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의 교단 ]
베르사 대륙에 다시 한 번 커다란 충격이 몰아쳤다.
세라보그 성의 초토화!
주민들과 유저들이 절반 이상 죽음을 당한 사건이었다.
유저들은 물론 페널티를 당하고 나서 되살아나지만, 성의 함락과 함께 주민들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세라보그 공성전
위드와 그를 따르는 주민들의 대탈출
왕실 기사들의 전투 영상
세라보그 성의 대화재
홍수를 부르는 조각술, 그 정체는?
전쟁과 관련된 여러 동영상이 그날 크게 인기를 끌었다.
엠비뉴 교단은 세라보그 성을 완전히 태워 버리고 나서 왕국군과 싸우지 않고 흩어졌다.
때를 맞춰 로자임 왕국의 각 지역에서는 엠비뉴를 믿는 반란군들이 일어났다.
"로자임 왕국도 불안하군."
이현은 해물 칼국수를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이곳은 세라보그 성이 있던 자리입니다. 건물들은 모두 불에 타 버리고 지금은 돌의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오주완 씨, 정말 그 번성하던 로자임 왕국의 수도라고는 믿을 수가 없네요."
"저도 처음에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링 씨는 로자임 왕국에 가 보신 적이 있나요?"
"아직 없어요. 하지만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이제는 예전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워졌네요."
하늘 끝까지 치솟을 듯 타오르던 불길이 결국은 저런 결과를 빚어냈다.
홍수를 불러일으키면서 태워 버린 후였다.
무너지고 탄 건물들, 세라보그 성은 폐허의 잔재만이 남았다.
KMC미디어의 전속 진행자의 신혜민은 지금 휴가를 받고 쉬고 있는 중이라서 최근 떠오르는 진행자계의 샛별 아링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일주일 만에 접속한 유저들은 광장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입니다."
세라보그 성에서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접속을 종료했던 유저들은 엠비뉴 교단이 빠져나가고 나서야 다시 접속했다.
"여기 한 상인분을 인터뷰 해보겠습니다.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모르겠어요. 그냥 막막하네요."
"엠비뉴 교단으로 인해 피해가 무척 큰데요,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다른 곳으로 가서 계속 장사를 해야죠, 뭐, 약탈 한두 번 당해 본 것도 아니고."
상인은 마차를 끌고 떠나갔다.
그 후에도 세라보그 성의 유저들 여러 명을 만나면서 인터뷰를 해 봤지만 대부분은 다른 성이나 혹은 다른 왕국으로 떠나겠다는 말을 했다.
"오주완 씨, 그래도 세라보그 성에서 희망의 등불을 봤다는 분들이 많아요"
"예, 생중계로 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맞아요, 제가 제일 만나 보고 싶고, 사귀고 싶어 하는 그분! 그분이 있어서 많은 분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요?"
"전쟁의 신 위드가 우연치 않게 세라보그 성에 있었습니다. 붉은 갈대의 숲으로 떠난 줄 알았는데 오래 안 나타나기에 무슨 다른 볼일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세라보그 성에서 대활약을 펼쳤죠."
"이번 일로 전쟁의 신 위드를 칭송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들었어요."
"매번 그랬지만 다른 랭커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는 위드에 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봐야겠죠. 위드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요."
"꺄악! 그럼요, 특히 취익, 취익 할 때의 매력적인 콧소리에 저는 푹 빠져들었는걸요."
"위드는 세라보그 성에서의 피난 행렬을 진두지휘하고, 사실상 동료 1명만 데리고 엠비뉴 교단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로자임 왕국에서는 위드에 대한 칭송이 자자합니다. 덕분에 살아남은 유저들 중에는 , 이번 기회에 모라타로 옮기겠다고 떠나는 분들도 많이 있고요."
방송에서 자기 칭찬이 쏟아져 나오자 이현은 괜히 낯간지러운 느낌도 났다.
"초등학교 시절에 받아쓰기를 65점 맞고 선생님한테 그래도 노력하면 글씨체는 고칠 수 있을 거라며 받아 본 칭찬 이후로 오랜만에 들어 보는군.'
유아링의 공개 고백도 받았다.
그녀는 아이돌 출신의 가수이면서도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여자였다.
로열 로드에서 어여쁜 사제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그녀가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연락을 달라고 했다.
물론 이현은 정말 순진하게 연락을 할 생각은 없었다.
현실과 상상에는 큰 차이가 있는 법이고, 방송용이 아니라 그녀가 정말 관심이 있었다면 방송국 내에 있는 연락처를 이용해서 먼저 전화를 했을 테니까.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빨리 로자임 왕국을 떠나야 되겠군. 헤르메스 길드에서 쫓아올 수도 있으니 말이야."
방송국에서 전해 주는 소식들을 들어 보니, 국왕은 왕실기사들과 함께 무사히 빠져나갔다고 한다.
바로 군대를 모아서 엠비뉴 교단에 반격을 하기 시작했고, 지방 귀족들에게는 엠비뉴에 대한 토벌령을 내렸다.
왕국이 내전에 휩싸이면서 유저들은 대부분 국왕의 편을 택했다.
왕국을 구하는 이벤트에서 공적치를 많이 쌓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교주 벨로니와 대판 싸우게 되겠군. 아직 벨로니의 능력을 보진 못했지만 만만한 적이 아닐 거야."
이현이 해물 칼국수를 거의 다 먹어 갈 때였다.
"그러면 중앙 대륙의 상황을 계속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오주완 씨, 하벤 왕국, 헤르메스 길드가 이번에도 크게 이겼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로자임 왕국에서의 엠비뉴 교단의 등장만 아니었으면 첫 번째로 알려 드렸어야 할 소식인데요, 베르사 대륙 최강의 헤르메스 길드! 그들이 칼라모르 왕국의 군대를 다시 한 번 격파했습니다."
"칼라모르 왕국의 총사령관 콜드림은 어떻게 되었나요?"
"기사 중의 기사, 콜드림의 참전이 오늘도 있었습니다. 이미 지난번 전투에서 패배하면서 간신히 빠져나왔었는데요........"
지난번 전투에서 콜드림은 기사들과 사투를 벌인 끝에 하벤 왕국의 포위망을 돌파하여 퇴각할 수 있었다.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이 그의 발길을 막기 위하여 애썼지만 겨우 살아서 돌아갔다.
하지만 칼라모르 왕국은 예정된 패배를 피하지 못했고, 거듭된 패전으로 인해서 군대의 규모조차도 의미 없을 정도로 줄어 버렸다.
"아쉽게도 콜드림의 모습을 다시 볼 수는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콜드림과 일대일 기사의 결투를 해서 바드레이가 이겨버렸기 때문이죠."
하벤 왕국과 칼라모르 왕국의 전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계속되었다.
칼라모르 왕국와 콜드림은 영토를 점령하면서 쳐 들어오는 하벤 왕국에 맞서지 않을 수가 없는 입장이었다.
콜드림은 부족한 전력으로도 왕과 국가를 위해서 싸우러 나왔고, 그때마다 간신히 살아 돌아갔다.
이번의 전투에서는 콜드림이 많이 지쳐 있었고, 부상도 심하게 당했다.
그런 상태에서 바드레이의 결투 신청을 받아들였고, 결국 전사하고 만 것이다.
"그럼 바드레이와 콜드림의 전투 영상을 시청자 여러분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현이 유심히 살펴보니 콜드림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 심각한 수준의 부상을 많이 달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저주 마법에 주술까지 걸려 있었던 반면, 바드레이는 축복에 등 따뜻한 곳에서 잘 자고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다.
"밥도 북엇국에 잘 먹었을 거야."
그렇게 불공평한 상황에서 벌어진 결투이니 바드레이는 당연히 승리를 거두었다.
물론 그럼에도 바드레이라서 이길 수 있던 면이 없지는 않았다.
콜드림은 모든 게 열악한 상황에서도 대단한 무력을 발휘하며 전투를 펼쳤던 것이다.
승패가 완전히 갈린 순간, 바드레이는 콜드림의 목에 검을 겨누고 한 번의 자비를 베풀려고 했다.
"하벤 왕국으로 와라. 나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면 살려 주겠다."
바드레이는 콜드림 같은 부하를 거두고 싶어 했다. 하지만 콜드림은 거절했다.
"기사를 모욕하지 말고 죽여라. 죽음으로부터 돌아왔으니 죽음이 두렵지 않다. 다만 내능력이 일천하여 칼라모르 왕국을 지키지 못한 게 아쉬울 뿐."
콜드림은 그렇게 생명을 잃었다.
방송의 진행자들도 상당히 안타까워했다.
"정말 아쉬운 죽음이네요, 콜드림을 좋아하는 기사 팬분들고 많았는데요."
"예. 아무튼 그동안 하벤 왕국도 콜드림으로 인하여 피해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다시 살려 주기란 힘들었을 겁니다."
"콜드림만 참전하면 병사들과 기사들의 사기가 최고로 오를뿐더러 칼라모르 왕국군이 능력을 최고로 발취하며 악착같이 싸웠으니까요."
"앞으로 콜드림의 모습을 전장에서 다시 볼 수는 없게 되었고, 하벤 왕국은 더 많은 지역을 훨씬 순조롭게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한국 대학교의 봄에 그냥 지나가면 섭섭한 행사, MT!
이현이 작년 봄에는 가장 유명 인사였다면서 선후배 할 것 없이 모두 같이 가기를 원했다.
이번에 가기로 한 장소는 작년의 인기를 능가하는 곳으로 섭외를 했다고 한다.
"선배, 같이 가줘요. 네?"
"우리 조는 여자들이 많아서, 언니들이 선배가 없으면 안된다고 했단 말이에요."
조들 사이에서 이현을 데려가기 위한 쟁탈전까지 벌어졌다.
그를 데리고 가면 먹는 일, 자는 일이 다 해결되고 체육대회에서도 매우 유리하니 당연하다.
이현은 귀찮을 뿐이었다.
MT 장소가 비밀이라지만, 섬이나 산이나 결국 마찬가지다.
건축자재 적당히 가져가서 금방 천장 만들고 자리 깔고 누우면 끝.
어느 장소나 동물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 아니던가.
"정말 힘들게 MT를 하고 싶으면 차라리 고층 빌딩에서 벽돌 나르기를 하거나 한 3박 4일로 인형 눈을 붙이면 될 텐데!"
이현은 조금 고생은 하지만 결국은 놀고먹는 MT를 매년가는 건 낭비라고 생각하고 안 가기로 결정했다.
신입생 환영회도 당연히 불참!
"로또를 맞은 것도 아닌데, 앞으로 비싼 등록금 내고 학교를 다녀야 되는데 왜 환영을 하지?"
체육대회에도 나서지 않기로 했다.
"요즘에 심장이 좀 안 좋아서, 무리해서 뛰거나 하면 현기증이 심해서요."
그러면서 검도를 할 때에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열심이었다.
이현은 강의실에서도 누가 일부러 찾지 않으면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학생들이 항상 그를 쉽게 발견하게 되는 건, 서윤이 언제나 붙어 다녔기 때문이다.
후배들 사이에서 그 점은 상당한 의문이었다.
"대체 어디가 매력일까. 난 정말 모르겠어."
"우리가 남자 보는 눈이 없는가 봐."
여학생들은 그렇게 낙담하고만 있을 뿐!
이현은 이번에는 전공 외에 교양과목도 많이 신청했다.
대학이라고 해서 전공 분야에만 파고들 필요는 없다.
커피 만들기, 국제정치, 영화 감상, 지구의 나이.
연관이 잘 안 되는 과목들이었지만 , 배우고 나면 무언가 뿌듯한 기분은 느낄 수 있었다.
"출석 체크를 잘 안 하는군. 나중에 몇 번 빠져도 되겠어. 그리고 학점도 잘 준다고 했으니까."
이현은 학과목들을 보며 연구를 많이 했다. 대학교 수업에 어려워서 배울 수 없는 과목은 없는 것 같았다.
"학교를 의미 없이 다닐 게 아니라, 나중에는 교직 이수를 해 놓는 것도 괜찮을 거 같군."
이현이 미래에 학생들을 가르치면 학부모들과는 자연스럽게 뇌물이 오갈 것이다.
"선물은 정이니까, 정."
학생들에게는 수업 틈틈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었다.
#
위드가 다시 접속을 한 장소는 하이랜드 요새였다.
세라보그 성을 빠져나온 유저들, 주민들과 같이 도착한 안전한 지역.
"어서 오세요."
"위드 님이 오셨다!"
위드 덕분에 살아난 유저들은 반가워했다.
괜히 한번 만나 보고 싶어서 하이랜드 요새에 머무르고 있는 유저들도 상당히 많았다.
위드는 로자임 왕국에서는 최고로 손꼽히는 인기인!
보통 평범한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보기 위해 모여들면 불편해하거나 어색해하기도 한다.
위드는 전혀 그러지않고 덤덤하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제가 왔습니다. 모두 편히 쉬셨습니니까?"
"네에!"
훗날 언제 대규모 퀘스트에 동원하거나 조각품을 비싸게 팔아먹거나 사기를 치거나 할지 모르니 인기 관리를 해야했다.
사이비 교주의 훌륭한 자질!
정치에 입문하더라도 제대로 한탕 해 먹을 위드였다.
베르사 대륙에서도 모라타와 바르고 성채가 날로 커지고 있으니 때가 무르익고 있을 뿐.
위드는 우선 꽃집의 주인 셀리나를 만나서 퀘스트를 보고 했다.
"최선을 다하였지만 모든 사람을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세라보그 성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
모든 주민들이 위드를 따라온 것도 아니었다.
일부 주민들은 왕국군을 믿고 고향에 그냥 남기를 택하기도 했고, 또 따라오다가 엠비뉴 교단의 병사들에게도 조금은 희생당하였다.
몇 명은 포로로 잡혀서 개종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위드를 따라 하이랜드 요새까지 온 세라보그 성의 주민은 98,000여 명이었다.
"많은 죽음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죽음에 대해서 진심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니에요. 무리한 부탁이었는데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드 님의 용기로 살아난 사람들도 모두 감사할 거예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위드 님께서는 세라보그 성의 피난민들을 이끌며 믿기지 않는 용기와 결단력, 희생정신 그리고 의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살아났다고 생각해요."
띠링!
----------------------------------------------
주민들의 대피 완료
세라보그 성에서 엠비뉴 교단에 의해 포위되어 있던 주민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끌었다.
그들은 평생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다.
- 퀘스트의 완료와 의뢰에서 보여 준 행동을 통해 명성이 10,236 올랐습니다.
- 용기가 9증가합니다.
- 명예가 21 증가합니다.
- 카리스마가 8 증가합니다.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구출한 주민들과의 친밀도가 최상이 되었습니다.
----------------------------------------------
셀리나는 그녀가 차고 있던 꽃팔찌를 풀어서 위드에게 건네었다.
"조심스럽게 다루어 주세요. 그리고 식물의 힘이 항상 모험가님과 함께하기를."
----------------------------------------------
- 셀리나의 꽃팔찌를 획득하였습니다.
----------------------------------------------
" 감정! "
드디어 보게 된 아이템이라서 위드는 바로 감정부터 했다.
----------------------------------------------
셀리나의 꽃팔찌 : 내구력 18/20. 방어력 19.
하이 엘프로 부터 선물받은 꽃팔찌.
로지움과 엑시리움이 살아 있다.
적당한 물과 양지바른 장소를 좋아한다.
상처를 입어도 저절로 회복되며, 착용한 사람의 힘과 생명력을 북돋아 준다.
두 식물 중에 하나라도 시들어서 죽으면 나머지 한쪽도 죽게 됨.
제한 : 레벨 450 이상.
옵션 : 정령의 힘이 깃들어 있다.
마나 +2,500.
정령술의 스킬 +1.
마법 스킬 +1.
궁술 스킬 +2.
내구력 회복이 하루에 3씩 저절로 됨. 대장장이 스킬의 영향을 받지 않음.
식물들과의 관계가 좋다면 숲이나 들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자연과의 친화력 +7%.
성장 아이템. 식물이 자람에 따라서 효과가 상승함.
엘프와 요정족에게는 아이템의 효과가 3배로 부여됨.
----------------------------------------------
"대박이구나."
위드는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고 싶어질 정도로 좋았다.
정령술사에게 팔아먹어도 되고, 마법사나 궁수에게 판다면 가진 건 다 내놓으라고 할 만큼의 가격을 받을 수도 있는 물건이었다.
자연과의 친화력을 올려 주는 아이템은 특히 구하기가 어려웠다.
"대재앙의 자연 조각술의 위력도 훨씬 더 커지겠군!"
지나치게 스킬을 사용하다가는 자기 자신부터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이 있었지만, 그런 건 일단 강해지고 나서 생각 할 일!
"물 많이 먹이고 햇빛 비춰 줄 테니 쑥쑥 자라라."
왼쪽 팔에는 이미 보석으로 세공된 바하란의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니플하임 제국의 보물로, 마법적인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팔찌.
이제 오른손에 꽃팔찌까지 착용하고 하이랜드 요새의 성문 밖으로 나왔다.
헤르메스 길드의 사주를 받은 현상금 사냥꾼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빨리 다시 피해야 되었다.
"저 사람이 위드야?"
"착용하고 있는 장비 좀 봐. 완전 대단하다. 느낌이 달라. 우리가 갖지 못할 그런 유니크급 장비들로 다 입고 다니는거 같아."
"게시판에서도 본 적이 없는 장비들만 구해 놓았네. 전쟁의 신이니까 장비야 당연히 좋겠지."
유저들이 구경을 하면서 그를 따라왔다.
주민들이 일제히 위드의 공적을 치하했기 때문에 로자임 왕국뿐만 아니라 동부 전체에서 칭송의 소리가 자자했다.
성문으로 들어오는 유저들이 이야기했다.
"저 남자가 진짜 위드가 맞아? 어쩌면 좋아, 너무 멋있게 생기셨다. 거봐, 오빠.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잖아."
"다은아, 그냥 평범한데 뭘 그렇게....."
"........"
남자와 여자 들이 도처에서 싸우기도 했다.
로열 로드에서는 장비가 날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위드는 탈로크의 믿음 갑옷에 데몬 소드, 직접 만든 수제 헬멧과 부츠를 착용하고, 망토까지 멋지게 둘렀다.
트레세크의 뿔피리까지 끈에 묶어서 가볍게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서 있어도 너무나 멋있을 수밖에 없었다.
' 역시 나 정도의 외모면 세상 살기가 아주 편하지는 않다니까.'
보통 마을에서는 무기와 갑옷을 착용하지 않았지만, 알아보는 사람이 많은 김에 아예 대놓고 입은 것이다.
"와삼아!"
위드가 부르자 저 멀리에서부터 석양을 배경으로 날개를 펼친 채 날아오는 와이번, 와삼이!
"우와, 진짜 와이번이 온다."
"위드가 타고 활약하던 바로 그 와이번이야!"
유저들의 탄성이 더욱 커져 가고, 와삼이는 의기양양해져서 땅에 내려앉았다.
위드는 와이번에 올라서 이제 떠날 채비를 했다.
"와삼아, 모라타까지 가자."
"끼에에엑!"
와삼이는 힘차게 장거리 이동을 시작하려 했다.
이제 익숙해지기도 한 일이라서 그리 꺼려지지도 않았다.
주인과 함께 바람을 가르고 고속으로 비행하며 멋진 풍경들을 보면 되는 게 아니던가.
모라타에 도착하면 다른 와이번 형제들과 회포도 풀 수 있으리라.
"참, 서윤이는 내일 올 거야."
"꾸엑?"
"내일 여기 와서 다시 데려와."
"끄윽끄윽끄윽."
와삼이는 눈물을 흘리며 하이랜드 요새의 성문 앞에서 날아올랐다.
#
붉은 갈대의 숲에서는 위드를 죽이러 모인 현상금 사냥꾼들이 그들끼리 모여서 사냥을 했다.
"젠장, 위드는 언제 오는 거야."
"기다리고 있었는데 로자임 왕국에 있었다니, 완전히 허탕만 친 셈이 되어 버렸잖아."
여기저기에서 모여든 현상금 사냥꾼들은 직업이 대부분 전사나 마법사 부류였다.
사제가 없어 붉은 갈대의 숲에서는 고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헤르메스 길드의 암살자들도 몬스터들과 툭탁거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길드에서 추가로 보내온 지원군조차도 붉은 갈대의 숲에 있는 몬스터 떼에 의해 고생!
"조금만 참읍시다. 이제 로자임 왕국에도 다녀왔으니 곧 이곳으로 옵니다."
"위드가 올 곳은 여기밖에 없죠.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가 잡으면 됩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 위드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해 각 지점별로 흩어져서 매복을 했다.
완벽한 덫을 펼쳐 놓고 위드를 죽이기 위하여 기다렸다.
붉은 갈대의 숲은 지금도 계속해서 모여드는 용병과 현상금 사냥꾼, 살인자 들로 인해 북적였다.
#
바르고 성채의 명물로 자리 잡은 몬스터들의 질주!
"온다."
"궁병들 전진 배치!"
저 멀리서부터 굶주린 몬스터 떼가 먼지구름을 일으키면서 달려왔다.
바르고 성채의 병사들도 훈련과 실전을 경험하며 많은 발전이 있었다.
1,500명의 궁병들이 성벽에 배치되어 몬스터들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푸슈슈슈슈슉!
몬스터들을 향해 날아간 화살들이 약간의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몬스터들의 레벨에 비하여 바르고 성채의 병사들이 허약해서, 큰 피해는 줄 수 없었다.
위드가 이곳에 있었더라면 소모되는 화살값에 피눈물을 흘를 상황이었다.
"공성전을 준비하라."
바르고 성채의 기사들은 궁병들로 하여금 계속 화살을 쏘게 하고, 검사들을 성벽 위로 배치시켰다.
검사들이 성벽을 타고 오르는 각양각색의 몬스터들과 싸우는 사이, 혹여 성벽이 부서지기라도 하면 언제라도 투입될 수 있도록 한쪽에서는 기병들이 대기하였다.
유저들도 바르고 성채의 군대와 같이 싸웠다.
마법사들은 몬스터들의 먼지구름이 보일 때부터 공격 마법을 작렬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전한 장소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완성시키는 마법이라 성공 확률이 높고, 위력이 강하다.
마법사들의 마법 공격력이 극대화되는 넓은 전장.
'이럴 때 경험치와 스킬 숙련도를 듬뿍 올려 줘야지, 언제 또 하겠어?'
매일 바르고 성채로 몰려오는 몬스터에 대해서는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서, 마법사들이 이곳으로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었다.
몬스터들을 집단 학살할 뿐만 아니라 바르고 성채에서 명성과 공적치도 쌓을 수 있다.
캬아오오!
몬스터 떼가 성벽으로 접근하기 전에, 유별나게 속도가 빠른 몇 마리가 먼저 왔다.
하지만 그 몬스터들은 갑자기 성벽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접근하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천적과도 같은 바바리안들이 창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성벽에 그려져 있었다.
그 실감 나는 그림 때문에, 몬스터들은 성벽을 보면서 심하게 경계를 했다.
그런 장면은 다른 장소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황무지의 한복판에 세워진 벽에, 몬스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바비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몬스터들은 그림이 그려진 벽을 중심으로 몰려들었다.
이것들은 모두 페트가 그린 그림이었다.
바르고 성채에서 페트는 이미 몬스터들을 착각에 빠뜨릴 정도의 명화를 그리는 화가로서 이름을 날렸다.
"공격하자!"
마법사들의 마법이 멍하니 서 있는 몬스터들을 휩쓸고, 화살이 계속 쏘아졌다.
성벽을 방패막이로 삼아 분투한 병사들과 유저들의 승리!
몬스터들이 많이 몰려와서 아차 하면 위험에 빠지기도 하였지만, 병사들과 유저들이 서로를 지켜 주었다.
경험치도 많이 얻고 흔치 않은 경험을 얻을 수가 있어서, 바르고 성채로 온 유저들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공성전에 참여했다.
"오늘도 내 그림 덕분에 쉽게 이겼어."
바르고 성채에서 페트는 공적치를 정말 많이 쌓을 수 있었다.
그가 이루어 낸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시골뱀, 켈베로스 , 지렁이 등을 비롯한, 지골라스에서 생명을 부여받아 바르고 성채로 온 조각 생명체들!
위드가 바르고 성채를 지키라는 명령을 내려서, 그들은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몬스터의 소굴을 하나씩 토벌하는 중이었다.
데스 웜이 활약을 하고, 기사는 검을 휘두르면서 몬스터들을 물리쳤다.
페트는 이 어마어마한 조각 생명체 군단과도 친분을 쌓았다.
어느 날 성벽에 작품을 그리고 있는데 땅에 구멍이 뚫리더니 데스 웜, 위드는 지렁이라고 이름을 붙인 생명체가 나타나서 구경하고 돌아갔다.
그날 이후 조각 생명체들이 하나둘 찾아와서 인사를 했다.
"참 착하구나. 내가 그림을 그려 줄게."
지금까지 그렸던 작품도 보여 주고 그림을 그려 주기도 하면서 페트는 그들과의 친밀도를 높였다.
예술을 기반으로 탄생한 조각 생명체들이라서 아주 좋아했다.
"정말 훌륭한 솜씨다."
"우리의 주인보다 훨씬 낫다."
"맞아. 주인인 우리에게 이상한 이름이나 붙이고 구박이나 했지. 이 화가는 마음에 든다."
47마리나 되는 조각 생명체들과 우정을 다졌다.
페트는 가끔 음식을 사서 먹이기도 했다.
"많이들 먹어. 부족하면 더 가져올게."
"우걱우걱. 정말 맛있다. 꿀맛이다."
"내일은 고기를 조금 더 가져와 다오. 하지만 포도 주스도 마시고 싶다."
"난 뼈다귀를 깨물고 싶은데."
페트는 그런 부탁을 얼마든지 들어주었다.
'이대로라면 이놈들은 위드가 아닌 나를 더 따르게 될거야.'
#
위드는 모라타로 가면서 킹 히드라와 블랙 이무기가 사냥하는 장소를 불시에 방문했다.
"이놈들!"
킹 히드라는 9개의 머리가 번갈아서 쇄도하며 숲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다.
"주인이다."
"오랜만이다."
9개나 되는 머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다가왔다.
위드를 한입에 꿀꺽 집어삼킬 듯한 주둥이였지만, 바로 앞에서 멈췄다.
"비켜. 내가 먼저 왔어."
"네 번째 머리. 넌 어제 더 많이 먹었잖아."
"나야! 주인은 나를 가장 좋아해."
킹 히드라는 흉포한 몬스터라서 사납고 어지간히 말을 안듣는 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위드도 여간해서는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거대한 몸체에, 때려도 웬만해선 아파하지도 않을 정도였고, 머리 하나를 기껏 설득해 놓는다고 쳐도 금방 다른 머리들이 간교하게 혀를 놀려서 같이 나쁜길로 빠져들어 버린다.
친구 잘못 만나면 안 된다는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어 삐뚤어진 킹 히드라지만, 애초에 한 몸에 붙어 있는 머리들이니 어쩔 수도 없었다.
위드는 따로 여러 말 할 것도 없이 킹 히드라의 툭 튀어나온 배를 보았다.
'많이 먹었군.'
킹 히드라는 성격이 매우 악랄하고 의심이 많은 편이라서 칭찬을 하더라도 말을 안 들었다.
위드가 인상을 썼다.
"누가 그렇게 많이 먹으래."
".........."
"너희,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는 사냥을 매일 했구나."
"4번 머리, 너한테 야단치는 거야. 똑바로 들어."
"7번 머리 너잖아."
"앞으로도 내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몬스터 적당히 먹어. 걔들도 소중한 생명이니까."
"알겠다."
"앞으로는 덜 먹겠다."
킹 히드라는 금방 순순히 대답했다.
하지만 위드는 알고 있었다.
'이제 내가 자리를 비우면 사냥을 더 부지런히 하겠군.'
먹지 말라고 하면 더 먹고 싶은 법!
"너희, 다음에 볼 때까지 날씬하게 살 빼 놔."
"노력해 보겠다. 하지만 숨만 쉬어도 살이 찐다."
"머리가 9개나 되니 각자 조금씩만 먹어도 살이 찌는데..... 너무 억울하다."
"무조건 살 빼. 특히, 위험하니까 보라색 나무들 있는 곳 근처는 가지 마. 거긴 킹 히드라 네 능력으로 사냥은 못할 거야. 근데 걔네들 참 맛있다던데...."
"정말?"
"그렇게 맛이 있나?"
"무지무지 맛있다더라. 머리 9개가 먹다가 8개가 사라져도 모를 맛이라던데. 몬스터 1마리에 여섯 가지의 맛이 복합적으로 나는데, 달고 짜고 매콤하고 얼큰하고.... 또 두 가지는 뭐더라? 하여튼 너무 맛있어서, 말로만 들을 게 아니라 직접 먹어 봐야 될 거라고 했지 아마?"
꿀꺽, 꼴깍, 캬하!
킹 히드라의 머리 9개가 저마다 침을 삼키기 바빴다.
이렇게 킹 히드라에게 최적의 사냥 장소를 알려 주고 나서, 위드는 떠나는 척을 하며 지켜봤다.
9개의 머리들은 자기들끼리 쑥덕쑥덕 대화를 나누더니 급히 보라색 나무가 많은 숲의 지역으로 달려갔다.
블랙 이무기는 산 정상에 있는 호수에서 목욕을 즐기던 중에 적발됐다.
"그동안 잘 지냈지?"
"물론입니다. 주인님이 생명을 부여해 주셔서 이렇게 편안하게 자유를 누리고 있던 중입니다."
"새로 레어도 만들었다던데...."
"그냥 작은 구덩이죠."
"오늘 빙룡이랑 와이번, 불사조 다 불러서 집들이나 한번 할까?"
"주인님!"
레어를 끔찍하게 아끼는 블랙 이무기였기에 그것을 빌미 삼아서 보석을 조금 얻어 냈다.
생명을 부여한 조각 생명체의 쌈짓돈까지 뜯어내는 위드!
간단한 방문을 마치고, 구름 위로 날아서 모라타로 향했다.
딱히 모라타로 들어가면서 숨을 필요는 없으니 와이번을 타고 그대로 날아 들어갈 작정이었다.
"이번에 모라타에 가면 루의 교단에 들러야 되겠군."
루의 검!
검을 반환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바르고 성채에서 그라페스로 떠날 때에도 길을 조금 우회하면 충분히 들를 수 있었지만, 괜히 아까워서 미루어 둔 일이었다.
#
루의 교단.
모라타에 신전이 만들어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성기사와 사제 들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프레야의 교단의 성세에는 미치지 못해도 차차 발전하고 있다.
루의 교단은 베르사 대륙 5대 교단 중의 하나로서, 빛과 관련된 신성 마법 사용이 가능해서 인기가 높았다.
프레야의 교단은 작물에 대한 축복이나 출생률 증가, 매력 향상 등의, 전투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신성 마법들이 조금 더 많은 편이다.
대신 성기사나 사제나, 신앙심이 오를수록 점점 잘생겨지고 예뻐지기 때문에 선택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위드는 모라타에서 노은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광장들 주변으로 우뚝 솟아 있는 건물들이 참으로 장관이군."
임대료, 세금이 듬뿍듬뿍 나올것만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건물들.
와이번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가면서 보이는 모라타의 전경은, 그야말로 엄청난 대도시였다.
언덕 전체를 뒤덮고 있는 판자촌, 장엄함을 풍기며 높이 솟아 있는 프레야 여신상, 우아한 건축 형식으로 지어져 방대한 정원을 가지고 있는 예술 회관.
영주의 성인 흑색 거성과, 멀리 바위산에 있는 빛의 탑.
그리고 거리에는 유저들이 있었다.
운송 수단으로 소화 말 등이 끌고 다니는 우마차가 흔히보였다.
"와이번의 습격이다!"
누군가가 외치자,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위드가 와이번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봤다.
"영주 위드가 왔다."
뎅뎅뎅뎅!
소식이 알려지면서 흑색 거성에서는 큰 종소리가 울렸다.
위드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역시 평소에 덕을 쌓아 놓고 볼 일이로군. 이렇게 반가워들 해 주니......."
유저들이 하는 말은 그가 있는 장소까지는 들리지 않았다.
"정말 모라타처럼 좋은 도시를 본 적이 없어. 하지만 설마 세금을 올리려고 온 건 아니겠지?"
"난 바르고 성채에서 불사의 군단과 싸우는 모험도 했잔아. 한동안 소식이 뚝 끊어졌기에 루의 검을 갖고 도망친 줄 알았는데.. 이제 왔네."
"바보, 영주 위드가 검을 들고 도망칠 사람이 아니잖아."
위드가 들었다면 아마도 가슴 한구석이 찔끔할 만한 이야기였음에는 틀림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정말 검을 들고 튀거나 팔아 버릴 생각도 했으니까!
단, 루의 검을 쓸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유저가 없기 때문에 몰래 팔 수는 없었다.
거리에 있는 유저들은 대부분 두 손을 번쩍 들고 위드를 환호했다.
"영주가 왔다!"
"모라타 영주 위드 만세!"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보이는 유저들!
위드가 판자촌 주변을 날아다니니 유저들이 고래고래 고함도 질렀다.
"풀죽! 풀죽!"
주민들은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서 인사도 올렸다.
"와삼아, 바로 루의 교단으로 가자."
"꽤애애액!"
장거리 비행에 지친 와이번이 억지로 날갯짓을 하며 루의 교단으로 방향을 틀었다.
#
"대신관님을 만나기 위해 왔습니다."
루의 교단의 지붕에서 위드는 성기사들에게 말했다.
와삼이가 루의 교단의 넓은 지붕에 바로 내려앉았던 것이다.
"모라타의 존경하는 영주님이시군요. 대신관님에게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성기사들은 위드를 정중하게 대하였다.
명성에 따른 효과가 상당히 강하게 작용했다.
모라타는 위드의 영역이고 이곳을 기반으로 여러 모험을 했기 때문에,
대륙의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장소보다는 효과가 훨씬 월등했다.
위드는 성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신전의 대신관의 방으로 안내되었다.
"영주님의 높은 지도력 덕분에 모라타가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신관과의 첫 만남이었다.
"아닙니다. 근면한 주민들이 있고 정의로운 병사들이 애써 준 덕분이지요. 저는 작은 도움을 드린 것에 그저 만족합니다."
입에 발린 겸손의 말이었다.
위드는 입가에 침을 가득 묻힌 후에 말을 이었다.
"대륙의 미지를 파헤치는 모험가로서 여러 장소를 다녔습니다. 이에 대해 루의 교단에 보고를 할가 합니다."
"발견물에 대해 말씀하러 오셨습니까? 그렇다면 환영이지요. 모라타의 영주께서는 어떤 곳을 다녀오셨습니까?"
모라타의 영주성에서도 발견물을 보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위드의 돈을 기반으로 보상을 해 줘야 했다.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격이라서, 루의 교단에서 발견물 보고를 하려는 것이다.
"지골라스라는 땅, 인간의 발길이 미친 지 오래된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대지의 여신 미네의 교단에 보고한다면 공적치와 명성을 조금 더 많이 얻을 수 있겠지만,
모라타에 있는 루의 교단이 발전할수록 도시의 이득이 더 크다.
"지골라스? 전설 속에만 남아 있는 그 땅을 다녀오셨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군요."
"여기, 지골라스에서 가져온 돌입니다."
위드는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진 돌 조각을 대신관에게 건네주었다.
대신관은 신성 마법을 펼쳐서 돌 조각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루의 빛은 인간들이 닿지 못하는 대륙의 수많은 장소들에까지 미치고 있지요. 이 돌 조각은 틀림없이 지골라스에서 온 것이 맞습니다. 미지의 여행을 성공리에 마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띠링!
----------------------------------------------
섬, 지골라스의 발견을 루의 교단에 보고하셨습니다.
루의 교단은 대륙의 정의를 실현하는 신성한 임무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지골라스는 그들에게도 그다지 큰 흥밋거리가 아니지만, 모험에 대한 열성을 높이 사 적극적인 보상을 해 줄 것이다.
- 명성 850을 얻었습니다.
- 루의 교단의 공적치가 192 상승했습니다.
교단의 공적치는 종교 상태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의 교단의 공적치 : 315
----------------------------------------------
루의 교단이 모라타에 있기 때문에 영주인 위드는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공적치가 조금씩은 올랐다.
인구가 늘어나고, 훈련된 병사들이 많아지고, 주변의 몬스터들을 토벌하고, 의뢰가 완수될수록 조금씩 공적치가 쌓였다.
영주로서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지만, 루의 교단은 땅값도 내지 않고 다른 세금도 일절 납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치안과 성기사들의 지원, 전직, 퀘스트 때문에 장점이 있기에 각 영주들은 교단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몇 가지 발견물이 더 있습니다."
위드는 지골라스까지 가는 항로와 조각사의 탑, 던전에서 본 발견물도 모두 보고했다.
인어, 몬스터, 특이한 지형에 대해서도 보고하면서 명성을 올리고 공적치를 받아 냈다.
신앙 스탯이 9, 용기가 6, 힘과 민첩이 2씩 늘어나기도 했다.
그라페스와 뱀파이어 왕국 토둠, 통곡의 강 등 그가 다녀온 장소는 많았지만 발견물 보고는 지골라스에 대한 것만 했다.
발견물을 보고하게 되면 루의 교단에서 성기사대를 파견하고 다른 유저들에게도 의뢰 등을 주어 그 땅이 개척되기 때문이다.
"모라타 주변에 새로 생긴 던전에 몬스터들이 모여들고 있어서 루의 교단에서는 이를 제법 위험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성기사단을 파견하여 몬스터들을 대규모로 토벌하려고 합니다. 모라타의 병사들도 협조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흑 ㅠ_ ㅠ여기 진짜 안보인다......)
----------------------------------------------
- 영주의 권한으로 병사들에게 루의 교단과 함께 던전을 토벌할 것을 명령하시겠습니까?
기사들과 병사들이 던전에 투입되며, 퀘스트가 발생하게 됩니다.
----------------------------------------------
"그야 물론이지요."
위드는 민원도 받아들여 주었다.
모라타의 병사들은 아직 실력이 제대로 쓸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제야 군사력에도 지출이 이루어지면서, 병장기도 새로 맞추고 인근 몬스터들도 토벌하고 있었다.
"사실 제가 루의 교단에 온 이유는 특별한 일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위드가 루의 교단에 오게 된 가장 중요한 목적을 꺼낼 시간이 왔다.
위드는 긴장으로 입술이 떨렸다.
일단 루의 검을 돌려주고 나면, 아마 이보다 더 좋은 검을 구하기란 지극히 어려울 것을 알기에.
"여기, 루의 교단에서 행한 정의의 흔적을 가져왔습니다."
위드는 배낭에서 루의 검을 꺼내 대신관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