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화 〉129. 제임스와 협력을 하다.
* 제임스와 협력을 하다.*
'돈은 쌓아 두었다가, 어디에 쓰겠는가?'
판타지월드에서 유저가 가지는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특성이나 스킬을 사서 아바타를 강화시켜 줄 수도 있다. 판타지월드 인벤을 통해 최신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게임에서 현질이 가능했다.
유저로서의 장점은 많았다. 이러한 점이 판타지월드의 주민보다 아바타가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는 비결이었다. 특히 게임에서의 현질은 그 차이를 크게 벌 일 수 있었다. 이것은 유저만의 특권에 가까웠다.
나는 그 특권을 사용하기로 했다. 판타지월드에 현질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판타지월드에서 인정된 현질은 아니었다. 판타지월드에서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현질은 고가의 아바타를 사거나 스킬을 사서 아바타를 강화시켜주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 대신에 유저와의 거래를 하기로 했다. 유저간의 거래는 다른 MMORPG와 마찬가지로 게임 내에서 허용이 되지 않았다. 눈감고 아웅 하는 식이지만, 판타지월드의 공식적인 입장은 금지였다. 하지만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비공식적으로 유저간의 현금 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게임내의 화폐인 골드는 달러와 연동해서 환율처럼 시세가 변동했다. 이런 골드는 보통 상인유저들이 판매를 하고 영주들이 구입을 했다. 영주들은 전쟁을 자주 벌였으며, 판타지월드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으로 부족하면,현질을 통해서 전쟁자금을 마련했다.
몬스터와 인간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이 방법만이 게임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전란의 시대가 된 이후에는 이것으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 달러 대비 골드의 시세가 예전보다 더 올라갔다.
오랜만에 채팅창을 열어 상대와 채팅을 하였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냈습니까?-
-아 정말 오랜만에 연락을 주셨네요. 마라님의 아바타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한동안 그 이야기로 판타지월드가 떠들썩했었습니다. 그 이후로 한동안 연락이 없으셔서, 저는 마라님이 판타지월드를 접으셨는가? 생각했습니다.-
-게임을 접은 것은 아니고, 잠시 게임을 쉬고 있었습니다.-
-그럼 다시 게임을 시작하시는 겁니까? 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뭐로 시작하십니까? 오우거, 트롤?-
-하하. 둘 다 아닙니다. 이제는 인간을 플레이 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제임스님이 가지고 계신 대수림 서쪽 영지 근처에서 시작했습니다.-
-잘되었습니다. 마라님의 새 출발을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 하하. 말씀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당연하지요. 그런데 마라님이 이렇게 직접 연락을 주신거로 보아서는, 뭔가 저와 거래 할 것이 있으신 것 같군요. 이번에는 뭘 거래하시려고 연락을 주셨는가요?-
-역시 눈치가 빠르시네요. 이번에는 골드를 거래할까 합니다.-
-이번에 금광을 개발하셨습니까? 역시 마라님은 대단하시네요. 하하.-
-그 골드가 아니라, 판타지월드의 통화인 골드입니다. 현금으로 판타지월드의 통화인 골드를 살려고 합니다. 요새 시세가 1골드에 10달러 정도 하지요?-
-그건 그런데 골드는 뭐하시게요? 상인 유저나 영주가 아니라면, 대량의 골드가 필요가 없을 건데요. 이번에는 영주로 시작하시는가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습니다. 영주로 플레이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마을 하나를 개발 하려고합니다. 그 마을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디에 있는 마을입니까?-
-제임스님의 서부영지에 가까운 마을입니다.-
토마스가 사는 마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 설명을 듣고 제임스는 의문을 표했다.
-마라님 쯤 되시면, 굳이 작은 마을을 개발하는 것보다, 영주가 되어 바로 시작하시는 게 더 편하지 않습니까? -
-그게 제 새로운 아바타가 좀 다루기가 힘들어서 그렇습니다. 그 아타바가 자신의 마을과 가족에 집착을 하는군요. 이번에는 까다로운 녀석을 만났습니다.-
-그럼 그 아바타를 포기하고, 새로운 아바타로 시작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그게, 저도 그 녀석에게 나름 정이 들어서 버리기가 그렇더군요. 그동안 노력한 것도 있고요.-
-음……. 그럼 제가 무엇을 해드리면 됩니까?-
-우선 3가지를 해주시면 됩니다. 첫 번째, 그 마을을 현재 영주에게서 사실 수 있으면 사시고, 안되면 착취하는 것을 막아 주십시오. 두 번째, 그 마을에 투자를 하시고, 마을을 발전시켜 주십시오. 세번째, 판타지월드에서 유저간의 골드 거래는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한번 쇼를 해주셔야겠습니다.-
- 저의 도움에는 비용이 드는 것은 아시죠? 이 3가지를 모두 하려면 상당한 돈이 들 것입니다.-
-그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들어간 비용을 정리해서 청구서를 보내주세요. 그럼 제가 그 비용에 맞게 계좌에 입금시켜 드리겠습니다.-
-음……. 알겠습니다. 그런데 3번째 쇼는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가요?-
-봄에 제가 있는 마을에서, 서쪽에 있는 제임스님의 영지로 비단을 팔러 갈 것입니다. 그러면 그 비단을 핑계로 저희 마을을 한번 방문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 아! 그런데 마라는 옛날 저의 아바타 이름입니다. 지금의 아바타는 토마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그 마을에서 토마스를 찾으시면 됩니다.-
협의가 끝난 후 상인 유저와 토마스가 사는 마을과 그 발전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춥고 배고픈 기나긴 겨울이 지나갔다. 마을은 토마스의 노력 덕분에 굶어 죽은 사람 없이 힘든 시기를 보낸 수 있었다 그동안 토마스와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20필의 실크 천이 만들어졌다. 한 겨울 동안 꼬박 노력하여, 한가구당 1필 정도의 실크 천을 직조 할 수 있었다.
20필의 실크라면 가울 추수 시기까지, 마을이 먹을 식량을 구할 수 있을 것이었다. 봄이 되자 우선 밭을 갈고 밀을 파종을 했다. 밀을 파종을 하고 어느 정도 자랄 때가지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밀과 함께 자라는 잡초들을 뽑아주어야 해서 일이 바빠진다.
이 기간을 이용하여 마을 사람들과 겨울동안 실내에서 직조를 하였던 실크를 들고 하이파 마을로 갔다. 하이파 마을은 이 어려운 시기에도 번영을 누렸다. 수많은 상인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많은 물건들이 거래가 되었다.
최근에 인근에 살기 힘든 유랑민들이 몰려서 예전보다 인구가 대폭 늘어난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 하이파 마을을 하이파 도시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늘어난 유랑민들은 하이파 마을에서 구걸이나 잡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이 지저분했다. 하이파 마을은 이들에게 별다른 처우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을 마을에서 쫒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따로 지원도 하지 않았다. 제임스의 영지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수용인구가 다 찾다. 이들은 때가 되면 다른 곳으로 보내 질 것이었다.
하이파 마을에서 실크를 팔았다. 실크는 구하기 어려운 값비싼 물건이었다. 특히 마라가 죽은 이후에는 실크의 생산량이 대폭 줄었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가져온 실크는 하이파 마을에서 비싼 값으로 팔렸다.
마을사람들은 봄과 여름을 보낼, 충분한 식량을 사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들은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토마스를 칭찬을 했다. 토마스는 마을 사람들의 칭찬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자신의 능력으로 마을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구해낸 것이다.
토마스의 마음속에서 나에 대한 신뢰감이 조금 더 올라갔다.
실크에 대한 소식은 하이파 마을의 촌장에 의해, 그곳의 영주에게 전달이 되었다. 귀족 상인인 그곳의 영주는 실크에 관심을 가졌다. 실크는 그 귀족 상인이 예전에 취급을 하던 상품이었다.
귀족 상인은 병사를 이끌고 상품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토마스의 마을로 찾아왔다. 귀족은 병사 100명을 거느리고 마을을 찾아와, 자신에게 판 실크의 출처가 어딘지를 따졌다.
겁에 질린 마을사람들은 토마스가 실을 만들어, 자신들이 실크를 직조를 하였다고 실토를 하였다.
토마스는 병사에 이끌려 귀족 상인 앞으로 끌려 나왔다. 토마스를 본 귀족 상인은 제대로 신발도 신지도 안은 채, 허겁지겁 뛰어나와 토마스를 안았다.
"아! 브랜든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여기에서 이렇게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세상에 내려오셨으면 한번 연락을 주시지 섭섭합니다."
여기에서 마라라는 이름은 사용하지 못했다. 마라는 인간들의 제국을 멸망시킨 존재로, 아직도 인간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높았다.
"아. 제가 일이 있어 미리 연락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제는 토마스로 불러 주십시오.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토마스로 살다보니, 이 마을에 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임스님에게 부탁 드려야 할 것이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습니다.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브랜든님. 아니 토마스님에게 신세진 게 얼마인데……. 저의 성심을 다해서 토마스님이 말씀하신 것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제가 곧 이 마을을 떠나야 할 것 같은데, 이 마을이 걱정이 되는군요. 제가 없는 사이에 이 마을을 돌봐주실 수 있으신지요?"
"토마스님의 말씀인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우선 제가 데리고 온 병사 100명을 이 마을 보호를 위해서 남기겠습니다. 그리고 이 마을의 관리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지고 맡아서 하겠습니다. 이곳의 영주가 문제가 된다면 제가 영주와 단판을 내겠습니다. 그러니 마음 편히 떠나셔도 됩니다."
"그럼 믿고 떠나겠습니다."
이렇게 토마스가 마을을 떠나는 것이 결정되었다. 마을 사람들과 상단의 사람들은 두 사람이 유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들 사이에 대화는 친한 신들끼리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일을 부탁하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 소문은 주위로 퍼지고 이 마을을 소유하는 영주의 귀에도 들어갈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영주는 이제 마을을 함부로 하지 못하고, 상인 귀족과 협상에 나설 것이다. 제임스는 절친한 친구의 부탁이라는 이유로 이 마을에 간섭할 명분을 얻었다. 그러면 이곳의 영주와 협상할 수 있었다.
이곳은 영주는 영주로서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다. 그와 관련해서는 제임스가 알아서 처리를 할 것이었다. 서로 돈을 주고받던, 전쟁을 하건, 마을의 지배권은 제임스에게 넘어 갈 것이다.
영주가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겨우 인구가 100명 정도 사는 마을 때문에 제임스와 전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임스는 돈과 인맥을 이용하여 이 부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다. 적당한 선에서 서로 돈을 주고받고 마무리가 될게 확실했다.
그렇게 제임스가 이 마을과 이 일대를 지배하게 될 것이었다. 제임스가 이 마을에 대한 지배권을 획득하면, 돈을 투자해서 마을을 개발을 시작 할 것이었다.
이 모든 비용이 결국 청구서로 날아오겠지만, 상인유저는 확실히 일처리를 해주고, 그만큼 비용을 청구 할 것이다. 그는 장사꾼이고 신용도 괜찮았다. 다시 돌아올 때, 이 마을이 어떻게 발전해 있을지 궁금해졌다.
-토마스야. 이제 이 마을을 떠날 때가 되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자구나. 그곳에서 고생하는 많은 이들의 어려움을 보살피자구나.-
-..... 예. 알겠습니다.-
더 많은 이들을 돕자는 말에 거부를 하지 못했다. 토마스는 이렇게 마을을 떠나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이렇게까지 해주었는데 못 떠나겠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
토마스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녀석이 싫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