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3화 〉173. 이주단의 책임자들의 사전미팅.
*이주단의 책임자들의 사전미팅.*
바깥세상은 AFTER LIFE사를 지지하는 국가들과 적대시하는 국가들의 분쟁이 일어나고 있었다.
어떤 곳은 국가라는 존재가 자체가 붕괴 되었다. 국가가 내전 상황으로 빠져들어,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었다.
최근에는 그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사후세계로 넘어왔다.
내전으로 서로 죽고 죽이는 와중에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사후세계로 가는 방법뿐이었다.
아예 완전히 존재가 사라지느니,데이터의 형태라도 남는 게 났다고 생각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예전에 비싼 돈을 주고 가야 하는 사후세계를 지금은 공짜로 조금 일찍 가는 것뿐이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를 했다.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자기합리화였다.
바깥세상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이제는 내손을 떠난 일이라, 더 이상 바깥세상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승패의 결과가 정해진 경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토마스의 활약 소식 정도는 챙겨보고 있었다. 토마스는 충실하게 여신의 종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여신의 깃발 옆에는 토마스의 교황의 깃발이 있었다.
토마스는 정복자이자, 여신의 수호자가 되었다.
토마스와 그가 이끄는 안드로이드 군대는, 착실히 사람들을 사후세계로 보내고 있었다.
***
그동안 사후세계는 새롭게 대규모 확장을 하였다.
급격히 몰려드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서였다. 하루에 10만에서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새로 이 사후세계로 몰려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들어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계속 늘고 있었다. 그래도 지구상에는 아직 사후세계로 들어와야할 사람들이 더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아직도 사후세계로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마스와 안드로이드의 군대에 의해 강제적으로 보내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스로 지원해서 오는, 자원자들로 많이 늘었다
강제로 오는 사람들과 자발적으로 오는 사람들은, 사후세계에 적응하는 속도가 달랐다. 항성 간 이주 계획에 대한 그들의 태도도 달랐다.
사후세계에서 첫 번째 항성 간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지원을 받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했다. 이들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사후세계로 넘어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죽음을 극복한 사람들이니, 삶에 대한 자세가 달랐다.
그들은 항성 간의 이주에 적극적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번 첫 번째 이주단은 나에게 행운이었다.
성공의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진 것 같았다.
***
기존의 사후세계 외각에, 외계 행성 이주민을 위한 도시가 생겼다. 그곳은 항성 간 이주를 떠나기 전에 교육을 하는 장소였다.
대부분은 정신교육이지만, 우주선과 전투용 안드로이드에 대한 교육도 있었다. 이주 과정에서 긴급사태 발생시 대처하는 교육이었다.
간부가 될 사람들은 좀 더 심화 교육을 받았다. 시간의 흐름이 다른 가상세계로 가서 전문교육을 이수했다.
가상세계에서 우주선과 전투용 안드로이드에 대해서 실전과 같은 훈련을 했다. 우주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야 했다.
전투요원과 조종자, 과학자들이 모두 사망할 경우, 전문훈련을 받은 간부들이 이주민들을 이끌어야 했다. 그들 중에는 막스와 제임스도 포함이 되었다.
도시에는 외계 행성 이주단의 본부가 있었다. 첫 번째 이주단의 단장으로서 그곳을 총괄했다.
첫 이주단의 경우, 50만이 넘는 이주민이 참가하기 결정되었다.
그중에는 전문 우주인으로 훈련을 받은 1,000명의 과학자들과 군사부분을 담당하는 군인 출신 1만 명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그들을 포함하여 50만 명의 목숨을 책임지는 일을 맡게 되었다. 이주를 준비하는 과정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판타지월드에서 세력을 이끄는 것과는 또 달랐다. 사람의 목숨을 책임지는 일을 맡으니, 그 느낌이 달랐다.
판타지월드의 주민들을 인간과 같이 대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속 한편에는 아직 게임 속 캐릭터로 생각하는 마음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주단의 주요 책임자는 3명이었다.
우주 탐사기술자로 이루어진 탐사단장과 군사 부분을 담당하는 군 총사령관이 그들이었다.
이주단의 대표로서, 이 두 사람과 함께 이주단을 이끌어야 했다.
나의 역량에 비해서는 과분한 직책이었다.
***
AFTER LIFE사의 회장에게 높은 직책을 부여 받았다.
크루세이더를 발족시킨 공과 그동안 판타지월드를 플레이하면서 보여준 모습을 고려한 것이었다.
외계로 떠나는 거대 우주선의 최고 지휘관이라니……. 책임감과 동시에 그 지위에서 오는 권력의 맛을 동시에 느꼈다.
그 동안의 번 돈의 반은 AFTER LIFE사의 주식으로 투자하였다. 나머지는 정리하여 우주선 내부에 만들어지는 가상세계의 경제권에 투자를했다.
우주선 안에는 기존의 사후세계와 다른 새로운 가상세계의 공간이 있었다.
지금 이주민들이 생활하고 훈련하는 도시와 똑같이 생긴 공간이었다. 이주단은 그 속에서 지금의 생활과 비슷한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50만 명이 사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탄생을 하는 것이다. 그곳에는 AFTER LIFE사의 새로운 화폐가 통용이 되었다. 그것의 이름은 비트였다.
이번 이주단은 부자들이 적었다. 이미 부자인 사람들은 쉽게 모험을 하지 않았다. 나와 막스,제임스 등이 투자한 돈이, 그 경제권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었다.
덕분에 이번 이주단은 AFTER LIFE사의 대출을 받지 않고도, 우주선 내 거주지의 경제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이주가 성공을 하면, 3명은 외계 행성 식민지 개척에 따른 막대한 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AFTER LIFE사 만드는 은하제국은 평등한 사회가 아니었다.
회장이 보여 준 미래의 모습에는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극단적인 피라미드 사회였다. 정보와 기술은 각 해당 피라미드에 맞게 제공이 되었다.
하위 피라미드의 사람은, 아예 상위 피라미드에 대한 정보조차 차단되어 있었다.
각자의 피라미드의 간격은 넓어서 사디리가 없으면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아예 존재 하지 않았다.
우리 3명은 그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자리 근처를 예약해 놓았다.
****
이주단의 출발에 앞서 탐사단장과 총사령관 그리고 이주단 단장이 모이는 사전 미팅을 가졌다.
탐사단장은 전형적인 연구자의 모습이었다. 구겨진 셔츠에 바지 그리고 안경이었다.
사후세계에 근시나 원시는 없는데, 안경을 왜 쓰는지 모르겠다. 아마 패션이나 콘셉트일것 같았다.
탐사단 단장은 자원자로서 외계 행성을 가기 위해, 기꺼이 자기 생명을 바친 우주과학자였다.
인류 최초의 외계 행성으로의 이주라는 사명을 맡게 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름은 니마이로 인도계 아메리칸같아 보였다.
탐사단 단장이 우리가 가게 되는 행성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저희가 가게 되는 행성의 이름은 TESS-167d입니다. 그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아시나요?"
별 궁금하지는 않지만, 말하고 싶어 하는 그에게 어울려주었다. 그는 내가 관리해야 하는 사람 중에 우선순위가 높은 사람이었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경청도 필요했다. 그가 신나게 떠들 수 있도록 추임새를 넣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ESS라는 이름은 케플라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어, 2019년에 발사된 우주망원경의 이름입니다."
"아! 그렇군요."
나는 이런 추임새를 넣고 있지만, 총사령관은 대꾸도 안했다. 지겹다는 표정이 얼굴에 역력했다. 니마이는 그런 것을 못 느끼는지 계속 이야기를 했다.
"그 망원경이 발견한 외계행성의 이름은 일반적으로 HD xxxxxx로 이름이 붙여집니다. 그 중 외계 생명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행성에는 특별한 이름이 붙습니다. 망원경의 이름을 따서 TESS라는 이름을 붙이지요."
"아하. 그렇군요!"
"167은 TESS라는 이름이 붙은 외계행성 중, 167번째 행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뒤에있는 d는 무슨 의미인가요?"
가끔은 이렇게 뼈를 찌르는 질문도 던져야, 좋은 경청자의 자세였다.
"행성이 있는 항성계내의 그 행성의 위치입니다. 그 항성계의 태양에서 4번째 거리에 위치한 행성이라는 의미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이 행성이 첫 번째 이주대상 행성으로 선정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건 이 행성을 이루는 항성이 태양계의 태양과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우주에는 태양과 같은 단성계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요?"
"거기에다가 그러한 단성계들은 대부분 적색왜성입니다. 적색왜성은 숫자가 많지만, 인류가 거주할 만한 행성을 보유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요?"
"저희가 가는 행성이 있는 항성계의 항성은 크기와 질량은 태양보다 조금 더 큽니다. 게다가 태양보다 조금 더 젊은 별이라 인류가 살 수 있는 골드락스 존이 넓은 편입니다."
"골드락스요?"
"네. 골드락스라고 하면……."
질문을 잘못 던졌다. 골드락스의 유래부터 해서, 우주에서 골드락스 존이 가지는 의미까지 탐사대장에게 장황한 설명을 들어야 했다.
뼈를 찌르는 질문을 던지되, 설명이 길어질 만한 질문을 던지지 않아야, 좋은 경청자의 자세였다.
"이 골드락스 존 범위 안에 TESS-167c 와 TESS-167d가 있습니다. 그 중 TESS-167d는 생명이 거주 가능한 행성으로 예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아. 그런가요."
"최근 TESS-167d에 AFTER LIFE사의 탐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외계 생명체 그중에서도 상당히 수준이 높은 지적생명의 존재가 확인되었습니다."
"외계 지적생명체가 발견 되었다고요?"
이건 놀랄만한 일이었다. 예상은 했었다. 그래도 AFTER LIFE사에서 그것을 직접 확인했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네 맞습니다. 이걸 좀 보십시오."
탐사단장인 니마이는 홀로그램을 비추었다.
홀로그램에는 날개가 달린, 마치 천사와 같이 생긴 생명체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거대한 구조물의 모습도 나타났다. 그들의 문명의 수준은 높아 보였다.
그러나 놀란 것은 그들의 문명이 아니라, 니마이가 보여주는 홀로그램 자체였다.
그것은 상당히 자세하고 정확했다. 먼 거리에서 천체 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복구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당히 근거리에서 직접 촬영한 홀로그램이었다.
"이걸 대체 어떻게 찍었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AFTER LIFE사에서 항성 간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이건 저희가 타는 우주선과 다른 기술 사용한 것입니다. 카메라를 탑재한 소형 기구를 그곳으로 보내어 찍었습니다."
"다른 기술이라뇨?"
"워프 항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