그린스킨들이 만들기 시작한 토기기술이 집대성 된 기와가 지붕 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신전을 받치는 기둥들은, 고대 그리스의 신전의 기둥을 닮은 배불림 양식으로 웅장하게 지어졌다. 그 웅장함과아름다움은 이제까지 지어진 신전 중 최고였다. 현실에서도 이 신전만큼 크고 웅장한 목조 건물은 존재 하지않았다.
이곳에서 많은 고블린 사제들과 오크 사제들이 탄생 할 것이다. 사제의 중요성은 이번 전투를 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다.
사제의 충원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는데, 그것은 마라가 군주 테크트리를 타고 있어서 그 부분을 소홀히 한 것이었다. 대신에 열성적인 사제장이 있으니, 조만간에 빠르게 사제가 충원이 될 것이었다. 서부지역의 중앙에 도시가 들어서는 것으로 서부 통합 작업은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는 다른 지역의 동향을 보면서 힘을 모아 다른 지역까지 정복하는 일만 남았다. 빠르게 병사들을 양성하고 무장을 시키며 전투의 피해를 복구하고 있었다.
기존의 전투의 경험을 살려 전보다 더 강한 군대를 양성하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의 소식이 그린스킨들에게 들려왔다. 그것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동부와 북부가 아니라, 제국으로 부터 불어오는 전쟁의 바람이었다.
제국에서 뜬금없이 프라우나 대수림 지역에 있는 몬스터들을, 대규모로 토벌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제국의 대수림에 대한 토벌 선언은 인간들의 왕국과 제국에서 활동하는 유저 사이에서도 이야기꺼리가 되었다.
-갑자기 웬 프라우나 대수림 토벌?-
-그러게요. 그곳에 무슨 일이 있나요?-
-시범서비스로 몬스터를 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에이, 설마. 몬스터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를, 토벌 이벤트를 하겠어요―
- 제국에서 활동하는 유저 분들 중에 그 이유를 아시는 분?-
-저도 제국에서 플레이하는데, 금시초문이에요. 누구 아시는 분?-
-제 아는 형님분이 제국에서 영주로 플레이 하시는데, 그분도 금시초문이라네요. 영주들도 갑자기 제국 황제가 대수림 토벌 위한 병력을 준비하라고 해서 당황스럽다더군요.―
-그럼 이번 토벌전이, 황제의 명령이라는 건가요. 헐, 대박-
-근데 황제가 유저였어요?-
-설마 황제가 유저이겠어요? 아타바 가격이 어마어마 할건데. 제프 베조스가 판타지월드를 플레이 한다면 몰라도…….-
-뭔가 프라우나 대수림에서 활동하는 몬스터 유저들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모양인데, 관련 내용 아시는 분?-
-최근에 프라우나 대수림 관련해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던데……. 무슨 전투 동영상이었나? 관련 몬스터 플레이 동영상 주소 아시는 분?-
-네. 얼마 전에 대박 영상 하나 올라왔었어요! 프라우나 대수림에서 있었던 전투 영상인데, 그냥 영화에요. 영화! 그 전투를 편집해서 영화로 만들어도 될 듯요.-
-무슨 동영상이에요?-
-오크 로드 군대와 홉 고블린 로드의 군대가 싸우는 동영상인데, 영상이 후덜덜 해요-
-아, 그 동영상요. 요새 핫 해요. 궁금하신 분 한번 찾아보세요.-
-아! 그 영상 저도 봤어요. 홉 고블린 로드 군대가 대단하더군요. 그들의 장비가 웬만한 영지의 군대보다 낮더군요. 그리고 전투하는 방식이 이미 몬스터의 군대가 아니더군요.-
-매머드 부대와 오우거 부대가, 오크로드의 군대를 치고 들어갈 때 오줌을 지릴 뻔…….-
-오크 로드와 홉 고블린 로드의 일대일 전투도 압권이었지요. 카~-
-승패는 어떻게 되었어요?-
-홉 고블린 로드가 오크로드에게 이겼습니다.-
-소문으로는 그 홉고블린 로드가 최근에 프라우나 대수림 서부에서, 오우거 로드와도 싸워서 이겼다는 소문도있어요. 아직 영상이 안 올라와서 정확하지는 않지만요.-
-크크크. 프라우나 대수림안에서 뭔 일이 벌어지고 있긴 있는 모양이네요. 제국에서 토벌을 하겠다고 하고…….-
-그러게요. 몬스터 시범서비스에 참여 하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입니다. 누구 정보 있으면 많이 올려 주세요.-
-네. 많이 올려주세요 저 팝콘 준비하고, 대기하고 있을게요. 크크.-
제국의 토벌 선언으로, 프라우나 대수림에대한 관심이 올라갔다. 이제까지 전례가 없었던 일이었고,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유저들도 알아채고 궁금해 했기 때문이다.
오크로드가 올린 동영상은 조회수가 빠르게 올라갔다. 오크로드 유저는 동영상 수입으로, 그가 입은 손해를 얼마간 벌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국의 토벌 선언이 발표 되었지만, 토벌대의 준비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나는 내부의 문제였다. 제국의 제후들이 황제의 토벌 명령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제국은 말만 제국이지 옛날에 번성했던 그 에이렌 제국이 아니었다. 지금은 판타지월드 대륙의 중앙을 차지하는 큰 왕국일 뿐이었다.
황제의 권력은 제국의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않았고, 제도 부근의 영지를 제외하고 크고 작은 영지들은 제후들과 영주들이 직접 다스렸다. 제국의 힘의 대부분을 가진 제후들과 영주들은, 프라우나 대수림의 토벌에 부정적이었다.
프라우나 대수림이 자신의 영지에 큰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었고, 토벌한다고 해도 자신들에게 오는 수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반대를 하였다. 군대를 움직이게 되면 돈이 들게 마련이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비싼 돈을 들여 키운 자신들의 병사들이 죽게 된다. 제후들의 입장에서는 이득은 없고 손해만 나는 장사였다.
하지만 황제의 명령이라 반대는 하지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시간을 끌고 있었다.
황제의 직속 친위군은 5,000명에 불과했다.
모두 제국 최고의 병사들이긴 하지만, 그들로만 그 넓은 대수림을 토벌할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대수림을 위한 토벌군은, 빨리 출발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남부왕국들과의 문제였다. 제국은 남부왕국들의 북부지역을 통과하여, 바로 프라우나 대수림의 남부로 진격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베른 왕국의 포함한 남부의 왕국들은 제국군이 자국영토를 지나가는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린스킨 군대에게 수도를 포위당했을 때야, 워낙 위급한 상황이라 타국의 군대를 자국에 들여보냈지만,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에 타국의 군대를 자국 영내에 들여보내기는 껄끄러웠다.
저번에 큰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제국과 남부왕국들은 얼마 전까지는 남부왕국들의 북부 지역을 놓고 싸우기도 한 사이였다. 그런데 제국이 남부 왕국의 북부지역을 지나가겠다고 하니, 남부왕국도 불안 한 것이었다.
저번에 신세진 게 있어, ‘앞에서는 노!, 라고는 못하지만, 여기도 답을 깔고 앉아 뭉그적거리고 있었다.
이래저래 대수림을 향한 토벌군의 출발은 늦추어 지고 있었다.
그린스킨들로서는 시간을 벌었다.
제국의 토벌 선언으로 프라우나 대수림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