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28권 : 4) 다가오는 위험 (163/520)

ㅌ4) 다가오는 위험

"선배님, 정말 뵙고 싶었어요. 제 가죽옷에 사인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

"저도요. 꼭 만나 보고 싶었어요. 카리취의 콧소리를 꿈에서도 들을 정도로 많이 봤어요!"

위드의 모험은 지금까지 텔레비전에서 재방송으로도 자주 나왔다.

알리스와 디네는 모든 모험 영상을 생방송으로 볼 정도의 팬이었다.

위드의 모험 기록

전쟁의 신이 펼치는 이야기

위드의 팬 카페에까지 가입해서 활동했다.

그녀들은 매일 접속해서 글을 쓸 정도로 위드를 좋아했다.

위드는 물론 그런 인기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지만.

"뭐, 지금은 바쁘니까......."

"꺄앗! 선배님 목소리 너무 분위기 있으세요."

"제 생각만 한 것 같아요. 죄송해요. 나중에... 아니, 언제라도 편하게 시간 내주세요."

위드의 귀찮아하는 목소리까지도 멋지다고 받아들였다.

그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 두 눈에 콩깍지가 푸대자루째 들어간 것이다.

"우왓! 형, 나도 나중에 사인 좀 해 주면 안 될까? 전쟁의 신과 친구 등록이 되어 있다니 이런 영광이......"

헤겔ㅈ로차도 기뻐서 방방 뛸 정도였다.

멜버른 광산에서 침입자들에 의해 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한 번쯤 죽는 게 문제가 아니라 위드와 만나서 잠깐이라도 같이한다면, 그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위드는 당연히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었지만.

"이번에도 온 녀석들을 빨리 죽이기는 했지만, 나머지 어쌔신들이 바로 또 움직이겠지."

어쌔신들은 동료들과 소식이 끊어지자마자 벌 떼처럼 덤벼 올 것이다.

한차례의 함정이 어설프나마 잘 통하긴 했지만, 계속 그런 요행을 바랄 순 없다.

위드는 한숨을 쉬었다.

"이놈의 팔자가 항상 그랬지. 그래도 한동안 뜸했는데......"

반 호크가 용맹하게 검을 닦으며 말했다.

"걱정 마라, 주인. 내가 놈들과 싸우겠다."

토리도 역시 지려고 하지 않았다.

"목이 많이 마른 날이로군. 놈들의 피에 송곳니를 흠뻑 적셔 보겠다."

위드는 부하들을 잘 키운 보람을 느꼈다.

"저놈들을 대신 던져 주고 나만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

★★★★★★★★★★★★★★★★★★★★★

어쌔신들은 탐색을 나간 동료들로부터 기습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

- 적은 몇 명인가?

- 특별히 경계해야 할 정도로 강한가?

보통 때라면 보고가 금방 들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소식도 오지 않았다.

그들이 전투에 나섰던 수많은 전장에서도 일찍이 없었던 신속한 사망.

"방심한 것인가?"

"그렇진 않은 것 같다. 21호는 조심성이 많은 편이다."

"만만치 않은 적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어쌔신들은 강적과 싸울 때는 온갖 수단을 다 끌어들였다.

독침, 독 연기 살포, 저주 마법이 걸린 아이템은 기본! 끊임없는 암습과, 체력과 생명력이 낮은 대신 살상력이 뛰어난 스킬들을 이용하여 기습을 한다.

방어력이 높은 기사라고 하여도 어쌔신에 의하여 약한 부위를 깊이 찔리면 오래 버티지 못했다.

어쌔신의 치명타 공격 확률과 공격 데미지는 다른 직업보다 훨씬 뛰어나며 혼란과 마비도 잘 일으키는 편이었다.

나머지 17명이나 되는 어쌔신들은 방법을 정해서 조직적으로 싸우려 했다.

"적도 여럿일지 모른다."

"흑사자 길드가 들어오면 쓰려고 했던 무기들을 꺼내자."

어쌔신들은 팔에 석궁을 장착했다.

일반 활보다 장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도, 마법이 걸린 화살은 앚우 빠르게 날아가고 데미지도 높았다.

대인 전투를 위한 어쌔신의 장비였다.

한바탕 전투를 준비를 신속하게 했다.

함정을 설치하려고 나가 있던 어쌔신들도 불러들였다.

어쌔신 17명이 뛰쳐나가려고 할 때, 길드 채팅이 들어왔다.

멜버른 광산에서 활동하는 길드원만이 아니라, 헤르메스 길드의 전체 채팅이었다.

스티어 : 지금 멜버른 광산에 전쟁의 신 위드가 나타났습니다.

레이키나 : 뭐라고요?

스티어 : 흑사자 길드에 잠입한 첩자로부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위드가 멜버른 광산에서 우리 쪽 어쌔신을 죽인 것 같습니다.

어쌔신들은 당황했다.

광산에 진입하고 나서 헤르메스 길드의 피해는 아직까지 경미한 수준.

1층과 2층에서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전후 사정으로 보아 이번에 사라진 어쌔신들은 위드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고 봐야 했다.

스티어는 길드의 정보대를 총괄하는 특급 암살자로서, 그의 말이라면 틀림없다고 봐도 됐다.

헤겔이 위드를 만난 기쁨에 흑사자 길드의 길드 채팅을 통하여 그 사실을 떠 벌렸던 것이다.

스티어 : 현재 첩자로부터 계:속 소식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여기 광산의 지하 3층에 전쟁의 신 위드가 정체를 숨긴 채로 있다고 합니다.

트록 : 그렇다면 위드를 죽일 절호의 기회입니다.

크레든 : 우리 길드를 번번이 골탕 먹인 위드를 이번 기회에 없앱시다.

헤르메스 길드의 채팅 창이 소란스러워졌다.

멜버른 광산에는 무신 바드레이를 비롯하여 친위대, 전투단, 정보대까지 와 있다.

길드의 명예에 거치적거리는 위드를 마침내 죽일 수 있는 날이란 생각이 들었다.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에게는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

흑사자 길드의 본성에서는 텔레포트 게이트를 통해 전사들이 속속 모였다.

"쿠른 성으로 오는 베덴 길드의 전력은?"

"7만이 넘습니다."

"평소보다 많이도 끌어모았군."

"이번에 사활을 건 것 같습니다."

흑사자 길드의 수장 칼리스는 서서 보고를 받았다. 결정이 내려지는 쪽으로 가서 적을 물리쳐야 했다.

"쿠른 성에서는 공성 무기의 설치 등으로 저녁 이후에나 전투가 벌어질 것 같습니다."

"조금의 시간은 있군. 이번 기회에 베덴 길드가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힌다면 톨렌 왕국의 점령은 훨씬 더 가까워 질것이다."

흑사자 길드에서도 쿠른 성에 임시 지원군을 보냈다.

베덴 길드보다 약간 부족한 병력이었다.

저녁까지 성벽에 의존하면서 수비를 펼치면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시간이 빠듯하겠지만 던전이나 광산에 침입한 자들을 물리치고 나서, 쿠른 성에 가서 공성전에서 대대적인 승리를 거머쥐자는 것이 흑사자 길드의 수뇌부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멜버른 광산에 전쟁의 신 위드가 나타났다니... 거기에 왜 있었던 거지?"

"놈들과 한패일까요?"

"위드가 우리를 공격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오히려 습격을 해 온 어쌔신과 싸우고 있다는데요."

"어쩌면 그도 자신의 퀘스트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멜버른 광산은 최고의 투명도를 자랑하는 사파이어와 좋은 철광석이 나오는 장소이다 보니 조각사 퀘스트에 필요했을 수도 있지요."

보통 때라면 흑사자 길드에서는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온 위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였을 것이다.

전쟁의 신 위드가 가진 명성이 대단하기에 적대하거나, 협력을 위하여 직접 만나 봤으리라.

지금은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일이 터져서 일단은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 깊이 신경을 쓰지 못하였다.

테페스트라는 마법사 유저가 갑자기 수정 구슬을 꺼냈다.

"길드장! 이걸 좀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KMC미디어에서 멜버른 광산에 대한 이야기를 생방송으로 하고 있습니다."

"습격을 받은 게 방송에 나오다니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니로군."

흑사자 길드의 입장에서는 공성전과 더불어 여러 주요 사냥터가 타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유쾌하지 않았다.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방송을 보세요."

★★★★★★★★★★★★★★★★★★★★★

KMC미디어에서는 갑자기 편성된 생방송이 진행되었다.

오주완과 유아링은 흥분한 소식을 전했다.

"지금 멜버린 광산에서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막을 통하여 흑사자 길드가 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드렸었는데요, 원래대로라면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 되면 공성전의 영상과 같이 시청자 여러분께 보내 드리려고 했습니다."

"오주완 씨, 그런데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는 사건이라고요?"

"예. 우선 침입자들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놀랍게도 그들 중에서는 무신 바드레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부터 보시죠."

- 크우오오오오!

움바 벨카인이 발로 땅을 찼다.

그러자 흙이 파도처럼 일어나며 유저들을 습격했다.

흙으로 파묻어 버리는 공격!

움바 벨카인이 커다란 앞발을 연속으로 휘두르면서 유저들을 강타했다.

몬스터에 의한 시원한 사망 행렬!

바드레이와 전투단, 친위대도 움바 벨카인과의 싸움에 가담했다.

시간을 오래 끌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고, 몬스터들이 계속 모여드는 것을 봤던 것이다.

원래 그들은 멜버른 광산의 유저들부터 전부 해치우고 나서 움바 벨카인과 싸움을 개시하려고 했다.

하지만 먼저 유저들이 전투를 벌이는 중이었고, 은신처의 몬스터들도 모여들고 있었다.

"더 지체할수록 어려워진다. 가자!"

전투단과 친위대는 완전무장을 한 채로 새끼 벨카인, 지옥의 들개와 싸웠다.

그로비듄의 언데드들은 움바 벨카인을 향하여 달려들었다.

언데드로서 아주 큰 기대는 하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봉쇄할수 있다면 다행이다.

바드레이는 전투를 벌이기 위한 스킬들을 시전했다.

"검의 각성, 강인한 의지, 탄생의 힘, 흑기사의 일격, 다른 하나의 검 소환!"

네 가지의 강화 스킬. 그리고 검술의 비기!

바드레이가 출렁이는 땅을 딛고 움바 벨카인을 향하여 달렸다.

영상은 멜버른 광산에서 사냥하다가 벨카인의 은신처까지 간 유저로부터 전송되고 있었다.

KMC미디어와 연관이 있던 유저는 자신의 영상을 방송국으로 보냈다.

방송국에서는 여러 영상을 분석하고 있던 도중에 이것을 봤다.

그리고 따로 회의를 벌일 틈도 없이 국장이 결단을 내렸다.

"지금 방송하세요."

멜버른 광산의 유저가 죽기 전까지 보내온 영상은 대략 7분여 정도!

원래 직업이 도둑이라서 잘 피해 다니며 버티기는 했지만 친위대에 의하여 죽음을 맞았다.

흑사자 길드 소속 유저들은 난전에서의 경험이 부족하고 요령도 적어서 더 빨리 죽었다.

그들이 만들어 낸 난장판이었지만 움바 벨카인에 각종 몬스터로 경황이 없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네요. 바드레이와 헤르메스 길듣가 멜버른 광산에 나타나다니요. 흑사자 길드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지금까지 몰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 사냥터에 대한 공격도 어쩌면 헤르메스 길드에서 벌인 일일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현재로써는 추측밖에 할 수 없는 상태이기는 합니다. 보다 확실한 정보가 들어오는 대로 알려 드려야겠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서는 유력한 용의자란 생각이 듭니다."

유아링과 오주완은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바드레이가 직접 헤르메스 길드원을 데리고 보스급 몬스터 사냥에 나선 건 대다한 일이다.

그것도 흑사자 길드의 세력권에서 모조리 쓸어버리고 있다니, 엄청난 충격을 안겨 줄 만한 사건이었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날뛰고 있는 움바 벨카인도, 유저들을 학살하는 모습으로 보아서 보통의 몬스터가 아니었다.

"지금 또 속보가 들어왔는데요, 이 영상에 나온 몬스터는 움바 벨카인! 톨렌 왕국을 휩쓸었던 전설적인 마수라고 합니다."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아직 이곳에 살아 있는 유저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 그쪽에서 영상을 보내오고 있는데, 준비가 되는 대로 연결하겠습니다."

KMC미디어만이 아니라 기술력에서 뒤지지 않는 CTS미디어, LK게임 방송에서도 멜버른 광산에 대한 방송을 진행했다.

움바 벨카인이 있는 장소까지 가서 싸우다가 죽은 유저들로부터 방송 영상을 받고,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유저들을 찾이 위하여 PD들이 바빠졌다.

움바 벨카인의 전투 지역은 아비규환이라서, 그 덕에 아직 까지도 구석에 잘 피해서 살아 있는 사람이 있었다.

몬스터와 헤르메스 길드, 양쪽 모두가 적이라 언제까지 살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는 상태였지만.

유아링이 갑자기 탄성을 ㄹ질렀따.

"아아앗!"

"유아링 씨가 바드레이의 전투력에 대해 정말 놀라셨군요."

"그게 아니라... 멜버른 광산에 있는 사람이 또 있어요."

"누군데 그렇게 놀라시죠?"

"위드! 전쟁의 신 위드도 멜버른 광산에 있다는 정보가 믿을 만한 소식통을 통해서 들어왔어요!"

각 방송사들을 더욱 빠르게 만드는 소식이 추가됐다.

★★★★★★★★★★★★★★★★★★★★★

흑사자 길드에서는 방송을 보고 화가 솟구쳤다.

"헤르메스 길드라니... 놈들이 감히, 아직 패권 동맹도 해산하지 않았는데! 협정 위반입니다."

"우리의 영역으로 넘어온 것도 모자라서 길드원들을 학살 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멜버른 광산만이 아니었다. 오늘 일의 배후에 헤르메스 길드가 있다면 모든 상황이 설명이 된다.

칼리스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맺혔다.

"설마 다른 곳의 공격은 주력이 멜버른 광산으로 들어온 것을 위장하기 위해서였던 건가."

여러 사냥터에서 입은 흑사자 길드의 피해는 상당했따.

하지만 보고된 전력상으로 보면 단연 멜버른 광산의 침입자들이 압도적이다.

"놈들이 들어올 때쯤에 멜버른 광산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저 던전의 입구가 드러났다는 보고를 받았었습니다."

"목표가 멜버른 광산이라면, 무엇을 얻으려고 했을까요?"

"저 몬스터에게 흑사자 길드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정도의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전쟁으이 신 위드까지 끼었습니다. 알렌의 동생과 같이 있었다고 하니 상황으로 봐서 유연일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흑사자 길드의 의견이 분분하게 나뉘었다

.

칼리스는 거대한 길드를 이끌면서 베르사 대륙을 그의 발 아래에 두고 싶었다.

넘치는 투쟁심으로 주변에 싸움을 걸었고, 군사력을 키워 영토를 확장했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길드를 키워 왔다.

이제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였다.

"다른 사냥터에 보내려던 지원군은 모두 취소하도록 한다."

"멜버른 광산은 어떻게 합니까?"

"이곳의 전사들과 같이 내가 직접 간다."

흑사자 길드의 구원군은 헤르메스 길드의 예상보다 더 전격적으로 움직였다.

그들이 원래 세운 계획대로라면 방해꾼이 될 수 있는 멜버른 광산의 유저들을 남김없이 먼저 처리했어야 했다.

유저들이 모무하게도 움바 벨카인의 던전까지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일찍 들통 나 버린 것이다.

★★★★★★★★★★★★★★★★★★★★★

위드는 주섬주섬 갑옷을 입었다.

-탈로크의 갑옷을 착용하셨습니다.

방어력이 102 증가합니다.

경건한 마음에 신앙심이 100 오릅니다.

고귀한 명성이 300만큼 올랐습니다.

힘이 40 증가합니다.

민첩이 30 늘었습니다.

매력 25 오릅니다.

어떤 적과도 싸울 수 있도록 투지가 40만큼 늘어납니다.

마나의 최대치가 15% 늘어납니다.

마법의 피해가 10% 감소합니다.

혼란과 두려움으로부터 면역이 생겼습니다.

대단한 갑옷을 착용함으로써 드워프들이 좋아할 것입니다.

프레야 교단에서 받은 갑옷이었다.

전투 능력을 많이 올려 주고, 마법 방어 능력의 효과도 있기 때문에 귀한 장비.

지상에서는 새하얀 갑옷이었는데 지하라서 라호만 미스릴의 속성상 흑색 갑옷으로 변했다.

'한바탕해야겠군.'

위드는 이제 검 갈기, 방어구 닦기의 스킬도 다 썼다. 탈출을 위해서는 몸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갑옷이 멋있어요."

"이런 갑옷은 어디서 구하셨어요?"

위드는 수다를 떠는 대신에 앞으로 걸어 나갔다

.

상대가 어쌔신이라면 움직이지 않고 숨어 있을 경우 발견하기가 극히 까다롭다.

'어디서든 튀어나올 수 있다.'

위드는 빠른 대응을 위하여 검을 가볍게 쥐었다.

반 호크와 토리도는 좌우에서 지키도록 했고, 헤겔과 알리스, 미네는 뒤에서 따라오거나 말거나 알아서 하도록 했다.

전투에 가담하더라도 그렇게 도움은 안 될 것 같았다.

'이 주변에 1명, 3명까지도 숨어 있을 수가 있겠군.'

위드는 돌무더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장소에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갑자기 자리에 멈춰 서면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성큼성큼 크게 걸으면서 몸의 빈틈은 많이 열어 두었는데, 어쌔신이 공격하기를 의도한 것이었다.

'그대로 지나치고 나서 뒤에서 따라오다가 기습하면 더 많이 신경 쓰여.'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바로 덤벼야 한다.

어쌔신들은 정면 승부보다는 기습을 중심으로 싸운다. 눈치를 많이 보다가 찰나의 순간에 결판을 낸다.

- 위드 님, 지금 멜버른 광산에 계시죠?

페일로부터 귓속말이 왔다.

위드는 그에게도 멜버른 광산에 간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믿지 못해서라기보다는, 다른 동료들은 검치를 따라 사냥을 많이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드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귓속말에 답장을 보냈다.

- 멜버른 광산에 있는 것 맞습니다.

- 지금 방송으로 보고 있는데요, 위드 님이 멜버른 광산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위드는 가능한 빨리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알려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헤겔이 흑사자 길드 채팅으로 말했을 수도 있고, 디네, 알리스를 통하여 퍼졌을 수도 있다.

반 호크, 토리도까지 소환한 이상 죽은 어쌔신들이 알아보고 동료들에게 말할 수도 있었으니 어느 쪽이든 시간문제 였다.

- 그리고 그곳에서 무차별로 사람들을 학살하는 무리는 헤르메스 길드라고 합니다.

여전히 어쌔신들을 경계하며 걸어가면서, 위드는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역시... 흑사자 길드가 지배하는 광산에서 이런 짓을 할만한 단체가 별로 없긴 하지.'

페일의 귓속말이 더 이어졌다.

- 그리고 그곳에는 바드레이와 헤르메스 길드의 최정예 병력까지 있답니다.

위드는 발걸음을 멈췄다.

'역시 이놈의 팔자는 꼬여도 단단히 꼬였어.'

꽈배기와 스크류 바의 개발자가 와서 울고 갈 정도!

그렇지 않아도 어쌔신들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의심했는데 헤르메스 길드에 바드레이까지 있다니.

'정말 살아남기가 만만치가 않겠군.'

이렇게 된 이상은 정ㅁ날 죽느샤 사느냐의 심각한 문제였다.

위드가 여기에 있단 사실까지 알려졌다면 저들과의 큰 전투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명작 조각품이라도 파괴해야 했다.

"아깝긴 하지만......"

위드는 보통 때에는 명작을 들고 다니지 않아 걸작 조각품, 최후의 전사를 꺼냈다.

킹 히드라에게 맞선 전사의 용기를 표현한 조각품이었다.

"결국 또 이렇게 되는군. 조각 파괴술! 이 모든 것들이 민첩이 되어라."

조각상이 모래처럼 흩어져서 부서졌다.

어쌔신들과 싸워야 했기 때문에 힘보다는 민첩을 우선으로 했다

.

그 순간.

위드의 몸에 빛이 어렸다.

-조각 파괴술을 사용하셨습니다.

걸작 조각상이 파괴된 고통! 슬픔!

예술 스탯이 5 영구적으로 사라집니다. 명성 100 줄어듭니다.

예술 스탯이 일 대 사의 비율로 하루 동안 민첩으로 전환됩니다.

예술 스탯이 너무 높고 원래 가지고 있던 민첩 스탯이 낮기 때문에, 한

꺼번에 전환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민첩 980이 고급 스킬 9레벨의 '바람의 질주' 로 바뀝니다. 마나를 사

용하여 바람을 타고 달릴 수 있습니다.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먼 거리

를 이동할 때 유용합니다.

민첩 650이 고급 스킬 8레벨의 '회피술' 로 바뀝니다. 적의 공격을 정

확하게 맞지 않게 해 줍니다. 가죽 갑옷의 성능을 더 이끌어 냅니다.

민첩 430이 고급 스킬 5레벨의 '행운의 도움'으로 바뀝니다. 치명적인

일격의 확률을 높여 주며 공격력을 증가시킵니다.

민첩 1,040이 고급 스킬 2레벨의 '탁월한 경험자'로 바뀝니다. 공격

스킬의 발동 시간을 줄입니다. 상대가 사용하는 스킬의 허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민첩 760이 중급 스킬 6레벨의 '거리 단축' 으로 바뀝니다. 극도로 빠

른 움직임으로, 체력과 마나를 소모하며 상대와의 거리를 무시한 공격

을 할 수 있습니다.

-조각술의 숙련도가 증가했습니다.

위드는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역시 이 맛이군."

와삼이를 타고 날아다닐 때처럼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땅에서 두 발을 떼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공기의 흐름에 따라서 밀려 나갈 정도로 몸이 가뿐해졌다.

마나는 당연히 소모되었지만.

위드는 이제 어쌔신을 개의치도 않고 빠르게 걸었다.

시간을 끌 필요가 없을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놈이 갑자기 빨리 걸어온다.'

'기회다.'

매복하고 있던 어쌔신들은 뛰쳐나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한순간에 생과 사를 가르는 일격!

정확히 적중하기만 하면 아주 잠깐 동안 마비시킬 수 있다.

기습만 성공한다면 자신보다 레벨이 높고 강한 사람이라도 잡아낼 수 있는 어쌔신이었다.

그 상대가 전쟁의 신 위드라면 커다란 영광이 되리라.

'지금!'

어쌔신 4명이 그림자에서 뛰쳐나왔다.

둘은 땅에서 다가오고, 둘은 던전의 천장까지 뛰어올라서 내려오며 덮쳤다.

"죽어라, 위드!"

"너의 최후다."

어쌔신들은 많은 싸움을 했지만 지금처럼 흥분된 적이 없었다ㅣ.

전쟁의 신 위드에게 석궁을 겨누다니.

토리도와 반 호크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 보이는건 오직 위드 뿐이었다.

"발사!"

슈슈슈슉!

석궁에 장전되어 있던 화살이 섬광처럼 직선으로 쏘아졌다.

위드의 몸을 그대로 뚫고 나갈 것처럼 보이는 화살!

순간, 위드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정면으로 튀어 나갔다.

높은 민첩과 회피술이 적용된 덕분에 화살은 양어깨와 왼쪽 허리, 오른쪽 다리를 스치면서 지나갔다.

-중독! 중독! 중독되셨습니다.

생명력이 줄어듭니다.

해독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신과 신체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투에 관련된 부위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체력이 빨리 떨어지게 됩니다.

생명력이 2,180 감소합니다.

-탈로크의 갑옷이 주는 신앙심으로 인하여 피해를 감소시킵니다.

왼쪽 허리를 스치고 지나간 화살이 제법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위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 최고의 속도를 내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빠르기로 어쌔신들에게 쇄도했다.

"우왓!"

"이렇게 빠른....."

어쌔신들이 석궁에서 단검으로 무기를 바꾸기도 전에 접근이 끝나 있었다.

"헤라임 검술!"

위드는 어쌔신을 강타했다.

-1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민첩이 20% 늘어납니다.

-2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힘이 40% 늘어납니다.

조각 파괴술로 높아진 민첩의 효과로 정확도와 파괴력이 늘어났다.

원거리 공격 스킬인 광휘의 검술, 달빛 조각 검술은 어쌔신들이 피할 수 있다.

위력은 좋아도 마나 소비에 손맛까지 떨어진다.

그래서 택한, 잔상이 보일 정도로 빠른 접근에 바로 이어진 헤라임 검술은 방어력이 낮은 어쌔신을 금세 죽음 근처로 몰아넣을 정도였다.

다소 아쉬운 점은 연속 공격이 성공해도 조각 파괴술로 인해서 늘어난 스탯이 아니라 기본 민첩만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어쌔신이 막중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생명력이 31,760 감소합니다.

완전한 회복이나 치유가 이루어질 때까지 최대 생명력이 2,110 줄어듭니다.

2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

은신술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조금 흐릿하던 어쌔신의 모습이 더 선명해졌다.

-3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민첩이 추가로 40% 늘어납니다.

-4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힘이 추가로 40% 늘어납니다.

-톨렌 왕국에서 지명수배된 어쌔신 데런이터를 사망시켰습니다.

명성 15 증가!

톨렌 왕국으로 가면 현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험치를 습득하셨습니다.

연속 공격에 의한 어쌔신의 사망!

위드의 헤라임 검술은 잠시도 멈추지 않으며 최대한의 힘을 유지한 채로 상대방을 난타한다. 

그러면서 방어가 취약한 부분만을 골라서 더 아프게 때렸다.

멘추라와 싸울 때와는 다른, 정교함 속에 파괴력이 살아 있는 모습이었다.

헤라임 검술의 장점이라면 연속 공격이 전부 성공할수록 공격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다른 어쌔신들은 동료가 미처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죽는 것을 봤다.

그들의 무기는 짧은 단검에, 한 손에는 석궁을 장착해 놓았다.

방패조차 없고 갑옷도 변변치 않았으니 실컷 패 주면 될 일.

-5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적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적의 투지를 저하시킵니다.

민첩이 추가로 40% 늘어납니다.

-6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힘이 추가로 50% 늘어납니다.

충격파에 의한 2차 범위 타격이 15%의 공격력으로 이루어집니다.

-7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민첩이 추가로 30% 늘어납니다.

힘이 추가로 20% 늘어납니다.

마나 1,500을 사용하여 원거리 공격이 이루어집니다.

위드가 어쌔신 둘을 더 잡았다.

전리품으로는 망토와 단검, 석궁까지 다채롭게 획득했다.

왕국에서 지명수배될 정도의 살인자 상태였기 때문에 경험치와 아이템의 소득이 컸다.

토리도도 그사이에 1명의 피를 빨아먹었다.

"과연 타락한 인간의 피는 먹을 만하군."

"가자!"

위드는 붕대를 꺼내서 간단한 응급조치를 한 뒤 부하 둘을 데리고 당당하게 진군했다.

어쌔신 따위는 걱정거리가 아닌 듯했다.

헤겔은 부럽고 멋있어서 길드 채팅으로 계속 위드에 대해 자랑을 했다.

디네와 알리스의 가슴은 이미 두근거렸다.

위드의 속마음은 전혀 모르고서!

'이래도 싸우고 저래도 싸우는 거, 당당하게 걸어야지 뭔가 있어 보여야 하는 세상이야.'

경차를 타고 호텔에 가는 것과 대형 외제 차를 타고 갔을때 대우가 다르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게 사실인지 모르지만 그만큼 겉보기가 중요하단 이야기.

'어쌔신들을 망설이게 만들어야 돼. 조직적으로 덤비면서도 긴장하도록.'

집단과의 전투에서는 움츠러드는 쪽이 훨씬 더 불리해진다.

위드는 케이크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회사원처럼 입가에 환한 미소까지 띄웠다.

할머니와 아침 드라마를 보며 갈고닦은 썩은 연기력이었다.

출렁!

위드의 발밑에서 무언가 작동하더니 좌우에서 화살이 쏟아졌다.

"이런....."

위드는 고대의 방패를 꺼내려다가 말았다.

그간 너무 많이 사용해서 내구도가 31밖에 남지 않았다.

정말 급하고 중요한 용도 외에는 쓰면 안 된다.

"토리도, 반 호크! 뭉치자!"

"알았다, 주인."

셋은 실컷 화살을 몸으로 견뎠다.

반 호크는 데스 나이트이기 때문에 생명력이 높았다.

토리도 역시 뱀파이어 로드로서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다.

위드의 맷집이야 말할 필요도 없는 ㄷ일.

높은 민첩과 회피술로 인하여, 날아온 화살이 몸 앞에서 어긋나는 것도 장관이었다.

"주인의 명령이니 기꺼이 충성한다."

"빨리 인간을 하나 잡아서 마셔 줘야 되겠군. 그쪽의 아름다운 아가씨, 당신을 위하여 꽃 한송이를 준비했는데 잠깐만 가까이......"

반 호크와 토리도는 고통을 감수하는 방법이조금 다르기는 했다.

위드는 몸에 붕대를 좀 더 감았다.

전투 중이 아닐 때 생명력 회복을 위해서는 역시 붕대만한 게 없다.

재봉 스킬과 약초학으로 직접 만든 고급 붕대였기에 자잘한 부상쯤은 금방 치료가 됐다.

딸깍!

"얘들아, 이쪽으로!"

콰아아아앙!

"다들 괜찮지?"

위드를 따라서 함정에 빠지면서 반 호크와 토리도의 몸도 넝마가 됐다.

하지만 쉽게 위험할 정도로 악화되지는 않았다.

정령술사인 디네가, 크게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치유술을 익히고 있었던 덕분에 조금이라도 생명력 회복을 시켜 주었던 것이다.

어쌔신들은 함정을 설치해 놓고 나서도 설마 했다.

"이렇게 허술한 게 과연 위드를 잡을 수 있을까?"

"잠깐 시간 벌기 용도지."

"우리끼리는 상대하기 어렵다. 밤의칼날의 후속 부대나, 전투단에서 사람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해."

위드가 연속으로 함정에 걸려들자, 어쌔신들은 즉각 근처에 매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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